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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ent Experience

[USA] University of Michigan 20-1 윤주원

2020.08.06 Views 1427 윤주원

안녕하세요 경영학과 18학번 윤주원입니다. 2020학년도 1학기 미국 Ross School of Business, University of Michigan에 교환학생으로 생활하였습니다.
학기는 1월 초에 개강하였으며, 4월 말 종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저는 3월 중순에 귀국하였고, 이후 강의는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1-1.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교환교에서 연락이 오면 이메일 내용을 잘 읽고 준비하시면 됩니다. Wolverine Access라는 사이트를 통해서 수강하고 싶은 course에 bidding을 하면 됩니다. 다 합쳐서 1000을 bidding에 사용할 수 있어서 저는 전공 4과목에 각각 250씩 분배하였는데 무리 없이 모두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자주 이용하게 될 사이트 중 Wolverine Access는 우리 학교의 수강신청, 포털 등의 기능을 함께 담은 사이트라고 생각하시면 되겠고, Canvas는 블랙보드처럼 사용되는 사이트입니다.
수강신청은 미리 해서 갔지만 미국에 도착해서 개강 후에 1~2주 정도 정정기간이 있는데, 이 때 교환학생 담당 선생님께 문의하여 일반 교양 한 과목에 추가로 신청하여 waitlist에 이름을 올려두었습니다. 아직 enroll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정정기간 동안 시간 맞춰 수업 수강하러 가서 교수님께 이름 말씀드리니 교수님께서 특별히 저 포함 2명을 넣어주셔서 추가로 3학점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학교와 같이 아직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어도 미리 수업시간에 찾아가셔서 수업을 청강하시면 많은 경우 교수님들께서 수강의 기회를 주시는 듯 했습니다.
1-2. 제가 수강한 수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MKT313 Consumer Behavior
- 많은 교환학생들이 수강하는 소비자행동론 수업입니다. 교수님이 굉장히 좋으시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Workload가 꽤 부담스러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직접 앤아버에 위치한 사업장과 협력하는 큰 팀 프로젝트가 하나 취소되었는데도 이 수업 과제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BCOM329 Social Media and the Changing Nature of Business
- 수업 전에 미리 읽어와야 하는 자료가 정말 많은데 그걸 읽어와야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수업은 대체로 미리 읽어온 자료(주로 ICT 등 관련) 에 대해 수업시간에 토의하고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되었고, 중간 및 기말을 담당하는 발표 두 번, 미리 일시를 알려주시는 서술형 퀴즈 두번이 있습니다. 발표를 해야만 참여 점수를 주시고, 교환학생들에게도 다른 학생들과 똑 같은 수준으로 참여하기를 원하시는 만큼 활발하게 의견 발표하면 좋아하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수업에서 배운 것이 많았고 재밌었습니다. 사실 팀플 2회 모두 팀원들을 정말 잘 만나서 마찰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이 큰 요소였던 것 같습니다.
MKT310 Fundamentals of Sales Management
- 고대에는 세일즈만을 위주로 다루는 과목이 없기 때문에 신청해 본 과목이었습니다. 일 주일에 한 번 세시간짜리 수업이었는데, 나이 지긋하신 교수님께서 목소리와 말투가 나긋나긋하셔서 집중이 잘 안 될 때도 많았습니다. 두 팀씩 나와서 모의 sales call을 진행하는 등의 팀플이 몇 번 있는데, 별로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고 대체로 평이했습니다. 전체 학기 동안 교수님이 수업을 진행하시는 것과 현직자 강연자분들의 강연이 약 5:5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BA310 Cross-Cultural Business
- 올해 처음 진행한 수업이라고 들었는데, 나라에서(?) 지원을 받아서 공을 많이 들인 수업이었습니다. Cross-Cultural Business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을 3주 정도 다룬 뒤 이집트, 리비아, 레바논에 위치한 세 개 학교와 화상으로 virtual exchange program을 진행하여 함께 수업을 했습니다. 굉장히 미래지향적인 수업이었는데, 4분의 교수님이 모두 매우 열정적이셨습니다. 학기말에 각 학교 학생들을 섞어 4 명 정도씩 팀플 과제를 진행해야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 와서 진행하려고 보니 알맞은 시간대를 찾기가 어려워서 힘들었고, 오로지 온라인으로 회의하고 준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ASIAN384 Centennial of Korean Cinema
- 한국인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수업입니다. 아시아학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선택해서 듣는 교양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정말 친절하시고 학생들을 많이 생각해 주십니다. 한국 영화사를 쭉 훑으며 굉장히 생소한 영화도 많이 보게 됐는데, 일주일에 영화를 두 편씩 보고 관련 리딩 자료를 읽어가야 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조금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영화 보는 것 자체는 과제로 느껴지지 않아서 크게 힘들게 느끼지는 않았지만, 지루한 영화들도 많이 있다 보니 일주일에 두 편이나 보고 감상을 써 와야 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이 수업을 듣던 학기 중에 Parasite가 오스카 4관왕을 하여 다같이 시내에서 무료로 영화를 보고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Q&A세션도 가지며 애국심이 한껏 고취되었습니다.

2. 기숙사:
교환학생들은 거의 기숙사에 살지 않았습니다. 신청할 당시부터 기숙사에 대한 안내는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학교가 Ann Arbor 도시에 넓게 퍼져 있어서 곳곳에 lease를 주는 아파트나 하우스들이 많고, 경영대 가까운 곳에 살기 좋은 집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방을 구하는 방식은 교환교에서 보내 주는 이메일을 활용했습니다. Outbound 교환학생들과 Inbound 교환학생들이 각자 자기소개, 예산 등을 기재하여 서로 연락할 수 있는 spreadsheet 링크가 주어집니다. 저도 예산과 희망하는 위치 등을 기재했더니 많은 학생들로부터 연락이 왔고, 그 중에서도 Six11이라는 아파트먼트에 개인 화장실과 방이 있는 학생과 계약해서 sublet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코로나 때문에 급하게 돌아오게 되어 계약 상 골치 아픈 일이 조금 있었는데, 시설은 정말 좋습니다. 일단 방이 작지만 깔끔하고 방마다 세탁기, 건조기가 있고 건물 내 피트니스 센터 등 여러가지가 잘 구비되어 있어서 생활하기에는 좋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아파트보다는 일반적으로 가정집 같은 곳에 렌트 구하는 게 훨씬 싸고 같이 사는 룸메이트와도 더 친근하게 지내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3-1.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KUBS BUDDY처럼 이름이 따로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이메일로 미리 연락이 옵니다. 팀을 짜서 첫날, 둘째날쯤 오티 끝나고 만나서 대화할 시간이 있는데, 친하게 지내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수업시간에 만나서 인사하는 것 정도 말고는 그 이상의 프로그램이나 교류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3-2. 물가
물가는 미국 다른 지역에 비해 평이한 편인 것 같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방 렌트비가 다른 지역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된 친구들에 비해 저렴했습니다. 맥도날드 같은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없어서 비교가 조금 어렵긴 하지만 식비도 대략 $10~$15 정도면 외식으로 한 끼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고 식재료를 사와서 직접 요리를 잘 하는 경우에는 훨씬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OT 때 받은 학생증을 가지고 앤아버에 다니는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쇼핑센터에 갈 때나 이동할 때 우버, 리프트와 함께 버스를 잘 이용했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에는 일단 지내게 될 방을 열심히 알아보고 빠르게 구하시는 게 좋습니다. 조급할 필요는 없지만 미리 해 두면 큰 걱정 하나를 덜 수 있으실 겁니다. 도착하자마자 이용하실 수 있는 유심을 사서 가시면 좋습니다. 길도 찾아야 하고, 현지 전화번호가 있어야 편하게 우버나 리프트를 이용하실 수 있으니 미리 5일이나 일주일 정도 임시로 이용할 수 있는 유심을 준비해 가시면 편리합니다. 저는 미시간 도착 전 닷새 정도 서부 여행을 하느라 일주일치 유심을 한국에서 사 가서 이용한 다음, 미시간에 도착하여 T-mobile에 가서 4달치 유심을 새로 결제했습니다. 한 달에 10GB랑 데이터 무제한이 $10정도 차이가 났었는데 학교나 집에 있는 동안은 어차피 와이파이가 되니까 본인의 성향에 맞게 선택하면 됩니다. 여행 갈 때 넉넉하게 사용할 생각도 미리 해 두시면 좋을 듯 합니다.
수강신청을 할 때 실라버스도 잘 읽어보고 구글에 교수님 성함을 검색하면 수강평이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잘 찾아보고 수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시간의 겨울은 대개 매섭지만 제가 다녀온 2020년에는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서울의 겨울과 비슷했다고 느꼈지만 우중충하거나 눈이 오는 날이 많으니 추위를 많이 타는 분은 전기 담요같은 걸 사서 가져가시면 잘 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일러가 아니라 히터식이다 보니 너무 건조하기도 하고 잘 때는 으슬으슬한 것 같았는데 저는 침대에 전기담요 하나 깔아두고 사용하니 좋았습니다.
3월 첫째 주에 spring break라고 해서 일주일간 단기 방학이 있습니다. 학사일정에 나와 있을 것이니 미리 언제인지 파악해서 여행 계획 세우시면 좋습니다. 전국의 학교들이 거의 이 시기에 동시에 쉬기 때문에 항공권과 숙소는 미리 예약할수록 저렴합니다. 저는 이 때를 이용해서 9일정도 보스턴-뉴욕-워싱턴DC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보험은 학교에서 들으라고 하는 걸 해서 제가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습니다. 비자 같은 경우는 검색해보시면 네이버 블로그 등에 신청하는 방법이 상세하게 잘 나와있는데, 일정 잘 생각하셔서 좀 넉넉히 일찍 준비해두시는 것이 마음이 편합니다. 광화문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에 가서 인터뷰도 해야 하니 본인에게 알맞은 날짜와 시간대에 신청하셔서 다녀오시면 됩니다. 비자랑 여권은 신체의 일부라고 생각하시고 항상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챙기셔야 합니다. 보통 F1 비자를 받게 되는데, 이 비자를 보여주니 출입국 검사도 좀 간단하게 마쳤습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이 때 수령한 F1 비자 서류가 다음 번 미국 방문할 때도 필요할 수 있다고 하니 귀국 후에도 잘 챙겨두시기 바랍니다.

6. 파견교 소개:
미시간 대학교는 미국 공립대학 중 1위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우리 경영대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 학교들 중 가장 QS랭킹이 높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학생들 수준도 높고 교수님들도 학생들에게 많은 걸 요구합니다. 교수님들 모두 열정적으로 수업하시고, 직접 참여해야 하는 수업이 많았습니다. 미시간 주 외의 지역에서 입학하려면 등록금이 무지막지하게 비싸기 때문에 대체로 미시간 출신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MBA와 로스쿨 모두 국제적인 명성이 매우 높아서 약간의 신경전이 있습니다. 싸움이 나고 그런 건 아니지만 고연전스럽게 서로 장난을 친다고 들었습니다. 아이스하키 경기도 열린다고 하는데, 가보진 못했습니다. 법대 도서관이 호그와트처럼 생겨서 예쁘기로 유명합니다. 저도 몇 번 가서 공부를 해 봤는데, 정말 가슴이 웅장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Ross 경영대 건물이 으리으리하고 멋있습니다. 주로 경영대 건물들에서 수업을 듣고 팀플을 하게 되실 텐데, 현차의 크고 밝은 버전이라고 느꼈습니다. 스타벅스랑 편의점, 간단한 식당이 안에 있으니 이용하시면 됩니다. 스벅은 공통적으로 평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도 맛도 서비스도 그냥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리적 이점 때문에 쉬는시간에는 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7. 총평 및 소감:
저는 Ross와 University of Michigan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비록 4개월 정도의 학기 중 3개월도 채 못 채우고 귀국해야 했지만, 귀국하고 나서도 수업의 질이나 수준이 떨어지지 않고 끝까지 개별 학생들의 상황을 케어해주는 학교와 교수님들의 모습을 보며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한국에 귀국하고도 실시간으로 이어지는 강의에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수업을 들으며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경험조차도 다신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추억입니다.

정말 다행히도 저는 이번에 함께 파견된 친구 덕분에 혼자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학교에서 갈 수 있는 다른 교환교들에 비해
미시간대학교에는 한국 교환학생이 현저히 적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학교들 중 저희 고대 경영학과만이 단 두 명을 미시간 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보냈습니다. 물론 현지에 한국인 유학생들이 많기는 하지만, 거의 만나서 대화할 일이 없고 보통 교환학생들은 교환학생들끼리 친해지기 때문에 한국말을 쓸 일이 정말 적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어와 문화를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이 점이 좋았지만, 이런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처음 만날 때 동양인들은 동양인들끼리, 유럽인들은 유럽인들끼리 모이는 경향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저는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었습니다. 현지에서 만난 교환학생들과 친해져서 같이 시카고 여행도 다녀왔고, 가까운 디트로이트에 아이스하키 구경도 가는 등 값진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경영대인 만큼 역시나 팀플을 많이 해야만 했습니다. 본인이 먼저 위축되거나 주눅들 필요 없이 그냥 우리 학교에서 하시던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팀원들도 교환학생이라고 무시하거나 싫어하지 않습니다. 교환학생이라고 꺼려하기는커녕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하니까 한국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관심 가지는 팀원들도 많았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다양한 수업에서 진행된 모든 팀플에서 만난 팀원들과 별다른 마찰 없이 오히려 친하게 지내며 잘 지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하던 것보다 교환교에서 강의는 좀 설렁설렁 들었지만 팀플은 프리라이딩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배운 것이 정말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강의도 열심히 들으시고 팀플도 열심히 하셔서 저보다 더 많은 것들을 가져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