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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Italy] Bocconi University 2015-1 송한아

2015.09.08 Views 8323 경영대학

경영학과
2012120056 송한아
2015-1 Bocconi Univ. Italy
 
  저는 2015학년도 1학기에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해 있는 보코니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보코니는 2지망으로 지원했었지만, 이탈리아 또한 매력적인 나라라 생각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1. 출국준비
  프랑스와 더불어 이탈리아는 유럽권에서도 느리고 비효율적인 일 처리로 손꼽히게 악명 높은 곳이었기에 걱정이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보코니의 ISD(International Student Desk)는 여러 문의에 신속하고 친절하게 답해주어서 준비과정에 있어서 학교와의 문제는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비자를 준비하는 것이 까다로워서 신경을 많이 썼던 기억이 납니다. 준비해가야 하는 서류는 많은데, 그것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대사관 때문에 여기저기서 많은 불평을 들었었는데, 다행히도 인터넷에 많은 분들이 서류 별로 주의사항 등을 세세하게 올려주셔서 참고하면서 챙겨가 한번에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보코니는 이탈리아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곳이어서 비자를 발급해주셨던 분도 학교에 대해서는 별다른 증명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여행하면서 입국심사 때에 대사관의 도장이 찍혀있는 원본 입학허가서를 보여줘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혹시 모르니 교환학생 신분을 증명해 줄 수 있는 문서와 여권 등은 넉넉하게 사본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여권사본은 준비해가면 여행 다니면서 숙소에 여권대신 맡길 수 있어서 유용합니다.)
 
 
2.  수강신청 및 숙소
  수강신청과 기숙사는 모두 한국에서 신청합니다. 보코니에서 이메일로 친절하게 안내해주며, Matricola(학번)와 비밀번호가 주어지면, 그걸 가지고 '포털'같은 사이트에 접속하여 시키는 대로 하면 됩니다. 수강신청은 여유롭게 했었습니다만 기숙사는 원하시는 분은 서두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서버가 폭발하거나 그런 일은 없지만 빠를 수록 유리한 것은 확실합니다.
 
  (1) 수강신청
  정규학기에 듣는 수업 외에도 보코니에서는 교환학생들에게 기초적인 이탈리아 수업을 권장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돈을 더 내기는 하지만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열흘 정도 하루 5시간씩 진행되는 수업은 같은 문화권의 학생들을 한 클래스로 몰아놓기 때문에 대체로 중국과 홍콩, 태국 등 아시아권 학생들과 한 수업을 듣게 됩니다. 같은 한국학생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Government and Business, Business Strategy, Management of Fashion Companies, Workshop in Film Industry Management 이렇게 4개 수업을 신청했었습니다. 그리고 정규수업 전에 들었던 이탈리안 코스 수업이 끝난 뒤, 학기 중에 듣는 Follow-up course를 따로 신청해서 이탈리아어 수업을 들었습니다.
  보코니 정규학생들은 교수님들이 굉장히 치사하게 문제를 출제하고 째째하게 구는 것 때문에 시험기간이 아니더라도 굉장히 열심히 공부합니다. 하지만 교환학생의 비중이 많은 영어강의 같은 경우 교환학생들의 편의를 많이 봐주십니다. 특히 Management of Fashion Companies 수업같은 경우, 수강생이 모두 교환학생이어서 난이도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수월하였습니다.
  보코니의 가장 큰 특징은 attending과 non-attending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 attending을 선택한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다뤘던 내용을 시험으로 접하고, 팀 프로젝트나 과제를 수행하기 때문에 시험에 대한 부담이 적습니다. 반면, 수업은 참석하지 않고 어떤 과제도, 팀 프로젝트도 할 필요가 없는 non-attending을 선택한 학생들은 기말고사 100%로 attending 학생보다 더 많은 material을 읽고 공부한 뒤 기말고사를 쳐야 합니다.
  저는 fasion 수업 이외의 모든 수업은 non-attending으로 선택하고, fasion수업과 Follow-up course만 출석했었습니다. 3과목이 non-attending이면 정말 힘듭니다. 설상가상으로 첫 수업 때 가지 못했던 Film industry 수업은, 교수님께서 non-attending 학생에게 확실하게 불이익을 주신다고 하셨다는데, 기말고사 때 읽어가야 하는 material의 페이지 수가 거의 두툼한 책 3권에 달할 정도였습니다.
  Film 수업과 Government Biz수업은 한번도 가지 않고 독학하였기 때문에 이렇다 설명을 할 수 없지만, fashion수업은 확실히 이탈리아이기 때문에, 밀라노이기 때문에 들을 수 있는 흥미로운 수업이었습니다. 패션사업 전반에 대하여 한번 훑어주시고,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의 패션의 특징을 살펴봅니다. 마침 Design Week와 Fashion Week가 있어서 밀라노가 패션의 도시라는 것을 더 실감할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Business Strategy 수업은 오티 때 참석한 뒤, non-attending으로 결정하였는데 attending 학생은 매시간 case분석과 paper제출, 팀 프로젝트와 quiz 등 굉장히 많은 일을 해야 했는데, 그에 비해 non-attending 학생의 material은 합리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시험은 주어진 기사를 읽고 질문에 서술형으로 답하는 것이었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수업시간이 고대처럼 규칙적인 것이 아니라서 수업끼리 겹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따라서 잘 선택하여야 하고, attending과 non-attending을 잘 배분해서 학교생활 하시면 좋을 것같습니다.
 
(2) 숙소
  기숙사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교환학생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이 아르꼬발레노 입니다. 이손소가 학교에서 가깝고 시설도 굉장히 좋지만 정말 비쌉니다. 아르꼬는 심지어 트램을 타고 20여분이 걸리는 거리에 있으면서도 비쌉니다. 구글맵을 활용해서 위치를 꼭 확인해보시고 학교랑 가까운 곳에 사는 게 좋습니다. 학교랑 가까이 살아도 안가고 싶어집니다. (출석이 인터넷으로 그날의 코드를 입력하는 것으로 체크하는 것이라 대출이 쉽습니다.)
  저는 해외결제문제 때문에 처음 신청 때 결국 기숙사 신청에 실패하고 아파트를 구해서 살았습니다. 학교까지는 걸어서 5-6분정도 걸리는 위치로 굉장히 가까웠고 홍콩에서 온 친구들과 쉐어했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bocconi rent를 통해 구한 집이었는데 집주인도 굉장히 친절하셔서 만족했습니다. 저는 세금까지 포함해서 한 달에 430유로 정도 내고 살았었습니다. (기숙사는 600 이상 내야합니다.) 방은 잘 찾아보시면 괜찮은 방이 반드시 있습니다. 기숙사 쓰시는 것보다 집구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학교에 요청해서 집구하는 사이트를 안내받아, 그곳을 통해 구해도 되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기준으로 남쪽이 안전합니다.
  같이 갔던 친구가 기숙사 때문에 굉장히 고생하였기 때문에, 기숙사를 신청하신 분들은 반드시 메일 잘 확인하시고 기숙사 합격/불합격 메일이 오지 않으면 꼭 따로 문의해보세요.
 
 
3. 이탈리아, 밀라노
  이탈리아는 굉장히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베네치아, 로마, 나폴리, 아씨씨, 피렌체 등등 여러 도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밀라노는 가장 북부에 있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이탈리아의 경제수도인 밀라노는 패션으로도 유명합니다.
  사실 밀라노는 관광지로써는 당일치기나 일박 정도로 스쳐가는 도시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 저것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지낼수록 정이 가고 애착이 생기는 도시입니다. 밀라노의 두오모는 그 어떤 유럽의 성당들과 비교할 수 없는 감동을 줍니다. 두오모를 등지고 정면으로 죽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스포르체스코 성은 아름다운 야경과 그 뒤로 조성된 공원이 도시락 싸들고 가서 쉬기에 제격입니다. 이 외에도 나빌리지구의 운하들, 꼬모호수, 집 뒤에 위치한 공원, 엠마누엘레 갤러리, 쇼핑거리들, 학교 앞 공원, 여러 단골 젤라또 가게들, 피자 가게들, 카페들 등 소소한 구경거리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또 서둘러서 예약하지 않으면 보기 힘든 '최후의 만찬' 원본도 밀라노의 작은 성당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밀라노는 트램과 지하철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움직이기 편합니다. 하지만 3개나 되는 공항이 있어서 다른 지역, 다른 나라로 움직이기에도 매우 용이합니다. 말펜사 공항과 베르가모 공항을 주로 이용하게 되는데, 베르가모르 가는 버스가 더 저렴합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공항인 리나테공항은 한국에서 들어올 때와 출국할 때 이외에는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4.  생활
(1) 음식
  저는 밀라노에서 생활한 날보다 여행을 다닌 날이 더 많았습니다. 2월에 학기 시작하고 나서는 주말을 이용해서, 3월 중순 지나서 중간고사 기간과 부활절 방학을 이용해서는 길게 여행을 다녀오고, 그 이후에도 기말고사 전까지 주말에 밀라노에 있었던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밀라노에 있을 때는 외식을 하기보다는 주로 해먹는 경우가 많았고, 룸메이트들과 2-3일에 한번씩, 혹은 일주일에 두어번씩 장을 봐서 주로 해먹었습니다. 밀라노는 외식을 하는 경우에는 12-15유로 혹은 20유로 이상까지도 들지만, 식료품을 마트에서 사는 경우, 한국보다 오히려 저렴하기 때문에 주로 해먹었었습니다. 한인마트가 있고, 차이나타운에서도 한식재료를 일부 구입할 수 있기는 하지만, 고추장이나 미숫가루, 김, 김치, 통조림 등은 한국에서 가져오는 편이 좋습니다. 비빔면 5개묶음이 한국과 가격이 비슷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한인마트보다 차이나타운에서 사는 것이 더 저렴합니다. 쌀 같은 경우, 1kg을 0.99유로에 살 수 있고 요즘은 전자렌지와 그릇만 있다면 밥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굳이 전기밥솥은 가져오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외식 물가가 비싸다고는 하지만, 밀라노에서도 저렴한 식사도 가능합니다. 피자 같은 경우는 6-7유로면 한판을 주문할 수 있고, 두오모 근처 spontini 같은 곳에서도 5-6유로면 커다란 조각피자를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비싼 편입니다. 반면에 커피는 정말 저렴합니다. 에스프레소가 아무리 비싸도 1.5유로를 넘지 않습니다. 젤라또 같은 경우는 주로 2가지 맛을 고르는 것이 2.5유로 정도 합니다. 원으로 환산하면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맛이 굉장히 진하고 양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 학교 근처에도 자주 가던 맛있는 젤라또 집이 있고, 두오모 근처에도 쇼꼴라띠 이딸리아니라는 유명한 젤라또 집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기저기에 유명한 젤라또 가게가 많으니 다양한 맛을 먹어보세요. 질리게 먹고 오세요. 한국 오면 자꾸 생각납니다.
 
(2)날씨
  전기담요는 꼭 가져오세요. 생각보다 많이 춥습니다. 저는 1월 말에 도착해서 3월까지 계속 전기담요 켜놓고 잤습니다. 쌀쌀하고 비가 자주는 아니지만 한번씩 부슬부슬 오기 때문에 우산도 꼭 가져가고, 두터운 옷도 반드시 챙겨가야 합니다. 그리고 유럽에 예쁜 양말 찾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양말도 넉넉하게 가져가세요. 저 같은 경우는 여름옷은 거의 가져가지 않고, 거기서 사서 입었었는데, H&M이나 Zara 등 spa브랜드에서 세일할 때 왕창 사서 입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밀라노는 워낙 쇼핑거리가 잘 되어있어서 코트 등의 겉옷은 가져가되, 청바지나 셔츠 등은 현지에서 날씨 따라 구입해 입는 것도 좋습니다.
  4월에 부활절 방학을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보낸 뒤, 밀라노에 돌아오자 그때부터 낮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5월이 되니 정말 햇볕 아래서는 견딜 수 없게 더웠습니다. 썬글라스 꼭 가져가시고, 모기향도 꼭 가져가세요. 유럽이 방충망이 없어서 모기나 기타 등등 날벌레가 집안으로 굉장히 잘 들어옵니다. 일교차가 심한 편이고, 이탈리아를 벗어나서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등으로 올라가게 되면 추워지니 가디건이나 후드 등의 겉옷도 챙겨가면 편합니다.
 
(3) 물가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외식을 하면 상당히 비싸지만 마트에서 사는 식료품 물가는 저렴한 편입니다. 특히 학교에서 이손소 쪽으로 가면 나오는 에세룽가나 팜 같은 큰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식품 이외에 의류같은 경우에는 한국과 비슷합니다. 발품을 잘 팔면 마음에 드는 저렴한 옷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집세 430유로와 교통비나 기타 여행생활비 등을 모두 포함하여 적게는 700유로에서 많게는 1200유로 정도 사용하였습니다.
 
(4) 기타
  마트가 일찍 닫습니다. 친목도모를 위하여 술을 마시는 날에는 반드시 넉넉하게 사놓고 시작하세요. 또 유럽은 수돗물이 석회수이기 때문에 끓여먹거나 정수해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현지 사람들은 그냥 마시기도 하지만, 왠지 찝찝해서 저는 그냥 생수 사다 마셨습니다. 생수가 굉장히 싸니 큰 마트에서 6개짜리 묶음으로 사서 쟁여놓고 드세요.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저에게 밀라노는 이제 또 다른 집 같기도 하고, 잊지 못할 추억이 가득한 곳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고 많이 즐기다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편하게 연락주세요! : ) (카톡 hana9030, hana773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