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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영회 교우 기고
1960년 4.19 의거에 앞장섰던 고려대학교 학생들 덕분에,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고교생들에게 고려대학교의 위상은 매우 높았다.
1961학년도 입시를 마친 후, 대학 선택에 큰 망설임이 없었다. 당시의 고대 경영대학은 상과대학이었는데, 그 아래 경영학과와 상학과가 있었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경영학과’가 도입된 시점이어서 동기생들 모두가 고대상대학생이라는 데 자부심을 가졌다.
학창시절 기억나는 큰 사건이라면, 1964년에 격렬하게 벌어졌던 한일회담 반대시위다. 당시 뜨거운 분노로 가득 찼던 학내 분위기가 생생하다. 대학생이 현실 정치에 불만을 품어 행동하도록 하는 유일한 큰 힘은 정의감이다. 자유, 정의, 진리라는 가치를 중시하던 고대생들에게 그 정의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다. 캠퍼스 전체가 정의로움으로 꽉 차있었다.
우정으로 똘똘 뭉친 61학번 동기생들은 나의 큰 재산이다. 그 중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이명박 교우가 생각난다. 중국집에서 배갈이 가득 찬 술잔을 부딪치며, ‘우리 다 같이 긍지를 가집시다.’라고 상과대 학생회장 당선 소감을 외치던 친구 이명박. 지금의 이명박은 그때 이명박의 연장선상에 있다.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큰 꿈과 판단력은 그대로이다. 옳다고 여기는 것에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자세도 여전하다. 훌륭한 리더로서 따르는 사람들도 예나 지금이나 많다.
상과대학 학생회장 이명박이 오늘날 이명박을 낳았고, 앞으로 더 큰 인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밖에도 상학과 여학생을 지극히 사랑한 민원기, 사학과 여학생을 사랑했던 윤종완, 숙명여대 모 여학생을 사랑한 김문웅, 전영일 교우의 로맨스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추억거리들이다.
기억에 남는 은사님은 경영학을 가르치셨던 윤병욱 교수님과, 회계학을 가르치셨던 유세환 교수님이다. 윤병욱 교수님은, 과제를 준 뒤 학생이 직접 강단에 서서 발표와 강의를 진행하는 식으로 수업을 이끄셨다. 본인이 강의를 진행한 후에 칭찬을 받고 기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유세환 교수님은 딱딱한 회계학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 토막씩 하셨다. 하루는 칠판에 ‘2959’라 적으시며 이 숫자를 제일 좋아한다고 말씀하셨다. 학생들이 이유를 묻자“이구오구(이고 온다)’하니까 얼마나 좋아요”라 말하셨고, 폭소가 터졌던 기억이 있다. ‘이구올것’에 대한 기대였는지 나는 한동안 휴대전화 뒷번호를 2959로 하기도했다.
경영대학 61학번 교우들은 애교심과 결속력이 매우 강하다. 과장을 섞어, 고려대학교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다. 입학한지 40년이 넘었으나 아직까지 연 1회 총회, 분기마다의 운영위원회를 열고 있다. 거주지와 직장의 위치에 따라 ‘강호회’, ‘호암회’, ‘세암회’, ‘도암회’, ‘광암회’, ‘고양회’, ‘초암회’로 세분된 동기모임을 갖는다.
그 외에도 골프모임인 ‘주말 호비회’와‘주중 호비회’, 바둑모임인 ‘호석회’, 등산모임과 여학생모임이 있고,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조그마한 오피스텔이 동기회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경영대학 61학번 교우. 46년간 이어온 끈끈한 우정과 인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도영회 (경영 61)
전 고려산업개발주식회사 회장
△1961 고려대 상과대학 입학 △1964
재학 중 공인회계사 합격 △1966 현대건설 입사. 베
트남, 괌, 사우디 등 해외공사에 주력 △현대건설 부
사장 △현대중공업 전무이사 △현대자동차 부사장
△대호건설 대표 △(주)우방 사장 △고려산업개발주
식회사 회장 역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이명박 교우, 네 번째가 도영회 교우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