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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France] ESC Rennes 심윤보 2010-1

2010.10.08 Views 1270 경영대학

ESC Rennes 심윤보 체험수기
같은 시기에 ESC Rennes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백윤정 학우의 글이 먼저 공지되어있어서, 중복되는 내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다른 방향으로 체험수기를 써 보았습니다. 더불어, 백윤정 양이 1학기(9월 학기 시작)교환학생인 반면에 저는 2학기(1월 학기 시작) 교환학생이기 때문에 시기나 과정에 대하여 약간의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프랑스로의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출국 전 준비
비자신청 및 항공권 준비: 유학과 관련된 서류제출 및 면접 등의 모든 절차들은, 프랑스 대사관이 아니라 프랑스 교육진흥원에서 이루어집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조언하는 것처럼, 비자는 교환입학이 예정된 학교에서 입학허가서를 받자마자 바로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명목상으로는 유학 대상 학교의 입학허가서 원본을 가지고 와야 한다고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이메일로 미리 받은 입학허가서 복사본을 뽑아서 제출해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프랑스에서의 정상적인 체류를 보증할 수 있는 예치금 통장 확보에 대해 부모님께 사전에 이야기 드리는 것, 역시 까먹지 마세요. 비자신청 후 비자관련 인터뷰(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인터뷰합니다.) 그리고 발급까지 보통 한 달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실제로 비자 신청과정에서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의 비자 신청에 대한 내용을 착오하여, 프랑스에서 직접 배송하는 입학허가서를 기다리다가 비자 신청이 11월 중순이 넘어가서야 이루어졌고, 인터뷰를 12월 초에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이 지난 후 출국일까지 비자가 나오지 않아 결국 항공권을 한 번 취소해야 했습니다. 5주가 지나서야 비자가 나오더군요. 덕분에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공식적으로 학교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소중한 오리엔테이션 시간들을 놓쳤습니다. 물론 항공권 취소는 프랑스에서의 고난의 시작을 암시하는 전조일 뿐이었지만요. 기본적으로 비자 인터뷰 후 10일에서 길어봤자 3주 안에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정말 재수없게도 이렇게 난감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기억해주세요. 무엇이든 들은 즉시 처리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교환학생 파견시기가 성수기와 겹칠 때가 많으니 항공권도 미리 신청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적으로 아시아나 항공이나 직항 편이 비싸 보이지만, 실제론 텍스가 붙으면 크게 가격 차이가 없고, 비싼 항공은 그 값어치를 만족시켜줍니다. 무엇보다 항공비 10~20만원 차이는 전체 유학 비용을 생각했을 때 크지 않고 투자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기에, 가격보다는 경유지 등의 다른 조건들도 충분히 따져보고 고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백윤정 학우는 프랑스 파리를 거쳐 렌으로 가는 에어프랑스 항공편을 이용했고 저 같은 경우는 아시아나 직항으로 파리를 간 후, 파리 몽파르나스 역에서 TGV를 타고 렌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파리를 경유해서 렌으로 가는 비용이 숙박비와 TGV비용까지 다 가산해 보았을 땐 제일 싼 방법인 것 같습니다.:)

수강신청 및 숙소신청: 크게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SC Rennes는 경영을 전문으로 다루는 그랑제꼴의 하나로써 규모는 고려대 경영대보다 작거나 비슷한 정도입니다. 수강신청 역시 작은 규모와 여유있는 학업 분위기 탓인지 큰 어려움 없이 이루어집니다. 수강신청 기한을 아예 놓치더라도, Rennes에 도착한 후에 수강신청 담당 선생님께서 따로 약속시간을 잡아서 친절하게 수업 스케쥴을 짜 주십니다.                                
반대로 기숙사 신청은 교환학생 생활을 결정짓게 되는(?) 대단히 중요한 요인입니다. 저는 싸다는 이유 하나로 Crous(국가 지원 학생 기숙사)에서 살았는데 정말 여자들은 살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한 쪽 벽은 곰팡이로 도배가 되어 있었고 취사시설도 허술했습니다. 제가 나갈 때 건물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걸로 봐선 감가상각이 될 때까지 된 건물이었나 봅니다. 물론 Rennes가 학생도시라 도시 이곳 저곳에 Crous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가깝고 깨끗한 Crous가 있는 반면 더럽고 학교에서 버스 거리로 30분 거리(렌은 큰도시가 아닙니다, 30분 거리면 도시 끝과 끝이라고 보면 될꺼에요.)에 있는 Crous도 있으니 비용 및 조건을 잘 따져서 선택하길 바랍니다.
 학생들이 주로 모이고 얼굴을 맞대는 장소는 학교(Esc Rennes, vealjean university 근처)근방이나 시내(Republique역)입니다. 이러한 곳에 집을 잡으면, 통학하기도 편하고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기 때문에 아무쪼록 접근성을 따져서 집을 구하기를 추천합니다. 외국학생들에겐 집도 하나의 중요한 놀이터이자 만남의 광장이고, 따라서 많은 사교모임과 술자리가 집에서 이루어집니다. 친구들 초대도 하고 간단한 파티라도 열 의향이 있다면 집에 어느 정도의 비용은 투자해야 합니다. 전 곰팡이가 깃든 집에 살았기에, 누구를 초대할 입장이 아니어서 항상 식재료를 들고 다니며 출장을 다녀야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외국학생들과 생활 자체를 함께 나누는 Homesharing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주택보조금(카프)이 1년 장기체류 학생에게만 적용되던 것이 한학기만 체류하는 학생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프랑스 행정절차가 엉성해서 못받을 확률도 있긴 하지만, 신청이 제대로 접수되면 달마다 130유로 씩 지원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단 조건은 프랑스 계좌를 만들어야 하고, 신체검사 등의 필수 절차를 정상적으로 이행해야 합니다. ) 400유로짜리 방을 신청한다고 하더라도 1/3은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지요. 아마 비싼 기숙사비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어학에 관해: 교환학생을 가는 이유 중 하나로 어학을 들 수 있습니다. ESC Rennes는 행정절차 상으로 프랑스어를 못해도 전혀 문제가 없도록 구성되어 있고 교수님들과 교환학생들의 영어구사도 능숙하기 때문에 영어와 친해지고 영어말하기에 자신감을 얻도록 도와줄 수 있는 환경입니다. (다른 외국 대학에서 여기로 오기 위해선 토플이 100점 가까이 나와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렌은 프랑스에 있는 학교이며 교환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프랑스어를 사용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프랑스어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이곳으로 간 것에 대하여 아쉬움이 남습니다. 먼저 프랑스어의 국제적 위상은 대단합니다. 국가간 교류나 국제 단위의 기구에 있어서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영어와 프랑스어입니다. 유럽 및 제 3세력권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어를 배우고자하며, 개인적인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인 지역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프랑스어가 상당부분 통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온 외국교환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사람들은 한국인이듯이, 프랑스로 간 교환학생들과 친해지고자 하며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들 역시 프랑스인입니다. 그들은 낯선 이들의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으며 모두 함께 이야기하고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머나먼 외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이해타산적인 경향이 있는데 반해서, 그들은 정말 친절하고 삶 자체가 여유롭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영어구사능력이 별 차이가 없어서 그런지(?) 다른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보다 프랑스 재학생들과 더 가까이 지냈는데, 프랑스어 한마디 할 줄 모르는 저에게 정말 과분할 정도의 호의와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프랑스 친구들 덕분에 프랑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들을 쌓을 수 있었고 생활과 관련해 말이 통하지 않아 난감했던 문제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에 위치한 대학에 관하여 경영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프랑스어와 관련된 자격요건이 없기 때문에 언어에 대하여 소홀히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프랑스어에 대해 기본이라도 배워서 온다면 파견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2. 파견학교 및 도시소개
렌은 크지 않은 도시입니다. 하지만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렌보다 깨끗하고 살기 좋은 도시는 본 적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푸른 하늘’ 아래에서 어디서든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고, 시내중심가와 SNCF역을 가로지르는 깔끔한 무인지하철은 완공된 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계획적으로 조성된 학생도시이기 때문에 파리처럼 골목 하나하나가 문화유산이진 않지만, 낮이든 밤이든 젊음의 열기로 인해 뜨겁습니다. 파티나 바에서 언제든 동갑내기의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렌은 프랑스에서 교통편이 좋은 도시는 아닙니다. 북부 브루타뉴 지방에 위치하고 있을 뿐만이라, 여행을 가기 위해선 국제공항이 있는 낭트나 파리를 들렸다 가야 하는데, 왕복으로 따졌을 때 80유로는 여행 기본 경비로 잡아놓아야 합니다. (유로패스를 준비해서 오는 분들은 이 점에 있어서 불편한 점을 없을 것 같습니다.) 파리의 몽파르나스 역까지 가는데 2시간 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한국과 난방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겨울에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들은 전기장판을 하나 장만하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살던 방은 보온장치가 아예 없어서 전 항상 파카를 입고 자야 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지내다 보면 온돌과 히터기가 그리워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지냈는데도 얼어 죽지 않고 살아서 온 걸로 봐서 서울보다는 훨씬 따스합니다. 해안가와 떨어져 있지만 날씨가 변덕스러운 것은 낭뜨 못지 않습니다. 겨울에는 유난히 비가 자주 오고 하루에도 날씨가 시간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이지만 습도가 낮다는 점이 위안이네요. 4월 이후나 되어서야 화창한 날씨에서 제대로 된 피크닉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고려대학교와 협연을 맺은 프랑스의 학교들은 아시다시피 대부분이 그랑제꼴이라는 경영전문학교입니다. 경영학에 대해 특화되어 있으며 ESC Rennes도 마찬가지이지요. 그랑제꼴에 대해 저희가 알고 있는 오해나 편견이 많아서 제가 알고 있는 부분에 한해서 잠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프랑스 곳곳에 위치한 그랑제꼴들은 대학원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어서 실상 대학과정에서의 학업능력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파리에 위치한 ESSEC은 프랑스 에서 1,2위를 다투는 그랑제꼴 중 하나지만, 이는 대학원 에 관한 평가일 뿐, 대학교에 입학하는 기준을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하더군요. 제가 좋은 성적을 받아온 것은 아니지만 감히 학교 수업의 깊이를 따져보았을 때, 고려대학교에서 배우는 교과과정이 더 난해하고 수준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들의 수업과 교과에 대한 접근방식이 대단히 특이하고 신선합니다. 이점에 대해선 다음 수업에 관한 부분에서 이야기해드리겠습니다.   
학교에는 도서관을 비롯해 헬스장, 당구장, 플레이스테이션, 탁구장 등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많은 시설들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파티를 좋아해서 그런지 학교의 복도는 늘 왁자지껄하고 나날이 달라지는 모습이 신선합니다.
3. 수업
수업 역시 백윤정 학우께서 잘 정리해서 올려놔 주셔서 같은 수업을 들은 저로썬 할 말이 많이 없네요. 수업 구성은 주단위로 일정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 3시간 또는 6시간씩 불규칙적으로 몰아서 수업을 합니다. 그 쪽 학교 방식으로 3학점 당 30시간씩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러한 수업 시간표 때문에 수업이 없는 날도 많아서 학기 중에도 종종 여행을 다닐 수 있습니다.
Purchasing for institution 이나 Developing Team leadership 같이 전공별로 상당히 세분화되어 보이는 클래스가 존재하지만 영어를 이해할 수만 있다면 수업을 듣는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영어강의 수업은 분반을 잘 고르셔야 하는데, 교환학생들 위주로 구성된 수업이 있는 반면에 프랑스학생들 위주의 수업도 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프랑스 학생들과 같이 받은 수업은 수업과제에 대해서 서로 소통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조정의 절차를 통해 분반을 잘 선택하길 바랍니다.
ESC Rennes에서 받은 수업들에 대한 공통적인 특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처음으로, 고려대의 경우 배우고, 이해하는 식의 수업이 많은데 비해서 ESC Rennes에서의 수업은 학생들이 교수님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수업입니다.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던져놓으면 시간 제한 없이 마음껏 피력하고 설득해나가는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승자는 교수님이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학생들에겐 포기란 없습니다. 고려대학교에서 교수님의 해박한 지식과 정확한 논리에 감탄만 하던 저이기에, 교수님과 대화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학생들의 태도는 놀라웠습니다. (물론, 매일 밤 파티로 하루를 마감하는 그들이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는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다음으로 큰 그림을 그린 후 작은 그림으로 점점 내려가는 방식이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부분에서 실무적인 요소를 경험하면서 점점 크게 그려갑니다. 예를 들어 저희 학교의 마케팅 수업의 경우 팀 프로젝트의 주제는 ‘대기업의 마케팅 전략’, ‘모브랜드의 광고전략’인데 비해, 이곳에서는 ‘렌에 위치한 맥도날드의 서비스 마케팅 전략’ 이라든지 ‘친환경 프로젝트 제안’ 같이 손에 닿을 수 있고 직접 실행할 수 있는 팀 프로젝트를 빼놓지 않고 시키더군요. 이러한 수업방식은 어렵진 않았지만 상당히 신선했고, 배우고 외우는 데만 익숙하고 문제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저의 약점을 반성하게 해주었습니다. 덧붙여, 그랑제꼴의 학생들은 졸업하기 위해서 1년간의 기업인턴을 필수적으로 경험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4. 그 밖의 활동
동아리(축구/ SKIRO 캠프)
오리엔테이션에 전혀 참여하지 못했던 전 학기 초에 상당한 외로움에 시달려야 했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려고 애썼습니다. 매년 2월에 IRO에서 주최하는 SKIRO 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저는 교환학생들도 많이 참가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참가신청을 파견 전부터 해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스키장에 도착하니참가학생 81명 중 교환학생은 저 혼자 밖에 없었고 모두가 프랑스 친구들이었습니다. 순간 앞길이 캄캄해졌고 극도의 불안함을 느꼈으나, 하루 그리고 이틀, 프랑스 친구들과 짧은 영어로 대화하면서 마음으로 친해질 수 있었고 높고 광활한 알프스 산맥의 하늘 아래에서 신나게 스노우보드를 즐기고 왔습니다. 같은 방을 썼던 룸메이트들은 이후에도 종종 만나면서 좋은 관계로 지냈습니다.
이곳에도 운동동아리에 들기 위해선 의사의 허가서가 필요한데, 이곳에 와서 SMEBA니 LMDE같은 보험에 든 후 English speaking 의사와 상담한 후 20유로 정도의 비용으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운동 동아리 활동을 한 학기 동안 하기 위해서는 30유로 정도의 돈을 가입 신청서와 함께 지불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선진축구(?)를 배우기 위해 축구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많이 참여하진 못했지만 코치님 아래에서 이것저것 즐겁게 배웠습니다. 프랑스 애들은 워낙 성격이 외향적인지라 스노우보드든 축구든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이라면 정말 선수 수준으로 잘합니다. 저도 꽤 운동을 잘하고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린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미식축구든 가스펠이든, 유럽에서의 동아리 활동은 꼭 한번 참여해보길 권합니다.

여행
아시다시피 여행계획을 일찍 세우고 빨리 예약을 할수록 여행경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먼저 렌을 포함한 북부 노르망디 및 브루타뉴 지방을 살펴보면, 렌을 거쳐서만 갈 수 있는 생 말로와 몽셀미셸은 놓쳐서는 안될 위대한 유산입니다. 저는 한 도시 당 2-3일 씩은 기본적으로 할당하면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같은 서남부 유럽에 위치한 국가들의 주요도시들을 여행 다녔습니다.  나름 아끼면서 여행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15일 여행하는데 경비는 600유로 정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낯선 곳에서 여행을 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상황이 종종 발생해서 추가적으로 든 돈이 많았던 것 같기에, 여행계획을 짤 때 이 점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생활
1월 말부터 2월까지 유럽의 많은 브랜드들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합니다. 할인의 폭이 무척 커서, 저 같은 경우엔 130유로짜리 축구화를 30유로에 구입했습니다. 파카 같은 옷들은 챙겨가길 권하지만, 옷을 많이 준비하지 않아도 여기서 더 싸게 구입할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 하지 않아도 됩니다.
렌에는 많은 Crous 기숙사가 있고 기숙사 근처엔 학생식당이 어디든 존재하는데 2.9유로 정도에 한 끼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 식품점은 없지만 아시안 마켓이 학교에서 걸어서 15번 거리에 있기 때문에 김치를 제외한 나머지 한국식품들을 구입하는 힘들진 않을 것입니다.

5. 소감
몇 번을 말을 해도 다 털어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프랑스란 나라, 렌이라는 도시는 정말 멋진 곳입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소통하고, 문화유산들을 체감하며, 매일 밤 새로운 하루하루에 대해 되새겨본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경험입니다. 해외로 처음 나가보는 전 사실, 그전까지만 해도, 교환학생이나 여행에 대한 당치도 않은 편견과 오해를 많이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서야, 그 목적이 어쨌든, 낯설기만 한 세상을 당차게 걸어보는 것이 얼마나 값어치 있는 일인지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파견기간 동안 하지 못해 후회했던 일들이 많습니다. 프랑스어 공부도, 영어 공부도, 학과공부도 어느 하나 성실하게 하지 못했고 친구들과도 진심으로 사귀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만큼 많은 곳을 여행하지도 못했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도망쳐 버린 것도 많습니다. 프랑스로 가기 전에, 나의 교환학생으로서의 생활이 정말 나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하고 반신반의 했던 적도 많았고, 유럽으로 가는 상당수의 학생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뭐든지 잘할 순 없는 게 사람의 삶이고 계획한대로 이루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생각해보면 교환학생도 모두가 처음으로 겪는 경험이지 않습니ㄷ까? 제가 좋아하는 만화책의 한 구절이 생각나네요. 헤매고 실수하고 가끔은 멀리 돌아가기도 해도, 뒤를 돌아보면 부딪히고 이리저리 헤맨 너의 길은 분명 누구보다도 넓을 것이라는. 항상 자신에게 남아있는 것을 생각하면서 마음껏 부딪히고 하루하루를 즐기다가 오세요. 분명 한발자국 씩 성장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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