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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은 2월 23일 인촌기념관에서 학사, 학술석사(MS), MBA, 박사 등 경영학 전 학위과정의 졸업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00회 학위수여식을 가졌다. 다음은 장하성 경영대학장의 졸업축사 전문.(임선희)
친애하는 경영대학 졸업생 여러분,
졸업생 여러분의 영광된 졸업과 학위취득을 경영대학 모든 교수님들과 직원들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울러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서 참석해주신 학부형 여러분께도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의 영광은 졸업생 여러분 스스로의 노력과 교수님들의 열정어린 가르침의 덕분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랑과 헌신으로 뒷바라지 해주신 학부형님들의 덕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생 여러분이 학교를 다닌 지난 몇 년은 우리 고려대학교가 100년 역사에서 가장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룩한 기간의 하나였습니다. 국경없는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세계화시대에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발전시키고 우리 민족의 문화적 자긍심을 온 세계에 드높일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우리 고려대학교와 경영대학의 소임입니다. 따라서 개교 100주년이라는 세기적 전환점을 맞은 고려대학교가 민족고대에서 세계고대로 도약하는 개혁을 이루어낸 것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었습니다.
고려대학교의 도약에서 경영대학과 경영대학원의 변화와 발전은 단연 두드러진 것이었습니다. 국재 최고, 최대의 78명의 교수진을 확보했고, 앞으로 2년 이내에 아시아 최고 수준인 100여명의 교수진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해외교환교육과 해외인턴기회의 확대와 학부영어강의를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의 국제화를 추진했습니다. 또한 미국경영교육인증인 AACSB를 이미 획득했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유럽경영교육인증인 EQUIS를 조만간 획득할 것으로 기대하여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교육과정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또한 세계 최고수준의 교육시설을 갖추었고, 장학금 수혜비율이 50%를 넘어서서 단과대학으로는 국내최대의 장학제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경영대학원에도 큰 발전이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경영대학원을 경영전문대학원으로 전환 설립하였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Global MBA와 Finance MBA 등의 전일제 MBA과정을 설치했습니다. 이로써 경영전문대학원은 Korea MBA, Executive MBA, 그리고 MIBA와 함께 국제경쟁력을 가진 MBA교육체계를 완성하였습니다. 또한 정부의 전문인력 양성사업인 BK21 경영분야에 최우수의 평가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우리 경영대학은 이러한 변화와 발전의 결과로 국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확고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시아 3대 경영대학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오늘 졸업의 영광을 차지하게 된 졸업생 여러분들은 세계 최고수준의 교육을 받은 것에 대하여 자부심을 갖기 바랍니다. 또한 졸업생 여러분은 앞으로 여러분의 인생에 펼쳐질 치열한 경쟁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역량을 갖추었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바랍니다. 저와 우리 경영대학 교수님들은 졸업생 여러분이 여러분 스스로와 가족의 행복을 이루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나라의 번영을 주도할 리더로서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따라서 졸업생 여러분에게 몇 가지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합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과정의 공정성이 전제된다고 해도 결과의 불평등을 가져오는 구조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사회주의경제는 결과에 대한 산술적 평등을 지향하지만 개개인의 역량을 고려하지 않는 과정의 불공정성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결과의 배분에서의 산술적 평등이라는 이상을 지향하는 사회주의 체제가 시장경제체제에 패배한 것은 시장경제체제가 잔인할 만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더 많은 성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회주의 체제가 개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억압하는 정치적 비민주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시장경제체제는 개인의 자율적 선택을 존중하는 자유정신과 개인의 창의적 도전과 노력을 경쟁원리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장경제가 오랫동안 인류복지를 증진하고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지속가능한 체제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경쟁의 과정이 모두에게 공정해야 하고, 경쟁으로 얻게 되는 결과가 경쟁에 참여한 모두에게 공정하게 배분되어야 하며, 처음부터 경쟁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소외된 계층에 대한 배려가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펼쳐질 경쟁에서 반드시 승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와 경영대학 교수님 모두는 여러분이 경쟁의 승자가 될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졸업생 여러분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합니다.
졸업생 여러분에게 당부하는 말을 보다 강조하기 위해서 내가 존경하는 두 사람의 경쟁의 승리자를 먼저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 사람은 세계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이고, 다른 한 사람은 미국의 두 번째 부자인 워렌 버펫입니다. 내가 두 사람을 존경하는 것은 그들이 부자이어서가 아니라 졸업생 여러분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경쟁과정의 정의로움, 공정한 경쟁결과의 배분, 그리고 소외계층에 대한 나눔을 모두 실천하는 승리자이기 때문입니다. 빌 게이츠와 워렌 버펫이 각자 인터넷산업과 주식투자에서 경쟁과정의 공정성을 철저하게 지키면서도 혁명적인 성공을 거둔 승리자인 것은 졸업생 여러분이 더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두 사람은 성공의 결과로 자기 자신만이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함께 경쟁한 동료와 직원들 모두를 부자로 만들어 경쟁의 결과를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을 실천한 것도 여러분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공정한 경쟁의 실천과 경쟁결과의 공정한 배분보다도 이 두 사람의 부자를 더욱 존경하게 하는 것은 그들이 자신이 얻은 부의 모두를 사회에 환원하는 완벽하고 철저한 나눔을 실천하기 때문입니다. 빌 게이츠는 이미 50조원에 이르는 개인재산을 기부하였고, 현재 가지고 있는 80조원의 재산 모두를 기부하겠다는 것을 수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워렌 버펫도 45조원에 이르는 전 재산을 자식에게 한 푼도 물려주지 않고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을 더욱 아름답데 한 것은 최근에 두 번째 부자인 워렌 버펫이 첫 번째 부자인 빌 게이츠의 재단에 자신의 재산의 대부분인 37조원을 기부한 것입니다. 워렌 버펫은 자신보다는 빌 게이츠가 부의 사외환원에 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빌 게이츠로 하여금 자신의 재산을 나누어 주는 역할을 대신 해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존경스러운 부자의 모습입니까.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스승으로서 이제 마지막 강의와 같은 당부의 말을 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반드시 결과보다는 과정의 정의로움을 중요시하는 당당한 승자가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공정하지 않는 경쟁을 통해서 얻은 결과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이며, 사회적 비용을 수반하여 우리사회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하는 해악이라는 것을 명심해주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경쟁자가 불공정한 행위로 더 많은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여러분은 분연히 그러한 불의에 저항하고 바로 잡는 데에 앞장 서주기를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은 또한 경쟁의 승자로서 결과의 공정한 배분에 앞장 서주기 바랍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더 많은 결과를 얻는 시장경제체제가 지향하는 것은 승자의 독식이 아니라 경쟁에 참여한 모두에게 각자의 기여에 상응하는 공정한 배분입니다. 아무리 더 많은 결과를 얻는다 해도 승자가 결과를 독차지한다면 경쟁체제는 처음부터 성립되지 않을 것입니다. 경쟁으로 얻은 더 많은 결과를 경쟁에 참여한 모두가 함께 더 많이 향유하는 파레토최적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이 인류복지를 증진하는 시장경제라는 믿음 갖기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은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에도 앞장서 주기를 바랍니다. 태어난 환경의 차이나 개인능력의 차이로 인하여 처음부터 경쟁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경쟁과정에 탈락하는 소외계층이 경쟁의 결과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앞장서주기 바랍니다. 치열한 경쟁과정에서도 받는 사랑보다는 주는 사랑에서 얻는 기쁨과 행복이 더 크고 더 아름답다는 것을 스스로 실천해주기를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 저와 우리 교수님들은 여러분이 고려대학교에서 배운 자유, 정의, 진리의 정신과 경영대학에서 갈고 닦은 학문으로 여러분 모두가 각자가 추구하게 될 인생의 역정에서 반드시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다시 확신합니다. 먼 훗날 여러분의 영원한 마음의 고향인 고려대학교를 다시 찾을 때에 앞서 여러분에게 당부한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승리자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제 졸업생 여러분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안암의 동산을 떠납니다. 여러분의 뒤에는 언제나 고려대학교가 영원한 마음의 고향으로 버티고 있을 것입니다. 경영대학 교수님과 직원 대표하여 졸업생 여러분의 장도에 큰 영광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여러분의 졸업과 학위취득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2월 23일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 원장
장 하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