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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Italy] Turin University 2015-1 황병오

2017.03.02 Views 1792 경영대학

1. 출국 전
             교환학생을 출발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 중 가장 중요하고 귀찮은 일이 비자 발급입니다. 준비한 서류가 한번에 통과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데 저 같은 경우 이탈리아 대사관 홈페이지 적혀있는 그대로 준비해 갔으나 양식이 바뀌었으니 다음에 다시 오라고 그래서 대사관에 두 번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사관은 한국에 있지만 이탈리아 대사관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일처리가 느려 비자 발급 일정을 여유롭게 잡아서 미리 준비하고 대기시간이 길기 때문에 대사관에는 아침 일찍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 도착해서 해야 할 일
             토리노에 도착해서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가 현지에서 방을 구하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다른 수기에 나온 정보를 통해 임시 기숙사에 2주간 머물렀었고, 그 동안 살 곳을 찾아보려고 했었습니다. 사실 낯선 곳에서 말도 잘 안 통하기 때문에, 방을 구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까다롭고 귀찮았는데, 저는 학교에서 알려준 사이트에서 방을 어쩌다가 운이 좋게도 싸고 좋은 방을 구했습니다. 사이트 정보는 infopoint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제가 구한 방은 가톨릭 문화원 같은 곳이었는데, 일반적인 집이 아니다 보니 도시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버스, 트램, 지하철, 기차까지 모든 교통수단이 3분 거리 이내로 있었고 학교까지 이동하는 거리도 짧았습니다. 대신 방을 포함한 건물 자체에 여자를 데리고 오지 말라는 이상한 규칙이 있었지만, 저는 데리고 올 일이 없었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한국음식을 만들어 주지 못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불편한 일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이탈리아인 2명과 폴란드인 1명과 같이 살게 되었는데 폴란드 친구는 금방 자기나라로 돌아가게 되었고 남은 이탈리아인 2명과 친하게 지냈습니다. 룸메이트와 문화원을 관리하시는 분들까지 모두 친절하셔서 가끔씩 같이 식사를 하거나, 축구를 같이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학기 말에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생겼었는데 같이 지낸 룸메이트와 관리인 분들이 친절하게 병원에도 데려다 주시고 꾸준하게 간병도 와주셔서 저에게는 이탈리아의 가족과 같은 역할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3. Turin University
             토리노에서 생활은 정말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지만, 대학 내에서의 수업이나 행정 업무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물론 대학 직원분들이 다들 친절하시고 설명을 잘해주셨지만, 학교 자체에 교환학생을 위한 시스템 자체가 제대로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전반적인 사항들을 전달 받기 어려워서, 주로 친구들에게 전해 듣거나 수기를 뒤져서 정보를 찾아 다녔습니다. SAA에서 진행하는 수업도 신청할 수 있다는 정보도 나중에 알아 뒤늦게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기가 시작한 후 뒤늦게 신청을 하다 보니 수강신청 할 수 있는 과목 자체가 제한적이어서 아쉬웠습니다. 제가 제대로 토리노 대학의 시스템에 적응을 못했기 때문에 생겼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저를 포함한 다른 교환학생을 온 친구들도 비슷하게 불만을 토로 했습니다. 예를 들면 터키에서 온 친구들은 저와 전공이 달랐는데, 그 학과에서는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제공하지 않아 전혀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4. 토리노
             토리노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도시는 아니지만, 이탈리아 내에서는 크고 중요한 도시입니다. 예전 이탈리아의 수도였기 때문에 궁전도 있으며, 예수의 시신을 감싼 수의로 알려진 토리노의 수의가 보관되어 있어 그 수의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말이 많지만 제가 교환학생이 끝난 후에 교황도 다녀갈 정도로 기독교 인에게는 중요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페레로 로쉐, 누텔라, 킨더를 생산하는 페레로 기업이 토리노가 속해있는 피에몬테 주에서 시작 되었고, 피아트(Fiat)라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 브랜드도 토리노를 기반으로 하고 있을 정도로 토리노는 이탈리아 내에서 공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하고 생활수준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거주할 당시 남부 이탈리아에서 돈을 벌기 위해 토리노로 이주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말로만 듣던 빈부의 격차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토리노는 모스카토 와인으로 유명한 아스티(Asti)라는 도시와 얼마 떨어지지 않아 싸고 좋은 와인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피에몬테 주 전역이 세계적인 와인 생산지기 때문에 토리노에 가시게 된다면 요즘에는 한국에서도 와인 값이 많이 싸지만 더 저렴한 가격으로 와인을 즐길 수 있습니다. 토리노는 프랑스, 스위스와 가까워서 차나 기차로 여행을 갈 수 있습니다. 제가 가지는 않았지만 저랑 친했던 이탈리아 친구 및 외국인 친구들이 주말에 차를 타고 프랑스의 니스나 모나코에 갔다가 온 걸 저한테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남부 유럽에 속해있어 날씨가 더운 편이지만 토리노는 알프스 산맥과 접해있어서 겨울에는 스키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3월 초 친구들과 기차를 타고 ‘Bardonecchia’라는 곳을 갔었는데 저렴한 가격에 이용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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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리노에서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축구인데, 토리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벤투스와 많이 유명하지는 않은 토리노FC의 홈 구장이 있는 곳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경기장에 갈 수 있는데, 중요한 경기는 가격이 많이 비싸니 인터넷을 통해 미리 가격을 알아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제가 있을 당시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을 레알마드리드와 유벤투스가 했었는데, 가격이 대략 500유로 정도에서 시작해서 포기하고 친구들과 집에서 TV로 시청했습니다. 축구경기가 있는 날, 특히 챔피언스리그와 같이 다른 나라 팀과 경기가 있는 날이면, 시내에 있는 모든 펍들은 사람들로 가득차고 전부 축구만 봅니다. 게다가 외국팀과의 경기가 토리노에서 열리는 날이면, 펍에서 외국 원정 팬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5. 토리노 생활
             토리노에서 생활은 다른 이탈리아 도시들 보다 쾌적합니다. 제가 교환학생 기간동안 다른 나라를 많이 여행하기 보다는 이탈리아에 있는 다른 이탈리아의 도시들을 많이 여행해서 직접 비교할만한 곳들이 주로 이탈리아의 도시들입니다. 제가 토리노의 생활이 쾌적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우선 도시 전체가 굉장히 잘 짜여 있습니다. 저는 Via Cernaia라는 도시 중심가에 운 좋게 싸게 방을 구해서 도시 외곽은 잘 모르지만, 도시가 전반적으로 바둑판식으로 건물과 도로들이 배치되어 있어 길 찾기도 쉽고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하철, 버스, 트램이 잘 깔려있어서 이동하기도 편하고, 서울시의 따릉이 같이 일정비용을 내면 공공 자전거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기차역도 도심에 두 곳이 있고 조금 떨어져 있지만 공항도 있어 여행하기도 편합니다. 그리고 치안도 남부 쪽보다 좋고 길도 깨끗한 편입니다. 저 같은 경우 새벽에 막차 끊겨서 집까지 걸어가도 큰 걱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밤에 포강 근처에 공원과 클럽 주변에는 대마를 팔고 흑인이 많다고 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주민들은 조금 무뚝뚝해 보이지만 대체로 친절하시고 이탈리아어를 조금만 배워서 하면 한국에 온 외국인이 한국말을 하는 것 마냥 신기해 하고 친절하게 대해 줍니다. 친해지면 이탈리아 사람 특유의 유쾌함 때문에 즐겁게 지낼 수 있습니다. 토리노의 물가는 이탈리아에서는 전반적으로 비싼 편입니다. 아무래도 생활수준이 남부 지방보다 높다보니 물가가 비싼 편인데, 남부 이탈리아 여행을 만약 하시게 되면 직접 차이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이탈리아인 로마나 밀라노에 비하면 비슷하거나 조금 저렴한 정도이고 다른 유럽의 선진국 도시물가에 비하면 저렴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슈퍼나 대형마트의 물가는 모든 면에서 한국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집에서 음식을 해먹으면 돈을 많이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나 날짜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Centro Palatino에 가면 토리노에서 가장 큰 시장이 열려 신선한 채소나 과일, 생선 등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Centro Palatino 근처에 중국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있어서 한국 라면이나 양념장 등을 파니 한국 음식이 필요할 때 1유로에 라면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외식은 비싸다고 하는 데 사실 저는 그렇게 많이 비싸다고 는 못 느꼈던게 제대로 된 음식은 한국에서 먹어도 똑같이 비싸고, 케밥이나 피자 가게 같은 경우는 저렴하게 이용 가능합니다. 이탈리아는 특이하게 케밥집에도 피자를 팔고, 스시집에도 피자를 파는 곳이 있는데 그런 곳에서는 대부분 메뉴를 저렴하게 구매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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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서 보이는 도시 모습>
 
6. 주변 여행
             토리노에서 주말이나 부활절 기간에 주변에 여행 갈 곳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토리노 근교의 ‘Sacra di San Michele’는 현지인에게 소개받은 가볼만한 곳이었는데, 산 위에 있는 성당의 모습과 성당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매우 아름다웠던 곳입니다. 저는 가는길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무작정 찾아가서 언덕길을 등반하느라 고생했지만 차로도 올라갈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혹시 가실 생각이 있으시면 차량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또 기차로 가볍게 갈 수 있는 곳은 위에서도 잠깐 언급이 되었던 아스티(Asti)라는 도시 입니다.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데, 저는 가보지는 못했지만 친구가 갔다 온 후 평가가 좋았습니다. 그리고 피에몬테 주를 벗어나 가까운 여행지로는 유명한 밀라노가 있습니다. 밀라노는 토리노와 가까워서 싼 가격에 이동이 가능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답게 외국인 관광객도 많고 볼거리도 많습니다. 화려하기로 유명한 두오모 성당과 각종 미술관, 전시회들이 많이 있으니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찾아가서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이탈리아 음식에 지쳐 한국음식이 그리우면 밀라노에 한식당이 몇 군데 있으니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갈 수 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멀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꽤나 유명한 관광도시인 피렌체도 차로 4시간 정도 걸려서 갈 수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여행 온 친구를 만나려고 카쉐어링 어플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1박 2일 피렌체를 갔다가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행할 때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는 매우 더운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휴양지를 제외한 이탈리아 전체를 떠나는 편이 좋습니다. 시칠리아 섬 같이 매우 더운 지역을 제외하면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 조차 제대로 설치되어 있는 곳이 별로 없기 때문에 숙소에 있을 때 조차 매우 덥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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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라가는 길, 멀리 보이는 바위 위에 성당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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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내려다 본 경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