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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경영대는 OECD에서 인턴을 합니다' -이은선(02)

2006.09.11 Views 1846 정혜림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꿈을 이루다. 이은선(경영 02)

 

OECD Corporate Affairs부서에서 보낸 2개월

 

   교환학생을 통해 세계 제 1의 경제대국인 미국에서 살았었고 제 2의 경제대국인 일본에도 잠시 머무른 경험이 있었던 나에게, 지난 해 유럽으로의 배낭여행은 굉장히 새로운 자극이었다.

   동 서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나라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여행을 다녀보니 유럽에는 미국에는 없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고 일본에는 없는 다양성과 여유가 있다. 이 두 가지 것들이 유럽의 지역적 환경 및 사람들과 결합하여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특유의 개성, 색깔, 철학을 나타냈다.

 

   그래서 그 목적이 공부던, 여행이던, 일이던지 간에 꼭 다시 한 번 돌아와 직접 살아보아야겠다고 다짐했었다. 또한 고등학교 때부터 국제기구에 일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이번 OECD Paris office로의 인턴쉽은 그 동안 꿈꾸었던 것들은 한꺼번에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다행이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6월 말, 난 빠리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OECD에서 실질적으로 한 일은 국영기업들의 지배구조에 관한 일이었다. 처음 job description 에 적혀있던 ‘corporate governance of SOE’s across Asia’라는 주제는 다소 생소하였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에 OECD Corporate Affairs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SOE란 State Owned Enterprise의 약자로 국영기업을 뜻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7주의 인턴기간을 1주일 단위로 쪼개어 설명하자면 첫 번째 주는 OECD 회원국들의 국영기업들의 지배구조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 주제와 관련된 기본적인 개념들과 이슈들에 대해 습득했고 둘째 주에는 포커스를 아시아 비회원국들에 맞추어 아시아 네트워크에서 발표되었던 인도, 파키스탄,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시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각국의 자료를 이용하여 전에 1차적으로 완성 되었던 비교분석 보고서를 업데이트했다.

 

  이 보고서를 완성하자 나는 의문이 들었다. 각국마다 국영기업들의 지배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한 각종 정책과 조치를 취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것들이 현실 상황에 얼마나 반영이 되고 지켜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시아 비회원국들의 국영기업들의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비교분석 – 석유, 우체국, 항공사’라는 개인과제를 맡게 되었다. 중국과 베트남은 공산국가였다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제외하고 나머지 8개국의 국영 석유회사, 우체국, 항공사의 홈페이지와 기타 리서치 자료를 토대로 기업지배구조가 실질적으로 어떠한지를 직접 조사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3개의 산업에 걸쳐 20개 정도의 annual report를 읽고 각 나라의 특징들에 대해 조사하면서 엄청난 양의 공부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단순히 새로운 분야에 대해 알아가는 것 이상으로, 투명한 기업지배구조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이것이 좀 더 효율적으로 구축되고, 이러한 발전이 이들 국가의 낙후된 인프라를 발전시키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작은 일이지만 엄청남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호주, 미국, 불가리아 등 셀 수도 없을 만큼의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접근법과 문화적 차이에 대해서도 배워나갈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OECD에서의 인턴은 대학생활의 마지막 방학이었던 이번 여름,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에 관한 확고한 대답을 할 수 있게 해주었고, 두 달 동안, 언어도 잘 통하지 않은 곳에 생활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2년 만에 Corporate Affairs부서에 들어온 인턴이라는 소식을 접했을 때, 절대 흔치 않은 기회를 만들어주신 학교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글 이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