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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전춘옥 교우 기일에 맞춘 기부, "하늘에서 함께하고 있다"
진길섭 후원자, 경영대학 발전기금 1억 원 기부…'전춘옥 스터디룸' 조성

지난 8월 27일 오전, 본관 1층 총장실에서 작은 기부식이 열렸다. 故전춘옥 교우(상학61, 가톨릭대 명예교수)의 배우자인 진길섭 후원자가 경영대학 발전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하는 자리였다. 전춘옥 교우가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진길섭 후원자와 아들 전원종 씨를 비롯해 고인과 오랜 인연을 나눈 61학번 동기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기부금은 현대자동차경영관 B316호 '전춘옥 스터디룸' 조성에 쓰였다. 축하할 자리였지만, 참석자들은 먼저 고인을 위한 묵념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이어진 식사 자리에서는 60여 년을 함께한 벗들의 회고가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대학 1학년 시절 강의실에서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자리에 놓인 노트에 적힌 이름 때문에 옆자리를 피했다가, 훗날 같은 직장에서 다시 마주치게 됐다는 이야기였다. 전춘옥 교우는 이후 기업에서 일하다 뒤늦게 학업의 길로 들어섰고, 그렇게 학자로서의 삶을 시작했다고 한다.
화제는 이내 61학번 시절의 캠퍼스 풍경으로 옮겨갔다. 당시 경영학과에는 여학생이 없었고, 한 학번은 스물세 명 남짓이 전부였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의 건물들이 들어선 곳엔 운동장이 있었고, 본관을 중심으로 한 배치는 마치 병영을 닮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6·25 전후의 격동기와 상과대학 시절 교수진에 대한 기억도 하나둘 소환됐다. 강의를 오가며 만났던 은사들의 이름을 짚어보는 사이, 60여 년 세월의 간극은 잠시 잊힌 듯했다.

대화는 어느새 오늘날 학교의 모습으로 향했다. 국제화된 캠퍼스와 세계 대학 순위를 향한 도전을 지켜보며 참석자들은 격세지감을 감추지 못했다. 마침 식탁에 오른 120주년 기념 와인 라벨을 두고도 지난 세월과 앞으로의 120년을 함께 준비하자는 뜻풀이가 오갔다.
가장 마음을 울린 것은 투병 중이었던 전춘옥 교우의 마지막 시간에 관한 이야기였다. 세례를 받기로 하면서 곁을 지켰던 것은 오래전부터 신앙으로 이어져 온 벗들이었고, 그 순간을 함께한 이들의 기억은 식사 자리에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동석했던 한 참석자는 조병화 시인의 시 한 구절을 빌려 벗을 향한 그리움을 대신 전했다.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노래한 대목이었다. 참석자들은 "인간의 감각으로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신앙 안에서는 여전히 함께 있다"는 말로 고인을 기렸다.
경영대학은 이번 기부를 계기로 조성된 '전춘옥 스터디룸'이 후학들의 학업 공간으로 오래도록 쓰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