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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Denmark] Copenhagen Business School 박혜진 2009-2

2010.10.07 Views 1291 경영대학

*사진은 첨부파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Denmark & Copenhagen
교환학생을 지원하기 전까지 덴마크라는 나라는 저에게 생소한 나라였습니다. 막연히 북유럽 국가 중 하나이며 복지 천국이라는 점 외에는 관심도 크게 없었기 때문에 저는 지원할 때 나라의 매력보다도 학교의 수준을 더 많이 고려해서 지원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국인도 별로 없고 높은 수준의 복지 체계 때문에 사람들에게 선망받는 머나먼 나라에서 4개월 간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덴마크는 북유럽 국가 중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독일 북부 공업도시 함부르크에서 기차(중간에 배로 이동합니다)로 약 4시간 반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어 다른 북유럽 국가에 비해서 날씨는 온화한 편입니다. 여름은 비교적 선선하고 겨울은 우리나라보다 빨리 찾아오지만 평균 기온은 우리나라보다 약간 높은 편입니다. 물가는 북유럽 국가답게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식료품의 가격은 우리나라와 비슷해 덴마크 가정에서는 외식보다 집에서 해먹는 것이 더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대중교통은 전철의 개념인 S tog와 지하철인 metro가 있고 버스도 시내 곳곳에 연결이 잘 되어 있습니다. 코펜하겐 시민들은 자전거를 많이 애용하는데, 출퇴근 시간에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보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은 듯 합니다. 코펜하겐 시내도 작은 편이고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되어 있어 자전거를 이용해 등하교가 가능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10회권이나 한달 정액권을 많이 이용하는데 하나로 버스와 S tog, metro 모두 이용 가능합니다.
덴마크 국민들은 대부분 영어를 굉장히 잘 해서 생활하는 데 있어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무료로 덴마크어 수업을 하지만 덴마크어를 굳이 배우지 않고도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도착하고 얼마 안되어 슈퍼에 갔는데 상품에 쓰여있는 덴마크어를 몰라 지나가던 할머니에게 물어봤는데도 유창하게 대답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Copenhagen Business School(CBS)
Copenhagen Business School은 덴마크 최고의 경영대학으로 Copenhagen University에서 독립해 나온 하나의 학교입니다. 북유럽 국가가 다들 그렇듯 덴마크 국민에게는 학비가 공짜이며 학생들의 생활을 위해 한달에 100만원 정도 정부에서 지원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BS는 건물이 네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지하철역과 굉장히 가깝습니다. 디자인 강국답게 학교 건물도 디자인이 독특하고 아름답습니다. 교환학생으로서 CBS의 가장 큰 장점은 외국인 학생이 많다는 것입니다. 교환학생만 한 학기에 700명 가량 파견되므로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주최하는 교환학생을 위한 행사에 자주 참여하면 우리에겐 생소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학기가 시작하기 일주일 전에는 코펜하겐과 학교를 소개하고 덴마크의 전통문화도 배우고 마지막 날에는 교환학생들을 위한 파티도 열립니다. 학기 중간에도 베를린이나 북유럽, 러시아 등으로의 여행프로그램도 있는데 오슬로로 가는 크루즈 투어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참여하여 굉장히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의 영강 수업도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저는 EU에 관한 수업과 Asian Study 과목을 들었는데 유럽에 대해 심도있게 배울 수 있었고, 아시아인 입장에서 유럽인의 아시아에 대한 연구를 듣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우리학교에서 들을 수 없는 수업을 듣고 싶어 Project Management라는 수업도 들었는데 교수와 학생이 끊임없이 토론하고 상호작용하며 수업이 진행되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처럼 북유럽 국가의 수업은 대체로 교수와 학생의 의사소통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남부유럽에서 온 친구들은 물론 호주에서 온 친구도 그런 수업 방식을 생소해 했는데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수업에 있어서 학생들의 자율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출석체크는 거의 없고 학생들이 읽어보고 스스로 생각해보고 고민해 볼 수 있도록 논문을 많이 읽도록 합니다. 이것도 강제는 아니나 읽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거나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받기는 힘듭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만큼 도서관이 밤늦게까지 붐비지 않으나 어릴 때부터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게 몸에 배였는지 각자 열심히 공부하는 듯 했습니다.
시험은 중간고사가 없고 기말시험 한번으로 성적이 정해집니다.  기말 시험은 대체로 4시간 오픈북 에세이나, oral test, 또는 레포트로 대체합니다. 4시간 오픈북 에세이가 가장 보편화된 듯 했는데 감독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들어오시고 학생들은 자기가 쓴 답안을 프린트하려고 프린터를 시험장에 이고 오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저는 손으로 직접 써서 냈는데, 4시간이 길 줄 알았지만 막상 시험을 보니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시험 보는 도중 화장실을 다녀와도 되고 음식물을 섭취해도 되는 점이 참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험은 보통 수업 종강 후 2주 뒤에 보기 때문에 시험 공부하기에 그리 촉박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코펜하겐에 있는 Copenhagen University에서도 수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경영과목이 아닌 다른 과목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들어볼 만 합니다.

Life As an Exchange Student
저는 덴마크에 들어 가기 전 친구와 유럽 여행을 하고 독일에서 열렸던 워크캠프에 참가하였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3주간 봉사활동을 하고, 함께 생활하며 요리도 하고 여행도 갔는데 언어의 장벽이 있지만 다들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간다는 메리트를 이용하여 앞으로 파견되실 분들도 학기 전후로 다양한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숙사
CBS는 시내 곳곳에 다양한 기숙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생활한 것을 본 결과 Katherine과 Tietgen, Valby가 가장 좋은 기숙사인 것 같습니다. Katherine은 학교에서 버스로 10분정도 걸리며 개인 방에 부엌 화장실이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규모도 큰 편이라 많은 교환학생이 살았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에도 좋습니다. Valby도 친구 사귀기에는 좋지만 공동부엌, 공동화장실이라 여학생이 생활하기에는 약간 불편하고 위치도 Katherine에 비해서 좋지 않지만 학교와 먼 편은 아닙니다. Tietgen은 CBS 교환학생 중 10명 정도 밖에 배정받지 못하는 곳이지만 건물 디자인이 예쁘고 시설에 비해 가격이 상당히 쌉니다. 가격이 싸다고 해도 월 100만원 초반이지만 CBS에서 제공하는 기숙사가 대체로 비싼 편입니다. 저는 배정받은 기숙사가 월 170만원 정도라 기숙사를 포기하고 덴마크 가정집에 방을 렌트해 생활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독립하는 게 보편적이라 방을 렌트하는 게 일반적이고 학교 사이트에 세입자를 구하는 페이지가 있어서 그곳에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도 기숙사 신청을 받을 때 Private Housing을 신청 받는데 전 기숙사를 포기하였기 때문에 학교의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 집을 구하는 방법은 인터넷이 가장 편한데, 사기의 위험이 있다고 하니 혹시 구하시는 분들은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집을 구하실 때 입주하기 전까지는 아무 돈도 지불해서는 안되며 입주하기로 결정하셨을 때 꼭 계약서를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구하는 도중에 부동산업자에게 보증금을 미리 지급해야 한다고 해서 사기 당할 뻔 했습니다. Private Housing을 하게 되면 대체로 3500크로네 내외의 가격으로 구하실 수 있습니다. 학교가 Frederiksberg지역에 있기 때문에 그 지역 내 집을 구하시는 게 편리합니다.
여행
저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라 기회가 되면 여행을 많이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한국인 교환학생들끼리 차를 렌트해서 덴마크 전역을 돌고, 덴마크와 가까운 독일도 여행하고, 학기가 끝난 후에는 스웨덴, 핀란드, 에스토니아, 러시아도 갔습니다. 교환학생 생활 중 친해진 친구가 에스토니아인이라 그 친구와 함께 에스토니아를 여행한 것은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유럽에 있기 때문에 여행할 곳이 다양한 점이 좋았는데, 저가항공이나 유레일패스를 잘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일반 비행기나 기차는 너무 비쌉니다.
한국 교민 사회
덴마크에는 한국 교민이 많지는 않습니다. 대한항공과 KOTRA 단 두 개의 한국 회사만이 진출해 있습니다. 그러나 아픈 과거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입양된 한인이 많기 때문에 심심찮게 한국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민들도 저를 가끔 덴마크인으로 착각하고 덴마크어로 말을 걸어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친구의 소개로 한국인 입양아를 만나게 되었는데, 다행히 한국에 대한 적대감은 없고 여러 번 한국을 방문할 만큼 한국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서 저희를 보고 그런 입양된 사실에 대해 말하기 꺼려하는 친구들도 몇 있었습니다.
인턴/ 아르바이트
덴마크는 대부분 석사나 박사 학위까지 따는 게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학부생을 위한 인턴기회는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다양한 Career fair가 열려 덴마크의 유명 기업의 초청 행사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저는 수시로 행사를 체크해 북유럽의 은행인 Nordea Bank의 본사에 견학을 가고 학교에서 기업설명회를 열었던 Loreal이나 BCG의 행사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행사에 가면 항상 refreshment stall이 준비되어있어 행사에 온 사람들과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할 수 있는 것으로 아나 주위에서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한인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경우도 몇몇 있었고, 저는 Copenhagen University에서 경제학과 실험에 몇 번 참가하였습니다. 경제학과에서 하는 실험에 등록하여 참여하면 시뮬레이션을 참가하고 그 결과물에 따라 차등적으로 돈을 지급했습니다. 적게 벌었을 땐 만원 정도, 많이 벌었을 때는 7만원 정도까지 벌어, 돈도 벌고 재밌는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KOTRA에서 인턴 지원 기회도 있었는데, 한인이 적고 매년 파견되는 한국인 교환학생도 많지 않아 그만큼 한인 사회가 작아 그런 기회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행사 참가
제가 파견되었던 2009년은 한국과 덴마크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해여서 한인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덴마크와 친선경기를 갖기도 하고 한인의 밤이라는 행사도 열렸습니다. 국제적으로도 코펜하겐기후협약회의가 열려 자원봉사자로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 잘 몰랐던 생소한 나라에서 4개월간 생활하며 나름대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잘 선택한 것 같지만 어디를 가든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경험의 기회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파견되실 분들도 즐거운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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