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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10월4일 아침 최근 언론들의 등록금 인상기사와 관련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김윤식)
등록금을 올린다는 것은 교수회의에서 우수학생유치를 위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기한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인상계획을 마련하거나 논의한적이 없다는 것이다.
장 학장은 또 교수회의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게된 배경과 장학금에 대한 평소의 철학등에대해서도 소상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장학장이 직접 작성한 글 전문이다
경영대 등록금 보도에 대한 경영대 학장의 글
경영대 학생, 학부모님 그리고 고대가족 여러분께,
최근 경영대 등록금 인상과 관련하여 많은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 중 상당수가 잘못 전달된 것임에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우리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서 염려하실 것으로 우려되어 경영대 학장을 맡고 있는 제가 직접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사실관계와 저의 생각을 소상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다소 긴 글을 쓰게 된 것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등록금을 2배로 인상할 계획’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드립니다. 더구나 ‘성적 하위 10% 학생의 등록금을 2배로 올려서 성적 상위자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정상적인 양식을 가진 지식인으로서 상상조차하기 어려운 허구임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이러한 보도가 시작된 것은 지난 9월 12일 경영대학 교수회의에서 학장으로서 경영대학의 장기발전구상을 밝히는 자리에서 개인적 생각으로 하나의 아이디어를 말한 것이 그 발단입니다. 이 회의는 학장을 연임하게 되어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교수님들께 경영대학의 개혁적 발전에 대한 학장의 비전과 구상을 밝히는 자리였습니다. 내용 중에는 교수진 대폭 확대, 우수학생 유치, 교육내용의 전문화와 다양화, 교육시설확충, 국제화 등의 다양한 발전요소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장학금 확대와 등록금 인상에 대한 저의 생각은 ‘우수학생 유치’의 내용을 설명하는 내용에서 예를 들었던 것일 뿐 어떤 계획도 입안되거나 논의된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히는 바입니다.
등록금 인상보도가 처음 나온 지난 10월 2일 아침 학교에 출근하자 제일 먼저 경영대 학생회장과 간부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왜곡된 보도내용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서 걱정하게 될 것을 우려하여 가장 먼저 학생들을 만난 것입니다. 학생회 간부들에게 등록금 인상에 대한 계획이 수립된 적이 없다는 것에 대한 사실관계를 설명해주었고, 학생들이 갖고 있는 우려에 대한 저의 생각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학생회 간부들은 등록금 인상계획이 없음을 납득했습니다.
언론의 문의에 대해서도 등록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 나쁜 학생 등록금 2배 올려 장학금”과 같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왜곡보도가 계속되어서 경영대 학생 여러분 뿐 아니라 고대 가족 모두에게 언론을 통하지 않고 제가 직접 관련 내용을 알려드리는 것이 도리에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최고 경영대학의 교수로서 또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학장으로서 우리 고대 경영대학을 세계적인 명문 경영대학으로 만들고자 하는 꿈과 욕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한 꿈이 오늘은 꿈이지만 미래에는 분명한 현실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방안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학장을 맡은 이후로 꿈을 현실화하는 실천에 경영대 모든 교수님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경영대 모든 교수님들께 경영대 장기발전에 대한 학장의 비전과 구상을 밝힌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그 내용에는 교수진 대폭 확대, 우수학생 유치, 교육내용의 전문화와 다양화, 교육시설확충, 국제화 등의 혁신적인 저의 구상이 담겨 있으며, 그러한 구상들의 구체적인 내용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 밝힐 수는 없습니다. 그 내용의 일부는 멀지 않은 장래에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가지고 공개하고 또한 현실로 만들 것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등록금 문제는 앞서 분명하게 밝힌 바와 같이 구체적인 계획이 없습니다. 그러나 학장이 하나의 예로서 생각하게 된 계기는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혁신적인 장학금제도를 만드는 고민의 일환입니다. 우리 고대 경영대학의 장학금 지급실적은 지난 2006학년도를 기준할 때에 등록금 총액 대비 23%이며, 재학생수 대비는 50%입니다. 이러한 장학금 지급수준은 국내에서는 가장 높은 최고의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하고 경제적 부담능력이 낮은 학생들에게 충분한 혜택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전액장학생은 2006년 1학기에 재학생의 9.6%인 194명에서 2007년 1학기에는 장학금 지급총액을 늘려서 14.7%인 267명으로 크게 확대했지만 필요한 학생들의 수요에는 크게 부족합니다. 이나마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은 교우들이 모교에 대한 사랑으로 지속적인 기부를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학교재정 상황으로는 장학금제도를 혁신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한계에 이르러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상황에서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고려대학교의 선택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을 받는 서울대학이나 카이스트와 같은 대학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학생선발의 자율권이 제한되어 있고, 학교재정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지극히 낮은 수준이며, 기여입학도 허용되지 않은 주어진 현실에서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매우 적습니다. 그렇다고 오늘의 현실을 그냥 받아들인다면 세계적인 명문대학이 되는 것은 헛구호에 그칠 것이고,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는 국립대학에 영원히 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명문사립대학임을 자부하는 우리 고려대학교와 우리의 맞수인 연세대학교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 100위 대학 내에 아직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뿐 만 아니라 최근의 국내대학평가에서는 우리나라의 양대 명문사립대학이 광복 후 1946년에 설립된 서울대학교에 뒤지고 있으며, 일부 평가에서는 불과 30년의 역사밖에 되지 않은 카이스트나 포항공대에게 까지도 뒤지는 경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전체 학생의 3분의 1이 전액장학금을 받고 또 다른 50% 이상의 학생들이 다양한 수준의 장학금을 받게 되어 전체 학생의 90%가 장학금 혜택을 받는 혁신적인 장학제도를 생각하게 된 것은 그런 고민의 일환입니다. 이러한 장학제도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이 필요합니다. 필요한 추가재정은 기부금 모금과 등록금 인상으로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구체적 계획이 없는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지만 등록금 인상을 포함한 이런 혁신적인 장학제도를 도입할 경우에 실제 등록금 인상효과는 전체 학생의 10%에만 해당하며, 우리 사회에 경제력 상위 10%는 그 정도의 경제적 추가부담을 해야 할 책임이 있고 또 그럴 능력이 있다고 판단을 하기 때문에 그런 구상을 한 것입니다.
장학금 확대와 등록금 인상에는 반드시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첫째는 등록금 인상이 경제적인 부담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전가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장학금 수혜자의 절대 다수가 경제적 필요성을 기준하여 선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저의 신념입니다. 제가 학장을 맡은 지난 2년 동안에 장학금 지급액의 65%를 경제적 필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지급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둘째는, 장학금이 경제적 부담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보다 많이 지급되는 것처럼 등록금도 경제적 부담능력이 뛰어난 학부모님들이 보다 많은 부담을 하는 제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학부모님이 대기업에 근무하는 경우에 회사에서 등록금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등록금이 인상되더라도 경제적 부담능력에 따라서 지금보다 형평성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셋째는 장학금 혜택과 등록금 부담이 경제적 능력에 따라서 차등화 되더라도 장학금 혜택을 받기 위한 학생들의 경쟁적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러기에 100% 장학생이란 의미가 없을 것이며, 전액지원을 받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존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경영대학은 현재에도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거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인해서 등록금 마련이 어려운 소수의 학생들을 위해서 “SOS 장학금” 제도를 마련하여 성적과 전혀 관계없이 등록금 뿐 아니라 일부 생활비까지도 지급하고 있습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서 학교를 쉬고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일하는 제자에게 SOS장학금을 지급해서 학교로 돌아오게 했던 일이나, 경제적인 어려움에 겹쳐서 암투병을 해야 하는 제자에게 등록금은 물론이고 수술비까지 SOS장학금으로 지급한 결과로 그 학생이 결국은 우수한 학업성과를 내고 공인회계사 시험에도 합격한 경우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리고 뭉클합니다.
그러기에 혁신적인 장학제도에 대한 저의 생각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성적별로 등록금을 차등화한다’ 심지어는 ‘성적 나쁜 학생 등록금 2배 올려 장학금’ 준다는 식의 선동적인 내용의 일부 언론보도들은 저의 생각과 다른 왜곡이며, 저의 평소 철학과 소신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왜곡보도는 재학생의 절반인 50%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전체 장학금의 65%가 경제적 필요성을 기준하여 지급되고 있는 현재의 경영대학에 대해서 ‘성적 나쁜 50%의 등록금으로 성적 좋은 50%에게 장학금을 준다’고 왜곡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더구나 초등학교 수준의 산수능력으로도 10%에게 등록금을 2배 올려서 33%에게 전액장학금을 주고 전체의 90%가 장학금혜택을 받는 제도를 만들 수도 없다는 것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왜곡보도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고려대학교를 너무도 사랑합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학교를 사랑하는 애교심이 뛰어난 교우, 교수, 학생, 학부모가 있기에 오늘의 100년의 역사를 가진 명문대학이 되었습니다. 저보다도 더 큰 고대사랑을 가지고 있는 교수들과 교우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모교에서 교수로서 제자를 길러내는 영광을 갖게 있기에 누구보다도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학문연구와 강의 뿐 아니라 사회활동을 할 때에 자부심에 걸맞은 책임을 잊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높은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항시 마음 한 구석에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인정받는 대학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세계적인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수많은 다국적 대기업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 세계적인 최고의 경쟁력을 인정받는 대학이 하나도 없는 현실이 부끄럽습니다. 자본도 자원도 없었던 대한민국이 오늘의 경제발전을 이루고 다수의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만들어 낸 것은 근면하고 우수한 사람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람을 길러내는, 그 것도 최고의 지도적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은 아직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크게 잘못된 모순입니다. 우리 고려대학교가 길러낸 인재들이 오늘의 경제성장과 기업발전을 이루어 냈는데 정작 그 인재들을 길러낸 고려대학교가 세계적인 최고의 명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부끄럽습니다.
저는 경영대학 교수로서 그리고 학장으로서 우리 고대 경영대학을 세계최고의 명문 경영대학으로 만드는 꿈을 현실로 이루고 싶습니다. 그 꿈은 우리 학생들과 교수님들의 역량으로 반드시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방안들의 극히 작은 부분을 지난 교수회의에서 교수님들께 설명드렸던 것입니다. 주어진 여건이 충분하지 못해서 그 꿈을 이루는 것이 지연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대학교육은 의무교육과는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대학진학율이 80%에 이르러 대학교육이 대중화되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모든 대학이 같은 잣대로 규제되고 사립대학의 자율권이 제한된다면 우리나라는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받는 국립대학이 아니면 세계적인 대학이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교육으로 길러낸 인재는 국가의 자산이기 때문에 대학교육에도 국민의 세금을 일부 지원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러나 국가의 재정은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일차적 혜택이 주어지는 의무교육에 우선적으로 지원되어야 하며, 선택적 일차적 수혜자가 학생인 대학교육을 전적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 반드시 옳은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사립대학교는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받는 국립대학과는 분명하게 다른 자율적인 운영이 허용되어야 합니다. 오늘의 현실이 그렇지 못한 것 또한 안타깝습니다.
등록금은 단과대학 학장이 결정할 권한이 없습니다. 또한 이번 장학금과 등록금에 대한 저의 생각을 총장이나 대학본부의 관련 처장들과 어떤 형태의 논의나 협의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말 그대로 학장의 개인적 생각이며 학교 당국이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다시 밝힙니다. 그러나 제도와 여건이 허용한다면 장학금 대폭확대를 위한 다양한 혁신적인 시도를 해보고 싶은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지난 9월 교수회의에서 경영대 교수님들께 설명드린 교수진 대폭 확대, 우수학생 유치, 교육내용의 전문화와 다양화, 교육시설확충, 국제화 등의 구상은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만들어지면 고대와 경영대학을 사랑하는 이들과 공유할 것입니다.
언론들이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회의에서 언급한 아이디어까지 대서특필을 한 것은 그만큼 우리에게 거는 사회의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부 언론들이 내용을 잘못 전달하여 혼선을 빚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학교와 학생, 학부모님 그리고 교우들의 명예를 손상시키기도 했지만 과열된 취재경쟁에서의 해프닝으로 대승적으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2년 전 학장에 처음 취임했을 때에도 지난 9월 교수회의에서와 같이 학장으로서 경영대 교수님들께 저의 비전과 구상을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2년 전 교수회의에서 교수님들께 저의 비전을 발표했던 자료의 맨 마지막이 아래의 문구였습니다. 지금도 같은 생각입니다.
A dream, you dream alone is only a dream
A dream, you dream together is a reality
- Yoko Ono -
저는 교수로서, 학장으로서 그리고 교우로서 고려대학교와 경영대학을 너무도 사랑합니다. 그러기에 우리 고대 경영대학이 세계최고 명문 경영대학이 되는 꿈을 반드시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꿈을 교수, 학생, 교우, 학부모 등 고대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가 함께 꾼다면 현실이 될 것입니다.
2007년 10월 4일 아침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학장 장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