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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석 교수가 학생들에게 주는 글

2007.08.17 Views 2633 정혜림

경영신문은 여름을 맞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배종석 교수에게 인생을 제대로 사는  방법 등에 관한  원고를 청탁했다. 다음은 배교수의 경영신문 기고내용(편집자)
  
 
  오늘날 한국사회에 가장 필요하면서도 가장 공급이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리더’라고 생각한다. 한국사회 곳곳에서 리더는 더 요구되지만 제대로 된 리더를 키워 내는 곳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나는 우리 학생들과 교우들이 이 여름을 보내면서 한번쯤 생각하고 지나갈 과제로 세 가지를 나누고 싶다.
 
  첫 번째로 나누고 싶은 것은 개인과 조직의 비전을 한 번 더 점검하고 제대로 세우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작년에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서 연구년을 보냈다. 그 경영대학원의 캐치프레이즈는 Change lives, Change organizations, Change the world 등 이었다. 삶을 바꾸고 조직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것이 경영대학원의 슬로건인 것이다. 미션은 “경영을 이해하는 것에 깊이를 더하고 증진시킬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그런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세상을 변화시킬 혁신적이고 원리에 충실하며, 통찰력이 있는 리더를 개발하는데 있다”였다. 즉 지식을 창출하고 그 지식으로 리더를 키우는 것이 그들의 미션이다. 
 
  나도 내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리더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강의에 임하고 있다. 조직개발론 수업은 늘 조직을 어떻게 건강하게 바꿀 것인가에 관심이 있다. 인적자원관리 수업은 기업을 사회적 공동체로 개념화하여 사람을 통해 어떻게 기업이 경쟁력도 가지면서 행복하게 직장생활을 하도록 할 것인가에 관심이 있다. 
 
  개인과 조직의 구체적인 비전의 내용은 다르겠지만 그 방향은 사람을 살리고 조직과 사회를 건강하게 회복시키며 보편적 가치가 살아 숨 쉬게 하는데 있어야 할 것이다. 고대의 가치를 가지고 설명한다면 고대 구성원 개인이 가진 재능들을 자유롭게 발현하여 창의적 가치창출에 기여를 해야 하고, 조직과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과 불공정한 모습을 바로 잡아야 하며, 진리가 발견되고 통하도록 질주하도록 비전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비전의 방향성은 진로와 경력과 연관성을 가지게 된다. 진로를 선택할 때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인가?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인가? 내가 하는 일이 남에게 유익이 되는 것인가? 생을 걸고 도전해볼 만한 비전을 발견해가는 것은 중요하고, 발견한 자는 눈빛이 달라질 것이다. 
 
  두 번째로 나누고 싶은 것은 비전을 가진 자는 실현을 위해 준비와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훈련의 질곡과 눈물을 맛보지 못한 자는 결코 승리의 기쁨을 오랫동안 누리지 못한다. 그렇다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일반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 경영대학이 제법 잘 준비시켜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역량만 강조하면 남 밑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능인 정도를 길러낼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더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좋은 성품을 가꾸는 것이다. 최고경영자로 올라가면 갈수록 부족한 것이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성품의 문제가 많은 것을 보게 된다. 즉 무엇을 할 수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의 문제는 더 중요하다. 
 
  신문에 유명한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것은 역량이 모자라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성품의 문제와 관련이 된 것들 때문이다.  내면이 건강한 인격을 형성하면서 사회적으로는 조화로운 관계를 형성해가는 것이 경영자의 자질에 필요한 요건인 것이다. 
 
  우리 사회의 리더십 부재는 역량의 부재라기보다는 철학의 부재이며, 건강한 인격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균형있는 준비가 필요하며, 인문학의 서적들을 읽어야 하며, 바른 세계관을 형성할 필요가 생긴다. 
 
  세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비전실현을 위해 준비되고 훈련받은 사람은 반드시 그것을 남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이라는 책에서 저자들은 기업의 존재이유를 예시하고 있는데, 공통점은 기업들이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긍정적인 가치를 창출하여 사람과 사회를 섬긴다고 되어 있다. 
 
  우리는 열심히 공부해서 남 줘야 한다. 많이 받은 자는 많은 것을 기여하도록 사회로부터 기대되어진다. 이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가 아닌가. 이를 위해 짧은 시간이라도 남을 봉사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나는 대학 다닐 때 여름마다 농촌에 가서 봉사 활동한 것을 잊을 수 없다. 
 
  최근 우리 경영대학이 잘 나가는 것에 우리는 모두 심취해서 기뻐하고 있다. 물론 나도 누구보다도 기쁘고 더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킬 미래의 지도자를 키워야 하며, 우리의 졸업생들로 인하여 이 세상에서 자유와 정의와 진리가 살아 숨 쉬는 것을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진은 지난 4월 10일 경영관리 설명회에서 발표 중인 배종석 교수. 

**배종석 교수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HRM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양대학교를 거쳐 2002년부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Asia Pacific Business Review (UK 저널) 편집위원과 International Journal of Human Resource Management 저널의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학부과목으로는 ‘인적자원관리’, ‘조직행동론’, ‘조직개발론’을, 대학원에서는 ‘인적자원관리’, ‘인적자원관리 특강’을 가르치고 있다. 인적자원관리가 혁신성과에 미치는 효과, 신규사업의 조직화전략 등 주로 인사관리가 기업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