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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래서 왔다"-이기준(Korea MBA)

2007.10.10 Views 1381 정혜림

국제적 수준의 경영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 2007학년도 후기 신입생이 입학했다. 다음은 Korea MBA 입학생 이기준 씨가 경영신문에 기고한 글의 전문. (편집자)
 
이기준(Korea MBA/국군 제1363부대 근무중)-경영학 배워 군조직의 리더십 강화할 것


 
  “나 이제 대학원 다녀”
  지난 2004년 와이프가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며 통보해왔습니다. 직업상 함께 사는 나날보다 떨어져 살아야하는 날들이 더 많았던 우리부부. 5년을 친구로 지내다 결혼에 골인하다보니, 여느 부부와 달리 사는 것도 친구 같습니다. 

  우리 부부의 삶의 모토는 “각자 삶에 충실하고, 만나면 더 행복하게”입니다. 항상 모든 일에 열정적이고, 부지런한 와이프의 결정이고, 공부를 더 해보겠다고 악을 쓰는지라 언제고 사고 한번 칠 줄 알았지만, 뜬금없이 MBA 코스를 밟겠다니... 그래도, 다시 한 번 대학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학생으로 돌아가는 와이프가 부러웠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고, 2007년 가을. 나는 경영전문대학원 07학번 신입생으로 고려대학교 MBA 교우가 됐습니다. 

  경영이란 무엇인가? 경영은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경영의 의미는 작게는 가정에서 넓게는 국가로까지 이어집니다. 영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야하는 기업의 경영도 있지만, 서로의 이해와 배려 속에서 행복을 추구해야하는 가정 경영도 있고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 삶의 질을 높여줘야 하는 국가경영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軍에 있어 경영이란 무엇인가? 군인에게도 경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게 된 것은 이라크 자이툰 부대 지원 차 쿠웨이트에 주둔한 공군 다이만 부대에서 1년간 파병생활을 하면서부터입니다. 수천 명의 한국군이 외국군과 함께 전시지역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리더의 역할과 팀웍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다이만 부대생활 동안 한낮이면 섭씨 50도 이상 오르는 살인적인 기온과 사막 모래바람이 심술을 부리게 되면 입안까지 버적버적 모래가 씹히는 환경 속에서 살았습니다.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자부심을 갖고 임무를 마치기 위해서는 리더가 조직원, 즉 군인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의 능력은 그렇게 완벽한 경영능력을 발휘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수십 만 명의 군인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본인이 원해서 직업군인으로 복무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입대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이 애국심과 자부심을 가지고 군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나라를 위해 봉사와 희생정신을 갖도록 격려해야 할 것입니다. 군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전우애, 기업으로 말하면 팀웍을 형성하도록 키워주고 제대했을 때, 군인경력이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능력을 키워주는 일 등 모든 활동이 '경영'이라는 단어로 설명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고대 경영전문대학원에 입학함과 동시에 경영에 대한 능력을 한 단계 한 단계 키워보려 합니다. 내가 선택한 군인의 길에 내 자신이 먼저 자부심을 갖고 팀을 잘 이끌어가는 리더가 되려고 하는 참입니다. 더불어, 동료를 더없이 아껴주고, 어디 가서나 똘똘 뭉치는 고대문화에 푹 빠져보려 합니다. 학교를 다니는 2년 반 동안 대학원 일이라면 팀 과제부터, 학교행사까지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와이프! 아이도 방학 때 낳고, 휴학 한번 안하고 학교를 마쳤던 그 열정에 도대체 고대에 꿀단지라도 숨겨놨는지 맹렬히 참가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때로는 “미쳤다”는 생각도 종종했었습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나는 각자 열정적으로 자기소개를 하며 막걸리를 들이키는 사발식이 정겹고, 고대 승리호나 교호 등도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학교를 졸업할 때쯤 나는 골수 고대조직의 일원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여세를 이제 막 25개월이 지난 우리아들에게도 물려주고 싶어집니다. 
 
*사진 설명: 이기준 씨의 가족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