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 개요
CLSBE에서의 교환학생은 정신적으로나 학업적으로나 제 인생의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한학기 동안 저는 가치관이 바뀌고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교환학생 생활을 좋게 기억할수 있는 이유는 다른 곳이 아닌 포르투갈 CLSBE이라는 환경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 수많은 후기를 읽으며 고민했던 경험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저의 후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 준비
### 짐싸기 : 극한의 미니멀리즘
출국하기 전에 미니멀리즘에 강렬하게 꽂혀서 기내용 캐리어 한개만 들고갔습니다, “이것만 들고가도 살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시도해봤는데 결론은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짐을 싸는 기준은 “한국 출국해서 리스본 숙소에 안전하게 도착할때까지 없으면 안되는 것들” 이었고, 필요한지 아닌지 확신이 없는 건 전부 과감히 뺐습니다. 가서 판단하고 사는게 훨씬 효율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이렇게 짐을 싸야된다는 건 당연히 아니고, “이렇게 살아도 안죽는구나”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엑셀 첨부하겠습니다.
### 서류, 금융 : 비자와 체크카드는 필수
비자는 학교 측에서 입학 허가서가 나오자마자 바로 대사관에 이메일로 연락해서 발급 절차를 밟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발급 과정이 어렵지는 않지만,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시작하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가격은 약 20만원 정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한 출국하실 때 해외 결제 혜택이 있는 체크카드를 2개 이상 가져가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국제학생증(ISIC)과 결합된 하나 VIVA카드 1개, 그냥 하나 VIVA카드 한개, 국민카드 한개를 비상용으로 가져갔습니다.
### 집구하기 : 포기하면 편하다
CLSBE는 기숙사가 없기 때문에 직접 집을 구하셔야 합니다. 집을 구하는데는 온라인 사이트 이용하기, 임시 숙소에 묵으며 직접 발품팔기 등의 방법이 있는데요. 결론적으로는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7월경 리스본에 일찍 도착해서 호스텔에 묵으면서 직접 발품을 팔고 다니면서 알아보려고 시도했습니다. 건물 2개를 실제로 돌아보고 BQuarto, idealista 라는 현지 매매사이트에서도 수없이 연락을 해봤지만, 결론적으로는 시간낭비였습니다. 실제로 본 건물들은 환경이 너무 열악했고 온라인으로 본 매물들은 허위매물 천지였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Uniplaces라는 사이트에서 집을 찾아 계약했으며, 시내에 위치한 플랫에 거주하며 한달에 (관리비 포함) 470유로 정도를 냈습니다. 3명이 같이 사는 작은 플랫이었는데, 리스본도 요 몇년간 집값이 엄청 뛰어서 이정도 가격이면 조건 대비 평균 축에 속했습니다.저는 방은 좁지만 집에 정원이 있고, 집주인분이 정말 가족처럼 대해주시고 이웃을 초대해서 파티도 여는 등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사실 리스본에서 완벽한 집을 찾기는 정말정말 힘듭니다. 방이 더럽거나, 이웃이 시끄럽거나, 위치가 이상하거나, 벌레가 나오거나 등등 뭔가 하나씩 오점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제가 거주하는 방도 창문 바로 건너편에서 하루종일 공사를 해서 집에 있을수가 없고, 손바닥만한 히터를 키고 5분이 지나면 집에 전기가 내려가는 등 단점이 많았습니다.하지만 기준을 낮추시면 편합니다 어차피 어디를 가도 단점은 있으니 장점을 중점적으로 선택하셔야 됩니다.
다만 객관적으로 봤을때 말도 안되는 곳만 피하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면 같은 층에 방이 10개인데 화장실이 1개라던지 하는 곳이라던지요…그리고 uniplaces 집을 구할때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promo code를 구할수 있으니 꼭!! 사전에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중개료를 반을 줄일수 있습니다.
### 일정 : 각자의 상황에 따라
일정은 본인의 성향과 상황을 잘 파악해서 짜는게 가장 좋은것 같습니다. CLSBE는 시험이 빠르면 12월 초순에, 늦으면 1월 중순에 끝날수도 있으니 사전에 시험 스케줄을 고려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강신청 전 학교 홈페이지에서 대략적인 시험 스케줄을 확인할수 있습니다.) 저는 시험이 1월 16일까지 있기도 하고 최대한 유럽에 오래 있다 오고 싶었기 때문에, 학기 시작 전후로 긴 여행 계획을 잡았습니다. 최종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7월 중순 : 인천 -> 리스본으로 출국
7월 중순~7월 말 : 리스본에서 2주정도 지내며 숙소 알아보고 계약
7월 말~ 8월 말 : 남부유럽 여행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영국,프랑스 등)
9월초~1월 중순 : 리스본에서 학교 생활
1월 중순~2월초 : 발리 여행
학기 중 주말에 다른 나라로 여행을 많이 다니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학교 일정이 너무 바쁘기도 하고 여유 없이 여행을 다니기 싫어서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그 대신 포르투갈 내 여행 (신트라,포르투 등) 을 친구들과 가끔 다니고, 크리스마스 주간에 이탈리아로 1주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 정도는 비행기로 3시간 이내로 갈수 있으니 만약 여행을 하고 싶으시면 이 나라들을 추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탈리아가 너무 좋아서 2번 갔다왔고, 그 외에는 그리스가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 생활
### 언어/인종차별/치안
학교에서는 다 영어를 쓰기 때문에 포르투갈어를 못한다고 해서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저는 포르투갈어를 한국에서 1년간 배웠는데도 막상 가니까 포르투갈어를 쓸 기회는 크게 없었습니다. 마트 직원, 택시 기사, 로컬 식당 등에서는 영어가 안통하긴 하는데 일단 저는 부족한 영어실력을 늘리는데 바빠서 포르투갈어가 안중에 없었습니다.
치안은 다른 유럽 국가(프랑스라던지..)에 비해 확실히 좋습니다. 가방으로 자리 맡아놓고 가는 한국스러운 모습도 가끔 봤고 밤에 돌아다니는 것도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일 뿐이지, 유럽국가인 이상 항상 조심은 하셔야합니다. 제 친구는 밤에 집에 들어가다가 행인이 키스하려고 시도했던 경험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거지같이 꾸미고 다니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인종차별은 다른 나라보단 확실히 덜한데 그렇다고 아예 없진 않습니다. (저는 길거리에서 니하오 2번 들었고 캣콜링 많이 당했습니다.). 포르투갈은 동양인이 많이 없는 나라이다보니 기본적으로 동양인을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그게 좋은 쪽이면 카페에서 서비스를 공짜로 준다던지 한국 문화에 대해 알고싶어한다던지 등으로 표출되고, 나쁜쪽이면 인종차별과 캣콜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고, 학교 내에서는 딱히 인종차별을 느낀 경험이 없었습니다.
### 학교 수업
저는 총 6개의 수업을 들었고 올 패스했습니다 (Applied Data Science, Data Modeling tools, Capital Markets and Institutions, Entrepreneurship, Global Marketing Management, Digital Business Model)
Applied Data Science: 제 진로를 바꾼 수업입니다. 교수님이 BNP Paribas 출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이신데, 한학기에 걸쳐 Tableau, Alteryx, Python 실무 + 각종 Machine Learning 알고리즘들, 거기다 미적분과 통계까지 가르치십니다. 거기에 더불어 실무적인 조언까지 같이 해주십니다. (경영진에게 발표할때는 “Dashboard”라는 개념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등등) 다루는 양이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주제에 대해 꽤 깊은 수준까지 들어가시는데 개인적으로 교수님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교수님이 가르침에 대한 열정이 많으셔서 학생들 질문도 정성껏 받아주시고 최대한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고 노력하십니다. 저는 학기가 끝나고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파이썬 프로젝트에 대한 조언을 청했는데, 직접 시간을 내셔서 코딩도 해주시고 자기 동료를 불러 미팅도 주선해주셨습니다.
기말고사와 최종 프로젝트 발표가 있으며, 최종 프로젝트는 주제를 직접 정해서 데이터 베이스 플로우를 구축하고 대시보드를 만들어 PT를 하는 형식입니다. 프로젝트를 하느라 고생을 정말 많이 했지만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수업들 중에 최고였습니다.
Data Modeling Tools : 학기 전반부에는 엑셀을, 학기 후반부에는 MS Access와 SQL을 배웁니다. 엑셀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고난이도의 테크닉들을 배웠고, 교수님 말이 빠르시고 억양이 독특하셔서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데 애를 좀 먹었습니다. 시험도 엑셀 문제를 푸는 것으로 진행되는데 다들 어려워했던 기억이 납는다. 수업도 중요하지만 교수님께서 공유해주시는 과거 시험문제를 반복해서 푸는게 중요합니다.
Capital Markets and Insitutions : 교수님이 Finance MBA의 학장이셨나 그랬던것 같습니다. 무뚝뚝하신것 같지만 수업도 문제도 깔끔하게 내십니다. 한국에서 재무관리나 투자론 등을 들으셨으면 수월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다루는 내용은 선물옵션 과목 커리큘럼과 비슷한것 같습니다. 시험 전에 항상 몇년치 과거 시험지를 공유해주시기 때문에 시험공부하기 매우 수월헀습니다.
Global Marketing Management : 마케팅 수업이고 일주일에 한번 3시간짜리 수업입니다. 마케팅 전략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국제 정세도 가르쳐주시려고 하시고, 참여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십니다. 거의 교수님과 학생의 질답식으로 진행되고, 중간에 마케팅 전략을 이용한 토론이 한번 있습니다 .또 학기 중 랜덤으로 팝퀴즈가 5번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케팅에 관심이 없어서 정말 지루했습니다..
Digital Business Model : 반학기 짜리 수업인데, 기업 비즈니스 모델의 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해 배우고 한 기업을 선정해서 디지털 솔루션 제안 같은 팀플 피티를 하는게 시험입니다. 중간 레포트나 중간발표 자료, 회의 같이 과제가 꽤 많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제 팀의 주제는 Lidl이었는데 한 글로벌 체인 기업에 대해 여러 국적의 학생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다 달라서 흥미로웠습니다. 제 팀에 정말 똑똑한 분이 있어서 최종 점수 1등했습니다.
Entrepreneurship : 창업 관련 수업입니다. 초기에 팀을 짜서 아이디어 구상 ~ 비즈니스 모델 검증 ~ 최종 발표까지 하는 수업입니다. (고려대 벤처경영 수업의 순한맛을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지루했습니다.. 교수님이 너무 보편적인 얘기만 해주시는 느낌이었습니다. 수업후 제 아이디어를 개인적으로 피드백 받으러 갔을때도 너무 보편적인 얘기만 해주셔서 솔직히 수업 자체가 별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 기타 활동
Tech@Catolica : CLSBE의 코딩 학회라고 보시면 됩니다. 학기 초에 리크루팅을 했고 1주일마다 한번씩 모여서 co-working을 합니다. datacamp 프리미엄 계정을 무료로 제공해주는게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학기 중에 교내생과 외부인을 대상으로 machine learning hackathon 을 개최했는데 저는 멘토로 참여했습니다. 그 외에도 Benz.io의 CEO를 초청해서 특강을 하는등의 활동도 합니다. 다음 학기에는 강사를 초청해서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강의를 제공한다고 하니, 이쪽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들어가보시길 추천합니다.
Lisbon Digital Nomad Group: 리스본에 있는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입니다. Meetup이라는 어플에서 참가신청을 하실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 Selva라는 카페에 모여서 co-working을 하고 매주 목요일마다 파티, 매주 금요일마다 브런치 행사를 엽니다. 남미를 2년동안 여행하다 온 부부라던지, 평생을 마케터로 일하다 때려치고 세계일주 중인 분이라던지, 리스본에서 일하고 있는 프랑스인 프로그래머 등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친구와 사람들
리스본, 특히 CLSBE는 확실히 친구 사귀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워낙 다양한 인종과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있고 교환학생도 많기 때문입니다.개학 초기의 행사들을 많이 활용하시고(오리엔테이션), 수업 첫주에 말 많이 거시고, 룸메이트와 친해지시고, 그 외에도 다양한 커뮤니티(학회, 동아리, 유학생 단체 등)를 많이 활용하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게도 학기 초에 같은 수업에서 저와 잘맞는 친구들을 만나서 귀국할때까지 쭉 어울려 놀았습니다. 또 룸메이트들과 룸메이트의 친구들, 이웃들 끼리도 커뮤니티가 있었는데, 제 귀국 전날까지 브런치 파티를 하고 노을을 보며 칵테일을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모이다보니 문화 교류(?)도 재미있었습니다. 추석때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각자 나라 음식을 만들고 파티를 했는데, 저는 감자조림과 단호박견과류찜을 했습니다. 이웃과 친구들을 한식당에 데려가서 계란찜, 떡갈비, 잡채를 열심히 설명했던 기억도 납니다. (사실 등에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막걸리 어떻게 만드냐고 자꾸 물어보는데 울고 싶었습니다)
## 조언
###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
교환학생은 정말 특별하고 의미있는 경험입니다. 하지만 매일매일이 익사이팅할거라는 기대를 빨리 버리셔야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왜 난 아무것도 안하지” “너무 재미없게 보내는건가” 같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으실 것이고 공허함을 느끼는게 당연합니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를 현명하게 결정하시는게 교환학생의 질을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운동,파티,여행 등 이것저것 시도해보다가 답을 공부에서 찾았습니다. 혼자 밤새서 코딩하니까 뿌듯하고 좋더라구요…
비슷한 맥락으로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 대략적인 목적을 정하고 오시는 게 좋습니다. “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겠다” “나는 여행을 많이 하겠다” “나는 학교 생활에 집중하겠다” 등의 대략적인 목적만 있어도 교환학생 가서 방황하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저의 모습을 다시 정의해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취향과 성향들이 과연 진짜 나의 것인지 아니면 한국이라는 환경때문에 형성된 것인지 궁금했고,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할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보고 싶었습니다.
### CLSBE를 고민하고 있다면
일단 교환학생 비율이 아주아주 높아서 관련 인프라가 많이 갖춰져 있습니다. 입학전 오리엔테이션에 가면 교환학생 관련 단체가 정말 많을거고 어디에 가입해도 학기 내내 관련 활동이 있습니다. (서핑, 무비나잇, 파티 등등) 교환학생 절차를 메일 등으로 정말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학교 국제처 측에서도 많이 도와주려고 합니다. 교환학생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고생하는 분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이건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생활은 다 영어로 할수 있고 교환학생 국적도 몇십개인가 되기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인종차별도 덜합니다. 저는 수업의 질도 상당하다고 느꼈습니다. 교수님들도 열정적이시고 고려대에도 도입했으면 좋겠는 실용적인 커리큘럼도 많았습니다.
또 누차 말하지만 포르투갈의 특성상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고 다른 나라에 비해 친구를 사귀기 쉽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유럽에서 제일 좋은 나라 중에 하나입니다.(겨울빼고..) 특히 세계 여행 5~10년 쯤 다닌 사람들이 리스본을 매우 좋아하더라구요.
### 인종차별/캣콜링/성희롱 등 대처
(혼자 다니는 여성 기준입니다.) 길거리에서 인종차별이나 캣콜링을 당했을 시 화나고 무섭겠지만 왠만하면 쳐다보지도 말고, 웃지도 말고, 반응하지도 말고 그냥 빠르게 지나가시기를 추천합니다. 사이다 대처 어쩌구 뭐 이런것도 있겠지만… 혼자 다니는 입장에서는 그냥 개인 신변 보장이 최우선이라고 느꼈습니다. 리스본에서는 시내쪽에 식당가가 늘어져있는 길이 유독 심했습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특별한 용건을 제외한) 대화를 시도하는 남자는 무조건 피하세요. 현지인인데 구경을 시켜주겠다, 자기 아티스트인데 스튜디오를 구경시켜주겠다, 목적지까지 오토바이를 태워주겠다, 커피/술/등등을 먹으러 가자, 인스타그램/왓츠앱/이메일 알려달라,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다 등등… 당연히 피할 것 같지만 여행을 다니다보면 별의별 일이 일어나다보니 무의식중에 경계를 풀기 쉽습니다. “만에 하나 그냥 친절한 사람일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차라리 그냥 그런 경우 한번 놓치는게 낫습니다.. 위험한 상황에 처하실수도 있으니 그냥 무조건 피하시길 추천합니다..
### 베드버그 대처
유럽, 특히 남부 유럽을 가신다면 베드버그(빈대)의 위험성은 꼭 인지하고 계셔야 합니다. 실제로 베드버그 때문에 집을 옮기고 해당 숙소는 폐쇄한 사례도 들었습니다. 저 또한 베드버그 때문에 잠을 못자며 고생했고 결국 방역업체를 부르고 나서야 끝이 났습니다. 걸리는 확률은 랜덤이니 약국에서 “비오킬” 꼭 사가시고 숙소 잡기 전 후기 꼭 읽어보세요. 숙소 도착해서 침대 곳곳이나 벽에 핏자국이 있는지 확인하시고 왠만하면 캐리어는 항상 닫아놓으세요.
하지만 만약 걸리시더라도 사람을 죽이는 벌레는 아니니 너무 절망하시진 마시기 바랍니다. 갖고 있는 모든 소지품 일광 소독 하시고 집주인에게 꼭 방역업체 불러달라고 요청하세요. 대부분 베드버그인 사실을 부정하며 적극적으로 나서주지 않을것입니다. 안되면 싸워서라도 얻어내길 바랍니다. 저는 룸메이트를 증인으로 잡고, 벽에서 발견한 베드버그와 물린 자국을 사진으로 찍고, 베드버그 시체를 보존하여 집주인에게 갖다줘서 겨우 설득했습니다. 화이팅!!
## 결론
제가 실제로 떠나기 전 고민했던 일정, 짐싸기, 적응, 돈문제, 나라와 학교 선택 등에 대해 적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0327jane@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 첨부엑셀 - 인천 -> 리스본으로 떠날때 챙긴 짐을 정리했습니다. 파란색 글씨는 돌아올대까지 한번도 쓰지 않은 것들입니다.
CLSBE에서의 교환학생은 정신적으로나 학업적으로나 제 인생의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한학기 동안 저는 가치관이 바뀌고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교환학생 생활을 좋게 기억할수 있는 이유는 다른 곳이 아닌 포르투갈 CLSBE이라는 환경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 수많은 후기를 읽으며 고민했던 경험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저의 후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 준비
### 짐싸기 : 극한의 미니멀리즘
출국하기 전에 미니멀리즘에 강렬하게 꽂혀서 기내용 캐리어 한개만 들고갔습니다, “이것만 들고가도 살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시도해봤는데 결론은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짐을 싸는 기준은 “한국 출국해서 리스본 숙소에 안전하게 도착할때까지 없으면 안되는 것들” 이었고, 필요한지 아닌지 확신이 없는 건 전부 과감히 뺐습니다. 가서 판단하고 사는게 훨씬 효율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이렇게 짐을 싸야된다는 건 당연히 아니고, “이렇게 살아도 안죽는구나”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엑셀 첨부하겠습니다.
### 서류, 금융 : 비자와 체크카드는 필수
비자는 학교 측에서 입학 허가서가 나오자마자 바로 대사관에 이메일로 연락해서 발급 절차를 밟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발급 과정이 어렵지는 않지만,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최대한 일찍 시작하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가격은 약 20만원 정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한 출국하실 때 해외 결제 혜택이 있는 체크카드를 2개 이상 가져가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국제학생증(ISIC)과 결합된 하나 VIVA카드 1개, 그냥 하나 VIVA카드 한개, 국민카드 한개를 비상용으로 가져갔습니다.
### 집구하기 : 포기하면 편하다
CLSBE는 기숙사가 없기 때문에 직접 집을 구하셔야 합니다. 집을 구하는데는 온라인 사이트 이용하기, 임시 숙소에 묵으며 직접 발품팔기 등의 방법이 있는데요. 결론적으로는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7월경 리스본에 일찍 도착해서 호스텔에 묵으면서 직접 발품을 팔고 다니면서 알아보려고 시도했습니다. 건물 2개를 실제로 돌아보고 BQuarto, idealista 라는 현지 매매사이트에서도 수없이 연락을 해봤지만, 결론적으로는 시간낭비였습니다. 실제로 본 건물들은 환경이 너무 열악했고 온라인으로 본 매물들은 허위매물 천지였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Uniplaces라는 사이트에서 집을 찾아 계약했으며, 시내에 위치한 플랫에 거주하며 한달에 (관리비 포함) 470유로 정도를 냈습니다. 3명이 같이 사는 작은 플랫이었는데, 리스본도 요 몇년간 집값이 엄청 뛰어서 이정도 가격이면 조건 대비 평균 축에 속했습니다.저는 방은 좁지만 집에 정원이 있고, 집주인분이 정말 가족처럼 대해주시고 이웃을 초대해서 파티도 여는 등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사실 리스본에서 완벽한 집을 찾기는 정말정말 힘듭니다. 방이 더럽거나, 이웃이 시끄럽거나, 위치가 이상하거나, 벌레가 나오거나 등등 뭔가 하나씩 오점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제가 거주하는 방도 창문 바로 건너편에서 하루종일 공사를 해서 집에 있을수가 없고, 손바닥만한 히터를 키고 5분이 지나면 집에 전기가 내려가는 등 단점이 많았습니다.하지만 기준을 낮추시면 편합니다 어차피 어디를 가도 단점은 있으니 장점을 중점적으로 선택하셔야 됩니다.
다만 객관적으로 봤을때 말도 안되는 곳만 피하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면 같은 층에 방이 10개인데 화장실이 1개라던지 하는 곳이라던지요…그리고 uniplaces 집을 구할때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promo code를 구할수 있으니 꼭!! 사전에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중개료를 반을 줄일수 있습니다.
### 일정 : 각자의 상황에 따라
일정은 본인의 성향과 상황을 잘 파악해서 짜는게 가장 좋은것 같습니다. CLSBE는 시험이 빠르면 12월 초순에, 늦으면 1월 중순에 끝날수도 있으니 사전에 시험 스케줄을 고려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강신청 전 학교 홈페이지에서 대략적인 시험 스케줄을 확인할수 있습니다.) 저는 시험이 1월 16일까지 있기도 하고 최대한 유럽에 오래 있다 오고 싶었기 때문에, 학기 시작 전후로 긴 여행 계획을 잡았습니다. 최종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7월 중순 : 인천 -> 리스본으로 출국
7월 중순~7월 말 : 리스본에서 2주정도 지내며 숙소 알아보고 계약
7월 말~ 8월 말 : 남부유럽 여행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영국,프랑스 등)
9월초~1월 중순 : 리스본에서 학교 생활
1월 중순~2월초 : 발리 여행
학기 중 주말에 다른 나라로 여행을 많이 다니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학교 일정이 너무 바쁘기도 하고 여유 없이 여행을 다니기 싫어서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그 대신 포르투갈 내 여행 (신트라,포르투 등) 을 친구들과 가끔 다니고, 크리스마스 주간에 이탈리아로 1주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 정도는 비행기로 3시간 이내로 갈수 있으니 만약 여행을 하고 싶으시면 이 나라들을 추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탈리아가 너무 좋아서 2번 갔다왔고, 그 외에는 그리스가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 생활
### 언어/인종차별/치안
학교에서는 다 영어를 쓰기 때문에 포르투갈어를 못한다고 해서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저는 포르투갈어를 한국에서 1년간 배웠는데도 막상 가니까 포르투갈어를 쓸 기회는 크게 없었습니다. 마트 직원, 택시 기사, 로컬 식당 등에서는 영어가 안통하긴 하는데 일단 저는 부족한 영어실력을 늘리는데 바빠서 포르투갈어가 안중에 없었습니다.
치안은 다른 유럽 국가(프랑스라던지..)에 비해 확실히 좋습니다. 가방으로 자리 맡아놓고 가는 한국스러운 모습도 가끔 봤고 밤에 돌아다니는 것도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일 뿐이지, 유럽국가인 이상 항상 조심은 하셔야합니다. 제 친구는 밤에 집에 들어가다가 행인이 키스하려고 시도했던 경험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거지같이 꾸미고 다니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인종차별은 다른 나라보단 확실히 덜한데 그렇다고 아예 없진 않습니다. (저는 길거리에서 니하오 2번 들었고 캣콜링 많이 당했습니다.). 포르투갈은 동양인이 많이 없는 나라이다보니 기본적으로 동양인을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그게 좋은 쪽이면 카페에서 서비스를 공짜로 준다던지 한국 문화에 대해 알고싶어한다던지 등으로 표출되고, 나쁜쪽이면 인종차별과 캣콜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고, 학교 내에서는 딱히 인종차별을 느낀 경험이 없었습니다.
### 학교 수업
저는 총 6개의 수업을 들었고 올 패스했습니다 (Applied Data Science, Data Modeling tools, Capital Markets and Institutions, Entrepreneurship, Global Marketing Management, Digital Business Model)
Applied Data Science: 제 진로를 바꾼 수업입니다. 교수님이 BNP Paribas 출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이신데, 한학기에 걸쳐 Tableau, Alteryx, Python 실무 + 각종 Machine Learning 알고리즘들, 거기다 미적분과 통계까지 가르치십니다. 거기에 더불어 실무적인 조언까지 같이 해주십니다. (경영진에게 발표할때는 “Dashboard”라는 개념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등등) 다루는 양이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주제에 대해 꽤 깊은 수준까지 들어가시는데 개인적으로 교수님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교수님이 가르침에 대한 열정이 많으셔서 학생들 질문도 정성껏 받아주시고 최대한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고 노력하십니다. 저는 학기가 끝나고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파이썬 프로젝트에 대한 조언을 청했는데, 직접 시간을 내셔서 코딩도 해주시고 자기 동료를 불러 미팅도 주선해주셨습니다.
기말고사와 최종 프로젝트 발표가 있으며, 최종 프로젝트는 주제를 직접 정해서 데이터 베이스 플로우를 구축하고 대시보드를 만들어 PT를 하는 형식입니다. 프로젝트를 하느라 고생을 정말 많이 했지만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수업들 중에 최고였습니다.
Data Modeling Tools : 학기 전반부에는 엑셀을, 학기 후반부에는 MS Access와 SQL을 배웁니다. 엑셀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고난이도의 테크닉들을 배웠고, 교수님 말이 빠르시고 억양이 독특하셔서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데 애를 좀 먹었습니다. 시험도 엑셀 문제를 푸는 것으로 진행되는데 다들 어려워했던 기억이 납는다. 수업도 중요하지만 교수님께서 공유해주시는 과거 시험문제를 반복해서 푸는게 중요합니다.
Capital Markets and Insitutions : 교수님이 Finance MBA의 학장이셨나 그랬던것 같습니다. 무뚝뚝하신것 같지만 수업도 문제도 깔끔하게 내십니다. 한국에서 재무관리나 투자론 등을 들으셨으면 수월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다루는 내용은 선물옵션 과목 커리큘럼과 비슷한것 같습니다. 시험 전에 항상 몇년치 과거 시험지를 공유해주시기 때문에 시험공부하기 매우 수월헀습니다.
Global Marketing Management : 마케팅 수업이고 일주일에 한번 3시간짜리 수업입니다. 마케팅 전략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국제 정세도 가르쳐주시려고 하시고, 참여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십니다. 거의 교수님과 학생의 질답식으로 진행되고, 중간에 마케팅 전략을 이용한 토론이 한번 있습니다 .또 학기 중 랜덤으로 팝퀴즈가 5번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케팅에 관심이 없어서 정말 지루했습니다..
Digital Business Model : 반학기 짜리 수업인데, 기업 비즈니스 모델의 digital transformation에 대해 배우고 한 기업을 선정해서 디지털 솔루션 제안 같은 팀플 피티를 하는게 시험입니다. 중간 레포트나 중간발표 자료, 회의 같이 과제가 꽤 많았던 걸로 기억됩니다.. 제 팀의 주제는 Lidl이었는데 한 글로벌 체인 기업에 대해 여러 국적의 학생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다 달라서 흥미로웠습니다. 제 팀에 정말 똑똑한 분이 있어서 최종 점수 1등했습니다.
Entrepreneurship : 창업 관련 수업입니다. 초기에 팀을 짜서 아이디어 구상 ~ 비즈니스 모델 검증 ~ 최종 발표까지 하는 수업입니다. (고려대 벤처경영 수업의 순한맛을 생각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지루했습니다.. 교수님이 너무 보편적인 얘기만 해주시는 느낌이었습니다. 수업후 제 아이디어를 개인적으로 피드백 받으러 갔을때도 너무 보편적인 얘기만 해주셔서 솔직히 수업 자체가 별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 기타 활동
Tech@Catolica : CLSBE의 코딩 학회라고 보시면 됩니다. 학기 초에 리크루팅을 했고 1주일마다 한번씩 모여서 co-working을 합니다. datacamp 프리미엄 계정을 무료로 제공해주는게 가장 좋았습니다. 그리고 학기 중에 교내생과 외부인을 대상으로 machine learning hackathon 을 개최했는데 저는 멘토로 참여했습니다. 그 외에도 Benz.io의 CEO를 초청해서 특강을 하는등의 활동도 합니다. 다음 학기에는 강사를 초청해서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강의를 제공한다고 하니, 이쪽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들어가보시길 추천합니다.
Lisbon Digital Nomad Group: 리스본에 있는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입니다. Meetup이라는 어플에서 참가신청을 하실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 Selva라는 카페에 모여서 co-working을 하고 매주 목요일마다 파티, 매주 금요일마다 브런치 행사를 엽니다. 남미를 2년동안 여행하다 온 부부라던지, 평생을 마케터로 일하다 때려치고 세계일주 중인 분이라던지, 리스본에서 일하고 있는 프랑스인 프로그래머 등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친구와 사람들
리스본, 특히 CLSBE는 확실히 친구 사귀기가 비교적 쉽습니다. 워낙 다양한 인종과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있고 교환학생도 많기 때문입니다.개학 초기의 행사들을 많이 활용하시고(오리엔테이션), 수업 첫주에 말 많이 거시고, 룸메이트와 친해지시고, 그 외에도 다양한 커뮤니티(학회, 동아리, 유학생 단체 등)를 많이 활용하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게도 학기 초에 같은 수업에서 저와 잘맞는 친구들을 만나서 귀국할때까지 쭉 어울려 놀았습니다. 또 룸메이트들과 룸메이트의 친구들, 이웃들 끼리도 커뮤니티가 있었는데, 제 귀국 전날까지 브런치 파티를 하고 노을을 보며 칵테일을 마셨던 기억이 납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모이다보니 문화 교류(?)도 재미있었습니다. 추석때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각자 나라 음식을 만들고 파티를 했는데, 저는 감자조림과 단호박견과류찜을 했습니다. 이웃과 친구들을 한식당에 데려가서 계란찜, 떡갈비, 잡채를 열심히 설명했던 기억도 납니다. (사실 등에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막걸리 어떻게 만드냐고 자꾸 물어보는데 울고 싶었습니다)
## 조언
###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
교환학생은 정말 특별하고 의미있는 경험입니다. 하지만 매일매일이 익사이팅할거라는 기대를 빨리 버리셔야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왜 난 아무것도 안하지” “너무 재미없게 보내는건가” 같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으실 것이고 공허함을 느끼는게 당연합니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를 현명하게 결정하시는게 교환학생의 질을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운동,파티,여행 등 이것저것 시도해보다가 답을 공부에서 찾았습니다. 혼자 밤새서 코딩하니까 뿌듯하고 좋더라구요…
비슷한 맥락으로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 대략적인 목적을 정하고 오시는 게 좋습니다. “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겠다” “나는 여행을 많이 하겠다” “나는 학교 생활에 집중하겠다” 등의 대략적인 목적만 있어도 교환학생 가서 방황하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저의 모습을 다시 정의해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취향과 성향들이 과연 진짜 나의 것인지 아니면 한국이라는 환경때문에 형성된 것인지 궁금했고,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할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보고 싶었습니다.
### CLSBE를 고민하고 있다면
일단 교환학생 비율이 아주아주 높아서 관련 인프라가 많이 갖춰져 있습니다. 입학전 오리엔테이션에 가면 교환학생 관련 단체가 정말 많을거고 어디에 가입해도 학기 내내 관련 활동이 있습니다. (서핑, 무비나잇, 파티 등등) 교환학생 절차를 메일 등으로 정말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학교 국제처 측에서도 많이 도와주려고 합니다. 교환학생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고생하는 분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이건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생활은 다 영어로 할수 있고 교환학생 국적도 몇십개인가 되기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인종차별도 덜합니다. 저는 수업의 질도 상당하다고 느꼈습니다. 교수님들도 열정적이시고 고려대에도 도입했으면 좋겠는 실용적인 커리큘럼도 많았습니다.
또 누차 말하지만 포르투갈의 특성상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고 다른 나라에 비해 친구를 사귀기 쉽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유럽에서 제일 좋은 나라 중에 하나입니다.(겨울빼고..) 특히 세계 여행 5~10년 쯤 다닌 사람들이 리스본을 매우 좋아하더라구요.
### 인종차별/캣콜링/성희롱 등 대처
(혼자 다니는 여성 기준입니다.) 길거리에서 인종차별이나 캣콜링을 당했을 시 화나고 무섭겠지만 왠만하면 쳐다보지도 말고, 웃지도 말고, 반응하지도 말고 그냥 빠르게 지나가시기를 추천합니다. 사이다 대처 어쩌구 뭐 이런것도 있겠지만… 혼자 다니는 입장에서는 그냥 개인 신변 보장이 최우선이라고 느꼈습니다. 리스본에서는 시내쪽에 식당가가 늘어져있는 길이 유독 심했습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특별한 용건을 제외한) 대화를 시도하는 남자는 무조건 피하세요. 현지인인데 구경을 시켜주겠다, 자기 아티스트인데 스튜디오를 구경시켜주겠다, 목적지까지 오토바이를 태워주겠다, 커피/술/등등을 먹으러 가자, 인스타그램/왓츠앱/이메일 알려달라, 한국문화에 관심이 있다 등등… 당연히 피할 것 같지만 여행을 다니다보면 별의별 일이 일어나다보니 무의식중에 경계를 풀기 쉽습니다. “만에 하나 그냥 친절한 사람일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차라리 그냥 그런 경우 한번 놓치는게 낫습니다.. 위험한 상황에 처하실수도 있으니 그냥 무조건 피하시길 추천합니다..
### 베드버그 대처
유럽, 특히 남부 유럽을 가신다면 베드버그(빈대)의 위험성은 꼭 인지하고 계셔야 합니다. 실제로 베드버그 때문에 집을 옮기고 해당 숙소는 폐쇄한 사례도 들었습니다. 저 또한 베드버그 때문에 잠을 못자며 고생했고 결국 방역업체를 부르고 나서야 끝이 났습니다. 걸리는 확률은 랜덤이니 약국에서 “비오킬” 꼭 사가시고 숙소 잡기 전 후기 꼭 읽어보세요. 숙소 도착해서 침대 곳곳이나 벽에 핏자국이 있는지 확인하시고 왠만하면 캐리어는 항상 닫아놓으세요.
하지만 만약 걸리시더라도 사람을 죽이는 벌레는 아니니 너무 절망하시진 마시기 바랍니다. 갖고 있는 모든 소지품 일광 소독 하시고 집주인에게 꼭 방역업체 불러달라고 요청하세요. 대부분 베드버그인 사실을 부정하며 적극적으로 나서주지 않을것입니다. 안되면 싸워서라도 얻어내길 바랍니다. 저는 룸메이트를 증인으로 잡고, 벽에서 발견한 베드버그와 물린 자국을 사진으로 찍고, 베드버그 시체를 보존하여 집주인에게 갖다줘서 겨우 설득했습니다. 화이팅!!
## 결론
제가 실제로 떠나기 전 고민했던 일정, 짐싸기, 적응, 돈문제, 나라와 학교 선택 등에 대해 적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0327jane@gmail.com으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 첨부엑셀 - 인천 -> 리스본으로 떠날때 챙긴 짐을 정리했습니다. 파란색 글씨는 돌아올대까지 한번도 쓰지 않은 것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