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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USA] Binghamton University 2015-1 조현석

2015.09.04 Views 9175 경영대학

안녕하세요. 2015년 1학기에 SUNY Binghamton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온 조현석이라고 합니다. 지내면서 배우고 느꼈던 것을 정리해보았는데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hyunseokcho162@gmail.com 으로 메일 편하게 보내주세요.
  1. 준비과정
 빙햄튼으로 가는 것이 확정되고 얼마 지나지 않으면 빙햄튼 대학 OIP(Office of International Programs) 에서 안내 메일이 옵니다. OIP는 학교 중앙 도서관 지하에 위치해 있으며 출국하기 전의 준비부터 4개월 동안의 교환학생 생활 전반을 책임지게 되는 부서입니다. 제가 있던 시기에 실무를 담당해 메일을 주고받던 분이 Jie Deng 이었고 부서장은 Susan Lewis 였는데 두 분 다 친절하고 합리적입니다. 아리송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바로 물어보시면 됩니다.
 DS-2019 서류를 학교 측으로부터 수령한 이후 비자를 신청했습니다. 비자 신청을 여행사를 통해 하면 비용이 많이 추가됩니다. 설명이 잘되어있는 블로그들이 많으니 참고하셔서 학기 중에 스스로 해놓으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재정증명서는 학교 하나은행에서 간단하게 발급 가능하며 예방접종 확인서는 보건소나 동네 소아과 등에서 발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 경우에는 어릴 때 맞은 것들이 예방접종 카드에 날짜가 정확히 기록되지 않다는 이유로 발급이 불가했습니다. 유학생들이 많이 가는 병원을 찾아 항체 검사를 하고 확인서를 발급받았습니다.
 항공권은 비자가 발급되자 크게 고민없이 인터파크를 통해 구매했습니다. 빙햄튼을 가는 경로는 델타항공을 타고 디트로이트를 경유해 빙햄튼 공항으로 가는 것과 국적기를 타고 뉴욕 케네디 공항으로 직항해 빙햄튼으로 버스를 타고 가는 두 가지가 있는데 저의 경우 전자를 택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느끼는게 짐 한가득을 들고 뉴욕에 내려 Port Authority 버스 터미널까지 이동하고 다시 빙햄튼으로 버스를 세시간 넘게 타고가는 것은 생각만 해도 온 몸이 피곤해집니다. 학기 시작 이전에 여행을 하다 가시는게 아니라면 빙햄튼으로 바로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빙햄튼 공항에는 비행기가 내리는 시간에 맞춰 택시가 기다리고 있으며 학교까지는 30불 조금 더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외에 한국에서 하고 가야할 일로는 수강신청이 있습니다. 수강신청 사이트가 있는데 저희 학교보다 시스템이 불편합니다. 시간표와 간단한 정보를 확인한 이후 Jie에게 메일을 보내면 대신 신청을 해줍니다. 미리미리 말씀만 하시면 신청한대로 등록이 될 것이며 1차적으로 신청이 끝난 이후에도 정원이 비어있는 과목은 바로바로 등록이 가능합니다. 다만 경영전략 과목의 경우 저 이전에는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자유롭게 수강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제가 등록하려고 하니 4학년만 등록 가능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습니다. 경영대 사무실에 찾아가 갑자기 왜 수강이 불가해졌는지 물어보기도 했는데 원칙적으로 학년 제한이 있다는 답변을 들었고 결국 들을 수 없었습니다. 경영전략을 수강하시려는 분은 참고하셔서 수강신청 이전에 문의를 드려보시기 바랍니다.

 
  1. 생활
    • 날씨
 가장 먼저 날씨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1월 18일에 도착하니 영하 15도 이하의 강추위가 이미 시작되어 있었습니다. 영하 20도까지 종종 떨어지곤 하며 눈이 오는 날은 오히려 약간의 따뜻하며 포근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눈은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왔습니다. 2014년엔 5월에도 눈이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행히 2015년 상반기는 그렇게까지는 아니었고 4월을 마지막으로 눈을 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얼핏 들은 얘기로는 전국에서 눈을 제일 잘 치우는 학교로 꼽힌다고 합니다. 개강 첫 주에 폭설로 인하여 수업이 취소되어서 기대감이 컸는데 그 이후로 수업취소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새벽 4시쯤이면 기숙사 밖의 눈을 치우는 기계소리가 들려옵니다. 5월엔 날씨가 드라마틱하게 더워져서 몹시 이질적이었습니다. 한인 친구들 말로는 빙햄튼에 오려면 날씨를 봤을때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오는게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많이들 말했습니다.
  • 기숙사
15년도 1학기에 빙햄튼으로 온 교환학생 12명 중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한 친구들은 전원이 Hillside 기숙사에서 살았습니다. 교내 기숙사 중 Hinman, Mountain View, CIW, Newing, Mohawk 는 룸메이트와 방을 나눠쓰며 많은 인원들이 한 건물에 사는 형태이며 상대적으로 수업을 듣는 건물에 가깝게 위치해 있습니다. Hillside와 Susquehanna가 Apartment 형태의 기숙사이며 이곳에서는 방을 혼자 쓰게 됩니다. 저의 경우 4명이 한 Suite을 쓰며 각자 방을 썼는데 처음에 선호 룸메이트를 조금 조용한 친구가 왔으면 좋겠다고 썼더니 정말로 조용한 친구들과 살게 되어서 고요한 기숙사 생활을 하였습니다.
 4월이 될때까지는 거의 매일을 패딩을 입고 보냈습니다. 학교 근처에 Oakdale Mall이라고 쇼핑몰이 있긴 한데 취향에 맞는 옷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급히 필요한 것들만 샀고 전반적인 쇼핑은 뉴욕을 여행할때 가끔씩 했습니다. 우드버리 아울렛은 하루 들러 옷들을 보기에 좋은 곳이고 월스트리트 근처의 Century21도 애용했습니다. 귀국하기 직전에는 많이 더워져서 반팔을 입었는데 그렇다고 여름 옷을 애초에 들고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겨울옷을 많이 챙겨가시고 여름옷은 필요한 만큼 사는걸 추천드립니다.
  • 음식
일반적으로 힐사이드나 서스케한나는 부엌에서 요리를 많이 하는데 제 룸메이트들 같은 경우 일절의 요리 없이 가끔 냉동식품을 가열해먹는 정도여서 요리를 통한 교류는 진작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 역시 집에서 따로 밥을 해먹지는 않고 Commuter Meal Plan을 구입해 다른 기숙사 Dining Hall에서 주로 밥을 먹었습니다. 가장 많이 간 곳은 Hinman의 식당이었고 가끔 뷰가 좋고 시설이 좋은 Mountain View의 식당을 갔습니다. Mohawk의 식당은 다른 기숙사들에 비하면 별로였고 Union 건물의 식당들은 가격대 성능비가 떨어지는 편이라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유학생 친구나 선배의 차를 얻어타고 10분 거리의 월마트나 웨그먼스에 장을 보러가서 기숙사에서 먹을 것들을 한 번에 사오곤 했습니다. 월마트는 학교 셔틀버스로 가기 편하지만 식료품의 질은 웨그먼스가 월등히 좋다고 느꼈습니다. 빙햄튼 시내에도 가끔 밥을 먹으러 나갔는데 yelp에서 평가가 좋은 식당들을 위주로 다녔더니 크게 실망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 한인 사회
 빙햄튼에는 한국인 유학생과 교포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 두 집단은 조금 이질적이고 각자의 그룹에서 교류하는 편입니다. 가장 놀랬던 것은 도서관에 처음 갔더니 들어가자마자 로비에서 한국말로 대화중인 한인들을 마주쳤던 경험입니다. 저 같은 경우 한국 수업에서 만난 유학생 친구의 소개로 한인 공부모임인 Stepping Stone 에 들어가서 한 학기 동안 활동했습니다. 회계/재무를 같이 공부하거나 면접 스터디 같은 느낌으로 운영됩니다. 교환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환대를 받을 수 있었고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나 즐거웠습니다. 사물놀이 동아리인 설풍의 공연도 훌륭했습니다.
          
  1. 수업
저는 상대적으로 많은 19학점을 들었습니다. 경영대 전공필수과목 한 개와 전공선택과목 네 개를 들었는데 고려대에서 동일한 학점을 수강할 때에 비하면 그래도 적은 부담으로 한 학기를 보냈습니다. 학점을 많이 채워가야 하는 개인적인 필요 때문에 토론 중심의 수업은 배제를 하고 시험만으로 해결 가능한 과목들을 수강한 편이었는데 그 때문에 영어를 많이 말하면서 한 학기를 보내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빙햄튼 학생들은 4과목을 듣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다른 교환학생들은 3~4과목을 수강합니다. 강의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 Intro to International Business (IBUS 311 – Elena Iankova)
본교 국제경영론으로 대체되는 수업입니다. 경영대에서 제일 큰 강의실에서 약 200명 정도가 같이 듣는 수업입니다. 내용은 어디선가 한번쯤 들었던 것들로 몹시 쉬운 편입니다. 원래는 OMR카드로 치루어지는 객관식 시험 3번과 팀플 하나로 성적을 매기기로 했으나 기말 팀플을 시험으로 대체하고 싶은 사람은 시험을 치게 해 저 같은 경우 시험 4회로 한 학기를 마쳤습니다. 시험은 큰 응용없이 개념을 주로 물어보며 어려움없이 패스할 수 있습니다.
  • Corporate Finance (FIN 324 – Sabatino Silveri)
 다섯 과목 중 제일 많은 시간을 투자한 기업재무입니다. Silveri 교수는 누가봐도 명민해 보이는 교수님입니다. 그런 만큼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30명 정도가 강의를 함께 들으며 임의로 짜여진 4명의 조가 한 학기 동안 6개의 HBR 케이스를 풀고 레포트를 쓰고 발표를 합니다. 배우는 내용은 WACC, 자본구조, IPO과정, M&A 등이며 각 챕터마다 팝 퀴즈가 있어 한 학기 동안 7~8번 칩니다. 출석체크를 하지 않지만 결석을 하면 곤란해질 확률이 큽니다. 학생들이 모두 열심히 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과목들에 비해 시험 평균 점수가 낮습니다. 그런만큼 많이 배우고 이번 학기에 가장 뚜렷한 기억을 남긴 과목입니다.
  • Financial Markets & Institutions (FIN 320 - Cihan Uzmanoglu)
 터키 교수님인데 강의력이 좋습니다. 역시 강의는 30명이 안되는 소규모로 이루어지며 이자율 이론, 채권, 주식, 금융위기, FRB 등에 대해 전반적인 강의를 하십니다. 시험 세 번과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팀플 하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른 재무과목들과 상당부분 겹치는 부분들이 있어서 같이 들으신다면 부담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Investments (FIN 322 – Andrew Lynch)
 전형적인 미국 금융인이라고 느껴지는 교수님이 가르치는 투자론입니다. 같은 재무 과목이지만 앞 두 과목보다는 수강 인원이 많습니다. 출석은 자유로우며 수업 시간의 퀴즈는 따로 없습니다. 복습을 하면서 어렵지않게 풀 수 있는 과제가 8번 있었고 시험은 3번 치뤄집니다. 기억에 남는 일로는 마지막 기말고사기 칠 때 계산기를 깜빡하고 가져가지 않았는데, 시험을 다 친 친구에게 계산기를 좀 빌려달라고 했고 친구가 그러라고 했는데 교수님이 오셔서 시험을 다 친 친구를 방해하지 말라고 해서 못 빌린 적이 있습니다. 결국 옆자리 시험이 안끝난 친구랑 계산기를 잠깐잠깐 나눠썼는데 아직도 무슨 논리였는지 아리송합니다.
  • Cost Accounting (ACCT 305 – Jonathan Ross)
 본교의 관리회계와 유사한 원가회계 수업입니다. 로스 교수님은 되게 젊으시며 수업의 전반적인 진행은 WileyPlus라고 하는 사이트를 이용해 과제를 하고 시험을 치는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수업시간에 치는 퀴즈가 5번, 집에서 치는 시험이 5번 있는데 어렵지않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매일 출첵을 하며 간단한 회귀분석 과제가 있는데 저 같은 경우 같이 수업을 듣던 한인 유학생과 쉽고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1. 여행
 제가 뉴욕주립대를 가기로 결정한 이유는 오랜 꿈이었던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장 여행을 다니는데 적합한 위치였기 때문입니다. 보통 주말이나 방학에 어디로든 여행을 떠나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빙햄튼에서 뉴욕으로 가는 그레이하운드 혹은 숏라인 버스를 예매하는 일입니다. 빙햄튼에서 직행으로 다른 도시를 갈 일은 뉴욕주의 다른 도시(시라큐스, 이타카, 스크랜턴 등)를 가지 않는 이상 없다고 보시면 되고 뉴욕의 Port Authority 버스 터미널이나 여러 공항에서 여행을 시작해야합니다. 빙햄튼에서 뉴욕시까지는 세시간 반이 걸리며 왕복비용으로 35~45 달러 정도가 듭니다. 저는 네 달 동안 동부쪽 주요도시를 집중적으로 다녔습니다. 첫 여행은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터키, 독일, 모로코인 친구와 차를 렌트해 알바니, 보스턴에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운전이 생각보다 피곤하고 여행 스타일이 외국인 친구들과는 좀 안맞는 면들이 있어 다음부터는 주로 버스를 이용하고 한국인 친구들과 많이 다녔습니다. 주말을 이용해서 2박 3일 일정으로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나이아가라 폭포 및 토론토 등으로 꾸준히 여행을 다녔습니다. 4월 초에는 1주일 간의 방학이 있는데 그 기간 동안에는 8박 9일 일정으로 필라델피아-워싱턴-플로리다 탬파-마이애미-뉴욕을 다녀왔고, 학기가 마치고 나서는 일주일 동안 시카고와 피츠버그를 다녀왔습니다. 들른 도시들마다 야구를 보러 갔었는데 30개 야구장 중에 이번 교환학생 기간을 통해서 10개 구장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혹시 앞으로 미국에 가실 분들 중에 동부쪽 야구장 예매나 교통편에 대해 구체적으로 궁금하신 분 계시면 메일 보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