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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USA] Arizona State University 24-2 이서현

2025.01.13 Views 44 이서현

안녕하세요, 24-2 미국 Arizona State University에 파견된 22학번 이서현입니다. 눈 깜짝할 새 지나간 꿈 같은 한 학기였습니다. 적응하기 어려워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했던 초반 시기가 무색할 정도로 지금은 미국이 그립네요...ㅎ 앞으로도 아주 많이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1) 수강신청 및 수업:
Application이 끝나고 ASU 포털 계정이 생성되고 나면, 본격적인 수강신청이 시작됩니다. 전공에 해당하는 수업은 해당 단과대 담당자님께 메일을 보내 Override를 요청해야 신청할 수 있습니다. ASU 경영대 담당자분께 직접 연락하기 어려울 경우, 아시아 교환학생 담당자분께 메일 드리면 친절하게 연결해주실 것입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수업을 수강하였습니다.
1. MGT 302: Principles of International Business
온라인 영상으로 진행되는 수업입니다. 매주 올라오는 강의 영상을 시청하고 퀴즈를 푼 뒤, 각 영상에 해당하는 단원의 reading 활동을 완료하면 됩니다. 학기 내내 총 4번의 시험이 이루어지며, 시험은 대면으로 응시해야 합니다. 교재에 내용이 정말 많아서 녹화 강의라고 설렁설렁 하면 시험 준비할 때 매우 힘들어질 수 있으니, 주간 과제 시 성실하게 학습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MGT 320: Organizational Behavior
고려대학교 '조직행동론'에 해당하는 수업입니다. 교수님께서 매우 친절하고도 쉽게 설명해주셔서 한 학기 내내 저의 힐링 과목이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3번의 시험이 이루어지며, 학기말에 보너스 시험을 통해 3회 중 가장 성적이 저조한 시험을 커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팀 프로젝트도 있는데, 엑셀과 함수를 다루어야 해서 다소 난이도가 있었지만 저는 유능한 팀원들을 만나 수월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3. MGT 430: Negotiations
일주일에 한 번, 150분씩 진행되는 수업입니다. 보통 전반부 1시간 정도는 교수님의 강의가 이루어지고, 그 이후로는 협상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십니다. 시뮬레이션은 전주에 미리 나눠주시는 시나리오를 읽어온 후, 시나리오 속 등장인물에 빙의하여 동료 학우와 직접 협상을 해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나리오가 매우 길고 복잡하여 원어민 친구들마저도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학기말엔 시뮬레이션 경험을 바탕으로 협상 role-play를 하는 팀플도 하는데, 저는 팀원들이 비협조적이어서 매우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이 매우 따뜻하고 다정하십니다.

4. MGT 459: International Management
저를 매우 힘들게 한 수업입니다. 2번의 개인 리포트, 3번의 팀플 발표, 2번의 팀 리포트, 2번의 시험으로 이루어진 극악무도한 워크로드를 자랑합니다. 게다가 교수님께서 매우 깐깐하셔서, 매번 과제 및 발표를 평가받을 때마다 갖가지 이유를 대며 가차없이 감점하셨습니다. 이로 인해 수업에서 유일한 외국인이었던 저는 서러울 정도로 난관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5. MKT 442: Services Marketing Strategy
'서비스'가 일반적인 제품과 비교하여 가지는 차이점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배웁니다. 4번의 시험과 3번의 퀴즈 외에는 과제가 일체 없어서 깔끔하지만, 교수님께서 참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수업 내내 손 들고 발표하는 것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매번 출석하였음에도 불구하고(지각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발표를 많이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Attendance'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대개 '참여 점수=출석 점수'로 일컬어지는 암묵적인 공식을 깨는 분이시지만, 교수님께서 매우 유쾌하시고 서비스에 대해 다채롭게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6. SCM 300: Global Supply Operations
SCM이 매우 유명한 ASU의 명성에 걸맞는 명강입니다. 출석 체크를 하지 않는 대형 강의입니다. 그러나 강의 자료에는 없고 수업시간에만 언급하시는 사례가 시험에 출제되는 경우가 많으니, 출석하여 수업을 열심히 들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려대학교 '오퍼레이션스 관리'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미리 수강하고 가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3번의 시험과 5번의 퀴즈, 5번의 Lab으로 이루어지는데, 퀴즈와 Lab은 사실상 점수를 주는 수준으로 쉽습니다. 교재는 권장 사항이지만 시험 대비를 위해서는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흥미롭게 들었던 수업입니다.


2) 기숙사:
ASU는 교환학생 기숙사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Application을 마친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기숙사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저는 Application을 아주 일찍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기숙사 지원서 메일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24-2 고대에서 ASU로 파견된 4명 중 기숙사 신청 메일은 단 한 명만 받았으며, 연대에서 ASU로 파견된 분들은 전원 받지 못했습니다. 기숙사만 믿고 있었는데 나중에 지원서도 받지 못했는데 이미 지원 기간이 끝난 걸 알았을 때 엄청 허무했던 기억이 나네요...ㅋㅋㅋㅋㅋ 운이 좋으면 기숙사에 들어가실 수도 있지만, 사실상 off-campus를 염두에 두고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off-campus는 페이스북에서 sublease를 받거나 아파트에 직접 연락해서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ASU 주변 아파트는 대부분 1년 계약이라, 한 학기만 파견될 경우 후임자를 구해 sublease를 넘겨주고 와야 합니다. 계약 과정도 복잡하고 후임자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확실히 기숙사에 비해 가성비가 좋습니다. 기숙사비가 워낙 비싸, 아파트에 거주할 경우 기숙사보다 저렴하면서도 훨씬 고급진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기숙사는 종강 후 바로 그 다음날까지 퇴소해야 하는데, 아파트는 그런 제한이 없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멀어질수록 가격이 저렴해지지만, 현실적으로 도보 이동 가능한 권역 내에서 구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연두색 레일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그 범위가 작지 않습니다. ASU 근처 아파트로는 Carmin, Vertex, Gateway, Apollo, Sol, Nexa, The District 등이 있습니다. 저도 기숙사 메일을 받지 못해 울며 겨자먹기로 off-campus를 구하며 절망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숙사보다 만족했습니다.

3) 생활 및 기타:
가을학기 기준 8월 중순 개강 직전에 열리는 교환학생 OT를 제외하면, 별다른 교환학생 도우미 프로그램은 없습니다. 그때가 아니면 다른 교환학생들을 만날 기회도 없으니 전세계 다양한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찬스입니다. 'KSA'라는 한인학생회와 'KASA'라는 한국계 미국인 학생회가 있어, 한국인 인맥을 만들고 싶을 때 참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Kode'라는 K-POP 댄스 동아리에 가도 한국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별도의 장학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SU는 다양한 동아리가 마련되어 있는 학교입니다. 여러 다채로운 동아리와 학회가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기준 1학기인 가을학기의 경우, 개강 직후 동아리 박람회가 굉장히 크게, 자주, 열려서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이 매우 수월합니다.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자세로 운영합니다.

캠퍼스 근처 가까운 거리에 미국 4대 대형마트가 모두 있어 장보기 용이합니다. Trader Joe's, Safeway, Whole Food Market, Walmart는 물론 CVS까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번화가입니다. 보라색 유료 레일(1회 탑승 시 $2, Valley Metro라는 어플을 통해 이용 가능)을 타고 20분 정도 가면 H mart라는 한인마트가 있는데, 규모가 커서 구경할 것이 많습니다. 장보러 가는 것이 번거롭다면 Amazon Fresh나 Weee!(온라인 한인마켓)라는 어플로 주문하면 집 앞으로 배송해줍니다. 다만 각각 $50, $35라는 최소 주문 금액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애리조나는 캘리포니아도, 뉴욕도 아니어서 물가가 그리 비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저렴하진 않습니다. 외식을 하면 햄버거를 먹지 않는 한 부가세와 팁을 포함해 기본 $15~$20 정도 나옵니다. 월세 역시 4인이 개인 침실, 공동 주방 및 거실을 이용하는 구조라는 전제 하에 $1300~$1400 정도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ASU는 캠퍼스가 큰 만큼 다양한 학교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시게 될 시설은 SDFC, Memorial Union, Hayden Library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SDFC는 학교 체육시설입니다. 농구장부터 수영장, 헬스장 등 여러 스포츠 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매주 무료로 스포츠 수업을 수강할 수도 있는 곳입니다. Memorial Union은 학생회관 같은 건물입니다. 다양한 식당이 들어와있고, 학교 내 주요 행사도 많이 열립니다. MU 바로 맞은편에는 Hayden Library가 있습니다. ASU의 대표 도서관답게 아주 크고 공부할 공간도 많습니다. 그룹 프로젝트부터 동아리 모임, 시험기간 자습 등을 모두 이곳에서 해결했습니다. 공대 건물 옆에 Nobel Library도 있는데, '해외 대학'하면 딱 떠오르는 도서관의 전경을 자랑하고 있어 로망을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학습 공간이 다양한 Hayden Library를 더 선호했습니다.

날씨가 매우 덥습니다. 애리조나의 사막 기후는 익히 들었기에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갔는데, 정말 상상 이상으로 덥습니다. 처음 애리조나에 갔던 8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두 달 간 단 한 번도 기온의 앞자리가 '3'자로 내려온 적이 없습니다. 즉, 10월 중순까지 40℃ 이상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습도가 낮아 건조하기 때문에 땀이 많이 흐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피부가 따가울 정도로 햇빛이 강하니, 꼭 선크림을 많이 바르시고 선글라스나 양산을 휴대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또한 매우 더운 날씨 탓에 모든 실내시설이 냉방을 엄청나게 가동하고 있어, 건물 안에 들어가면 몹시 춥기 때문에 긴 옷도 챙겨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는 따뜻하면서도 선선한 아주 환상적인 가을 날씨가 펼쳐집니다. 현지인들은 12월 말에도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반팔에 긴바지, 후드집업 정도로 지냈습니다. 한국의 봄, 가을 날씨에서 맞이하는 할로윈과 크리스마스는 아주 낭만적이었습니다.


4) 출국 전 준비사항:
미국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미국 은행 계좌와 미국 전화번호가 필요할 것입니다. 학교 근처에 Chase라는 은행이 있어서 계좌는 Chase에서 개설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다만 Chase에서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하니, 미국 전화번호가 생기자마자 예약부터 거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미국 전화번호는 다양한 통신사에서 개통할 수 있는데, 저는 Mint Mobile로 한국에서 미리 개통하고 갔습니다.

5) 보험 및 비자:
ASU는 학교 자체 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합니다. 가을학기 기준 $1600이 조금 넘었습니다. 학교 보험이 있으면 교내 Medical Center에서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습니다. 비자는 학교에서 DS-2019 서류를 메일로 보내주면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J-1 비자 발급 방법'을 검색하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는 다양한 블로그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6) 파견교 소개:
ASU는 Downtown Phoenix, Polytech, Tempe, West Valley 총 4개의 캠퍼스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중 Tempe 캠퍼스가 메인이며, 대부분의 학생이 이곳에서 수업을 듣게 될 것입니다. 캠퍼스 규모가 매우 커서 사실상 Tempe라는 동네 전체가 하나의 캠퍼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애리조나 내에서도 꽤나 입지가 있는 동네인 덕에, 실제로 미국 대선 시기에 트럼프 후보가 ASU를 찾아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치안도 좋고 안전하지만, 미국에서는 늘 경각심을 가지고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앞서 언급했던 보라색 유료 레일을 타면 40분 내외로 환승 없이 공항에 갈 수 있습니다. 택시로는 15분도 안 걸릴 정도로 공항이 가깝습니다. 덕분에 학기 중에도 여행을 많이 할 수 있는 편입니다. 저는 학기 중에 San Francisco, Los Angeles, San Diego, Las Vegas, Seattle, Chicago를 여행했고, 캐나다도 다녀왔습니다. 종강 후에는 Grand Canyon, Antelope Canyon, Horse Shoe Band, Sedona, Washington D.C., New York을 여행했으며, 멕시코까지 갔다왔습니다. 어느 하나 좋았던 곳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지역이 아름다웠습니다. 어쩌다보니 LA는 3번이나 갔다왔는데, 매번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많이 다닌 것처럼 보이지만 여행을 가지 않는 대부분의 시간은 밤늦게까지 도서관에 살 정도로 학업에 열중했습니다.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싶은 욕심에, 지칠 만큼 불살랐던 한 학기였습니다. 가기 전부터 막연한 두려움에 교환 지원을 후회하기도 했고 실제로 초반부엔 적응하기 힘들어했으나, 떠날 날이 다가올수록 벅차오를 만큼 행복했던 기억만 남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황홀한 찰나를 가슴 속에 간직한 채 돌아오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