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저는 싱가포르 NUS 에 16학년도 1학기에 다녀온 경영대 13학번 박주영입니다. 우선 NUS 에 합격하신 분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NUS 라는 훌륭한 대학과 싱가포르라는 독특한 나라에서 한 학기 혹은 그 이상동안 지내는 것은 살면서 두고두고 돌이켜 볼만한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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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먼저 싱가포르라는 나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로 크기가 서울과 비슷한 작은 나라입니다. 나라의 수입이 대부분 서비스업(관광과 금융업)에서 발생하고 있고, 트레이딩으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싱가포르로 교환학생을 지원하신 분들 중 금융업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 싱가포르의 금융지구인 raffles place 역에 가서 아무 카페나 들어가서 세계적인 은행들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가기 1년 전에 싱가포르라는 나라를 자유여행으로 처음 갔었는데 그 때 그 나라에 반해서 교환학생을 가게 된다면 싱가포르로 와야겠다, 라고 결심했습니다. 자유여행 중 싱가포르의 첫인상은 깨끗하고 안전하고 친절한 나라였습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치안도는 서울보다 높다고 하죠. 태형이 존재하고 실제로 집행되는 만큼 매우 엄격한 법치국가입니다. 또 영어와 중국어를 사용하는 나라입니다. 국민 중 대부분이 영어를 자유로이 구사하기 때문에 여자 혼자 다니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반면, 4개월동안 살아본 싱가포르는 자유여행 때 받았던 인상과는 살짝 달랐습니다. 여행 때는 보지 못했던 빈부격차나 사뭇 비인간적이라고 느껴졌던 교육체계, 한국보다도 더 심한 교육열 등이 보였습니다. 제가 갔었던 NUS 기숙사 내에 있는 24시간 스타벅스에서는 시험기간이 아니어도 항상 학생들이 가득합니다. 많은 정규학생들이 새벽까지 공부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처음에는 학생들이 운동을 많이 해서 좋아 보였지만 결국 알고 보니 싱가폴에서는 운동활동도 평가를 받더군요. 단기간에 성장을 많이 한 나라인만큼 한국과 많은 부분이 닮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폴은 수업 중에 이루어지는 열띤 토론과 배움에 대한 학생들의 열정,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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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S 수업
저는 NUS 에서 총 5개의 수업을 이수했습니다. NUS 와 고려대학교는 인정 학점 비율이 달라서 NUS 에서의 4학점이 고려대학교에서는 3학점으로 인정됨을 꼭 숙지하고 수강신청을 진행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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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n market
이 수업은 마케팅 수업입니다. 주로 저학년 학생들이 많이 듣는 수업이고, 중간고사 없이 기말고사 한 번과 발표 한 번으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저희 조 같은 경우 주제가 니콘과 캐논을 비교하는 프로젝트였고 전형적인 마케팅 수업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시험도 굉장히 쉽고, 주로 발표에서 평가가 갈리는 모양인데 저는 교환학기에서의 학점에 큰 뜻이 없었기 때문에 무난하게 다닌 결과 무난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저는 중국 출신 교수님 수업을 들었는데 중간에 치킨도 사주시고 마지막 시간이라고 다 같이 사진도 찍고 좋으신 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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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epreneurship
기업가 정신에 관한 수업입니다. 창업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들으면 많이 배울 것 같네요. 이론적인 면보다는 실제로 실현 가능한 창업에 대해 수업을 많이 하십니다. 학생들도 대부분 창업에 진지한 목표가 있는 듯했습니다. 컴퓨터 전공을 한 학생들이 50%, 경영 전공을 한 학생이 50%인 수업이었습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둘다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대신 프로젝트가 큰 게 하나 있는데 실제로 사업 하나를 구상하고 사업 계획서까지 제출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학점은 그냥저냥 무난하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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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market
재무 쪽 전공선택 수업이었는데, 이거는 듣지 마세요. 교수님 성함이 Dr. Zsuzsa R. Huszár 라면 더더욱 듣지 마세요. 교수님이 어디 헝가리 출신인가 그런데 영어를 진짜 못 알아듣겠고, 저 분은 항상 화가 나 있으세요. 첫 날 진짜 아닌 것을 깨닫고 수업을 몇 번 가지도 않았지만 별로 좋지 않은 수업 같아요. 수업 내용 자체는 재무 쪽 전반적인 내용을 훑어줘서 좋은 거 같기도 한데 수업을 들으면 별로 기분이 안 좋아요. 교환학생 행복하자고 가는 건데 기분 좋은 것만 보고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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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rial Economic
경제학 쪽 수업인데 대부분 새내기들입니다. 우리 학교 수업으로 치면 경제원론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내용은 경제원론과 미시경제학 중간 어디 즈음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학생들 대부분 수업을 잘 듣지 않고 출석 체크를 하지 않아서 출석도 하지 않아요. 게다가 대형 강의라서 학점이 잘 나오고, 교수님이 한국 분이십니다. 교수님 좋으시니까 가서 한국에서 왔다고 말씀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저는 수업을 안 들어서 강의력은 모르겠고 수업자료를 보면 수업도 꽤 재미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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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ic management
경영 전략이라고 전공 필수 수업입니다. 학기 중에 들으면 힘든 수업이기 때문에 교환 학생을 가서 많이 치워오는 수업 중 하나입니다. NUS 로 가시게 되면 이 수업은 반드시 치워오세요! 중간고사 없이 기말고사 한 번이었고 팀프로젝트 때 일을 별로 시키지도 않아요. 교수님도 정말 귀여우셔서 기말고사 보고 있었는데 저한테 우물쭈물 오시더니 한국에서 왔느냐고, 교환학생이면 PASS 만 받으면 되지 않느냐며 장난 치시기도 하고 하셨습니다. 또 매주 수업 때 블룸버그 같은 데서 그 주 이슈였던 것에 대한 동영상을 보여주시면서 그거에 대해서 토론을 나누는데 좋았어요. 많이 배운 수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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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싱가포르로 교환학생을 가서 가장 좋은 점은 여행 다니기 정말 좋은 위치라는 것입니다. 동남아의 대부분을 버스나 페리로 이동할 수 있고, 호주랑도 가깝습니다. 또 NUS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직전에 Recess week 과 Reading week 이라고 공부를 재정비하라는 의미로 한 주를 쉽니다. 그 때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여행을 떠납니다. 저도 지금 달력을 찾아보니까 2주에 한 번씩은 여행을 다녔네요.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라오스 등 많이들 다녀요. 특히 말레이시아는 버스로 1시간이면 이동가능해서 저는 주말에 저녁 먹으러 가기도 했네요. 싱가포르는 물가가 비싸니까 인도네시아에 30분 페리 타고 가서 네일하고 오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싱가폴의 높은 물가에 질릴 즈음 동남아로 가서 돈을 펑펑 쓰다 오면 정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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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사실 한 학기라고 해도 4개월밖에 되지 않습니다. 정말 짧기 때문에 가기 전에 이번 교환 학기 동안 어떤 것을 하고 싶은 지 정확히 정하고 떠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여행일 수도 있고, 인턴쉽일 수도 있고 어학일 수도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좋은 점은 많은 것이 가능한 나라라는 것입니다. 인턴쉽이면 인턴쉽의 기회도 많을 수 있고, 어학이라면 영어와 중국어 두 개 모두 가능한 나라입니다. 또 여행이라면 값싼 비용으로 여러 나라를 갔다 올 수 있습니다. 어영부영 고민하다가 짧은 시간 그냥 보내지 마시고 꼭 한 두가지의 컨셉을 잡아서 다녀오세요!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부분이 바뀐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이 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을 만나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는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많이 가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하루 종일 영어를 한 마디도 사용하지 않는 게 가능한 곳입니다. 보통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끼리 뭉치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국 친구들이랑 많이 다니게 되는데 그것도 좋지만, 저는 파나마에서 온 친구도 만나보고 마다가스카라에서 온 친구도 만나보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싱가포르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신 분들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 후회 없는 교환학기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