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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경영대 1위 비결

2010.11.23 Views 1566 정혜림

= 연구 역량 ‘최고’ .... 영어 강의 비율 63% =

올해 경영대학 평가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고려대는 오는 2015년까지 세계 50대 경영대학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비전을 착착 실현해 나가고 있다.

올해 고려대는 대학별 연구 역량을 평가하는 ‘UTD 톱 100’ 랭킹에서 세계 72위, 국내 1위를 차지했다. UTD 랭킹은 미국 텍사스주립대 경영대학원이 1990년부터 경영학 분야 24개 최우수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수를 집계한 것이다. 고려대는 2007년부터 꾸준히 UTD 랭킹 100위권에 이름을 올려왔다. 올해 평가에서 고려대는 논문 총9편(3.08점)으로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대, 미국 보스턴 칼리지 등 해외 명문 경영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국내에서 UTD 랭킹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곳은 고려대가 유일하며 국내 경쟁 대학(논문 3편, 1.16점)을 3배에 가까운 차이로 앞섰다. 그동안 우수한 교수진을 영입하고 국제 저널 논문 게재를 지원하는 등 연구 역량 강화에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라는 평가다. 

올 한 해 고려대 경영대학에서는 신경영관 신축기금 모금 운동이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고려대는 현재 ‘글로벌 50’ 비전의 일환으로 신경영관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1만5533㎡(4700평) 부지에 420억 원을 들여 지상 5층 지하 4층 규모로 지어질 이 건물은 고려대 경영대학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신경영관 건립을 위해 지금까지 2000명이 넘는 졸업생들이 기부에 참여하면서 뜨거운 모교 사랑을 보여줬다. 고려대 경영대학은 최종적으로 3000명 이상의 교우들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기금 모금은 최종 목표액과 실적액, 개인별 기부액을 밝히지 않는 ‘3무 정책’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대학 모금 사상 전례가 없는 모금 성과는 기부 동기에서 돈이라는 요소를 제거하고 아름다운 이름의 기부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도입해 기부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킨 데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기부에 참여한 모든 졸업생의 이름은 2012년 완공될 신경영관 내부 계단에 기부 금액에 상관없이 동일한 크기로 새겨진다. 이 건물은 고려대 경영대학의 재학생들이 세계를 이끌어갈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기존의 교육 시설을 한 차원 뛰어넘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설계됐다. ‘창의적 인재 육성’, ‘G50 비전’, ‘최첨단 정보통신 환경’, ‘친환경 건축’이라는 네 가지 특징을 담아 학생들을 위한 시설로 건축된다.
 
= 재학생 20%가 외국인 학생 =


고려대는 국내 경영대학 중 가장 높은 63%의 영어 강의 비율을 자랑한다. 전체 강의의 반 이상이 영어 수업이기 때문에 캠퍼스 내에서 자연스러운 영어 사용 환경이 조성된다. 영어 강의 비율도 높고 해외에서 오는 교환학생 수도 많기 때문에 외국인이 전혀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학교 전체가 국제화돼 있다. 고려대는 앞으로 영어 강의 비율을 75%까지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입생을 위해 마련된 특별 영어 강좌 ‘경영영어’는 고려대 경영대학의 차별화된 특화 커리큘럼이다. 외국인 초빙 교수진이 학생별 수준에 맞춘 강의를 제공하기 때문에 영어 강의가 부담스러운 학생들도 쉽게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비즈니스 상황을 가정한 발표와 토론 수업 위주로 진행하기 때문에 만족도도 높다. 지난 1학지 ‘경영영어’를 들은 수강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강의 평가에서 강의 평점이 4.12점(5.0 만점)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영어로 말할 기회가 많은 소규모 참여형 수업이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올해 고려대 경영대학은 총 180명의 학생을 해외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파견했다. 국내 단과대학 중 최대 규모다. 고려대 경영대학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국제실을 마련해 체류 시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는 교환학생 장학금도 지급한다. 

2001년 재학생 28명을 해외에 파견하면서 시작된 고려대 경영대학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2001년 28명에 그쳤던 파견 학생 수는 올해 180명으로 10년 만에 6배가 넘게 성장했다. 단순한 인원 증가에 그치지 않고 교환 협정을 맺은 대학도 더욱 다양해졌다. 재학생들은 미국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비롯해 남가주대의 마셜스쿨, 유럽의 명문 에라스무스대, 보코니대, 아시아 최고의 경영대학으로 손꼽히는 싱가포르 국립대 등 해외 유명 대학에서 수학하고 있다.

현재 고려대가 교환 협정을 맺은 대학은 전 세계 72개국 708개 대학이다. 이 중 26개국 80개 학교는 고려대 경영대학과 자체 교류 협정을 맺고 활발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탄탄한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자신감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유학이나 교환학생으로 고려대 경영대학을 찾아오는 외국인 학생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 경영대학의 외국인 학생은 300여 명으로 전체의 20%에 달한다. 이는 고려대 경영대학의 해외 인지도 상승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고려대 경영대학은 올해 미국의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와 유럽경영대학협의회의 유럽품질개선시스템(EQUIS) 인증을 모두 5년 재인증 받는데 성공했다. 아시아에서는 고려대 경영대학과 중국 유럽국제공상학원, 홍콩대, 난양기술대 등 4개 대학만이 5년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 교수·교우 멘토 시스템 인기 =

고려대의 강점을 살린 교수·교우 멘토 시스템도 올해로 4년째를 맞고 있다. 고려대 경영대학이 2007년부터 운영해 온 교수 멘토 제도는 경영대의 모든 전임교수가 멘토로 참여해 소수의 학생을 전담해 졸업 때까지 멘토링을 지속하는 방식이다. 학업은 물론 진로와 취업·장학금·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일대일로 폭넓은 상담이 가능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외국인 학생의 상담 수요가 늘어나면서 2008년부터는 외국인 학생 대상 멘토링도 실시하고 있다. 

경영대 교우회와 협력해 취업 희망 분야가 같은 재학생 4~5명과 그 분야에 몸담고 있는 교우를 연결하는 교우 멘토링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계는 물론 법조계, 컨설팅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교우들이 멘토로 활동하면 140여 명의 재학생들이 멘티로 참여한다. 교우 멘토링은 학생들의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시킴은 물론 교우 네트워크 활성화에도 도움을 줘 학생과 교우회 모두에게 환영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고려대 경영대학의 장학금 수혜율은 58%를 기록했다. 전체 재학생의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다양한 형태의 장학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수혜 대상에 따른 장학금의 구성도 더욱 다양해졌다. 여성 교우회가 마련한 여학생을 위한 장학금, 신입생 중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지원하는 희망장학금 등 혜택의 폭이 더욱 확대됐다. 또한 고려대 경영대학은 장학금이 꼭 필요한 학생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전담팀을 마련해 효율적인 장학금 지급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선배들의 적극적인 후원도 높은 장학금 수혜율에 한몫하고 있다. 많은 졸업생들이 장학금 기부에 참여하기 때문에 고려대 경영대학의 자체 장학금 규모는 그 어느 단과대학보다 크다. 재학생들은 본교 장학금뿐만 아니라 경영대 자체 장학금의 혜택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장학금 지급과 별도로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는 재학생들의 학부모를 초청해 경영대학의 비전과 발전상을 알리고 대화의 시간을 갖는 ‘장학생 학부모와의 만남’을 매년 개최한다. 고려대 경영대학은 장학금 지급 비율을 2015년까지 재학생 대비 7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