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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제도 개선으로 따뜻한 경영대 만들어 나간다”
모든 학생이 경제적인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 확대,
생활비 장학금 신설,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정책도 지속 추진
이진규 고려대 경영대학장의 활약이 눈에 띈다. 취임 후 3개월 만에 경영대만의 학생지원센터를 설립해 체계적인 학생 복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더니 KUBS 라이프 가이드북 발간, 경영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확대, 멘토링 프로그램 재정비 등 각종 정책을 진두지휘하며 취임 후 약속했던 경영대 내실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대에 대한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대기업 인사담당자 평가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더니, 올해 전세계 경영대학 연구업적 평가(UTD, 2006~2010)에서 국내 최초 100위권에 진입하는 쾌거를 거뒀다. 전자가 학생이 얻은 칭찬이라면 후자는 교수에 대한 평가다. 대학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교수 모두가 인정받으면서 경영대학의 안팎이 굳건해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진규 학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경영대 장학제도 개편을 통해 다시 한 번 내실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를 만나 장학제도 개편의 취지와 방향을 듣고 지금까지의 성과를 점검해 봤다.
Q. 경영대 장학제도 개편을 추진하시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우리나라에서 장학금이라고 하면 대부분 성적 좋은 학생들이 받는 것으로 인식합니다. 학생들의 학습 성취율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장학금이 지급돼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학금의 기본원칙은 교육기회의 균등입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본래 민족자본을 중심으로 설립된 고려대는 언제나 학생들의 잠재력을 중요한 요소로 꼽아왔습니다. 학생이 현재 처한 상황보다는 잠재력을 보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에 ‘시골에서 오는 학생들이 많은 대학’으로 유명하기도 했습니다. 고려대에서 공부하고 자란 내 가치관 속에 이런 생각이 늘 자리잡고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잠재력이 있는 모든 학생들이 장학금으로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목적입니다.
Q. 고대 경영은 장학금 지급률이 높은 대학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지금까지의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A. 우리나라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예전처럼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은 줄었지만, 이번 학기 경영대 신입생 통계를 보니 가구당 월 수입 300만원 미만인 가구가 1/3이나 됐습니다. 절대적인 빈곤층이 많다기 보다는 상대적인 빈곤층이 많은 겁니다. 이 정도 소득으로 자녀들을 대학 보내고 용돈을 주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학장이 된 이후 고려대 경영대가 지급하는 전체적인 장학금의 비율을 살펴 보니 면학장학금의 비율이 성적장학금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낮았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경영대 간 경쟁 심화로 지난 몇 년 성적 좋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4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성적위주의 정책을 추진한 게 한 가지 이유가 아닐까 추측합니다. 하지만 실제 입시 결과는 성적 장학금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고대 경영에 들어올 학생이면 학교가 갖는 다양한 장점 때문에 대학을 선택하지, 단순히 장학금 때문에 선택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Q. 그렇다면 장학금 제도는 어떻게 변화됩니까. 어떤 면에 중점을 두셨습니까.
A. 우선 면학장학금이 확대됩니다. 그러나 면학장학금 확대된다고 해서 반대로 성적장학금이 대폭 축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적 장학금은 최대한 유지하고 면학 장학금의 비율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이럴 경우 장학금의 전체적인 지급규모가 늘어나야 합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제한된 규모의 장학금으로 성적과 면학을 나누는 제로섬 게임식의 정책을 지속해 왔다면 이제는 전체적인 규모를 키우겠다는 겁니다.
또 한 가지는 생활비 장학금을 신설하는 안입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는 등록금뿐만 아니라 생활비까지도 장학금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장학금 하면 단순히 등록금만 생각해 왔는데 사실 대학에 다닐 때는 등록금뿐만 아니라 생활비도 필요합니다. 공부하면서 밥도 먹어야 하고, 책도 사야 하고 드는 돈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면학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은 생활비까지도 직접 벌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느라고 잠도 못 자고 공부도 소홀히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생활비를 지원하는 장학금을 만들 예정입니다.
Q. 장학금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원 마련이 관건일 것 같습니다.
A.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계시는 교우들이 그 동안 기꺼이 장학금을 후원해 주셔서 후배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난 해 경영대 신축 건물에 보내주신 교우님들의 성원은 우리 고대 경영의 힘을 다시 한 번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기회가 됐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 우리 대학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해외 유명 대학에 비해 장학금의 규모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대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는 것입니다. 학생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부탁 드립니다.
Q. 최근 반액등록금 문제가 우리 사회의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무턱대고 등록금을 반액으로 줄이자는 논리는 정치적 포퓰리즘일뿐 실효성 있는 정책이 아닙니다. 반액 장학금이 대두된 이유는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대학에서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등록금을 줄이는 것 보다는 장학금 지원을 확대해 혜택이 필요한 학생에게 재정지원을 하는 것이 더욱 자본주의 논리에 맞습니다.
반액등록금을 이야기 하기 전에 우수한 교원과 시설 확보를 통한 대학의 경쟁력 강화가 우선 논의되어야 합니다. 잠재력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있다면 등록금은 물론 생활비까지도 장학금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기부문화 확산을 통한 장학금 확충이 반액등록금보다 합리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Q. 학생지원센터 설립이나 멘토링 프로그램 재정비부터 지금 추진하시는 장학제도 개편까지 추진하시는 각종 일들이 학생지원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일관되게 지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취임하고 경영대 내실화를 약속하셨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셨다고 보십니까.
A.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습니다만 아마도 평소에 제가 갖고 있던 교육에 대한 철학과, 고대인으로 37년간 살아온 세월이 정책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학은 자신의 잠재력을 가장 잘 발전시킬 수 있는 인생의 핵심 시기입니다. 공부 잘하고 고시에 합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 속의 참 시민으로서 글로벌 시티즌십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학생들이 경영대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성숙한 지구시민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내실을 더욱 다져나갈 계획입니다.
Q.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을 계획하고 계십니까.
A.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또 하나 추진하고 있는 것이 경영대 차원의 기숙사 건립입니다. 현재 고려대 전체적으로 기숙사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 뿐만 아니라 경기 지역 원거리에 거주하는 학생들도 등하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현재 기숙사 수준으로는 이들을 수용하기 힘듭니다. 새로 건립되는 기숙사는 단순한 숙소의 차원을 넘어 맞춤형 편의 시설을 갖출 예정입니다. 외국인 학생들도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 설계됩니다. 경영대 모든 교수 및 직원들은 훌륭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경영대의 발전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