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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Hongkong] University of Hong Kong(HKU) 2016-2 이준영

2017.04.06 Views 4479 경영대학

1.홍콩
 
우선 교환학생에서 여행 많이 다니고 싶은분들께는 추천 드리지 않습니다. 서울의 두배 남짓한 홍콩 자체에 크게 볼거리가 없을뿐더러다른 나라로 훌쩍 떠나기도 여의치 않습니다.홍콩은대충 한달만 돌아다녀도 이미 웬만한 곳은 다 가보게 되는 데다, 외국이라 해도 대도시이기 때문에이국적인 느낌도 금방 수그러듭니다. 홍콩 밖으로 나가려 해도 마카오와 중국을 제외하면 비행기를 타는 수밖에 없습니다.심지어 중국은 비자가 필요한데 사드 문제 때문인지 굉장히 까다롭게 군다고 들었습니다.쉽게 비자 받으시려면 돈을 내고 여행사를 통하셔야 합니다.아무튼 많은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이라면 홍콩은 비추입니다.참고로 중국어(만다린) 목적으로 가시는 분이 혹 계신지 모르겠는데 제주도 사투리 배우러 함경북도 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향후에 금융 쪽으로 관심이 있으신 분께는 적극 추천 드립니다. 교우회가 정말 잘 되어 있는데, 거기 계신 많은 선배님들께서 금융 분야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교환학생들도 교우회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적극적으로 임한다면 정말 생생한 조언을 얻을 수 있고 더 나아가서 인턴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만약 이런 목적으로 홍콩 교환학생을 가겠다 하시면 가을학기에 가시는 걸추천 드립니다. 가을학기에 고연전 같은다양한 교우회 행사가 있기 때문에 교류할 기회가 더 많습니다.특히 축구 잘하신다면 정말 주목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ㅎㅎ

금전&통신
홍콩의 물가는 한국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본인 생활방식과 씀씀이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에서 평범하게 학교 다니는 것처럼 살면 별 차이가 없습니다.홍콩 집값이 비싸긴 하지만, 기숙사 배정받으면 주거비 부담은 크게 줄어듭니다. (혹 배정을 못 받더라도 학교에서 주거비를 조금 지원 해주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저는 시티카드 (국제 체크카드)를 만들어서 갔고 필요할 때마다 현금을 인출해서 썼습니다. 참고로 홍콩은 우리나라처럼 체크카드가 보편적이진 않습니다. 대신에 ‘옥토퍼스 카드’에 현금을 충전해서 그걸 체크카드처럼 씁니다.이외에도 프린트 충전, 교통카드, 세탁기 사용 등 수많은 상황에서 쓰는 카드이므로 꼭 만드셔야 합니다.학기 중에 student 옥토퍼스 카드를 신청할 수 있는데 지하철 요금이 반값이 되는 혜택 외에도 카드에 자기 사진이 붙어서 마치 기념품 같으므로 신청하시면 좋습니다.
핸드폰은 차이나 모바일 유심을 썼습니다.편의점에서 구매가능 합니다. 3G나 4G 둘 중 하나로 등록할 수 있는데 저는 3G로 신청했습니다.3G는 데이터가 무제한입니다.잡다한 비용 빼면 10일에 30HKD 정도로 사용할 수 있고 세븐일레븐에서 충전이 가능합니다. 한번에 많이 충전해둘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속도는 느리지만 전화와 문자도 되어서 싼값에 큰 불편없이 쓸 수 있습니다.
 
의식주
대략 10월 중순까지는 한국 여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이후부터 조금씩 기온이 내려가고 11월쯤 되면 긴 팔과 겉옷도 필요합니다. 12월되면 한국 가을날씨쯤 됩니다.그러나 코트까지는 필요 없고 얇은 옷 여러 개 겹쳐 입는 게 좋습니다. 다만 홍콩엔 난방시설이 전혀 없어서 오히려 밤에 잘 때 실내가 꽤 춥습니다. 따라서 수면양말이나 얇은 담요 같은 걸 챙겨 가시면 좋습니다.
 
홍콩엔 다양한 음식이 있어서 먹을 거리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한국 음식점도 꽤 있고 마트에 한국 음식 많이 팝니다. 로컬 음식은 입에 잘 안 맞는 경우가 많아서 누가 검증해주지 않으면 굳이 먹진 않았습니다. 학교 안과 근처에 로컬음식 외에도 식당이 다양하게 있어서 하나쯤은 맞는게 있으실 겁니다..
 
홍콩대는 기본적으로 교환학생에게 기숙사를 제공해 줍니다. 100% 당첨은 아니지만 당첨되지 않는 경우는 소수였습니다.홍콩대에는 여러 기숙사가 있는데 저는 그 중 신청하지도 않은 University Hall을 배정받았습니다. 수기에서 전혀 정보를 찾을 수 없어서 그냥 갔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꼭 변경 신청하실 것을 권합니다.접근성, 편의시설, 위생 등등 모든 면에서 최악이었습니다.즉 멀고 지저분하고 불편합니다.굳이 장점을 찾자면 경비아저씨가 친절하다는 것과 아침에 나오는 샌드위치가 맛있다는 것뿐이네요.근데 경비아저씨도 은퇴하셨습니다.단점은 일일이 나열하는 게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변경 신청하는 것에 대해 간단히 조언만 드리겠습니다
홍콩대는 기숙사 배정 결과를 알려주면서 신청자가 너무 많아 원하는 곳을 주기 힘들다, 아예 배정을 못받은 사람도 많다, 만약 변경을 원하면 타당한 사유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라 이런 식으로 말을 합니다. 저는 순진하게 그 말만 믿고 시도도 안했는데 사실 누가 봐도 뻔한 사유 대면서 바꿔 달라는 메일을 보내면 서류도 요구하지 않고 waiting list에 올려주더라구요. 소음에 예민하다, 학교가 가까운 게 좋다 같은 걸 적당히 꾸며내서 최대한 빨리 변경 신청을 하세요. 학기 초에 보시면 홍콩대 말과는 다르게 은근히 기숙사에 공석이 납니다.비록 저는 너무 늦게 메일을 보내서 실패했지만 만약 University Hall에 배정된 분이 계시면 밑져야 본전이니 아무 곳으로나 변경 신청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여의치 않으면 아예 방을 직접 구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홍콩 집값이 비싸긴 하나 학교에서 일정 부분을 지원해주기도 해서 고려해볼만 합니다.
 
2. 홍콩대
저는 단순히 인터넷 좀 찾아보고 홍콩대가 제일 유명하다 해서지원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굳이 교환학교를 유명한 곳으로 고집할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어쨌든 교환학생으로서홍콩대의 가장 큰 장점은 위치입니다.서울로 치면 학교가 시청쯤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홍콩의 번화가들과 정말 가까워서 술 먹고놀러 다니기엔 최고입니다.또 ‘난 영어가 배우고 싶은데 영미권은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하시는 분들 계시다면 홍콩대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홍콩사람들은 생각보다 영어를 엄청 못하지만, 홍콩대 안은 다릅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교환학생들, 홍콩대 로컬 학생들 모두 영어를 잘합니다.그들과 어울려 지내다 보면 영어는 자연스럽게 많이 쓰게 되어 있습니다.한국과는 다르게 교환학생도 거의 정규학생처럼 대우 받는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동아리는 물론 심지어 학회에서도 교환학생을 받아주기도 합니다. 기숙사 대항 스포츠 대회도 열리는데 교환학생도 여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다만 교환학생 숫자가 상당히 많고, 국적도 정말 다양해서 일일이 챙겨주는 건 아닙니다.본인이 관심을 갖고 찾아다닌다면 많은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또한 홍콩대로 교환학생을 온 학생들도 제가 생각하던 교환학생의 인상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학교 활동과 수업에 참여합니다.제 룸메의 경우 영국인이었는데 거의 정규학생만큼이나 열심히 공부하더라구요
단점은굳이 꼽자면 캠퍼스가 썩 좋진 않습니다. 건물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선은 오묘하게 길어서 왔다갔다하면 시간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캠퍼스 크기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항상 줄을 섭니다. 식사시간만 되면 모든 식당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볼 수 있습니다. 커피 사 마실 때에도 줄을 서야하고 엘리베이터를 탈 때에도 줄을 서야 합니다.그리고 이건 홍콩 전체의 단점인 것 같은데, 행정처리가 느립니다. 처음에 서류로 신청하실 때에도 궁금한게 있으면 미리미리 물어봐야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
교환학생 신청 절차를 진행하면서 수강신청을 하긴 하나,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만약 이 때 안된 과목이 있다면 학기 시작 전 약 1주일 신청기간이 있고, 또 학기 시작하고 무려 2주간 수강 정정기간이므로 그 때 추가하거나 뺄 수 있습니다.다만 수강신청 시스템이 선착순이 아니라 자동 추첨 방식이고, 신청이 될지 안될지 결정되는데 2일정도 걸리는게 불편합니다.그래도 경험상 신청이 된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경영대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가시면 홍콩대에서 FBE (Faculty of Business and Economics) 소속입니다. 따라서 Business 수업은 물론이고 Economics, Finance수업도 들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 가면 수업을 신청할 때 선수과목을 확인하기위해 성적표를 제출하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미리 뽑아 가시면 편리합니다.
 
저는 막학기에 교환학생을 가서 최소한으로 듣고 왔습니다.학점을 고대변환 하면 보통 한 과목에 4학점입니다.
Chinese as a foreign language 2
중국어 (만다린) 수업입니다. 1~9까지 있는데 1은 처음 배우는 사람 대상이고 9가 가장 어렵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수능 중국어 찔끔배웠다고 처음에 3을 신청했는데 너무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계속 교수님께 어필하여 2로 내렸는데 2는 또 너무 쉬웠습니다.. 레벨테스트가 있긴 한데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교수님들이 내 실력보다 높은 반 넣으려고 하십니다. 기본적으로 한자 문화권이고, 또 편하게 좋은 성적 받으려고 일부러 낮은 반 듣는 사례가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극단적으로는 레벨2인데 중국인 애인이랑 중국어로 통화하는 경우도 봤습니다.수강 정정 기간이 2주일이나 되므로 직접 수업 들어보고 자기수준에 맞게 결정하시는게 좋습니다.
Strategic Management (Dr. Zheng Yan)
이전 수기에서 보셨을Business Policy 과목과 같습니다.홍콩대가 원래 3년제였는데 4년제로 바뀌었고 이 과정에서 Business Policy라는 과목이 Strategic Management라고 이름이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수강한 교수님은 일주일에 이론 강의 한번, 케이스 스터디 한번으로 진행했습니다. 튜토리얼은 없었습니다. 이론 강의는 교수님이 피피티 내용을 쭉 설명하는 건데 몹시 단조로워서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케이스 스터디 때 참여하는게 점수로 들어간다곤 하는데, 이름을 전혀 체크하지 않아 의문입니다.교수님이 메일로 핵심 논점을 보내주시기 때문에 그거에 따라 몇가지 생각해가시면 편합니다.장점은 성적을 잘 주시는 것 같습니다.기말은 피피티만 좀 외워서 쳤고 팀플 채팅방에서는 we screwed up 같은 표현들이 오갔는데도 B를 받았습니다.
Finance in History and Society (Zhiwu Chen)
경제학과 수업입니다.그러나 경제 이론을 다루는 것은 아니고, 금융이 인류의 역사를 진보시키는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배웁니다. 예일대에서 오신 교수님이 강의하셨는데 자기 분야에 대해 정말 해박하셔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다만 과제가 많고 팀플도 있어서 좀 버겁게 느껴졌습니다.게다가 읽어야 하는 논문이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 받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안 읽었어도 시험을 치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지만, 아예 안 읽으면 과제에서 정말 낮은 점수를 받게 됩니다.과제를 깐깐하게 채점하길래 걱정 했는데, 기말고사도 별로 어렵지 않고 최종 성적도 나름 잘 주는 것 같습니다. 홍콩대의 많은 강의들이 그렇듯 이 수업에도 원래 수업시간과 별도로 튜토리얼이 일주일에 한시간씩 있습니다.조교에게 수업을 듣고 발표를 하며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받습니다. 출첵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