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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보고서
파견대학 : Mannheim Univerisity
파견시기 : 2008년 봄학기
2003120083 이준요한
저는 2008년 1학기 독일 만하임대학에서 한 학기동안 교환학생으로 수학하였습니다. 대학이 위치한 만하임은 프랑크푸르트에서 보통 기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제법 큰 도시입니다.
캠퍼스의 개념이 우리와는 다소 달라 도시 곳곳에 대학 건물이 위치한 만큼 제가 살게 될 숙소 역시 기숙사는 아니고, 학생 주거시설 개념인데, 특정 학교의, 특정 학교를 위한 시설이 아닌 한 건물에도 근처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살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갔던 Ulmenweg이라는 곳은(숙소 건물 이름이 따로 있진 않고 그냥 동네 이름을 쓰고 있었습니다.) 학교를 대표하는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Schloss로부터 버스로 20여분 거리에 위치했는데, 한적한 공원과 조용한 주택가 그리고 근처에 큰 마트 등이 위치한 평온하면서도 편리한 생활환경에 많은 교환학생들이 주로 거주하게 되어 열린 마음으로 서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교환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던 곳 중에는 바로 뒤로 운하가 흘러 저녁이면 석양에 붉게 물드는 물가에서 백조들을 구경할 수도 있는 멋진 곳도 있었습니다. 앞에 말한 주요 건물인 Scholss는 성 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베르사이유 궁전에 이어 유럽에서 2번째로 큰 바로크건물로 엄청난 규모와 나름대로 화려한 외관까지 갖춰 실제로 도시의 자랑거리이기도 합니다. 학교의 주요 건물들은 이 Schloss 근처에 다 있어서 보이지 않는 캠퍼스 개념으로 생각할 수는 있었습니다.
독어 인사말 한마디 배우지 않고 도착한 독일 그리고 만하임에서의 시작은 매우 친절하고 순조로웠습니다. 친절하게 준비된 매뉴얼에 따라 International Office에 찾아가면 활달하고 친절한 도우미 친구들이 생활을 위해 필요한 등록 절차와 은행 계정 준비 그리고 거주허가(비자) 등의 문제를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단지 처음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은 관공서와 은행 그리고 특히 학교 사무실이 따위가 영업시간이 너무 짧고 요일에 따라 여는 시간대도 천차만별이어서 가끔 발생하는 처리할 일들을 해치우기 위해 가장 먼저 Opening hour를 염두에 두어야 했다는 점 정도였고, 한국에서 아무것도 준비 안하고 간 것 치고는 별 부담 없이 다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만하임대학교는 우리 경영대만큼 국제교류가 활발해서, 매 학기마다 200명씩 교환학생들이 왔습니다. 제가 고려대학교에 교환학생의 입장으로 다녀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만하임 대학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이방인으로서 만족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학기 시작까지 한국처럼 한자리에서 한번에 모든 업무가 끝나지는 않아 몸은 피곤했지만 학기가 시작되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마치 무빙워크에 몸이 실린 듯 별 생각 없이 따라가기만 하면 다 처리가 되었습니다. 교환학생들은 입국 전부터 VISU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Buddy를 지정 받아 운이 좋은 경우는 입국부터 모든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국제실을 통해 오리엔테이션과 캠퍼스 투어 그리고 심지어는 시간표 작성을 위한 오리엔테이션과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는 팁까지 제공이 되었고, 교환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과 동아리활동까지 소개받는 행사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추가적으로 독일 가정 초대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부부 가정을 초대받아 친구처럼 좋은 관계로 여러 차례 만나며 독일 가정의 문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독일 북부에 위치한 도시 함부르크, 체코 프라하로 떠나는 교환학생들을 위한 투어 프로그램도 있고, 1시간 거리에 위치한, EU 금융의 중심인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와 EU중앙은행 따위를 견학하는 프로그램 등 시키는 것만 따라다녀도 꽤나 바쁘고 제법 쏠쏠한 경험들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Pub Crawl 이라고, 마치 기차놀이 하듯 학생들이 줄지어 펍을 전전하며 술을 먹는 행사도 있었는데, 외국 친구들은 상당히 좋아했지만, 고연전을 여러 번 경험한 저로써는 애교로도 못 봐줄 행사도 있었습니다. 가끔씩 이런 것들이 한국인 그리고 고대인의 놀이문화와 열정에 대한 자부심을 강화해 주기도 했습니다.
봄학기는 우리 학교보다 빠른 시기인 2월 중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학사력은 존재하지만 빡빡하게 얽매여 있지는 않아, 학기 중에 학점 단위 수에 맞는 강의 시간만 충족하면 되도록 설계되어 있어, 미리 강의계획서에 명시된 대로 강의가 격주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학기 중반에 늦게 과목 강의가 시작되어 짧은 기간에 강도 높게 이루어 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한 것은 Block seminar 라고 부르는 타입의 수업이었는데, 주로 초청 교수가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몇주 정도 만하임대학에서 머물면서 강의가 이루어지는데, 어떤 강의는 금,토,일요일 3일에 거의 하루 8시간 이상 강도 높게 이루어지기도 하고, 편의에 따라 학사력상 학기 시작 전인 1월부터 강의가 이루어지기도 하해서 해외 유수의 대학에서 훌륭한 교수님들이 짧은 기간 방문을 통해 일회성 특강이 아닌 이수할 수 있는 정규 강의를 해 주셔서 매우 실용적이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수업은 특성상 계량적인 내용보다 정성적인 이슈들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아 학생들의 참여도도 더욱 높고, 부담 없이 참관하는 마음으로 수업에 들어와도 (비록 그러면 학점은 못 받겠지만) implication을 얻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 경영대학도 세계적인 대학이 되고자 노력하는데, 실제로 이러한 시스템으로 강의를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양질의 강의를 학생들이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부 토론형 수업이 아닌 경우는 대형 강의실에서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듣습니다. 저는 영어로 이루어지는 강의들로만 수강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함께 듣는 수업이라 동시에 같은 진도로 2명의 교수님께서 독어와 영어로 강의하시고, 선택적으로 둘 다 수강 할 수도, 섞어서 수강할 수도 있는 융통성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그에 앞서 더욱 유연한 것은 학기가 중반 정도 흐른 뒤에 시험을 보고 이수하고 싶은 사람만 이수를 위해 시험 신청을 등록하는 시스템입니다. 물론 일부 수업은 원활한 참여를 위해 개벌적으로 사전 수강신청을 하기도 하지만, 강의형 수업의 경우 대체로 시험신청만 하면 되기 때문에 수강신청에 실패해서 억지로 시간에 맞추어 과목을 결정하는 문제는 웬만하면 발생하지 않는 듯 했습니다. 계량적인 주제의 수업은 공대처럼 수업시간 외에 연습문제 풀이 시간을 갖는데, 이 역시 여러 차례 같은 내용을 여러 수업조교가 강의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선택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업에 따란 10명 정도가 참여하는 소규모 수업도 있었고, 심지어는 과목의 세부주제가 학생들에 결정에 의해 바뀌면서 과목명까지 조정하는 수업도 있는 등 유연한 학사행정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수업의 질 역시 우리 경영대 못지않게 좋았습니다. 경영대학은 독일에서 1,2위를 다투는데, 어느 모로도 강의의 수준이 높았지만 역시 눈에 띄기는 계량적인 내용의 수업이 상당히 심도 깊게 이루어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MIS 관련 수업은 중도에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고 포기하기도 했는데, 수리적이고 공학적인 내용이 요구되는 기초지식이 상당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교환학생들이 한 학기에 200명이나 되고, EU 국가간에는 Erasmu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장학금도 받으며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데다 독일어를 제1외국어로 사용하는 동구권 국가도 많고 학비가 싼 만큼 유학생도 많아 저는 독일에 갔지만 독일학생을 제외한 전세계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은 대체로 오픈마인드로 마음과 함께 머리까지 비우고 온 것인지 오랫동안 파티와 여행 게다가 학기 중간 2주간의 부활절 방학까지 공부를 모르고 지내다 가기 때문에 자연히 놀 여건이 충만한 교환학생끼리 어울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발표나 과제들은 알아서 챙기기도 할 때면 진지한 모습들도 보여주며 글로벌 인재들이 모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며 환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공부할 시간이라는 뜻인지 공식적인 Farewell party 역시 학기 끝나기 한달 전 쯤에 먼저 해치웁니다. 어쨌거나 독일에 갔기 때문에 미국 중심의 사고나 인종 간 차이와 차별을 배제한 채로 진심으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여행도 많이 하며 추억도 많이 쌓고 지금껏 오랫동안 연락하며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 함께 독일에서의 생활이 익숙지 않은 교환학생 친구들끼리 어울리다 보니 겉핥기 식으로 다녔을지는 몰라도 지역 내에도 재미있는 경험거리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후 내내 표 1장으로 시내의 모든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을 무료로 만끽할 수 있는 Museum night에는 웬만하면 해지기도 전에 사라지던 모든 시민들이 길거리에 나온 듯한 토요일 밤의 열기가 좋았는데, 반년에 한번 정도라 사람들도 꽤나 고대하는 눈치였습니다. 엄청난 인기와 만원관중으로 거의 모든 나라 친구들이 의아해 한 핸드볼 리그의 열기,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무료 음악 공연, 그리고 수준은 열악했지만 가족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던, 독일인도 모르던 분데스리가 야구까지 찾아 보았습니다. 제가 기대한 이상으로 만하임은 많은 것을 갖춘 발전한 도시였습니다.
사통팔달의 철도망이 자리잡은 만하임은 주변 유럽국가 여행에도 최적의 베이스캠프였습니다. 고속철의 주요 정차역이며 고속도로망 그리고 프랑프푸르트 공항과 저가항공 여객기가 주로 뜨고 내리는 한 공항까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여 틈틈이 훌쩍 떠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크게 부담되지 않는 저렴한 방법이 많아 교환학생 친구들과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더 깊은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멀지 않은 프랑크푸르트에는 후배들을 아끼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본인이 자발적으로 구하면 학기 후 인턴쉽이나 그 외 생활에 대한 문제까지 많은 선배님들의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팁으로 현지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의 독일 내 법인에서 인턴십을 원하면 학기초에 미리 지원을 해야 합니다. 입국 후 초반에 어리버리 관광객 수준을 벗어나면 파티들이 몰려오고 정신 없이 놀다 보면 챙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학기 말미에 우연치 않게 교우회 모임에 나가게 되었는데, 마침 총장님 유럽 순방기간에 교우회를 방문하셔서 학교에서도 인사 나눈 적 없는 총장님과 말씀도 나누고, 비록 막내가 되어 짧은 시간에 인텐시브하게 술을 마셔야 했지만, 선배님들의 사랑과 끈끈한 결속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좋은 점만 있었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자국어와 자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이방인에게 모든 것이 익숙하고 친절하기를 바라는 것은 거의 횡포나 다름없습니다. 사회 시스템이나 문화적 차이 때문에 가끔 당혹스런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어려운 일은 도움을 필요로 하기에 아쉬운 소리도 해야 할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짧은 시기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여건과 그에 맞게 유연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진행되는 학교생활과 학사일정 그리고 많은 교환학생 때문인지 편리하게 구축되어 있는 교환학생을 위한 인프라까지, 교환학생으로 아쉬움이 없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각각 다른 국가로 파견된 우리 경영대 친구들이 많았지만 저와 함께 만하임대학을 다녀온 친구들만큼 만족하고 즐거운 추억을 쌓은 학우들은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비록 귀국 후 한 학기가 다 끝나가는 시점에 쓰게 되는 경험보고서이지만, 다시 한번 그때의 기억들이 저를 웃음짓게 합니다. 이 글을 읽고 많은 후배 여러분들이 교환학생 파견교로 만하임대학을 선택해서 제가 지금 그러하듯 다음 후배들에게 이 곳으로의 파견을 추천하며 가슴 뛰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