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graduate
Student Experience
경험 보고서를 생생하게 쓰기엔 조금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지난 교환학생의 날을 되돌아 보면, 아직도 생생히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1월, 한겨울이었던 한국을 떠나 맞이했던 florida의 따듯한 햇빛, 시원한 바람, 넓은 캠퍼스, 그리고 여유 넘치는 사람들. 처음 집을 떠나 생활하게 되었던 나에게는 익숙지 않았던 기숙사 생활도 편안한 환경과 웃음 가득한 사람들 덕에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금방 적응했던 기억이 난다. 경험 보고서를 쓰기 전까지 내가 파견되었던 곳에 대해 어떠한 걸 써야 좋을 지 많이 망설였었다. 대부분의 정보는 지난 경험보고서에 이미 서술되어 있어 겹치지 않게 쓰자니 중요한 부분들을 놓치는 감이 있고, 그렇다고 내 이야기만 쓰자니 너무 국한된 경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2009년 1학기 5명의 파견자들 중에 가장 마지막으로 이 경험보고서를 쓰는만큼 앞에 분들이 언급하셨던 기본적인 것들을 제외하고 쓰려고 하는 바이다.
내가 느끼고 경험하였던 Univ. of Florida는 활기가 가득했었다. 비단 같이 지내는 기숙사 친구들 뿐 아니라, 수업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각종 그룹이나 개인 활동에서 만날 수 있는 이들까지. 다들 정말 하나같이 자신의 삶에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이 미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되었든, 인간관계에 관련된 것이었든. 그러한 그 곳의 사람들이 florida에서의 4개월 동안 나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다.
교환학생 생활이야 말로, 정말 전적으로 자신의 의지에 의해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익숙했던 학교생활과 멀어진 채,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 공간에서 부담 없는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자칫 나태해지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태해짐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는 바이다. 여기서 내가 이 글을 읽게 될 분들에게 드리고자 하는 말은. 교환학생 생활만큼 자신의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기간도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 교환학생의 목적이 제각기 있을 것이고 그것이 어학능력의 향상이라면 거기에 맞게 다양한 수업을 경험해 보고자 한다면 그에 맞게, 그 곳의 문화를 맘껏 느끼고자 한다면 그 또한 그에 맞게 그 때 그 때 자신의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굉장히 당연해보이고 진부해 보이는 이 말을, 나도 4개월 내내 되풀이해서 내 자신에게 말하고는 했지만, 사실 이 중심잡기라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넘쳐나는 욕심으로 이 것 저 것에 다 기웃대다보면 어느 새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지난 일에 후회를 느끼지 않는 일이란 어려운 일이지만, 파견되시는 분들 모두 제 각기 이런 점은 만족했다고 꼭 느끼고 돌아오시길 바라는 바이다.
나의 경우에는, 먼저 평생토록 계속 연락할 수 있는 친구 다섯을 얻었다. 기숙사 생활을 하다보면 각종 행사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데, 나는 이런 생활의 반복으로 얻을 수 있는 인간관계보다는 일상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를 의도치 않게 얻게 된 운이 좋은 케이스라 생각한다. 룸메이트도 아니었지만, 일상을 함께하면서 짧은 기간에 그나마 조금은 덜 피상적인 관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 내가 4개월 동안 내 안의 중심잡기를 하면서 가장 크게 얻은 선물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다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공 수업과 곁들어 들었던 소수정예의 제2외국어 강의를 통해 다양한 친구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도 만족할 만한 경험이었다. 제2외국어 수업은 흔히 15명 미만의 학생들로 수업이 이루어지며, 본교의 그 것과는 달리 수업 방식이 굉장히 열려있는 바이다. 매 시간 둘러 앉아 역할극과 같은 것을 통해 문장을 익숙케 하는 것을 비롯하여 친구들 앞에서 매 시간 발표하는 것 까지 처음에는 많이 생소했고 조금은 유치해보이기도 했지만 어느새 그 문화에 동화되어 수업을 즐기고 있는 내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행복하였던 것 같다. 제2외국어를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듣게 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불어를 비롯한 스페인어 독일어 등의 언어들은 영어와 그 근본을 같이 하고 있기에 내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오히려 영어로 배우는 것이 더 실감났고 오래토록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말하고 싶다.
그 다음으로 캠퍼스를 최대한 이용한 것을 들 수 있다. Univ. of Florida는 미국에서도 네 번째로 큰 주립대로 캠퍼스 내의 시설 또한 그야말로 방대하다. 학교 내의 다양한 산책로가 있어 조깅을 비롯한 운동을 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탁 트인 녹지도 상당하다. 무엇보다 학교 내에 있는 두 곳의 큰 Gym은 본교에서는 보기 드문 시설과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더불어, 다양한 단과대의 도서관을 이용해 보는 것 또한 각각의 도서관의 분위기와 학생들의 성향 등을 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 추천하는 바이다. 각 단과대의 도서관은 학교 여러 군데에 흩어져 있으므로 발품을 팔아야 하긴 하지만, 그 만큼 값진 일이기도 했다. 파견되시는 분들은 위의 것들과 더불어 더 다양한 시설들과 환경들을 많이 즐기고 돌아오시길 바란다.
지금까지 서술한 것들은 교환학생 기간 동안의 경험 중 일부에 불과하며 간략히 굵직한 것들로만 세 가지를 추린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파견되실 분들은 이보다 더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을 하고 돌아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