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1. Maastricht University를 선택한 이유
체험수기 작성에 앞서 먼저 왜 Maastricht University를 선택했는지를 얘기해야 할거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 저 역시 교환학생을 지원하기 전에 많은 체험수기를 읽으면서 어떤 교환학교를 가야 좋을 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제가 교환학교를 선택하기 위해 설정한 기준은 크게 다음의 4가지였습니다.
① 유럽에 있는 학교일 것.
어렸을 때부터 유럽에 대해 막연한 환상이 있었기 때문에 교환학생이라는 기회를 통해 유럽에서 살면서 직접 유럽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② 영어실력을 향상시키기 좋은 학교일 것.
많은 학생들이 그러하듯이 교환학생을 가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영어였습니다. 교환경험을 통해 영어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면서 영어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었습니다.
③ 많은 국가를 여행하기 좋은 위치일 것.
이전에 유럽을 여행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교환학생기간 동안 많은 유럽국가들을 여행하고 싶었습니다.
④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을 것.
다른 국가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많이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위의 세가지 기준의 의할 때 비교적 가장 적절한 학교는 Maastricht University라고 생각했습니다. 세계에서 제2외국어로 영어를 가장 잘하는 국가 중 하나가 네덜란드이고, Maastricht 위치 역시 프랑스, 벨기에, 독일과 가까운 지역이었습니다. 또한 Maastricht University는 많은 교환학생들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교환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역시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경험한 Maastricht University는 위의 기준에 부합한 면도 있고 부합하지 않은 면도 있었습니다. 이 체험수기를 통해 그러한 면들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고 저와 비슷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2. 출국 전 준비
Maastricht University에 입학허가를 받으면 학교로부터 입학절차와 비자발급과 관련하여 메일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서류가 필요하고 복잡하지만 학교에서 보내준 매뉴얼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면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비자발급을 위해 대사관을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파견 나가는 경우보다 절차는 더 간단합니다. 참고로 TB-test는 Maastricht에 도착한 이후 하기 때문에 관련 서류만 작성하면 되고 한국에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외에 가장 중요한 사항은 기숙사 신청입니다. Maastricht University로 가는 교환학생들은 주로 M, P, C 빌딩에서 생활합니다. 밑에서 다시 기술하겠지만 가장 좋고 동시에 저렴한 기숙사는 M빌딩입니다. 파견교에서 알려주는 기숙사 정보는 P, C빌딩 밖에 없기 때문에 M빌딩에 지원하려면 해당 홈페이지에서 직접 신청해야 합니다. 파견이 결정되면 아래의 페이지에서 미리미리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booking.sshxl.nl
3. Maastricht University에서의 수업
(1)PBL시스템
Maastricht University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PBL시스템 입니다. PBL시스템은 기본적으로 15명정도의 학생들과 1명의 Tutor로 이루어진 그룹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전체 수강생이 모두 듣는 Lecture는 한 학기 동안 3~4번이거나 그보다 적은 경우도 있습니다.
PBL시스템의 기본 목적은 학생들끼리 토론을 통해 문제를 설정하고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Tutor는 최소한의 개입만 하고 수업의 대부분은 학생들이 주도하게 됩니다.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를 중시하고 출석을 했더라도 토론에 충분히 참여하지 않을 경우 감점을 주기도 합니다. Tutor의 개념도 한국에서와는 전혀 다릅니다. 한국에서 Tutor하면 우리 대학교에 있는 대학원생 조교님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Maastricht University에서 Tutor는 교수님 나이대인 분들도 있습니다. 이 Tutor들이 각 그룹 내에서 수업의 방향과 평가를 담당하기 때문에 같은 수업을 듣더라도 어떤 Tutor인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수업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토론식 수업은 분명히 교환학교를 선택할 때 사람에 따라서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매력적인 점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경영대 학생들이 가게 될 faculty인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SBE)에서는 전형적인 PBL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UCM faculty 수업의 경우 매 시간마다 학생들이 토론진행자를 돌아가면서 맡고 Tutor가 전혀 개입하지 않으면서 학생들 스스로 수업을 진행해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와는 달리 제가 들은 SBE 수업에서는 Tutor가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 나가기도 하고, 학생들끼리 토론을 하더라도 Tutor의 개입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못하더라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토론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으면 Tutor가 직접 질문해서 발언할 기회를 주기도 하는 등 영어를 못해도 어느 정도 배려해 주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듣는 부담은 상당히 큽니다. 소규모 수업이기 때문에 딴짓을 할 수 없고 온전히 수업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만약 토론에 한마디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으면 Tutor가 매우 인자한 미소를 띄며 암묵적인 압박을 줍니다. 처음에는 이런 수업방식 때문에 많이 스트레스 받았고 나중에도 익숙해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매 수업시간마다 읽어가야 하는 논문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면 논문을 제대로 못 읽고 수업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출석체크도 엄격하기 때문에 3번이상 결석하면 바로 F 등급을 맞게 됩니다.
(2) 수강과목 리스트
(1) Culture, Politics and Society in Contemporary Asia (1 period)
Maastricht University로 파견 가는 학생을 만난다면 반드시 추천해주고 싶은 강의입니다. Maastricht University의 특성상 출석 잘하고, 과제를 기한 내 제출하고, 발표도 하고, 시험 공부해서 시험을 봐도 F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한 과목 정도는 반드시 F를 면할 과목이 있어야 하고 그 수업이 바로 이 Culture, Politics and Society in Contemporary Asia 입니다.
수업내용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논문을 읽고 토론하는 것입니다. 수업 내용 때문인지 동양계 학생들도 많았고 교환학생 비율도 높았습니다. 점수는 출석참여, 중간과제, 기말과제, 시험으로 결정되는데 이중 기말과제의 비중이 큽니다. 중간과제와 기말과제는 팀플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 팀원을 만나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저는 운이 좋게 공부 열심히 하는 정규학생을 만나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개인적으로도 그 학생과 많이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읽어야 하는 논문이 상당히 많고 특히 기말시험 볼 때는 해당 내용들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같이 듣는 학생들끼리 모여서 논문을 각자 요약해서 공유하면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이번 학기 수업의 패스율이 100% 인 것을 보면 기본만 하면 F는 면하는 게 보장되는 수업입니다.
(2) Investment Analysis and Portfolio Management (1 period)
첫 OT시간에 교수님이 이 수업은 demanding 하고 challenging 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도 매우 그렇습니다. 매주 어려운 팀 과제가 하나씩 있고 발표도 자주 해야 합니다. 단순히 재무관리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실제 현실에 그 이론을 적용해야 하는 과제들이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수업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팀 과제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도 많습니다.
(3) Comparative Management (2 period)
동양과 서양, 미국과 유럽 등의 각 문화권의 기업문화를 비교하면서 배우는 수업입니다. 학생들을 팀 당 3명씩 5개의 팀으로 나눠서 수업을 진행하게 합니다. 팀 발표는 일방적인 프레젠테이션이 아닌 Facilitation이라고 하여 발표자가 마치 선생님처럼 학생들에게 질문하고 참여를 유도하면서 수업을 진행해 나가야 합니다. 한 학기 동안 총 두 번의 발표를 하게 됩니다. 레포트를 작성하지 않고 PPT만 만들어서 발표하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시험은 수업 중에 배웠던 논문을 기초로 한 서술형으로 보게 됩니다.
다양한 문화권의 기업문화를 배우는 것도 흥미로웠고 논문 내용도 많이 어렵지는 않은 무난한 수업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역시 팀 발표이기 때문에 어떤 팀원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편하게 발표를 할 수도 있고 고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4. Maastricht에서의 생활
(1) 도시에서의 생활
Maastricht는 정말 멋진 도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서울처럼 인구가 많아 복잡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시골이라 편의시설이 부족하지도 않은, 사람이 살기 매우 좋은 규모의 작은 도시입니다. 도시의 성격이 실버타운이면서 동시에 대학도시이기 때문에 길가다 보면 주로 노인들이나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Maastricht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자전거가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도로도 매우 잘 정비되어 있고 자동차도 많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 타고 움직이기에는 정말 좋습니다. 암스테르담은 길에 자동차도 많고 자전거도 많아서, 자전거 타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Maastricht에서는 정말 여유롭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교환생활에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가 자전거 타고 움직이는 것이었을 정도로 자전거의 천국입니다.
시내 중심가에는 H&M이나 ZARA같은 옷 가게도 많고 영화관이나 대형마트도 많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불편함은 없습니다. 특히 동양음식을 파는 Oriental shop에서 라면이나 김치, 된장이나 고추장 같은 양념 등을 대부분 팔기 때문에 한국에서 무겁게 이것저것 많이 챙겨올 필요가 없습니다.
(2) 기숙사 생활
이미 기술했듯이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P, C, M 빌딩 중 하나에서 사는데 이중에서 M 빌딩이 단연 가장 좋습니다. M빌딩의 특징은 한 복도의 학생들이 부엌과 리빙룸을 공유한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게 됩니다. 학교나 다른 단체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이런 기숙사 내에서의 교류로 다른 학생들과 더 많이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단점으로는 밤늦게까지 리빙룸에서 술 마시고 떠드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리빙룸에서 떨어진 방을 신청하면(기숙사 신청하기 전에 평면도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3)여행의 편의성
직접 겪어본 바에 의하면 Maastricht는 유럽을 여행하기에는 생각보다 좋지 않습니다. 유럽을 여행하는 수단으로 비행기, 기차, 버스 세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비행기의 경우, Maastricht 공항이 있기는 하지만 운행하는 항공편이 정말 적기 때문에 교환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이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아인트호벤 공항이나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을 이용했는데 거기까지 가는데 시간도 걸리고 기차표 값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귀찮습니다. 기차의 경우 Maastricht 기차역을 통해 네덜란드의 도시들이나 벨기에 여행하기는 좋습니다만 독일이나 다른 나라를 가기 위해서는 옆 동네에 있는 독일의 Aachen 역을 더 많이 이용한 거 같습니다. 장거리 버스노선 역시 Maastricht 보다는 Aachen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더 많았습니다. 다만 Maastricht에는 파리로 가는 버스가 매일 아침과 오후에 있기 때문에 파리로 가는 것은 좋습니다.
종합하자면 Maastricht에서 여행을 다니려면 약간의 귀찮음은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도 그렇고 다른 교환학생들도 그랬듯이 유럽의 여러 국가들을 여행하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5)영어활용 정도.
네덜란드의 대부분 사람들은 영어를 어려움 없이 구사할 수 있습니다. 식당에서 주문하거나 길에서 물어볼 때도 대부분 영어로 잘 대답해 주기 때문에 큰 불편함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마트에서 물건에 대한 설명들은 모두 네덜란드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구글 번역앱은 필수입니다.
5. 기타의 사항
- INKOM은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정규 신입생들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교환학생은 약간 소외되는 감이 있습니다. 특히 자기 조에 네덜란드학생이 대부분이라서 영어가 아닌 네덜란드어로 서로 얘기하게 되면 난감합니다.
- ISN프로그램은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좀더 추천합니다. 개강 이후부터 시작되는 프로그램이고 스케줄을 보고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면 됩니다.
5. 마치며
한 학기 동안의 짧은 교환생활이었지만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외국인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고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유럽의 국가들을 여행할 수 있었고 약간이지만 영어실력도 늘릴 수 있었습니다. 출석체크도 엄격하고 수업준비도 열심히 해야 하는 Maastricht University의 특성상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지나고 보니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교환생활을 더 충실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환학교를 선택하는 다양한 기준들이 있겠지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든 간에 Maastricht University에서 후회 없는, 즐거운 교환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 입니다.
혹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면 skyrock089@gmail.com 으로 메일 주시면 열심히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체험수기 작성에 앞서 먼저 왜 Maastricht University를 선택했는지를 얘기해야 할거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 저 역시 교환학생을 지원하기 전에 많은 체험수기를 읽으면서 어떤 교환학교를 가야 좋을 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제가 교환학교를 선택하기 위해 설정한 기준은 크게 다음의 4가지였습니다.
① 유럽에 있는 학교일 것.
어렸을 때부터 유럽에 대해 막연한 환상이 있었기 때문에 교환학생이라는 기회를 통해 유럽에서 살면서 직접 유럽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② 영어실력을 향상시키기 좋은 학교일 것.
많은 학생들이 그러하듯이 교환학생을 가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영어였습니다. 교환경험을 통해 영어를 최대한 많이 활용하면서 영어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었습니다.
③ 많은 국가를 여행하기 좋은 위치일 것.
이전에 유럽을 여행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교환학생기간 동안 많은 유럽국가들을 여행하고 싶었습니다.
④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을 것.
다른 국가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많이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위의 세가지 기준의 의할 때 비교적 가장 적절한 학교는 Maastricht University라고 생각했습니다. 세계에서 제2외국어로 영어를 가장 잘하는 국가 중 하나가 네덜란드이고, Maastricht 위치 역시 프랑스, 벨기에, 독일과 가까운 지역이었습니다. 또한 Maastricht University는 많은 교환학생들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교환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역시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경험한 Maastricht University는 위의 기준에 부합한 면도 있고 부합하지 않은 면도 있었습니다. 이 체험수기를 통해 그러한 면들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고 저와 비슷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2. 출국 전 준비
Maastricht University에 입학허가를 받으면 학교로부터 입학절차와 비자발급과 관련하여 메일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서류가 필요하고 복잡하지만 학교에서 보내준 매뉴얼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면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비자발급을 위해 대사관을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 파견 나가는 경우보다 절차는 더 간단합니다. 참고로 TB-test는 Maastricht에 도착한 이후 하기 때문에 관련 서류만 작성하면 되고 한국에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외에 가장 중요한 사항은 기숙사 신청입니다. Maastricht University로 가는 교환학생들은 주로 M, P, C 빌딩에서 생활합니다. 밑에서 다시 기술하겠지만 가장 좋고 동시에 저렴한 기숙사는 M빌딩입니다. 파견교에서 알려주는 기숙사 정보는 P, C빌딩 밖에 없기 때문에 M빌딩에 지원하려면 해당 홈페이지에서 직접 신청해야 합니다. 파견이 결정되면 아래의 페이지에서 미리미리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booking.sshxl.nl
3. Maastricht University에서의 수업
(1)PBL시스템
Maastricht University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PBL시스템 입니다. PBL시스템은 기본적으로 15명정도의 학생들과 1명의 Tutor로 이루어진 그룹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전체 수강생이 모두 듣는 Lecture는 한 학기 동안 3~4번이거나 그보다 적은 경우도 있습니다.
PBL시스템의 기본 목적은 학생들끼리 토론을 통해 문제를 설정하고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Tutor는 최소한의 개입만 하고 수업의 대부분은 학생들이 주도하게 됩니다.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를 중시하고 출석을 했더라도 토론에 충분히 참여하지 않을 경우 감점을 주기도 합니다. Tutor의 개념도 한국에서와는 전혀 다릅니다. 한국에서 Tutor하면 우리 대학교에 있는 대학원생 조교님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Maastricht University에서 Tutor는 교수님 나이대인 분들도 있습니다. 이 Tutor들이 각 그룹 내에서 수업의 방향과 평가를 담당하기 때문에 같은 수업을 듣더라도 어떤 Tutor인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수업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토론식 수업은 분명히 교환학교를 선택할 때 사람에 따라서 부담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매력적인 점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경영대 학생들이 가게 될 faculty인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SBE)에서는 전형적인 PBL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UCM faculty 수업의 경우 매 시간마다 학생들이 토론진행자를 돌아가면서 맡고 Tutor가 전혀 개입하지 않으면서 학생들 스스로 수업을 진행해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와는 달리 제가 들은 SBE 수업에서는 Tutor가 주도적으로 수업을 이끌어 나가기도 하고, 학생들끼리 토론을 하더라도 Tutor의 개입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못하더라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토론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으면 Tutor가 직접 질문해서 발언할 기회를 주기도 하는 등 영어를 못해도 어느 정도 배려해 주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듣는 부담은 상당히 큽니다. 소규모 수업이기 때문에 딴짓을 할 수 없고 온전히 수업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만약 토론에 한마디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으면 Tutor가 매우 인자한 미소를 띄며 암묵적인 압박을 줍니다. 처음에는 이런 수업방식 때문에 많이 스트레스 받았고 나중에도 익숙해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매 수업시간마다 읽어가야 하는 논문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면 논문을 제대로 못 읽고 수업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출석체크도 엄격하기 때문에 3번이상 결석하면 바로 F 등급을 맞게 됩니다.
(2) 수강과목 리스트
(1) Culture, Politics and Society in Contemporary Asia (1 period)
Maastricht University로 파견 가는 학생을 만난다면 반드시 추천해주고 싶은 강의입니다. Maastricht University의 특성상 출석 잘하고, 과제를 기한 내 제출하고, 발표도 하고, 시험 공부해서 시험을 봐도 F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한 과목 정도는 반드시 F를 면할 과목이 있어야 하고 그 수업이 바로 이 Culture, Politics and Society in Contemporary Asia 입니다.
수업내용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논문을 읽고 토론하는 것입니다. 수업 내용 때문인지 동양계 학생들도 많았고 교환학생 비율도 높았습니다. 점수는 출석참여, 중간과제, 기말과제, 시험으로 결정되는데 이중 기말과제의 비중이 큽니다. 중간과제와 기말과제는 팀플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떤 팀원을 만나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저는 운이 좋게 공부 열심히 하는 정규학생을 만나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개인적으로도 그 학생과 많이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읽어야 하는 논문이 상당히 많고 특히 기말시험 볼 때는 해당 내용들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같이 듣는 학생들끼리 모여서 논문을 각자 요약해서 공유하면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이번 학기 수업의 패스율이 100% 인 것을 보면 기본만 하면 F는 면하는 게 보장되는 수업입니다.
(2) Investment Analysis and Portfolio Management (1 period)
첫 OT시간에 교수님이 이 수업은 demanding 하고 challenging 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도 매우 그렇습니다. 매주 어려운 팀 과제가 하나씩 있고 발표도 자주 해야 합니다. 단순히 재무관리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실제 현실에 그 이론을 적용해야 하는 과제들이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수업에 따라가기 위해서는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팀 과제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도 많습니다.
(3) Comparative Management (2 period)
동양과 서양, 미국과 유럽 등의 각 문화권의 기업문화를 비교하면서 배우는 수업입니다. 학생들을 팀 당 3명씩 5개의 팀으로 나눠서 수업을 진행하게 합니다. 팀 발표는 일방적인 프레젠테이션이 아닌 Facilitation이라고 하여 발표자가 마치 선생님처럼 학생들에게 질문하고 참여를 유도하면서 수업을 진행해 나가야 합니다. 한 학기 동안 총 두 번의 발표를 하게 됩니다. 레포트를 작성하지 않고 PPT만 만들어서 발표하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시험은 수업 중에 배웠던 논문을 기초로 한 서술형으로 보게 됩니다.
다양한 문화권의 기업문화를 배우는 것도 흥미로웠고 논문 내용도 많이 어렵지는 않은 무난한 수업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역시 팀 발표이기 때문에 어떤 팀원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편하게 발표를 할 수도 있고 고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4. Maastricht에서의 생활
(1) 도시에서의 생활
Maastricht는 정말 멋진 도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서울처럼 인구가 많아 복잡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시골이라 편의시설이 부족하지도 않은, 사람이 살기 매우 좋은 규모의 작은 도시입니다. 도시의 성격이 실버타운이면서 동시에 대학도시이기 때문에 길가다 보면 주로 노인들이나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Maastricht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자전거가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도로도 매우 잘 정비되어 있고 자동차도 많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 타고 움직이기에는 정말 좋습니다. 암스테르담은 길에 자동차도 많고 자전거도 많아서, 자전거 타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 Maastricht에서는 정말 여유롭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교환생활에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가 자전거 타고 움직이는 것이었을 정도로 자전거의 천국입니다.
시내 중심가에는 H&M이나 ZARA같은 옷 가게도 많고 영화관이나 대형마트도 많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불편함은 없습니다. 특히 동양음식을 파는 Oriental shop에서 라면이나 김치, 된장이나 고추장 같은 양념 등을 대부분 팔기 때문에 한국에서 무겁게 이것저것 많이 챙겨올 필요가 없습니다.
(2) 기숙사 생활
이미 기술했듯이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P, C, M 빌딩 중 하나에서 사는데 이중에서 M 빌딩이 단연 가장 좋습니다. M빌딩의 특징은 한 복도의 학생들이 부엌과 리빙룸을 공유한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게 됩니다. 학교나 다른 단체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이런 기숙사 내에서의 교류로 다른 학생들과 더 많이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단점으로는 밤늦게까지 리빙룸에서 술 마시고 떠드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리빙룸에서 떨어진 방을 신청하면(기숙사 신청하기 전에 평면도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크게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3)여행의 편의성
직접 겪어본 바에 의하면 Maastricht는 유럽을 여행하기에는 생각보다 좋지 않습니다. 유럽을 여행하는 수단으로 비행기, 기차, 버스 세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비행기의 경우, Maastricht 공항이 있기는 하지만 운행하는 항공편이 정말 적기 때문에 교환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이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아인트호벤 공항이나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을 이용했는데 거기까지 가는데 시간도 걸리고 기차표 값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귀찮습니다. 기차의 경우 Maastricht 기차역을 통해 네덜란드의 도시들이나 벨기에 여행하기는 좋습니다만 독일이나 다른 나라를 가기 위해서는 옆 동네에 있는 독일의 Aachen 역을 더 많이 이용한 거 같습니다. 장거리 버스노선 역시 Maastricht 보다는 Aachen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더 많았습니다. 다만 Maastricht에는 파리로 가는 버스가 매일 아침과 오후에 있기 때문에 파리로 가는 것은 좋습니다.
종합하자면 Maastricht에서 여행을 다니려면 약간의 귀찮음은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도 그렇고 다른 교환학생들도 그랬듯이 유럽의 여러 국가들을 여행하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5)영어활용 정도.
네덜란드의 대부분 사람들은 영어를 어려움 없이 구사할 수 있습니다. 식당에서 주문하거나 길에서 물어볼 때도 대부분 영어로 잘 대답해 주기 때문에 큰 불편함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마트에서 물건에 대한 설명들은 모두 네덜란드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구글 번역앱은 필수입니다.
5. 기타의 사항
- INKOM은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정규 신입생들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교환학생은 약간 소외되는 감이 있습니다. 특히 자기 조에 네덜란드학생이 대부분이라서 영어가 아닌 네덜란드어로 서로 얘기하게 되면 난감합니다.
- ISN프로그램은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좀더 추천합니다. 개강 이후부터 시작되는 프로그램이고 스케줄을 보고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면 됩니다.
5. 마치며
한 학기 동안의 짧은 교환생활이었지만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외국인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고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유럽의 국가들을 여행할 수 있었고 약간이지만 영어실력도 늘릴 수 있었습니다. 출석체크도 엄격하고 수업준비도 열심히 해야 하는 Maastricht University의 특성상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지나고 보니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교환생활을 더 충실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환학교를 선택하는 다양한 기준들이 있겠지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든 간에 Maastricht University에서 후회 없는, 즐거운 교환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것 입니다.
혹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면 skyrock089@gmail.com 으로 메일 주시면 열심히 답변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