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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Germany] University of Regensburg 2015-1 윤수환

2015.10.15 Views 8003 경영대학

University of Regenburg 2015-1 체험수기

경영학과 2011120254 윤수환
E-mail : resnonverba77@gmail.com

 


# 레겐스부르크는 어떤 도시?

독일이라는 국가에 대한 정보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쉽게 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레겐스부르크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레겐스부르크는 아직 우리에게는 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익숙한 도시는 아닙니다. 저 역시 교환학생을 오기 전까지는 아무런 정보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곳에 도착한 날부터 지금까지도 레겐스부르크 만큼 아름다운 도시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레겐스부르크의 구시가를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이 있어서 링크를 함께 첨부합니다. (https://youtu.be/mASs1eQgZZw)
1. 아담한 독일의 부자 동네
독일에 대한 많은 정보가 없더라도 ‘바이에른Bayern’ 이라는 이름은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독일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분데스리가의 명문 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이 있는, 독일에서도 가장 부유한 주가 바로 바이에른 입니다. 레겐스부르크는 바이에른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뮌헨, 뉘른베르크, 그리고 아우크스부르크에 이어 4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BMW, Siemens, Continental과 같은 대기업을 비롯해 크고 작은 기업체가 많아 전체적으로 소득이 높은 도시입니다. 그 때문에 도시 전체가 깔끔하고 잘 정비되어 있으며, 치안 상태도 굉장히 좋습니다.
경영대 내 다른 독일 파견 도시인 쾰른, 만하임에 비하면 레겐스부르크는 아담한 편입니다. 구시가를 중심으로 적당한 규모의 도시이기에 학교, 기숙사, 그리고 시내까지 접근성도 좋습니다. 또한 중앙역을 중심으로 대형 마트와 쇼핑몰이 자리하고 있고, 각종 편의 시설이 모두 있어 불편함이 없습니다.

2. 깊은 역사와 아름다운 경관을 간직한 도시
St. Peters Dom과 Steinerne Brücke를 중심으로 한 구 시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치가 매우 높은 도시입니다. 이 도시의 역사는 고대 로마 제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곳을 흐르는 레겐(Regen)강의 요새(Burg)라는 뜻에서 레겐스부르크(Regensburg)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중세 시대에는 도나우 강을 통한 무역의 중심지로 성장했습니다. 그 후 무역의 중심지가 대서양으로 바뀌며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지만, 한편 그 덕분에 중세 시대의 그 모습이 지금까지 남아있습니다. 또한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의 어마어마한 폭격에도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고, 빛나던 전성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3. 유럽 여행의 중심지
레겐스부르크는 여행을 다니기에도 매우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바이에른 주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같은 주의 주요 도시인 뮌헨까지 1시간 30분, 뉘른베르크까지 1시간이면 도착하는 열차가 매 30분 마다 있습니다. 이 밖에도 바이에른 주에는 크고 작은 많은 도시들을 바이에른 티켓으로 저렴하게 오고 갈 수 있습니다.
독일 이외의 국가와 도시들과의 접근성 또한 좋습니다. 체코 프라하까지 버스로 4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까지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고, 빈 까지 기차로 3시간 45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여행을 다니기에도 정말 좋습니다. 헝가리, 크로아티아를 비롯한 다른 동유럽 국가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또한 뮌헨 국제공항을 비롯해서 뉘른베르크와 메밍엔에도 저가 항공사들이 취항하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에도 좋습니다.

# UR 소개
레겐스부르크에는 제가 다니고 있는 종합대학인 UR(Universität Regensburg)과 바로 옆에 자리한 응용과학기술 대학인 OTH(Ostbayerische Technische Hochschule)가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전체 인구의 1/5 정도가 대학생이고, 교환학생을 포함한 외국인 학생도 2천 여명 가까이 됩니다. 또한 레겐스부르크는 독일에서도 술집의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입니다.
UR의 역사는 50여년으로 비교적 짧습니다. 그 때문에 독일 내 다른 대학과 달리 캠퍼스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학교 건물들은 다소 투박합니다. 고려대에 비하면 오히려 별 볼 품이 없기도 합니다. 실용성을 중요 시 하는 독일다운 느낌이 드는 데,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을 쓰지 않고도 건물들을 오갈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독일에서는 대학교에 대한 순위가 없다고는 하지만, UR은 독일 내에서도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UR의 경영대학 교수진은 2014년 독일 내 Top 25에 꼽혔고, UR의 신학과 교수이자 부총장으로 재직했던 Ratzinger교수가 2005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으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 UR 프로그램
UR에는 KUBA와 같은 1:1 버디 프로그램은 없습니다. 물론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오리엔테이션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학교 등록과 거주 등록(비자 발급)을 비롯한 교환학생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모든 사항들에 대해 설명을 해줍니다. 다만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는 튜터 수에 비해 교환학생의 숫자가 워낙 많기에, 스스로 모든 것들을 헤쳐나간다는 마음 가짐을 가지셔야 합니다.
개강 한 달 전에 Intensive Language Course(이하 ILC)가 개설됩니다. 봄학기에는 3월부터 4월 초까지 진행되고, 400유로 (2015년 기준)의 수업료를 별도로 납부해야 합니다. 독일어를 하나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독일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는 하지만, 기초 반은 어려운 내용이 아니기에 수업을 따라가는 데 무리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독일어를 이미 배운 학생들을 위해서 테스트를 통한 후 수준별 수업이 진행되고, UR의 독일어 수업이 매우 잘 운영되고 있어서 독일어를 공부하기에도 매우 좋습니다. 참고로 이 수업은 성적표에 반영되므로 외국어 수업 3학점은 덤 입니다.
독일어에 크게 관심이 없더라도 ILC를 수강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합니다. 독일어를 하나도 모르더라도 생활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독일어 한 두 마디라도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로 교환학생을 온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어눌하게라도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좋아 보이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뿐만 아니라 외국 학생들을 만들기에 훨씬 수월합니다. ILC 수업은 계절학기처럼 매일 진행하기 때문에 외국 친구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고, 주말이면 ILC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내 투어, 맥주 공장 견학, 근교 여행과 같은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있기에 더욱 많은 친구들을 깊이 사귈 수 있습니다. 대체로 이 때 만난 친구들끼리 그룹이 형성되어 한 학기 동안 계속 어울리게 되는 편이어서, 정말 개방적이고 붙임성이 좋은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개강 직전에 도착하는 것 보다 레겐스부르크에서 한 달 가까이 적응할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이 기간 동안 은행 계좌 개설, 보험 가입, 거주 등록과 같은 필수 행정 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여유롭게 학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 UR 지원 절차 & 준비 서류
교환학생 준비의 시작은 UR로 지원서를 보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UR의 여름학기는 4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지원서 작성 또한 경영대의 파견교를 통틀어서 가장 늦게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다른 학우분들이 교환학생 준비를 하느라 바빠도 조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ㅎㅎ) 지원서 작성 시기가 오면 국제처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이 후에 하나씩 지원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면 됩니다.
이 후 모든 절차들은 경영대 국제실과 UR에서 학생에게 보내주는 메일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메일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앞서 제출했던 신청서들에 대한 답장으로 입학허가서와 함께, 기숙사 신청과 독일어 어학 코스(ILC)에 대해 재차 확인하는 서류들이 우편으로 옵니다. 입학허가서는 출국할 때 잘 챙겨가시고, 나머지 서류들에 대해서는 서명과 함께 우편으로 다시 UR에 보내면 됩니다. 또 UR에 보내야 하는 기숙사 보증금, Semester Fee, ILC 수업료 등을 기한 내에 내시기 바랍니다. 기숙사 보증금은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고, Semester Fee는 학교 등록금과 별개로 이 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교통티켓이나 학생 식당인 Mensa 운영 지원금이 포함되는 금액입니다.
독일로 교환학생을 오는 다른 학생들 중 간혹 슈페어콘토를 개설하거나 재정보증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또한 학생 비자를 발급받아야 된다는 사람도 봤는데, UR에서는 그런 것들 요구하지 않습니다. 레겐스부르크에서 거주등록을 반드시 해야 하고, 이것이 비자를 대신하게 됩니다. 거주등록을 이를 위해서는 독일의 건강 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미리 유학생 보험을 가입하더라도 간혹 인정되지 않을 수 있기에, 다소 비싸더라도 이 곳에서 가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학기 시작 전 어학 수업을 듣고자 하는 학우 분들은 입국일로부터 한 달 정도의 여행자 보험을 가입하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수업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 & 수강과목
수강신청 및 수업 전반에 관한 UR의 특징을 먼저 설명한 후에 제가 수강한 수업들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일단 대부분의 수업들은 Vorlesung(포어레중; 강의)와 Übung(위붕; 연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Vorlesung은 한국에서처럼 주로 교수님들이 강의를 진행하고, Übung의 경우 주로 조교들이 진행하는 수업으로, 문제 풀이 혹은 발표 수업입니다. 두 수업을 모두 참석해야 합니다. 대체로 Vorlesung은 출석체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수업을 몇 번 빠지더라도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이러한 점을 지나치게 악용하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UR 경영학과의 경우 별도의 수강신청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수업이 그렇지만, 모든 수업이 그러한 것은 아니기에 확인을 잘 해야 합니다.) 다만 학기 첫 번째 Vorlesung시간에 수업에 관한 전반적인 오리엔테이션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참석해서 필요한 정보를 얻어야 합니다. 학기 중반에 기말고사 신청을 받는 데, 이 기간을 놓치지 않고 시험 신청을 해야 합니다. 직접 교수연구실을 찾아가거나 교수님 또는 비서에게 메일을 통해서 신청 할 수 있습니다.
수강 가능한 과목은https://lsf.ur.de에서 확인할 수 있고, 개강 후 수업자료는 UR메인 페이지 접속 후 GRIP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교환학생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다 설명해주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평가 방식은 수업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기말고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경영학과는 다른 학과와 달리 학기가 끝난 후 한달 동안 시험 기간입니다. 교환학생들의 경우 귀국이 시험 보다 빠른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담당 교수님께 미리 말씀 드리면 대체 시험이나 구술 시험으로 기말고사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UR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평소 학교에서 공부하는 만큼만 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지만, 그 만큼 공부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특히 봄학기에는 이런 저런 휴일이 많고 날씨도 무척 좋기 때문에 여행을 다닐 기회가 많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덧 기말고사 기간입니다. 교환학기 성적이 고대 성적표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기에 통과만 하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공부가 부족하면 통과도 힘들 수 있습니다. 기말고사 한 번이기에 벼락치기에도 한계가 있고, 절대 평가이기에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옵니다. 계획을 세워 공부를 조금씩 해 두는 것이 학기 말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교환학생으로서 UR에서 수강할 수 있는 경영학 수업이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 곳에서 다음과 같은 수업을 수강했고, 모두 전공 선택 과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1. German Economy / 6 ECTS / Christoph Knoppik
German Economy 수업은 독일 경제 정책의 전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기에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도가 높은 과목이었습니다. Vorlesung 시간마다 하나의 주제를 다룹니다. 독일 현대경제사의 주요 이슈에서부터 금융, 재정정책, 독과점 정책, 그리고 하르츠 개혁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노동 개혁, 독일의 연금 정책, 에너지 정책과 같은 주제에 대해 폭 넓고 깊이 있는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Übung시간에는 해당 주제에 관한 질문이나 실제 통계자료, 신문 기사 등의 자료를 가지고 보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전체 성적의 15%를 차지하는 퀴즈가 매 주 GRIPS에 올라오는 데,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수업 내용을 복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시험은 기말고사 한 번이 있습니다. 시험 분량이 많고 구체적인 내용까지 나오기 때문에 미리 공부를 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 Immobilienökonomie 1 (Real Estate Economics 1) / 6 ECTS / Gabriel Lee
Gabriel 교수님은 캐나다 태생의 한국 분 이십니다. 경영학과와 UR의 교환학교 협정에 큰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경영대에서 왔다고 하면 굉장히 반가워하십니다. 이 과목은 부동산 경제학 수업으로 다른 학우 분들의 추천을 듣고 저 역시 수강한 수업이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어떻게 부동산 가격, 임대료, 입지 선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학문적으로 어떻게 설명되는 지 배울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유쾌하신 편이고 많은 예시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시기 때문에 생소한 내용임에도 재미있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문제는 Übung 수업이었는데, 수업시간에서 배운 내용과는 차원이 다른 어려운 계산 문제가 많았습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 편미분의 개념을 알아야 하고, 그마저도 영어로 이루어지는 수업이기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Übung 수업을 참석하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지만, 이 시간에 배운 내용들이 과제와 시험에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수업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구글링을 하더라도 과제에 관한 해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미리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3. International and Intercultural Human Resource Management / 6 ECTS / Thomas Steger
아쉽게도 제가 교환학생을 왔을 당시 담당 교수님이신 Steger 교수님이 연구학기였기 때문에, 해당 교수님의 연구실에 있는Olaf Kranz박사님께서 대신 수업을 했습니다. 교수자 본인의 강의가 아니어서, 수업을 듣는 입장에서 강의 내용을 쉽고 명확하게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Steger 교수님의 수업은 훨씬 좋다고 들었습니다.
이 과목은 크게 보았을 때 국제경영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그 중에서도 HRM 분야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기업의 해외 시장진출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 중 HRM과 관련된 사항들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배웁니다.
Übung 수업이 매우 중요한 데, 이 시간에는 조별로 주어진 주제에 대해서 팀 프로젝트 발표를 합니다. 각 주제에 관한 논문들이 제시됩니다. 팀 별로 정해진 주제에 대한 논문을 요약해서 설명하고, 이에 적합한 Case Study를 찾아서 발표하게 됩니다. 다른 경영학 수업들과 달리 이 수업은 매 시간 출석체크를 했고, 수업 참여 또한 성적에 반영됩니다. Übung 수업의 성적이 전체 성적의 50%를 차지하고, 기말고사가 50%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개인적으로 HRM 분야에 관심이 많았기에 흥미로운 수업이었습니다. 또한 저를 제외한 팀원 모두가 독일 학생들이어서 좋았습니다. 참고로 이 수업은 석사과정이었기에 평소에 보다 열심히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고, 특히 교환학생으로서 매주 논문을 읽어가는 데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생활 - 기숙사
 레겐스부르크는 다른 독일 내의 대학과 달리 캠퍼스를 갖추고 있다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기숙사는 시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습니다. 사설 기숙사까지 포함하면 약 20여 곳의 기숙사가 있습니다. 제가 살았던 곳은 게슬러하임Gesslerheim 입니다. 레겐스부르크의 기숙사비는 평균적으로 220유로 정도인데, 게슬러하임이 가장 저렴한 편입니다.
게슬러하임의 장점으로는 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점 이었습니다. 학교까지는 버스를 타고 7분 정도 걸리고, 학기 중에는 10분 간격으로 버스가 있기 때문에 불편함은 없습니다. 기숙사 바로 인근에 Netto라는 마트와 은행인 Sparkasse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대체로 화장실과 샤워실을 공유하는 다른 기숙사와 달리 방마다 샤워시설을 겸비한 화장실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주방은 저를 포함한 11명의 플랫메이트가 공유하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게슬러하임의 단점으로는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 입니다. 버스를 타면 10분내로 중심가의 시작인 Albertstraße까지 이동할 수는 있지만, 시내에서 파티를 즐기다 보면 막차를 타기 위해 중간에 나와야 합니다. 막차를 놓치면 늦은 밤에 30분 이상 걸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치안이 좋은 도시이기에 늦은 밤에 걸어 다녀도 아주 위험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불편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대체로 UR에 교환학생을 오는 아시아 계열의 학생들은 게슬러하임이나 토마하임에 배정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자 도나우 강이 가까운 구시가에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학교에서 보내주는 기숙사 신청서 비고란에 희망사항을 적어보시길 바랍니다. 기숙사는 학교에서 임의로 배정하지만, 이러한 의사를 반영하여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기숙사가 한 번 배정되면 방을 옮기기는 힘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플랫메이트 간에 다툼이 있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닌 이상 계속 같은 곳에 거주하게 됩니다. 아래 주소를 들어가면 레겐스부르크 내 기숙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기숙사에 불편한 사항이 있다면 해당 기숙사의 유지 및 보수를 담당하는 Hausmeister(하우스마이스터)를 찾아가면 됩니다.
(레겐스부르크 내 기숙사 정보 : http://www.stwno.de/joomla/en/housing/university-residences)
기숙사 외에도 WG(베게; Wohngemeinschaft)라는 형태가 있습니다만, 방 임대료가 비싸고 복잡한 절차들이 있는 것은 둘째치고, 방을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기숙사를 신청하시길 바랍니다.

# 생활 - 날씨 & 옷
레겐스부르크는 4월 말까지는 쌀쌀한 편이었습니다. 5월부터는 점차 따뜻해지는데 2015년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100년만의 최고 기온이라는 뉴스처럼 독일 곳곳에서 40도를 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락가락 자주 내리고, 비가 온 뒤에는 여름이라도 꽤 쌀쌀합니다. 따라서 봄학기에 교환학생을 온다면 여름 옷은 물론이고, 두꺼운 옷과 얇은 겉옷 또한 여러 벌 챙기시길 바랍니다. 시내 곳곳에 쇼핑센터와 H&M, ZARA와 같은 SPA매장도 존재하고, 한국에 비해서 오히려 가격이 싼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이 곳에서 사서 입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독일 사람들의 평균 신장과 체격이 우리에 비해 훨씬 크다는 점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 생활 - 식사 & 물가
학교에 있으면 보통 학생식당인 Mensa(멘자)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저녁은 직접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다른 교환학생들과 함께 모여 저녁을 요리할 때가 가장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도나우 강가로 가서 바비큐 파티를 하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인 독일 물가는 우리나라에 비교하여 약간 비싼 편입니다. 하지만 공산품이나 식재료 만큼은 우리나라에 비해서 월등히 저렴합니다. 대신 노동력을 거친 것들은 무엇이든 더 비싸집니다. 자연스럽게 요리를 하게 되는 기회가 많아집니다. 교환학생을 와서 가장 많이 배워가는 것이 요리라는 우스갯소리를 실감하시게 될 겁니다.
대부분의 독일 음식은 국적을 불문하고 짜다고 느낍니다. 우리나라 사람도 대체로 짜게 먹는 편이라고는 하지만 독일 사람들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또한 물에 석회질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정수기가 보편화 되어있지 않아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물을 사 들고 다닙니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매콤한 음식도 거의 없습니다. 레겐스부르크는 한국 사람들이 거의 없는 도시이다 보니 한식당도 없습니다. 다만 구 시가에 아시안마트가 있어서 김치를 제외한 라면이나 한국 식재료를 비싸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K-mall이라는 온라인 마트에서 웬만한 식재료를 구매 가능하기에, 한국에서부터 음식을 챙겨 오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됩니다.
 

# 생활 - 전반적인 소요 비용
레겐스부르크에서 한달 동안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해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항 목 비 용 비 고
기숙사비 176.00 
보험료 81.31 
Mensa 카드 충전 80.00 주 1회 20.00 충전 기준
ZDF 수신료 17.66 TV 수신료 (의무)
기타 식비 60.00 주 1회 15.00 구매 기준
합 계 €414.97

제가 레겐스부르크에 머무르는 기간 동안의 평균 환율이 1,230원 정도이기에 대략 50만원 가량의 돈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여행을 다니거나 제가 개인적인 용돈으로 활용한 돈을 포함하면 이보다는 물론 더 많은 비용이 듭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돈을 많이 쓴다고 생각하실 지 몰라도,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에 비하면 오히려 더 돈이 덜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1인실 기숙사 비가 한 달에 176유로인데, 한화로 계산하면 대략 25만원 선 입니다. 이는 2인 1실의 고려대 신관 기숙사비나, 고려대 인근 원룸의 한 달 방값의 60% 수준 밖에 되지 않습니다.)

# 기타사항
저는 봄학기 동안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우선 레겐스부르크 도시 자체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었고, 버스가 자주 있기는 하지만 버스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저에겐 다소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학교 게시판을 잘 보면 자전거를 판다는 쪽지를 볼 수 있고, 평균적으로 60유로 내외의 가격으로 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학기가 끝나면 마찬가지로 쪽지를 붙여 자전거를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봄학기에 레겐스부르크에 오신 학우 분들은 가을에 열리는 옥토버페스트를 가지 못해 아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겐스부르크에서는 해마다 5월과 9월에 자체적인 맥주 축제인 Dult(둘트)를 개최합니다. 옥토버페스트와 둘트 모두 다녀와 본 저는, 개인적으로 둘트가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옥토버페스트에 비해 규모만 다소 작을 뿐 다를 게 없습니다. 오히려 외부 관광객들이 적어서 독일 고유의 맥주 축제를 느낄 수 있습니다.

  


# 글을 마무리하며
레겐스부르크로 교환학생을 온 것은 정말 ‘신의 한 수’ 였습니다. 사실 UR은 제가 희망하는 파견교도 아니었고, 마땅히 갈 만한 곳이 없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지금은 파견 기간을 연장해서 이 곳에서 1년 동안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파견 보고서 역시 학교 도서관에서 단풍이 든 창 밖을 보며 작성하고 있습니다. 아직 귀국까지 4개월이 더 남은 시점이지만 벌써부터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아쉽고, 기회만 된다면 학기를 더 연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지금은 UR에 대한 여러 편의 체험 수기를 확인할 수 있지만, 제가 지원할 당시만 해도 UR은 독일 내의 다른 대학에 비해 인지도가 상당히 낮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UR이 독일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파견교가 될 것이라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 글에 이루 다 적지 못한 이야기도 많고, 개인적으로 느끼는 바도 많습니다. 다음 학기 파견 보고서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와 앞으로 겪게 될 레겐스부르크의 겨울학기에 대해 적도록 하겠습니다. 레겐스부르크로 오고 싶은, 혹은 파견이 확정된 학우 분들께서는 제 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더욱 많은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이토록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황선영 선생님께 특히 감사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