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첨부해드리는 원본에서 많은 사진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뉴질랜드 AUT(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영어와 비용 때문입니다. 저는 애초에 영어실력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교환학생을 가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영미권 학교들을 후보에 두고 교환학생을 준비했습니다. 영미권 학교라하면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에 있는 학교를 말합니다. 그런데 뉴질랜드를 택한 이유는 비용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뉴질랜드가 한국에 비해 결코 물가가 싼 편은 아니지만 다른 영미권 국가와 비교해 봤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은 사실입니다. 환율만 봐도 당시 호주 1달러가 천원이 넘어가는 반면 뉴질랜드 1달러는 850원 정도 했습니다. 물론 환율만으로 이를 측정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짐작은 가능할 겁니다.
가장 부담되는 비용은 주거비였습니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뉴질랜드의 주거비가 그나마 싼 편이었습니다. 지원하기 전에 호주 시드니 대학에서 교환학생을 다녀온 학생의 말을 전해 들었는데, 월 50만원 정도를 주고 거실에서 쉐어(share)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반면에 뉴질랜드에선 그 정도 비용이면 도시 중심가에서 개인 방이 있는 플랫(flat)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것만 봐도 주거비가 어느 정도 차이 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Tip – 항공권 구매
항공권은 비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미리 예매하길 권합니다. 방학 중은 성수기기 때문에 티켓이 빨리 동이 납니다. 늦어지면 비싼 값에 가거나 환승을 많이 해야하는 티켓을 구매해야 합니다. 저는 늦게 구매한 바람에 홍콩, 시드니까지 총 두 번 환승했어야 했습니다. 미리 구매한다면 가격도 30만원 정도 싸게 살 수 있습니다.
About New Zealand
뉴질랜드는 호주와 같이 영국 연방에 속하는 국가입니다. 그래서 현지 뉴질랜드 인들은 영국식 영어를 사용합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호주가 어디 있는지 알아도, 뉴질랜드가 어디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뉴질랜드에 가기 전에는 과일 키위가 유명한 곳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치부하기엔 뉴질랜드는 많은 매력을 가진 곳입니다. 풍부한 관광 자원이 특히 매력적인 뉴질랜드는 여행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특히 추천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은 곳입니다. 최초로 번지점프가 시작된 나라가 뉴질랜드이고,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주인공이 줄 없이 번지점프를 하면서 생을 마감하는 장면의 배경도 뉴질랜드입니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 촬영지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농업과 관광을 주 산업으로 한 국가인 만큼 사람들의 생활에도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높은 생활 수준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치열하게 사는 한국인의 생활이 안쓰럽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뉴질랜드인을 지칭할 때는 ‘키위’라는 단어를 씁니다. 키위는 세 가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토종 새, 뉴질랜드 대표 과일, 그리고 뉴질랜드 사람. 그래서 뉴질랜드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를 쓸때면 Kiwi라고 하면 됩니다. 이는 호주인을 ‘오지(Aussi)’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뉴질랜드에는 럭비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스포츠인데, 이 뉴질랜드 국가 대표 럭비팀은 ‘올블랙(All black)’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호주의 럭비 대표은 ‘왈라비(Wallaby)’입니다. 이 올블랙과 왈라비가 럭비 경기를 하는 날은 축구 한일전과 같은 분위기입니다. 사람들은 모두 펍(pub)에 모여서 올블랙의 경기에 환호하는데 키위들과 친해지기 위해선 이 럭비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뉴질랜드는 호주 옆에 있는데, 둘은 비행기로 약 3시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뉴질랜드 주변에 어느 정도 경제적 수준을 갖춘 국가는 호주 뿐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품을 호주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가끔 뉴질랜드는 호주의 또 하나의 섬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물론 본인들은 부정합니다. 또한 뉴질랜드 주변에는 사모아, 통가, 타히티, 투발루 등의 태평양 섬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뉴질랜드에는 많은 섬나라 원주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마오리족
뉴질랜드는 원래 마오리족이 살았던 섬이었습니다. 마오리족들은 가장 강한 전사라는 자부심이 강한 종족이었습니다. 하지만 영국 이주민들이 들어오면서부터 전형적인 제국주의 점령이 시작됐고, 현재는 소수만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호주와 차이점이 있다면, 현재 뉴질랜드 정부는 적극적인 마오리족 보호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호주에도 애보리진이란 원주민이 있는데 보호 측면에선 뉴질랜드가 훨씬 월등하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확인한 바로도 뉴질랜드의 마오리족 보호하려는 노력은 매우 뛰어났습니다. 몇 가지를 예를 들어보자면, 일단 뉴질랜드에는 마오리족을 위한 TV 채널이 있습니다. 이 채널에선 마오리어를 가르치고, 마오리 문화에 대한 방송이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도서관과 미술관에는 마오리 섹션이 따로 있어서 마오리 문화와 언어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공공 안내글에는 마오리어가 병행 표기돼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제가 공부한 AUT에는 마오리 문화와 역사,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학과가 개설돼 있습니다. 그래서 제 뉴질랜드 친구 중 한 명은 마오리 역사를 교양과목으로 수강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경제적 지원을 포함한 정책들이 시행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마오리족은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명맥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한국과의 관계
뉴질랜드와 한국과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 이상입니다. 일단 뉴질랜드에 거 주하는 한국인이 매우 많습니다. 물론 호주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주요 도시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뉴질랜드의 제 1 도시인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매우 많아서 카페에선 반드시 한 명 이상의 한국인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어학연수, 유학 혹은 이민을 목적으로 뉴질랜드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뉴질랜드는 물가 측면에서 다른 영미권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이 많은 한국인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현지 한국인들은 한 때 500원대에 불과했던 환율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뉴질랜드는 한국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클랜드에 있는 로즈가든에 가보면 ‘영원히 기억하리’란 글자가 새겨진 비석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전 참전을 기리는 기념물입니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뉴질랜드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환전소의 환율 공시에 다른 동남아 국가는 기본적으로 표시돼 있지만 한국은 빠져 있는 것만 봐도 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위치가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
물가
뉴질랜드의 물가는 한국보다 높습니다. 특히 교환학생으로 가게 되면 체감하게 되는 물가는 더 높을 것입니다. 이런 높은 물가는 뉴질랜드가 거의 모든 공산품을 수입한다는 점과 시간 당 최저임금이 1만원을 상회한다는 점에서 기인 할 것입니다. 학용품은 조그만 형광펜도 2-3천원 정도 합니다. 그리고 샤프심도 그 정도 가격입니다. 저는 미리 이런 사정을 접하고 학용품을 충분히 사갔었습니다. 그리고 교과서는 한 권에 거의 10만원 내외입니다. 때문에 저는 교과서를 사지 않고 복사해서 이용했습니다. 다행히 교과서로 지정된 책들은 도서관에서 대출을 해 갈 수 없도록 제한하기 때문에 복사하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그리고 미용실에서는 커트가 2-4만원 정도 합니다. 저는 뉴질랜드에서 스스로 머리를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식당에서 파는 음식들도 기본적으로 만원 정도 합니다.
그렇지만 뉴질랜드는 농업국가이기 때문에 농수산물, 육류 등의 식재료 가격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쌉니다. 특히 소고기 가격은 한국에 비해 무척이나 쌉니다. 1인분 정도 되는 분량의 스테이크용 고기는 부위나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7천원 정도 지불하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순으로 가격이 쌉니다. 한국과는 반대입니다. 각종 열대과일과 채소도 싼 값에 먹을 수 있습니다. 요리 실력이 좋다면 식비는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광
뉴질랜드의 제 2 산업은 관광입니다. 그만큼 풍부한 관광자원으로 많은 경제적 이득을 누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반지의 제왕’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뉴질랜드는 북섬과 남섬으로 나눠져 있는데, 관광하기엔 남섬이 더 좋습니다. 뉴질랜드는 정말 천해의 자연 자원을 갖고 있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해변에서 시작해 초원과 산맥, 그리고 빙산까지. 그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다양합니다. 저는 귀국해서 가장 후회하는 것이 뉴질랜드에서 관광을 충분히 하지 못했던 겁니다. 애초에 비용부담 때문에 관광은 생각하지 못했지만, 기말고사를 마치고 지인의 권유로 약 120만원의 예산으로 일주일 남짓 남섬을 관광했습니다. 그곳에서 했던 번지점프와 계곡 탐험, 빙산 등반, 산맥을 관통하는 열차 여행, 가축 페스티벌 등의 경험은 정말 잊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유스호스텔에서 만났던 사람들과의 경험도 매우 특별했습니다. 굳이 교환학생이 아니더라도 관광지로서의 뉴질랜드는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 생각엔 관광의 측면에선 호주보다 오히려 뉴질랜드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특히 추천하는 관광지는 ‘퀸스타운(Queen’s Town)’입니다. 이곳에서만 머물어도 뉴질랜드 관광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가 갖춰져 있습니다. 스키를 비롯해 번지점프, 제트보트, 계곡탐험, 승마, 스카이 다이빙 등 뉴질랜드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관광코스가 총 망라돼 있습니다. 그리고 안으로는 호수를 끼고, 밖으로는 산맥이 품고 있는 퀸스타운은 풍경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관광지답게 비싼 물가가 단점이긴 하지만 오클랜드와 더불어 퀸스타운을 가지 않는다면 뉴질랜드를 갔다왔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후
뉴질랜드의 계절은 한국과 정반대입니다. 한국이 여름이라면 뉴질랜드는 겨울이고, 한국이 겨울이라면 뉴질랜드는 여름입니다. 이는 뉴질랜드가 한국과는 달리 남반구에 위치해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2학기를 뉴질랜드에서 보냈기 때문에 겨울과 봄을 경험했습니다. 뉴질랜드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AUT가 위치한 오클랜드는 겨울에도 한국만큼 춥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굳이 두꺼운 점퍼가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건물의 난방시설은 빈약합니다. 창문도 단일창이 대부분이고, 라디에이터도 성능을 고려해보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수건 말리는데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밤과 낮의 기온차가 크기 때문에 이는 주의해야 합니다. 이 때문이지 오클랜드에는 벌레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창문엔 방충망도 없습니다. 벌레가 많이 없다는 것도 제가 생각하는 뉴질랜드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Tip – 여행
뉴질랜드 여행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교통, 숙박, 광광코스 등은 모두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할 수 있습니다. 계획을 치밀하게 세우셨다면 미리 이런 것들을 예약해 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예약해 놓는다고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계획적으로 관광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매진 등으로 인해 관광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예약 관련 사항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관광 팜플렛에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11월쯤부터 섬머타임이 시작되는데, 사실상 학기가 끝날 때까지 제대로 된 여름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여름기간 동안엔 긴 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에 어느 학기에 가든지 환상적이라 표현되는 뉴질랜드의 여름은 사실상 경험하기 힘듭니다. 뉴질랜드의 여름은 덥지 않지만 화창하고, 비도 잘 안오는, 말 그대로 환상적인 날씨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덥지 않다고 해서 태양빛이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피부암환자가 제일 많은 곳 중의 하나입니다. 그만큼 태양이 강한 곳이니 선글라스는 필수입니다. 그리고 오클랜드 날씨의 특징은 바람과 비가 많다는 것입니다. 비가 와도 사람들은 우산을 쓰기 보다는 모자와 바람막이 정도로 견딥니다. 사실 우산은 바람 때문에 금방 망가집니다. 비가 한번에 많이 오지는 않지만 자주오기 때문에 짜증나는 날이 많습니다.
About Auckland
제가 교환학생으로 간 AUT는 오클랜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클랜드는 뉴질랜드의 제 1 도시입니다. 그래서 어느 도시보다도 경제•문화적 집중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의 수도는 아닙니다. 뉴질랜드의 수도는 웰링턴인데 일명 바람의 도시로 불립니다. 하지만 오클랜드의 바람도 굉장합니다. 항구도시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애쓰고 머리를 스타일링 해 놓으면 바람 때문에 망가지기 일쑤입니다. 오클랜드도 그 정도인데 웰링턴은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뉴질랜드에서 제일 큰 도시라고 해도 그 규모는 크기 않습니다. 한국의 중소 도시 정도의 규모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그래서 오클랜드의 중심가라 할 수 있는 Queen’s street는 약 10분 정도만 걸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횡단할 수 있습니다.
리틀 시드니
오클랜드는 작은 시드니라고 불릴 정도로 호주 시드니와 그 모습이 비슷합니다. 일단 둘 다 항구도시이고, 시드니에 있는 스카이타워, 하버브릿지 등과 유사한 랜드마크들이 오클랜드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하기에는 오클랜드가 훨씬 더 좋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오클랜드는 그 규모가 작은 만큼 웬만한 것들은 다 가까이에 있기 때문입니다. 시립도서관, 영화관, 공원, 항구, 대형마트, 한인상점 등 생활하면서 자주 들르는 곳들이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엔 이동하면서 버리는 시간과 돈이 거의 없었습니다. 시드니의 북적북적하는 복잡함도 오클랜드에선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클랜드는 매력적인 한적함이 있는 도시입니다.
오클랜드의 한국인
오클랜드에는 매우 많은 한인들이 살고 있는 도시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카페에서는 반드시 한 명 이상의 한국인을 만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처음 뉴질랜드에 도착했을 때, 한국인을 만나면 매우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말을 걸기도 했었는데, 반갑게 반응해주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인이 많아서 만나도 반가울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뉴질랜드에서 오클랜드는 한국인이 가장 밀집해 있는 도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어 공부 하는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닙니다. 본인이 직접 접근하려고 하지 않는 이상 친해질 일은 없습니다.
오클랜드는 한국인이 많이 사는 도시이기 때문에 한국 음식점, 한국 마트가 많습니다. 한국이 그리워질 때면 이곳에 들러서 향수를 달래곤 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에 한국인 교회에 가면 많은 한국인과 어울릴 수 있기 때문에 가끔 외로울 때면 큰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한국인 교회에서 알게 된 사람들을 통해 통장 개설을 하는 등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김치도 얻어 먹곤 했습니다.
국제적인 도시, 오클랜드
오클랜드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사람이 모여 사는 국제적 도시입니다. 중국, 인도, 태평양 섬나라, 동남아시아, 중동 등지에서 온 다양한 외국인들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소말리아, 이라크에서 온 사람들도 있고, 특히 중국인과 인도인이 많은데, 동남아시아 출신의 대부분이 중국화교이기 때문에 이까지 포함하면 중국인의 비율은 더 높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오클랜드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같은 한국인과 지낼 수 밖에 없던 저에게 이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만큼 많은 에피소드도 생깁니다. 제가 한국말을 가르쳐주던 베트남 친구는 알고 봤더니 베트남에 한국인 여자친구가 있는 레즈비언이었고, 플랫 메이트였던 오만 친구는 결혼 이전엔 여자를 사귈 수 없어서 괴로워했습니다. 영국인 플랫 메이트는 방음도 잘 안되는 방에 항상 여자친구를 데려와 저를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키위 교회에서 알게 된 일본인 친구와 인도네시아 친구가 있었는데, 일본인 친구(남자)가 인도네시아 친구를 많이 좋아했었습니다. 저는 둘 사이를 중재하면서 인도네시아 친구와 많이 친해졌었습니다. 그러자 일본인 친구가 저를 질투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적인 도시 오클랜드에서는 이런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많이 겪을 수 있습니다.
Tip – 은행 업무
오클랜드의 퀸스트리트에는 ASB 은행의 한국인 지점이 있습니다. ASB는 뉴질랜드 전역에 지점과 ATM이 있기 때문에 추천하는 은행 중의 하나입니다. 한국인 지점에서는 한국 직원이 입출금을 제외한 계좌 개설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직원을 직접 상대하기 곤란한 일이 발생했을 때 방문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은행은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수수료를 받습니다. 그래서 출국 시 계좌를 폐쇄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뉴질랜드에 다시 입국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기를 마치고 귀국할 때는 꼭 계좌를 폐쇄하셔야 됩니다.
뉴질랜드에서도 한국 은행의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께서 한국의 제 계좌로 돈을 입금해 주시면, 인터넷을 이용해 뉴질랜드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그리고 해외 송금에는 하루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신용카드 보다는 비자(Visa)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를 사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하나은행의 Viva 체크카드 같은 경우엔 해외에서도 결재와 출금이 가능합니다. 요즘엔 학생증으로도 해외 결제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번은 구매하지도 않은 항공권이 결재처리가 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체크카드에 잔액이 부족했기에 돈은 출금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신용카드였다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결제가 이루어졌을 뻔 했습니다.
About Auck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AUT는 몇 년 전까지 공학 중심의 전문대학교였다가 종합대학으로 승격된 학교입니다. 그래서인지 공학이 상대적으로 강한 학교입니다. 하지만 요즘엔 경영학에도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경영학과와 경제학과가 같이 쓰는 건물이 신축됐는데 시설은 괜찮은 편입니다. 교환학생으로 오게 되면 새롭게 지어진 건물에서 모든 수업을 듣게 됩니다. 이 뿐만 아니라 AUT는 유아교육학과, 간호학과 등의 실용적인 학과의 인기가 높은 학교입니다. 간혹 AUT를 바로 옆에 있는 오클랜드 대학 (Auckland University)와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클랜드 대학은 뉴질랜드 제 1의 대학이라 할 수 있는 학교입니다. 확실히 AUT는 오클랜드 대학에 비해 그 명성은 초라하지만 교환학생으로 생활하기엔 AUT는 결코 오클랜드 대학 못지 않습니다.
캠퍼스 구성
AUT는 총 2개의 캠퍼스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나는 오클랜드 중심지에 위치한 City campus, 다른 하나는 하버브릿지 너머에 있는 Northshore campus입니다. 경영학과 공학, 그리고 예술 대학 등은 City campus에 위치해 있고, 간호학, 유아교육과 등은 Northshore campus에 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 당연히 City campus에서 공부하게 됩니다. 한가지 단언할 수 있는 것은 AUT의 지리적 위치는 최고라는 겁니다. 일단 학교가 오클랜드 CBD (central business district)에 위치해 있어서 언제라도 각종 문화•유흥•쇼핑 시설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 건물이 학생 아파트 바로 옆에 있어서 수업 시작 전 5분전에 출발해도 지각할 일이 없습니다. 또한 주변에는 한인 식당이 몰려있고, 한인 상점도 있어서 고향이 그리울 때면,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끔 조깅이 하고 싶을 때면, 학교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Auckland domain이나 항구에서 달리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학교에서 만날 수 없는 외국인을 사귀고 싶으면 바로 근처에 있는 키위 교회에서 친교를 나누는 것도 가능합니다.
AUT의 한국인
오클랜드가 한국인이 많은 도시이다보니 영어를 교환학생의 최고 목표로 둔 학생은 AUT 지원에 주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AUT에서 공부하는 한국인은 매우 적습니다. 오클랜드의 한국인들은 거의 대부분이 옆에 있는 오클랜드 대학으로 갑니다. 오클랜드 대학은 뉴질랜드의 서울대격인 학교인데,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입시 경쟁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맘만 먹으면 거의 대부분이 입학할 수 있는 학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 대학을 다닙니다. 전공보다는 학교의 명성을 따지는 한국인의 습관이 이곳에서도 작용합니다. 때문에 AUT에서 한국인을 만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저는 4개의 수업을 들었지만 한국인은 한 명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한국인과 어울리게 될 걱정은 안하셔도 좋습니다.
학기 일정
AUT의 1학기는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진행됩니다. 하지만 2학기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보통 2학기는 7월 중순에 시작해서 11월 중순에 끝납니다. 그래서 겨울 방학이 매우 짧고, 여름 방학이 매우 깁니다. 긴 여름방학 기간 동안에 현지 학생들은 여름 휴가를 즐기고, 유학생들은 본국으로 잠시 돌아갑니다. 실제 수업은 총 12주 동안 진행됩니다. 일단 7주 동안 수업이 진행된 후에, 2주 동안 휴가를 갖습니다. 한국에서 중간고사가 시행되는 기간입니다 그리고 다시 5주 동안 수업이 진행됩니다. 중간 2주 동안 갖는 방학 동안 학생들은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과제도 합니다. 빈둥거리다보면 아무것도 못하고 2주가 금방 지나가는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총 12주의 수업이 끝나면 기말고사가 시작됩니다. 거의 3주 동안 진행되는 기말고사 기간동안 교수는 재량껏 일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시험공부 할 충분한 여유가 주어집니다. 이는 평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가르친 내용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합리적인 스케쥴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대
공학 중심의 AUT지만, 최근 들어서 경영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영대 건물을 새로 신축되기도 했습니다. AUT 경영대는 연구보다는 교육 중심의 학교이다보니 공식적인 순위는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겪어본 바로는 고대 못지 않은 교육 수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단 수업 당 학생 수가 적습니다. 그리고 원탁 테이블에서 수업이 진행되므로 충분한 토론을 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에 반해 뉴질랜드 최고 대학이라는 오클랜드 대학만 보더라도 한 강의당 100여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기 때문에 교수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영대에는 여러 개의 세부 전공들이 있는데, 이를 테면 재무, 회계, 국제 경영 등입니다. 고대와는 다르게 학생들은 이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서 현지 학생들이 저에게 전공이 뭐냐고 물을 때마다 학부 수준에서 특별한 전공 없이 두루 공부하는 고대의 상황을 매번 설명해야 했습니다.
수업개괄
대부분의 수업은 하루에 3시간 일정으로 잡혀있습니다. 한국에서처럼 월수, 화목 등으로 1시간 15분씩 쪼개지 않습니다. 사실 AUT의 구성은 상당히 지루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영어를 잘 못하는 저 같은 학생은 3시간 동안 잠과의 사투를 벌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3시간 연속으로 내리 수업만 하지는 않습니다. 중간에 교수 재량으로 쉬는 시간을 줍니다.
경영대의 한 수업은 웬만하면 30명을 넘지 않습니다. 제가 들은 거의 모든 수업이 20명 남짓이었습니다. 때문에 교실은 한국의 초중고 교실만 합니다. 그리고 원탁 테이블이 놓여 있어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토론을 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이 부분이 강점입니다. 극장식 강의실과 비교했을 때, 의사소통이 더 활발해질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더 높습니다. 친구가 매우 필요한 교환학생에게 이런 구성은 매력적일 겁니다.
시험 및 과제
대부분의 수업이 과제 1개, 시험 1번이거나 과제 2개로 구성돼 있습니다. 불필요한 팀 과제는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 상당히 여유롭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영어로 하는 과제이다 보니 문법적 오류와 어색한 표현 때문에 나쁜 점수를 받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할 수도 있는데, 워낙 외국에서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교수들도 평가할 때 이를 충분히 감안해서 점수를 주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A- 3개 B+ 1개를 받았는데, 충분히 열심히 하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제의 참고문헌은 APA 스타일을 요구합니다. 물론 미리 알아가도 좋겠지만 교육 받을 수 있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과제 중간에 항상 교수들이 개괄적 방향을 제출하게 하고, 평가해 주기 때문에 최종 결과물이 교수의 의도와 지나치게 벗어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험은 주로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 위주로 물어봅니다. 학생들을 성적 순으로 나열하기 위한 조잡한 문제는 거의 출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과목을 pass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웬만해선 A+를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교수는 과제 등에서 교수가 가르치는 그 이상을 담아내지 못하면 최고점은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시험과 과제가 종료되면 이를 피드백과 함께 다시 학생들에게 돌려줍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의 부족한 점과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점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고대에선 기대할 수 없었던 점이라 신선했습니다.
수업 소개
저는 총 4개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AUT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 필수적으로 4과목을 듣게 됩니다. AUT의 대부분의 학생들도 한 학기 당 4과목 정도를 듣습니다. 가끔 2과목 정도 신청하고, 남는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교양으로 듣는 과목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대부분 전공만 듣습니다.
제가 수강한 과목은 Market and Pricing, Sustainability and Business, Macroeconomy and Business, Design and Consumer 입니다. 경영학에서 필수로 꼽히는 과목은 수강을 안했습니다. 일단 언어에서 많은 부담이 됐고, 필수 과목은 오히려 고대가 더 충실하게 가르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Market and Pricing은 최적의 가격을 설정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가격이나 생산량을 결정한다든지, 최대 이윤을 발생시키는 지점이 어디인지 등을 계산하는 것이 주를 이룹니다. 어떤 면에선 관리회계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이 과목은 수학 계산과 엑셀을 많이 활용했기 때문에 현지 학생들보다 제가 유리할 수 있었습니다. 뉴질랜드 학생들의 수학실력과 컴퓨터 활용 능력은 한국 학생이면 누구나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 수업 만큼은 제가 오히려 현지 학생들을 도와줬습니다. 이런 이유로 제가 추천하는 과목입니다.
이 과목은 따로 교재를 살 필요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뉴질랜드에서 교과서를 사려면 거의 10만원 가까이 지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수업은 자체 제작한 교재를 배포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이 없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교재를 구입해야 할 경우엔 도서관에서 복사나 스캔을 하시면 됩니다. 교재로 채택된 책들은 도서관에서 대출을 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둡니다. 그래서 필요할 할 때마다 교과서를 복사할 수 있었습니다.
Macroeconomy and business란 과목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거시경제학입니다. 고대 경영학과는 선수과목으로 경제원론Ⅱ, 즉 거시경제 수강을 요구합니다. 이를 좀 더 심화해서 공부하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과목입니다. 이 과목에선 아담 스미스의 고전 경제학부터 케인즈의 일반 이론, 그리고 프리드먼의 통화이론까지 다룹니다. 고용이라든지 GDP 등에 대한 주요 경제 지표에 대한 설명이 각 사조에 따라 약간 다르기 때문에 이를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보고서 1개와 기말 고사로 평가를 합니다. 보고서는 고전경제학, 케인지안, 통화이론 중 하나를 택해서 유럽 국가 중 하나의 경제상황을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말고사는 기본적인 개념을 OX, 객관식, 주관식의 형태로 물어봅니다. 그런데 기출 시험 자료 약 5회분이 공개되는데, 대부분의 문제가 유사한 형태로 출제되므로 공부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AUT의 장점 중의 하나가 지난 기출 문제가 과목별 커뮤니티에 공개된다는 점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시험의 기본적인 방향과 중요한 개념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반복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으므로 시험 준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Sustainability and Business 과목은 각종 환경 이슈들을 경영학적 관점에서 보자는 취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제목과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환경 이슈를 정부 정책적으로 접근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몇 가지 환경적 이슈들도 다뤄졌는데, 한 예로 경제발전 수준에 따라 환경 오염이 증가하다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감소한다는 가설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평가는 과제 두 번으로 이뤄졌는데, 각종 환경 이슈를 선택해서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해결책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이론적 틀을 적용해서 분석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의 주제였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과제는 기업이나 NGO 중 하나를 택일하여 그것이 수행하고 있는 환경보호 정책에 대해서 조사하고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업 중에는 한 때 Greenpeace에서 활동했던 분의 강의도 있었습니다. 전공선택이지만 거의 교양 수준의 과목이라 보시면 됩니다.
Design and Consumer 과목은 이름과는 다르게 디자인이 아닌 광고를 주제로 한 과목입니다. 수업은 보통 광고 관련 영상을 보여준다거나 그와 관련된 토론을 하는 식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광고에서 각 구성요소가 은유하는 바를 설명한 영상을 보여준 후, 그를 바탕으로 대강의 지면 광고 콘티를 짜보는 등의 활동을 하는 겁니다. 이 과목은 수업 자체보다는 과제가 신선했습니다. 총 두 개의 과제가 주어지는데, 첫 번째는 직접 선택한 광고를 ‘데리다’의 ‘해체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겁니다. 저는 한국의 소주 광고를 선택해 각 구성요소들의 문화적 함의를 분석했습니다. 두 번째는 나름의 주제를 가지고 동영상 몽타주를 구성해보는 것입니다. 각종 사진 및 동영상을 조합해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영상을 구성하는 것인데, 기본적으론 프리미어 같은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만들면 되는 과제입니다. 저는 상상을 주제로 나름의 영상을 구성했었습니다. 제작은 파워포인트 애니메이션 기능을 활용했고, 이를 동영상으로 레코딩 했습니다. 작품을 지켜본 학생들은 좋은 평가를 내려줬고, 성적도 좋았습니다. 같은 팀이었던 한 학생은 본인은 대부분 B에 해당하는 점수만 받았는데 덕분에 A를 받게 됐다고 고마워하기까지 했습니다.
시설
AUT는 대학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 생활에 큰 불편은 없을 것입니다. 도서관 건물엔 1층과 지하에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곳은 매일 북적입니다. 그리고 많은 학생이 학교 내 컴퓨터를 활용해 리포트에 필요한 저널을 검색합니다. 학교 안의 컴퓨터에서만 저널 DB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리포트가 저널을 얼마나 활용했는지가 평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안탁깝게도 학교 안에서 인터넷을 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방식은 종량제인데, 단위 용량 당 부과됩니다. 미리 신용카드로 충전을 해야 합니다. 아주 비싸지는 않지만 동영상을 본다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열람실은 항상 자리가 있습니다. 시험기간에도 자리가 없을 걱정은 없습니다. 그런데 열람실이 따로 마련돼 있진 않고, 장서실과 한 공간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끄러울때도 종종 있습니다. 중앙광장의 온전한 열람실 같은 공간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적응이 좀 필요할 듯 싶습니다.
학교 내엔 식당이 있긴 하지만 가격은 일반 식당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음식도 초밥, 카레, 햄버거 같은 음식을 테이크아웃 형태로 판매합니다. 한국에서 익숙한 밥집 같은 건 학교 내엔 없습니다. 게다가 비용도 만원 정도는 지불하셔야 한끼 든든히 먹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저런 문제로 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힘든 분들은 현지 학생들처럼 샌드위치를 집에서 싸오셔도 되고, 학생 아파트가 가까이에 있으니 직접 만들어서 먹으셔도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엔 매일 아파트로 돌아가서 파스타를 해 먹었습니다.
Tip – Key Program
AUT는 정규 수업은 아니지만 무료로 제공하는 작은 코스들이 있습니다. 이를 Key 프로그램이라 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에세이 쓰기, 통계 프로그램 다루기, 대수 이론, 팀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를 가르칩니다. 인터넷으로 신청만 하면 무엇이든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에세이 수업은 듣기를 추천합니다. AUT에서 요구하는 APA 형식의 참고문헌 작성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About Accommodation
뉴질랜드에 교환학생이 구할 수 있는 주거형태는 아파트나 홈스테이가 있습니다. 먼저 홈스테이는 현지인이 사는 집에 방하나를 얻어 사는 일종의 하숙입니다. 잘 활용하면 뉴질랜드 문화를 배우고 영어실력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많습니다. 대략 한 주에 17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고, 대부분 학교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통학 거리가 길어집니다. 그리고 키위들이 물 사용에 민감해서 샤워는 5분내로 끝내도록 통제합니다. 그들의 식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문제일 것입니다. 아침은 대부분 시리얼이고, 저녁도 기름진 음식 위주로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현지 가족들과 문화적 차이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처음에 홈스테이를 했던 한국인들이 아파트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아파트의 경우엔 플랫(flat)형태입니다. 플랫은 2-5명이 방은 각자가 쓰고, 부엌이나 화장실을 공유하는 형태의 주거를 말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이런 Flat형태의 아파트에서 삽니다. AUT에서 제공하는 학생 아파트도 이런 Flat입니다. 비용은 주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다양한데, 위치나 시설에 따라 가격차이가 큽니다. 대부분의 아파트가 인터넷은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지 않고, 개인이 따로 신청해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취약한 인터넷 인프라는 한국인이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가장 큰 문제중의 하나입니다.
AUT Student Apartment
AUT 학생 아파트는 학교와 멀지 않아 경영대 건물과 불과 5분 거리에 있습니다. 플랫 형태의 아파트로 5명이 각자의 방을 가지고, 부엌과 두 개의 화장실을 공유합니다. AUT가 운영하지만 AUT 학생만 사는 것도 아니고, 비용도 결코 싸지 않습니다. 주당 약 17만원을 상회합니다. 그리고 인터넷도 개인적으로 한 달에 약 2만원을 주고 신청해야 합니다.
학교 측에선 학생들의 생활에 대해선 거의 터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AUT 학생 아파트를 한국 기숙사와 같은 개념으로 보시면 안됩니다.
AUT 학생 아파트의 장점은 학교와 가깝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교통비가 들지 않습니다. 뉴질랜드는 교통비가 비싸기 때문에 이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이곳에서 한국의 대중교통 시스템이 뛰어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실 겁니다. 그리고 같이 한 아파트를 쓰게 되는 AUT 학생들과 교류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은 무리해서라도 AUT 학생 아파트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저는 다양한 출신의 학생들과 한 아파트를 썼습니다. 일본, 미국, 오만, 영국 출신이었는데, 서로의 출신이 다르다보니 살갑게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가끔 경악하게 되는 일도 있을 겁니다. 한 번은 영국, 미국 친구들이 맨발로 밖을 나다니고, 씻지도 않은 채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청결한 서양인의 이미지가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한국 기숙사와 같은 통제가 없다보니 가끔 이성친구를 방으로 들이는 플랫 매이트가 있습니다. 게다가 방음이 잘 되지 않으니 가끔 얼굴 붉히는 일이 생길 때도 있습니다. 물론 당사자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가 닥쳤을 땐, 문화적 차이라 여기고 넘어가지 말고, 그에 대한 의사표시를 쪽지 등으로 분명히 하시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은 전혀 다른 사람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동으로 쓰는 주방을 어지럽혀놓고 치우지 않는 매너 없는 태도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일본인 플랫 매이트가 보다 못해 자신이 직접 치우는 경우가 종종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아파트에 살게 되면 이런 문제로 신경 쓸 일이 많이 생길텐데,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가면서 적절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해외 대학에서 종종 교환학생으로 간 한국 학생을 이성과 한 아파트를 쓰도록 방을 배정하지만, AUT 학생 아파트는 이를 고려해서 동양권 학생들은 동성끼리만 배정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데스크에서 아파트 운영 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이 친절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잘 도와줄 겁니다. 그래서 로비에서 마주치면 적극적으로 인사도 하고, 가벼운 대화도 하면서 안면을 익히시길 바랍니다. 가끔 학생의 부주의로 화재 경보기를 건들어서 소방서에서 출동하기도 하고, 대피 사이렌이 울리기도 하지만 이럴 땐 너무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비상 계단을 따라 대피하시면 됩니다.
Tip – 보증금 환불
AUT 학생 아파트는 보증금을 요구합니다. 이는 아파트를 떠난 후에 환불 받을 수 있습니다. 약 30만원 가량 합니다. 만약에 벌금을 부과됐다면 이 보증금에서 우선 제합니다. 벌금 때문에 성적표를 못 받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보증금 환불은 한국으로 귀국한 다음에 1달에서 2달 정도 기다리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파트에서 나올 때 한국의 계좌번호를 정확하게 기입하시고, 이메일로 지속적으로 확인을 하셔야 빨리 환급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일본인 친구의 구애를 한사코 거부했었습니다. 저에게 가끔 한국말을 물어보면 가르쳐줬는데, 곧잘 따라하는게 언어감각이 뛰어난 얘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밥도 자주 같이 먹고, 대화도 많이 하면서 친해졌는데 제가 떠나기 전날에 선물도 사주고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어주고 해서 지금도 고마움을 느낍니다. 지금도 이메일로 서로의 소식을 교환합니다. Gita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제가 뉴질랜드 생활에 적응하는데 많은 힘을 줬습니다. 교환학생을 가시더라도 넓은 인맥을 쌓는 것도 좋겠지만 이렇게 깊은 감정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만드시는걸 더 추천합니다.
우연히 AUT로 교환학생을 온 베트남 친구에게 한국말을 가르쳐주게 됐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저는 카페에서 커피를 얻어 마시는 대가로 두 시간 정도 한국말 수업을 했습니다. 베트남에 한국인 여자 친구가 있어서 한국말을 배우고 싶다던 그 친구는 뉴질랜드의 생활을 매우 지겹게 생각했는데, 온통 여자 친구에 관심이 쏠려 있어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 후 그 친구를 다른 지인에게 소개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왜 자신을 남자로 소개하느냐며 불만을 보인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한국인 여자 친구가 있다고 해서 남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여자였던 것입니다. 외모가 중성적이라서 저는 미처 눈치를 못 채고 있었습니다.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웃기기도 했던 에피소드였던 것 같습니다. 학기를 마치고는 여자 친구를 하루라도 빨리 보기 위해 여행이나 휴식도 없이 베트남으로 돌아갔던 이 친구는 가끔 메일을 보내면 지금도 그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답장을 합니다.
지구는 매우 좁습니다. 한국에서 잠깐 교회에서 만났던 분을 뉴질랜드에서 다시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서로가 어안이 벙벙해서 한참을 깜짝 놀래있기도 했습니다. 뉴질랜드에 가셔도 충실히 생활하셔서 나중을 기약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오셨으면 합니다. 저도 그랬지만 뉴질랜드에 와 있는 외국인을 통해 그 나라를 평가합니다. 키위 교회에서는 열심히 봉사를 했던 한국인 형이 한 분 있었는데, 이 분 덕분에 그 교회에서는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에게 먼저 접근하려는 키위들은 별로 없습니다. 자신이 용기를 가지고 먼저 다가가야 그 사람들도 마음을 엽니다.
귀국 후 한동안 뉴질랜드로 다시 가고 싶은 마음에 시달렸습니다. 한국과 같은 치열한 경쟁이 없고, 자연 좋고, 사람들 좋은 그곳의 매력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포기 했지만 뉴질랜드로 워킹 홀리데이를 이용해 다시 가볼까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뉴질랜드는 다른 국가처럼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남반구에 위치한 이곳은 비행기로도 한참을 가야하는 곳입니다. 그러니 교환학생의 기회를 잘 살려보시길 바랍니다. 저에게 뉴질랜드에서의 경험은 앞으로도 특별한 것으로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줄 수 있는 정보 이상의 것들을 원하신다면 지금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친구들의 이메일 주소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뉴질랜드에 갔던 ‘LEE’의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하신다면 친절한 답변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