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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전국 경영대 평가 : 인터뷰] “교수 역량 최고…세계 50위권 눈앞”

2013.11.22 Views 2587 정혜림

          

올해도 고려대 경영대가 한경비즈니스 경영대 평가에서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이두희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 “1위라는 것도 기쁘지만 1위의 전통을 이어 왔다는 점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며 “반짝 결과가 아니라 지난 수년간의 지속적인 노력이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학장은 이같은 선전에 대해 ‘뛰어난 교원 확보’, ‘토론식 커리큘럼’, ‘최첨단 교육 시설’, ‘체계적인 진로 상담’ 등을 꼽았다. ‘5년 내 아시아 3위, 세계 50위권’이라는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내달리고 있는 고려대 경영대의 남다른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1월 13일 고려대 안암 캠퍼스를 찾았다. 
 
약력 : 1957년생. 1982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1990년 미시간주립대 경영학 박사. 2003~2004년 한국광고학회 회장. 2003~2004년 한국소비문화학회 회장. 2006~2012년 아시아태평양 국제교육협회 창설회장. 2010년 아시아태평양 리더스 창설자 겸 회장(현). 2011~2012년 한국 마케팅학회 회장. 2013년 고려대 경영대학장 및 경영전문대학원장(현).
 
 
 
조사 이후 줄곧 1위를 차지했습니다. 고려대 경영대만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일단 교수들이 매우 훌륭합니다. 외국인 교수를 포함한 전임교수 87명, 겸임교수 8명 등 105명의 교수진이 있습니다. 이 교수진은 세계가 인정하는 뛰어난 연구 역량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경영대학원이 선정한 ‘2013 세계 경영대학 연구 성과 순위’는 전 세계 경영대학 교수진의 연구 역량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데, 올해 고려대 경영대는 이 랭킹에서 88위를 차지하면서 교수진의 뛰어난 연구 수준을 입증했습니다. 
 
뛰어난 교육 인프라도 큰 몫을 했습니다. 특히 올해 9월에 준공한 현대자동차경영관은 최고급 하드웨어를 자랑합니다. 16개의 교실, 학생들이 마음껏 조별 과제를 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50개의 스터디 룸을 만들었고 각 층마다 라운지도 마련해 언제든지 모일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교실에 통합 컨트롤러를 설치해 최첨단 수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지어진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다른 대학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LG-POSCO경영관 역시 고려대 경영대가 자랑하는 훌륭한 교육 인프라입니다. 
 
 
 
인사 담당자들이 선호한다는 것은 특히 아웃풋이 뛰어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특별히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요즘 기업에서는 딱딱한 지식만 갖춘 사람보다 자신의 업무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합니다. 이 때문에 커리큘럼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전달식 수업이 아니라 토론식 수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죠. 보다 원활하게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LG-POSCO경영관과 현대자동차경영관의 교실의 형태도 교탁을 중심으로 한 말발굽형(U자형)으로 설계했습니다. 
 
또한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경영학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짐 로저스, 앨빈 토플러 등 세계적인 명사들의 특별 강연을 수시로 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테드(TED)형 동영상을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도록 지난 6개월 동안 자체 애플리케이션 제작에 매진해 11월 14일 선보였습니다. 
 
 
 
최근 교수 채용 과정에서 ‘순혈주의’를 배제한 것이 대학가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현재 전임교수 가운데 고려대 출신 비율은 40%에 불과합니다. 우수한 교육의 첫 단추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진의 역량에 있다고 생각해 세계 각국의 연구 실력이 뛰어난 교수들을 우리 학교로 모시는 데 주력했습니다. 교수 채용을 늘리다 보니 선발 기준을 객관화하게 됐습니다. 하버드대 출신은 되지만 경쟁 구도에 놓인 대학 출신은 안 된다는 것 자체가 모순 아니겠습니까. 학계에 만연한 ‘내 제자 챙기기’, ‘본교 출신 우선주의’ 등을 버리고 나니 다양성이 생겼고 수업의 질도 높아졌습니다. 
 
 
 
상위권 경영대학 사이에 경쟁이 무척 치열합니다. 경영 교육의 질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구상하고 있는 계획이 있나요. 
 
경영대 내 7개의 전공마다 최소 3명의 해외 석학을 겸임교수로 모실 계획인데 올해에만 7명을 임용했습니다. 학생들은 이제 유학을 가지 않아도 학교 내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강연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행정 서비스도 잘 챙길 것입니다. 앞서 말한 애플리케이션 출시도 이러한 노력 중 하나입니다. 앱을 통해 고려대 경영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장학금, 멘토링, 특강, 커리어 서비스 등의 공지를 실시간 푸시 알람으로 제공할 것입니다. 학생들의 발전을 위해선 우리가 먼저 챙겨줘야 합니다. 
 
 
 
국제화는 국내 경영대의 또 다른 화두입니다. 방향을 어떻게 잡고 있습니까. 
 
세계 경제와 경영의 축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9월 ‘아시아태평양 경영대학 서밋’을 최초로 개최했습니다. 이 서밋에는 아태 지역 22개국 64개교에서 70명이 넘는 경영대학장들이 참석했고 참석자의 만장일치로 아시아 경영학 시대의 도래를 선포하는 ‘아시아 경영학 선언문’이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아시아에 특화된 세계적 수준의 경영학 저널을 발간하고 아시아 경영학 시대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입니다. 
 
또한 학생들이 해외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단 단과대 차원에서 협정을 맺은 곳만 하더라도 29개국 98개교이고 본교까지 합치면 약 1000여 군데가 넘습니다. BoA메릴린치, 홍콩상하이은행(HSBC), 블룸버그 등 글로벌 기업이나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도 인턴 활동을 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졸업생 가운데 백악관 인턴에 합격해 일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 설계를 돕기 위한 학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떤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대개는 졸업을 목전에 두고서야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다른 친구들을 따라 자격증을 따고 대기업에 원서를 넣지 않습니까. 하지만 고려대 경영대는 별도로 운영하는 경력개발센터를 통해 1학년부터 ‘개인 맞춤형의 체계적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깨닫고, 그 길을 제대로 찾아갈 수 있도록 신입생 때부터 전폭적으로 지원해 줍니다. 한마디로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생들의 커리어를 관리하는 것이죠. 
 
일단 각계각층에 포진하고 있는 폭넓은 동문 인맥을 활용해 재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합니다. 특정 기업, 분야 등에 몸담고 있는 선배들이 직접 와서 특강도 하고 취업 코칭도 하죠. 교수와 학생 간의 멘토링 프로그램도 효과가 큽니다.
 
 
 
대학 입시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대학 진학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학장으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한말씀 주신다면. 
 
학교의 이름만으로 성공하는 시기는 끝났습니다. 기업들도 만들어진 ‘스펙’ 뒤에 가려진 잠재력과 인성 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인사 제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진짜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대학에 입학함과 동시에 스스로의 인생 목표, 커리어의 목표를 늘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훌륭한 멘토가 필요합니다. 선배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듣고 전공을 결정하기 바랍니다. 또한 자신을 제대로 키워줄 수 있는 학교를 잘 찾아야 합니다. 
 
 
 
 
대담 김상헌 편집장
정리 김민주 기자 vit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