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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Singapore] NUS 박은향 2010-1

2010.08.05 Views 878 경영대학

1. 출국 전

싱가포르로 가기 전 몇 일 간 굉장히 바빴던 기억이 납니다. 서류를 준비하고 일정을 체크하고 숙소와 기숙사, 비행기표 등등을 확인하고, 사람들을 만나느라 하루하루가 가는 줄도 모르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많이 두려워했던 터라 더 할 일이, 확인할 것들이 많았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나고 보니 그렇게까지 바쁘거나 준비해야 할 필요는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아도 됐을 만큼 싱가포르는 저에게 친절했고, 따뜻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편리했습니다.

교환학생 지원서를 고려대학교에 제출하고 NUS에 합격했다는 사실을 들은 후, 특별히 따로 해야 했던 건 없었습니다. NUS에서 온 메일과 학교의 지시대로 하다 보니 다 처리가 되더군요. 다만, NUS 측에서 메일이 약간 늦었었습니다. 기숙사 같은 경우는 Bank Draft를 제출하라는 통에 그게 뭔가 한참을 고심해야 하기도 했었고요. 기숙사는 그냥 정해진 액수를 송금 한 뒤 그 영수증 사본을 제출하면 되는 것뿐이었습니다. 메일도 늦긴 했지만 출국 전에는 모든 걸 처리할 수가 있었습니다. 비자는 학생비자를 발급받는데, 메일에 링크된 주소로 들어가서 일정 부분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그 이후는 진행일 불가능한데 NUS에 가서 나머지 발급이 가능했었습니다. 미리 온라인으로 해 놓으면 NUS에서 할 일이 조금 줄어들지만 굳이 안 해가도 학교 측에서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어려움에 처할 일은 없었을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는 그 문화적 다양성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러 민족이 함께 사는 동남아의 작은 도시 국가. 엄격한 법과 깔끔한 거리, 세련된 빌딩들과 쇼핑의 메카라는 소문도 저를 혹하게 한 이유이기도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제 예상과 180도 달랐습니다. 법은 엄격하지만 허술한 부분도 있었고, 거리는 깔끔하지만 삶의 채취도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Orchard Clark Quay는 화려한 조명과 명품가게들로 빛나지만 제가 살았던 Commonwealth에는 런닝 셔츠만 입은 할아버지들이 돌아다니시죠. 어쨌든 그렇게 듣던 것과는 많이 달랐지만 그것이 싱가포르에 더 빠지게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그들의 다양한 문화와 그로 인한 타 문화에 대한, 타 민족에 대한 이해력과 포용력(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은 제 기대를 훨씬 넘었습니다.

2. Singapore

1. NUS

그 중에서 NUS를 선택한 이유는 첫 번째는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대학이기 때문이었고, 두 번째는 NUS 학생 대비 교환학생 비율이 굉장히 높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 학교에 가서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을 때,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많은 학생들이 왔었고, 한국에서 온 다른 학생들도 그 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경영대학은 따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버디 시스템도 따로 있습니다. NUS 경영대 학생들이 학기 동안 교환학생들을 안내해 주고 말 그대로 buddy, 친구가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다만, 자원해서 하는 게 아닌 모양으로, 몇몇 친구들은 바빠서 교환학생들을 잘 챙겨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학생들은 대부분 따뜻하고 교환학생들에게 친절하기 때문에, 또 한국에 특히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낙심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2. 기숙사

제가 묵었던 기숙사는 yo:HA 라는 이름의 교외 기숙사였습니다. 하지만 학교까지 셔틀 버스가 다니고 그렇게 멀지 않았기 때문에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요하는 COMMONWEALTH라는 지역에 있는데 NUS도 그렇지만 이 기숙사도 도심 외곽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람들도 순박하고, 주위 환경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데다가 교통도 편리해서 학기 내내 더욱 학교생활과 싱가포르 생활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는 교환학생 신청을 하면 자동으로 신청이 되고 교외 기숙사(yo:HA)와 교내 기숙사(PGPR)는 무작위로 선별이 되는 것 같습니다. , 교환 학생들은 기숙사 배정이 거의 다 되는 것 같습니다. 기숙사가 안 되서 따로 집을 구해 산다는 교환 학생은 만나보질 못했네요. 요하 같은 경우는 기숙사라기 보다는 4인용 아파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방 두 개, 거실, 부엌, 화장실이 있는데 방 하나를 2명이 같이 썼습니다. 바로 옆 집, 앞 집에도 다 교환학생들이 살기 때문에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사는 기분이었습니다. 저에게 요하는 약속을 딱히 하지 않아도 가서 창문을 두드리고 근처 공원에 나와 있으면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함께 모여서 먹고 마시고 놀 수 있는, 기숙사와 자취방의 중간 정도의 집이었습니다.

3. 수강신청

출국 전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여 제출하였었고, 그 중 수강 가능한 과목들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신청한 모든 과목을 수강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분도 계셨습니다. 본교의 수강신청처럼 정정도 가능합니다. 다만 그 기간이 짧은 편이라서 수업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결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수강신청 시스템이 많이 달라서 혼동이 됐었는데요, 교환학생들에게는 결국 비슷한 것 같습니다.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과목의 시간대를 선택하고, 본교와 달리 시간이 좀 지난 후에 수강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출국 전 수강신청은 말 그대로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어느 교수님께서 언제 하시는 수업인지는 선택할 수 없었습니다. 과목 포기는 꽤 오래까지 가능해서 수강해 본 후 자신의 생각과 많이 다른 수업의 경우 포기할 수는 있었습니다. , lecture tutorial이 따로 있어서 강의와 실습시간 및 class mates가 각각 다르고 수강신청도 각각 했던 것 같습니다. 경영대 과목의 경우는 sectional이라고 해서 lecture tutorial을 함께 연속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Sectional 수업의 경우 1주일에 하루, 3시간 수업이었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은 모두 참여를 굉장히 중요시 했습니다. 매주 토론하고 팀원들과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고 발표하는 수업이었습니다.

4. 날씨

싱가포르의 날씨는 덥습니다. 아침에 덥습니다. 낮에 매우 덥습니다. 저녁에 덥습니다. 밤에 조금 덥습니다. 가만 있어도 더위를 좀 타시는 분들은 땀을 뚝뚝 흘리셨고 전 더위를 타지 않는데도 낮엔 움직이는 것도 힘겨울 때가 있었습니다. 신기한 건, 곧 익숙해져서 싱가포르 친구들은 물론이고 몇 교환학생들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긴 바지, 긴 팔을 입고 겨울에는 앙고라 니트도 입기도 한다는 군요.

5. 문화, 물가 싱가포르가 다양한 문화가 섞인 나라라고 했는데, 그걸 반영해 주는 것이 그들의 언어입니다. NUS 친구들은 Singlish라고 소개해 주었던, 중국어와 영어의 혼합어 입니다. 대부분 상가에서는 중국어를 하시는 분들이 많고, 영어를 하시는 분들도 억양이 약간 독특합니다. 학교 내에서는 그런 분들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교수님들 중에 종종 독특한 억양과 단어 선택을 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조금 힘들기도 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가계부를 적고 보니, 출국한 때부터 귀국한 날까지 총 270여 만원이 들었습니다. 여행 경비와 쇼핑 모든 비용을 포함한 것이지만 전 개인적으로 생활비를 절약해서 여행을 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더 절약하기는 물론 가능하지만 무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6. 장단점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허브입니다. 말레이시아의 수도 KL은 버스로 6시간, 인도네시아는 배로 40~6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비행기로는 대부분 지역이 1시간에서 많게는 2시간이 걸립니다. 저 역시 싱가포르에 있는 동안 동남아시아의 명소들을 친구들과 여행했었습니다. 저가 항공사를 이용하거나 육로, 해로를 찾아보거나, 한 두 달쯤 전에 예약해서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간편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 싱가포르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딱히 예약을 하지 않았었다면 주말에 가까운 섬으로 친구들과 떠나면 되고, 공휴일이 주말과 이어져 있거나 한 경우에는 좀 더 먼 곳으로 떠날 계획을 짜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싱가포르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어를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은 영어도 함께 쓰시지만 간혹 중국어만 쓰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럴 경우 그냥 한국어나 영어로 하셔도 결과적으로는 말이 통하지만, 답답할 때가 있기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한국에 대한 향수병, 조금만 날아가면 한국인데 라는 충동과 여행에 대한 끝없는 유혹, 비싼 술 등이 약간, 힘들었었습니다.

3. Comments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가장 많이 변한 건 제 성격입니다. 내향적이고 소극적이었던 제가 외향적이고 능동적으로, 좀 더 사교적으로 변하게 되었고, 독립심도 많이 길러졌습니다. 특히, 현지 친구들과 지내면서 그들의 수용력이나 포용력,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편견 없는 호의를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중국어나 동남아시아의 문화에 관심이 있는, 여행을 좋아하는 학우 분들에게 싱가포르로 갈 것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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