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23-2학기에 독일의 쾰른대학교 (University of Cologne)로 파견되었던 21학번 안도현입니다. 출국 전 저도 선배님들의 수기를 참고하며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제 체험수기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적어봅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고려대학교에서의 수강신청과 달리 선착순이 아니라 크게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수강신청 기간에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신청해두면, 신청기간이 끝난 후 랜덤으로 배정됩니다. 수강인원이 많은 Lecture 수업의 경우 신청하면 거의 무조건 들을 수 있고, 인원이 적은 Seminar 수업 (20~30명)의 경우 신청한 사람이 많으면 못 들을 수도 있습니다. 신청 학점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수업들을 신청해두시고 정정 기간에 버리는 걸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수강신청이 확정된 후에 꼭 시험신청도 바로 해놓으세요! 까먹고 시험신청 안 하시면 그냥 열심히 청강한 사람 됩니다..^^ 수강신청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쾰른대학교 측에서 메일로 안내해 줍니다. 쾰른대의 강의들은 Term 1, Term 1+2, Term 2로 나누어져 있는데, 저는 Term 1에 모든 수업을 몰아넣어 10월에 개강해서 12월초에 종강했습니다. (11월 말에 종강한 과목들도 있습니다.) Lecture 수업들은 출석점수가 없어 학기 중에 마음 편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1. AI Lab (Seminar, 6 ECTS)
경정시와 거의 비슷한 내용의 수업입니다. 한 번에 5-6시간씩 한 학기에 총 3번의 수업이 있는데, 첫 번째 수업은 교수님의 이론 설명, 두 번째 수업은 이론 설명+조별 활동, 그리고 마지막 수업이 발표입니다. 교수님이 몇 가지 분야를 제시해주시고 그 중 하나를 골라 AI를 어떻게 접목시킬지 구상하는 팀플이 있었습니다. 교수님도 나이스 하시고 워크로드도 적고 개인적으로 정말 추천드리는 수업입니다. 다만 수업 시수가 적어서 3학점이 아닌 1학점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교환학생들만 있는 수업이라 다른 나라 학생들과 팀플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2. Fundamentals in International Accounting (Lecture, 6 ECTS)
IFRS 규정에 관한 이론적인 내용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강의는 지루했지만 피피티 내용을 공부한 것만으로도 시험은 괜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시험은 모두 객관식, '모두 고르시오'인데 정답의 개수를 안 알려주십니다,, 이 점 때문에 공부할 때 조금 압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3. Methods of Marketing Mix Management (Lecture, 6 ECTS)
마케팅보다는 통계 느낌이 강한 수업이었습니다. 회귀분석, 가설검증 등을 배웁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 중에는 가장 난이도가 있었고, 시험도 타임어택이 꽤 있었습니다.
2) 기숙사:
a) 교환교로부터의 기숙사 정보안내부터 신청 절차까지의 내용
(학교 기숙사가 아닌 사설 기숙사 또는 off-campus 시설을 이용한 경우도 해당 내용을 적어주세요)
쾰른대학교의 최대 단점이 바로 기숙사인 것 같습니다. 쾰른대에서 메일로 기숙사에 대한 안내를 해주는데, 그 전에 최대한 빨리 찾아보시고 신청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물론 기숙사 배정이 선착순인 것은 아니고 아무도 그 기준을 모르지만, 그래도 빨리 신청해두는 게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중간 중간 '아직도 기숙사가 필요하니?' 이런 자동응답기 같은 메일이 오면 까먹지 마시고 꼭 링크를 누르셔야 합니다. 카카오톡 선물함 유효기간 연장 버튼과 같은 느낌입니다. 저는 4월쯤 기숙사를 신청했는데 출국을 한 달 남겨둔 8월에 연락을 받아 정말 조마조마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Efferen 지역의 기숙사에 배정되는 것 같습니다. 학교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 (2-30분 정도) 에페른 기숙사에 정말 많은 학생들이 살아서 하나의 작은 마을 같은 느낌이 들고 치안이 좋습니다. 기숙사에서 주최하는 행사도 많고 타학교 한국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시설은 건물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제 기숙사의 경우 그냥 어찌저찌 살 만한..^^ 정도였습니다. 네 명이서 각방을 사용하고 주방과 화장실을 공유했는데, 화장실 1개에 변기 없는 샤워실 1개밖에 없어서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유럽인 만큼 플랫메이트가 동성일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는 당연히 동성일 거라고 믿고 있었습니다..ㅎ) 애초에 기숙사를 신청할 당시에 동성/혼성을 고르는 항목이 없었을 뿐더러 그냥 기숙사 배정에 있어 성별은 고려 사항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유교국가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기숙사 입주일에 소파에 앉아있던 남성 두 명을 보고 놀란 기억은 지금 다시 떠올려봐도 아찔하네요. '그래도 기숙사 배정받은 게 어디야' 라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쓰면서 다시 생각해 보니 한 달 반 정도는 어찌저찌 살 만한 정도였지만 빨래 바구니에서 좀벌레 두 마리를 발견한 날부터는 차라리 밖에서 자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좀벌레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던 저는 좀벌레 킬러가 되어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크기로 봐서는 밖에서 들어오는 것 같았는데 찾아보니 독일에서는 흔한 일이더군요.. 저처럼 질버피쉬와 사투를 벌이는 독일 교환학생들의 블로그를 꽤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습하면 잘 생긴대서 제습제를 사다 놓았고 걸레받이 틈으로 들어올 수도 있대서 박스테이프로 걸레받이 틈을 모조리 막아버렸습니다. 하루에 2-3마리씩 잡으면서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다행히 이 이후로는 거의 못 봤습니다. Dm에서 질버피쉬 전용 약과 살충제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약은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마음의 안정을 위해 설치해놓았고 살충제는 없어서는 안 될 친구였습니다. 부디 질버피쉬로부터 자유로운 기숙사에 배정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자세히 아는 바 없지만 학교 측에서 종종 메일로 안내해 줍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버디 프로그램이 있고 메일로 신청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안타깝게도 제 버디의 경우 연락이 되지 않아 결국 만나지 못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안멜둥, 비자 발급 등 독일어가 필요한 상황에서 버디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잘 모르겠습니다.
c) 물가
독일의 물가는 비싼 편입니다. 외식을 한 번 하면 그렇게 대단한 걸 먹은 게 아닌데도 기본 2~3만원씩은 지출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마트 물가는 싼 편이라 장을 봐서 집에서 많이 해 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기숙사 앞에 있는 Rewe, Lidl을 애용했고 마트에서 파는 빵, 요거트, 과일이 싸고 맛있어서 자주 사먹었습니다. Rewe에는 정육점이 있는데 거기서 파는 목살, 삼겹살이 맛있습니다. 그리고 독일에 케밥집이 정말 많은데 하나에 10유로 정도로 외식 물가에 비하면 싸고 양도 많아서 자주 사먹었습니다. 학교 앞에 있는 Mangal Doner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독일의 올리브영이라고 할 수 있는 Dm, Rossman에서 각종 화장품, 비타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고 세제, 휴지, 벌레 퇴치제 등 웬만한 가정용품은 모두 구매할 수 있습니다. 특히 Dm에서 파는 발포비타민과 감기차는 기념품으로 사가기 좋은 것 같습니다.
Tedi는 다이소 같은 건데, 저는 기숙사 입주하면서 필요한 식기들을 Tedi에서 정말 저렴하게 구입했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잘 모르겠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비자 발급인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여행 다니는 데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발급받는 것도 수월하진 않았는데요, 일단 독일 대사관 테어민(예약) 잡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마감이 되어도 중간중간 취소표가 나온다고 하니 틈틈이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5월쯤 신청을 했는데 가장 빠른 날짜가 8월이었고, 대사관에서 인터뷰하고 약 한 달 뒤에 연락이 와서 출국 3일 전에 가까스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인터뷰 이후 비자 발급까지 약 4~6주 정도 걸린다고 하니 최대한 미리미리!!!!!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쾰른대학교로 파견이 확정된 후에 바로 비자 테어민부터 잡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일의 겨울도 꽤나 춥기 때문에 2학기에 파견 가신다면 전기장판을 챙겨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보험 및 비자
보험은 가장 대중적인 엑스파트리오 패키지를 이용했습니다. 패키지를 통해 보험과 슈페어콘토(재정증명)를 해결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엑스파트리오에 관한 내용은 자세하게 다룬 블로그가 많아서 여기서 따로 설명드리진 않겠습니다.
6) 파견교 소개
쾰른은 정말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시내에 우뚝 솟은 쾰른대성당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웅장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유학생들이 많은 도시인 만큼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이 있고, 인종차별로 악명이 높은 유럽이지만 쾰른에서만큼은 그런 일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드넓고 푸른 빛이 가득한 공원의 잔디밭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여유를 나도 느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종종 공원에 앉아 잔잔한 호수를 보며 멍을 때리던 기억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유럽 여행을 생각하고 계실 텐데, 이런 측면에서 쾰른보다 좋은 선택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쾰른 시내 근처에 쾰른-본 공항도 있고, 기차,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웬만한 지역은 다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쾰른대 학생증으로 쾰른과 같은 주 내의 버스, 트램, RB, RE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저는 근교를 거의 안 다녔어서 아직까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쾰른과 가까운 소도시들 중에서도 이쁜 곳들이 정말 많다고 하니 근교 여행도 꼭 다녀오세요! 저는 교환학생을 가있는 동안 벨기에, 네덜란드,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몰타, 프랑스,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등으로 여행을 다녀 왔고, 인생에서 이런 경험을 또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행복했습니다.
또한 겨울의 유럽 하면 떠오르는 게 크리스마스마켓인데, 2학기에 파견을 가신다면 각 도시 별로 크리스마스마켓을 꼭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핫초코와 글루바인을 마시며 여러가지 장식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쾰른도 크리스마스마켓으로 유명한 만큼 쾰른대성당 쪽의 마켓은 정말 크고 볼거리도 많았습니다. 제가 갔던 곳들 중에는 쾰른, 프라하, 빈 시청 앞 마켓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켓마다 다른 디자인의 머그컵을 파는데, 저는 제가 갔던 모든 마켓들의 컵을 모았습니다. 귀국할 때 짐이 많아서 힘들긴 했지만, 유럽에서 온 컵을 사용하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타국에서 홀로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고 힘든 점도 많았지만, 돌아보니 여러 가지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외국에서 여행객이 아닌 학생의 신분으로 생활해보았다는 경험 자체가 정말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교환학생을 갈까 고민하고 계신다면 꼭 다녀오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는데, 혹시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ahndddo@naver.com으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교환교 수강신청 방식
고려대학교에서의 수강신청과 달리 선착순이 아니라 크게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수강신청 기간에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신청해두면, 신청기간이 끝난 후 랜덤으로 배정됩니다. 수강인원이 많은 Lecture 수업의 경우 신청하면 거의 무조건 들을 수 있고, 인원이 적은 Seminar 수업 (20~30명)의 경우 신청한 사람이 많으면 못 들을 수도 있습니다. 신청 학점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수업들을 신청해두시고 정정 기간에 버리는 걸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수강신청이 확정된 후에 꼭 시험신청도 바로 해놓으세요! 까먹고 시험신청 안 하시면 그냥 열심히 청강한 사람 됩니다..^^ 수강신청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쾰른대학교 측에서 메일로 안내해 줍니다. 쾰른대의 강의들은 Term 1, Term 1+2, Term 2로 나누어져 있는데, 저는 Term 1에 모든 수업을 몰아넣어 10월에 개강해서 12월초에 종강했습니다. (11월 말에 종강한 과목들도 있습니다.) Lecture 수업들은 출석점수가 없어 학기 중에 마음 편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1. AI Lab (Seminar, 6 ECTS)
경정시와 거의 비슷한 내용의 수업입니다. 한 번에 5-6시간씩 한 학기에 총 3번의 수업이 있는데, 첫 번째 수업은 교수님의 이론 설명, 두 번째 수업은 이론 설명+조별 활동, 그리고 마지막 수업이 발표입니다. 교수님이 몇 가지 분야를 제시해주시고 그 중 하나를 골라 AI를 어떻게 접목시킬지 구상하는 팀플이 있었습니다. 교수님도 나이스 하시고 워크로드도 적고 개인적으로 정말 추천드리는 수업입니다. 다만 수업 시수가 적어서 3학점이 아닌 1학점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교환학생들만 있는 수업이라 다른 나라 학생들과 팀플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2. Fundamentals in International Accounting (Lecture, 6 ECTS)
IFRS 규정에 관한 이론적인 내용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강의는 지루했지만 피피티 내용을 공부한 것만으로도 시험은 괜찮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시험은 모두 객관식, '모두 고르시오'인데 정답의 개수를 안 알려주십니다,, 이 점 때문에 공부할 때 조금 압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3. Methods of Marketing Mix Management (Lecture, 6 ECTS)
마케팅보다는 통계 느낌이 강한 수업이었습니다. 회귀분석, 가설검증 등을 배웁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 중에는 가장 난이도가 있었고, 시험도 타임어택이 꽤 있었습니다.
2) 기숙사:
a) 교환교로부터의 기숙사 정보안내부터 신청 절차까지의 내용
(학교 기숙사가 아닌 사설 기숙사 또는 off-campus 시설을 이용한 경우도 해당 내용을 적어주세요)
쾰른대학교의 최대 단점이 바로 기숙사인 것 같습니다. 쾰른대에서 메일로 기숙사에 대한 안내를 해주는데, 그 전에 최대한 빨리 찾아보시고 신청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물론 기숙사 배정이 선착순인 것은 아니고 아무도 그 기준을 모르지만, 그래도 빨리 신청해두는 게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중간 중간 '아직도 기숙사가 필요하니?' 이런 자동응답기 같은 메일이 오면 까먹지 마시고 꼭 링크를 누르셔야 합니다. 카카오톡 선물함 유효기간 연장 버튼과 같은 느낌입니다. 저는 4월쯤 기숙사를 신청했는데 출국을 한 달 남겨둔 8월에 연락을 받아 정말 조마조마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Efferen 지역의 기숙사에 배정되는 것 같습니다. 학교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 (2-30분 정도) 에페른 기숙사에 정말 많은 학생들이 살아서 하나의 작은 마을 같은 느낌이 들고 치안이 좋습니다. 기숙사에서 주최하는 행사도 많고 타학교 한국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시설은 건물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제 기숙사의 경우 그냥 어찌저찌 살 만한..^^ 정도였습니다. 네 명이서 각방을 사용하고 주방과 화장실을 공유했는데, 화장실 1개에 변기 없는 샤워실 1개밖에 없어서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유럽인 만큼 플랫메이트가 동성일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저는 당연히 동성일 거라고 믿고 있었습니다..ㅎ) 애초에 기숙사를 신청할 당시에 동성/혼성을 고르는 항목이 없었을 뿐더러 그냥 기숙사 배정에 있어 성별은 고려 사항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유교국가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기숙사 입주일에 소파에 앉아있던 남성 두 명을 보고 놀란 기억은 지금 다시 떠올려봐도 아찔하네요. '그래도 기숙사 배정받은 게 어디야' 라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쓰면서 다시 생각해 보니 한 달 반 정도는 어찌저찌 살 만한 정도였지만 빨래 바구니에서 좀벌레 두 마리를 발견한 날부터는 차라리 밖에서 자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좀벌레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던 저는 좀벌레 킬러가 되어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크기로 봐서는 밖에서 들어오는 것 같았는데 찾아보니 독일에서는 흔한 일이더군요.. 저처럼 질버피쉬와 사투를 벌이는 독일 교환학생들의 블로그를 꽤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습하면 잘 생긴대서 제습제를 사다 놓았고 걸레받이 틈으로 들어올 수도 있대서 박스테이프로 걸레받이 틈을 모조리 막아버렸습니다. 하루에 2-3마리씩 잡으면서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다행히 이 이후로는 거의 못 봤습니다. Dm에서 질버피쉬 전용 약과 살충제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약은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마음의 안정을 위해 설치해놓았고 살충제는 없어서는 안 될 친구였습니다. 부디 질버피쉬로부터 자유로운 기숙사에 배정 받으시길 바라겠습니다.
b) 외부 숙소 정보
자세히 아는 바 없지만 학교 측에서 종종 메일로 안내해 줍니다.
3) 생활 및 기타
a) KUBS BUDDY 와 같은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 존재여부
버디 프로그램이 있고 메일로 신청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안타깝게도 제 버디의 경우 연락이 되지 않아 결국 만나지 못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안멜둥, 비자 발급 등 독일어가 필요한 상황에서 버디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b) 파견 국가의 교우회
잘 모르겠습니다.
c) 물가
독일의 물가는 비싼 편입니다. 외식을 한 번 하면 그렇게 대단한 걸 먹은 게 아닌데도 기본 2~3만원씩은 지출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마트 물가는 싼 편이라 장을 봐서 집에서 많이 해 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기숙사 앞에 있는 Rewe, Lidl을 애용했고 마트에서 파는 빵, 요거트, 과일이 싸고 맛있어서 자주 사먹었습니다. Rewe에는 정육점이 있는데 거기서 파는 목살, 삼겹살이 맛있습니다. 그리고 독일에 케밥집이 정말 많은데 하나에 10유로 정도로 외식 물가에 비하면 싸고 양도 많아서 자주 사먹었습니다. 학교 앞에 있는 Mangal Doner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독일의 올리브영이라고 할 수 있는 Dm, Rossman에서 각종 화장품, 비타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고 세제, 휴지, 벌레 퇴치제 등 웬만한 가정용품은 모두 구매할 수 있습니다. 특히 Dm에서 파는 발포비타민과 감기차는 기념품으로 사가기 좋은 것 같습니다.
Tedi는 다이소 같은 건데, 저는 기숙사 입주하면서 필요한 식기들을 Tedi에서 정말 저렴하게 구입했습니다.
d) 파견교 장학금 혜택
잘 모르겠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비자 발급인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여행 다니는 데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 발급받는 것도 수월하진 않았는데요, 일단 독일 대사관 테어민(예약) 잡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마감이 되어도 중간중간 취소표가 나온다고 하니 틈틈이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는 5월쯤 신청을 했는데 가장 빠른 날짜가 8월이었고, 대사관에서 인터뷰하고 약 한 달 뒤에 연락이 와서 출국 3일 전에 가까스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통 인터뷰 이후 비자 발급까지 약 4~6주 정도 걸린다고 하니 최대한 미리미리!!!!!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쾰른대학교로 파견이 확정된 후에 바로 비자 테어민부터 잡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일의 겨울도 꽤나 춥기 때문에 2학기에 파견 가신다면 전기장판을 챙겨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보험 및 비자
보험은 가장 대중적인 엑스파트리오 패키지를 이용했습니다. 패키지를 통해 보험과 슈페어콘토(재정증명)를 해결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엑스파트리오에 관한 내용은 자세하게 다룬 블로그가 많아서 여기서 따로 설명드리진 않겠습니다.
6) 파견교 소개
쾰른은 정말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시내에 우뚝 솟은 쾰른대성당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웅장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유학생들이 많은 도시인 만큼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이 있고, 인종차별로 악명이 높은 유럽이지만 쾰른에서만큼은 그런 일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드넓고 푸른 빛이 가득한 공원의 잔디밭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여유를 나도 느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종종 공원에 앉아 잔잔한 호수를 보며 멍을 때리던 기억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가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유럽 여행을 생각하고 계실 텐데, 이런 측면에서 쾰른보다 좋은 선택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쾰른 시내 근처에 쾰른-본 공항도 있고, 기차,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웬만한 지역은 다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쾰른대 학생증으로 쾰른과 같은 주 내의 버스, 트램, RB, RE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저는 근교를 거의 안 다녔어서 아직까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쾰른과 가까운 소도시들 중에서도 이쁜 곳들이 정말 많다고 하니 근교 여행도 꼭 다녀오세요! 저는 교환학생을 가있는 동안 벨기에, 네덜란드,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몰타, 프랑스,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등으로 여행을 다녀 왔고, 인생에서 이런 경험을 또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행복했습니다.
또한 겨울의 유럽 하면 떠오르는 게 크리스마스마켓인데, 2학기에 파견을 가신다면 각 도시 별로 크리스마스마켓을 꼭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핫초코와 글루바인을 마시며 여러가지 장식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쾰른도 크리스마스마켓으로 유명한 만큼 쾰른대성당 쪽의 마켓은 정말 크고 볼거리도 많았습니다. 제가 갔던 곳들 중에는 쾰른, 프라하, 빈 시청 앞 마켓이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마켓마다 다른 디자인의 머그컵을 파는데, 저는 제가 갔던 모든 마켓들의 컵을 모았습니다. 귀국할 때 짐이 많아서 힘들긴 했지만, 유럽에서 온 컵을 사용하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타국에서 홀로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고 힘든 점도 많았지만, 돌아보니 여러 가지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외국에서 여행객이 아닌 학생의 신분으로 생활해보았다는 경험 자체가 정말 큰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교환학생을 갈까 고민하고 계신다면 꼭 다녀오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는데, 혹시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ahndddo@naver.com으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