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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USA]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2015-2 이채현

2016.02.23 Views 5097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저는 2015년 2학기를 미국 서부 LA에 있는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보내고 왔습니다. 흔히들 교환 학생 경험을 대학 생활의 꽃이라 부르고들 하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각자가 추구하는 교환 학생의 목표와 취지에 따라 경험하고 오는 바는 천차만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환 학기를 떠나며 제가 추구했던 두 가지는 첫째, 한국에서, 고려대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최대한 누리고 오자였으며 둘째, 세계 최고 인재들이 모였다는 미국 대학교에서 학점 연연하지 말고 실컷 공부해보자였습니다. 교환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 돌이켜 보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환을 떠나시는 분 모두 나름의 목표를 정해 보신다면 교환 생활을 더 알차게 보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학교 소개
 캘리포니아 주, LA에 위치한 USC는 미국 서부 명문 대학교입니다. 경영대도 유명하지만 특히 회계학과가 들어가기도 어렵고 수업도 수준급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할리우드 가까이 위치해있는 덕분인지는 몰라도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학과는 영화 관련 학과들이라고 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를 비롯한 어마어마한 할리우드 거장들의 모교로 덕분에 아주 유명한 영화 평론가 분들을 교수님으로 만나볼 수 있고 종종 영화 관련 행사도 열리곤 합니다. 제가 있을 때는 한국 영화 <베테랑>이 학교 극장에서 영어 자막을 달아 무료 상영했고, 영화 이후에는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과의 인터뷰 세션도 진행했었습니다.
 미국의 여타 캠퍼스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편입니다. 고려대학교 인문 캠퍼스보다 조금 더 큰 것 같습니다. 경영대 수업을 많이 들은 제 생활 반경은 고대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특히 차나 자전거를 타지 않을 것이라면 오히려 작은 캠퍼스가 활동하기는 매우 편합니다.
(a) 날씨
제가 2학기를 USC에서 보내고자 결정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날씨였습니다. 미국 서부 날씨의 진가는 한겨울에 발휘됩니다. 12월, 1월이 지나도록 영상 20도를 웃돕니다. 반면 제가 처음 LA에 도착했던 8월부터 10월 중순까지는 매우 덥습니다. 우리나라의 여름과 다르게 해가 굉장히 강하고 대신 비가 내리지 않아 건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무 그늘에만 서면 한여름에도 선선한 바람을 즐길 수 있지만, 나무가 많지 않을뿐더러 햇살이 무서울 정도로 강렬하기 때문에 선글라스, 썬크림은 필수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선글라스를 쓰지 않으면 야외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참고로 여름에 주의할 다른 사항 중 하나로, 여름에 밖은 무척 덥지만 교실의 냉방도 상상 이상으로 춥습니다. 거의 18도 밑으로 항상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b) 학생 구성
교환 갈 학교를 찾으며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 중 하나가 한국 학생들의 비율일 것입니다. LA에 위치해 있는 만큼 USC에는 한국인이 아주 많습니다. 한국인 뿐만 아니라 중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이 매우 많습니다. 하지만 USC에는 동양인이 많을 뿐 아니라 아주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학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한국인이기에 한국인이 눈에 많이 뜨일 뿐, 자세히 관심을 가져보면 인도와 남미에서 온 학생들이 아주 많습니다.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기에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반대로, 타지에서 한국을 느끼고 싶다면 그것도 무척 쉬운 일입니다. 한국 유학생 모임, 코리안 아메리칸 모임 등 한국인들로 구성된 클럽이 많고, 들어가고 싶다고 하면 굉장히 반겨 줍니다. 저는 그러한 클럽에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수업에서 만나고, 또 다른 친구들을 통해 만난 한국 유학생들과 가깝게 지냈습니다. 처음에 타지에 도착해 혼란스러웠을 때마다 그 친구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그곳에서 지내고 있는 한국 학생들과 고민과 생각을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USC는 University of Spoiled Children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돈이 많고 파티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사교 모임인 fraternity(남학생 사교모임)이나 sorority(여학생 사교모임)도 아주 많고 그들이 주최하는 파티도 거의 매주 열리는 걸 볼 수 있습니다.
2. 준비사항
(a) 출국 전
비자나 여타 서류 관련 문제들은 경영대 국제실에서 안내해 주는 바대로만 따른다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출국하기 전은 물론이고 학교에 도착하고 나서도 보통 이메일로 학교와 연락을 주고 받게 될 터이니 이메일을 자주 체크하는 습관을 길러보세요. 한국에서 가져가는 짐은 옷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할 것입니다. LA에서만 지낸다면 두꺼운 겨울 옷까지는 필요 없겠지만, 북서부나 동부, 혹은 캐나다로까지 여행을 가게 될 수 있으니 여유 공간이 남는다면 충분히 두꺼운 옷도 챙겨가세요. 한국 음식이나 식재료 같은 경우 USC는 한인 타운과 워낙 가깝기 때문에 챙겨가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b) 침구류 및 생필품
저는 미국에 도착한 첫 날 Costco나 Target 같은 대형 매장을 돌아다니며 생필품을 구입했어요. 다행히 유학생 룸메가 있어 몇몇 식기 도구는 구매하지 않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침구류와 먹을 것을 위주로 장만했습니다. 그 이외의 것들은, 차가 없어 이동이 자유롭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아마존을 이용해 구입했습니다.
(c) 은행
저는 Bank of America에서 계좌를 열어 거기로 송금을 받았었습니다. 미국 은행 계좌가 있으면 여러모로 결제 등과 같은 금융 면에서 편리합니다. USC 내에 BOA 지점도 있고 ATM기도 있어 별 고민 없이 BOA를 선택했었습니다.
(d) 휴대폰
저는 한국에서 쓰던 핸드폰을 가져가 미국 통신사의 유심칩을 구매해 사용했었습니다. 미국에는 크게 세 가지 통신사가 있는데, T-mobile, AT&T, Varizon이 있습니다. T-Mobile이 가장 좋지 않고 Varizon이 가장 좋다는데 사실 써보면 그 어떤 것도 한국 통신사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잘 터지지 않습니다. 좋은 순대로 요금도 비싸다고 해서 저는 AT&T의 유심칩을 사용했는데 나쁘지 않았고 큰 불편함 없이 잘 썼습니다. 대부분의 통신사들은 적게는 두 명부터 많게는 대여섯명 이상까지 함께 들 수 있는 패밀리 플랜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다같이 가서 함께 패밀리 플랜을 들면 꽤 저렴하게 통신비를 낼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e) 보험
저는 학교 보험을 들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사보험을 들어갔는데 그냥 학교 보험을 드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가격적인 면에서 우리나라 사보험이 몇 십 만원 정도 싸긴 하지만 사보험을 들면 필수적으로 맞아야 하는 예방 접종 비용을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사보험으로 적용하기 위한 과정이 꽤 복잡하니 USC에서 제공하는 보험을 들으세요.
 
3. 수업
(a) MOR 492 Global Strategy – ★★★★☆
국제경영/경영전략 중 한 과목으로 대체할 수 있는 수업입니다. 사실 전공 과목을 대체할 생각으로만 넣었는데 나중에 보니 교환 생활 중 가장 뜻 깊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우선 교환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듣는 수업입니다. 따라서 다른 교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둘째, 교수님 수업 방식은 열려 있는 토론 방식입니다. 우리나라의 강의식 수업과 전혀 다릅니다. 항상 열린 결말로 끝나는 수업 속에서 학생들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셋째, 미국 현지 학생들 그리고 다른 교환 학생들과 팀플을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른 나라 친구들과 가장 많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넷째, 매 학기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때는 수업 인원이 모두 다같이 멕시코로 현장 학습을 갔었습니다. 미국과 인접한 국경 지역에 위치한 멕시코 회사들을 견학하고 케이스로만 접했던 세계적인 제과 기업인 Bimbo의 빵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2박 3일 동안 진행되었으며 비용은 각자 부담했고 강제 참여는 아니었으나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절대 만만한 수업은 아닙니다. 매 수업마다 읽어가야 하는 케이스 분량이 어마어마하고 교수님이 랜덤으로 지목 및 질문도 하기 때문에 마음 놓고 들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굉장히 질이 높았고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b) FBE 403 Introduction to Legal Environment in Business - ★★★☆☆
경영대 과목이지만 사실 경영과 관련된 심층적인 내용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학수번호로만 따지만 4학년 강의인데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PPT도 깔끔하게 정리해서 올려 주시고 학교 도서관에 가면 교과서도 쉽게 빌려볼 수 있어 공부하기 쉽습니다. 교수님께서 수업 중간 중간 하시는 영어 식 농담이 알아 듣기 쉽지 않지만 수업 관련 내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험도 거의 다 객관식이었습니다. 과제 중 법원을 방문해 Court Report를 쓰는 게 있습니다. 직접 재판을 볼 수 있었던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c) CTS 190 Introduction to Cinema - ★★★★☆ 강추!
영화를 좋아한다면, USC에서 꼭 영화 관련 수업을 들어 보세요. 제가 들었던 이 수업은 영화학과 1학년 대상의 수업이고 USC에서도 일반 교양 과목으로 인정되는 수업이라 크게 어렵지 않고 영화의 아주 기초적인 미학적 내용들을 다루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각도와 빛으로 화면을 찍는 게 어떠한 효과를 줄 수 있는 지와 같이 정말 영화를 “찍는” 방법에 대해 배워 아주 신선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아주 유명하신 평론가 분이신데 연세가 있으셔서 목소리가 걸걸하셔 영어가 알아 듣기 좀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굉장히 파워풀하시고 수업을 하는 큰 극장을 끊임 없이 누비시며 가끔은 노래도 부르시고 연기도 하십니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수업으로 2시간 강의에 2시간은 매주 영화를 보는데 항상 그 보다 일찍 끝납니다.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오래된 흑백 영화들을 필름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d) NAUT 001 Deepwater Cruising– ★★★★★ 강추!
바다에 근접해 있는 USC에서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수업입니다. 쉽게 말해 항해 수업인데 학기 중 직접 배를 몰아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1박 항해인데 배에서 먹고 자며 하루를 보내는 아주 특별한 추억이 될 수 있습니다. 선장님들께서 학생들에게 많은 걸 하게 해주시려고 합니다. 돛을 올리고 방향키를 잡는 것도 직접 할 수 있습니다. 이론 수업이 버겁다면 청강으로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청강은 일단 수강신청을 한 다음 정정 기간에 성적 표기 방법을 바꾸는 식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e) PHED 155 Golf - ★★★☆☆
저는 여기서 골프채를 거의 처음 잡아 보았는데, 알고 보니 미국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배운 친구들이 꽤 있는 것 같았습니다. 폼이 중요한 스포츠다 보니까 한 학기 내에 배우기에는 한계가 많습니다. 교수님은 참 좋으셨으나 운동 수업을 들으실 거라면 본인이 이미 할 줄 아는 걸 들으시길 추천 드려요.
 
의미 있는 교환 생활이 되시길 바랍니다. 궁금한 점은 언제든지 chsarah1993@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