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교환학생 체험 수기
Turin University, Torino, Italy
2010120217 이정원
안녕하세요, 저는 14년도 2학기에 이탈리아 토리노 Turin University로 한 학기 교환 학생을 다녀온 이정원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체험 수기를 쓰게 될 날이 올 줄 몰랐는데, 돌이켜 보면 교환 학생을 다녀 온 지난 반 년이 제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교환 학생 파견 신청을 할까 고민하시는 선, 후배님들께 꼭 한 번 다녀오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미주 지역이나 아시아 지역 보다는 유럽으로 가셔서 저처럼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제가 다녀왔던 Turin University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출발 전 준비 사항>
2. 임시 숙소
Turin University에는 기숙사가 없기 때문에 도착하신 후 직접 지낼 방을 구하셔야 합니다. 방을 구할 동안 지낼 숙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교환 학생들을 위한 임시 숙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EU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임시 숙소에서 머무를 수 있는 것이 최대 15일 입니다. 15일 동안 지내면서 방을 구해야 하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발로 여기저기 뛴 덕에 일주일 만에 구할 수 있었습니다. 혹여 운이 좋지 않아 15일 보다 더 걸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맘 편히 15일로 신청하셔서 가는 게 좋습니다. ospitalita@edisu-piemonte.it에 메일을 보내셔서 신청을 하시고 confirm mail을 받는 것을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유럽 특성상 답이 오는 데도 상당히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시고 기다리시면 됩니다. Confirm mail에 첨부된 영수증에는 숙소 주소와 얼마를 결제해야 하는 지 등이 나와있습니다.
3. Enrollment
Invitation letter을 받고 나면, relint@unito.it 라는 이메일 계정으로 메일이 옵니다. 이 메일 주소로 Enrolment 사항을 작성하시면 됩니다. 출국 전에 궁금하신 사항도 이 메일 주소로 문의하면 됩니다. 수강신청의 경우 일단 미리 열리는 과목을 보고 대략적으로 어떤 과목을 들어야겠다 생각하고 가시면 됩니다.
<이탈리아 도착 후>
보통 인천에서 토리노로 바로 가시는 것 보다는 밀라노 말펜사 공항으로 가시는 경우가 더 많으실 겁니다. 비행기 편 수 자체가 말펜사가 더 많기 때문에 가격적인 면에서 더 저렴하기도 하고 비행기 편도 말펜사로 들어가는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탈리아로 들어가기 전에 한 달 정도 다른 유럽 지역을 여행했는데, 다른 유럽지역에서 이탈리아를 갈 때도 항상 토리노 공항보다는 밀라노 말펜사 공항으로 갔습니다. 토리노는 밀라노보다 조금 더 북부에 위치해있는데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래서 말펜사 공항에 내리시면, 공항 셔틀을 이용해 토리노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공항으로 나오시면 처음이라 당황하실 수 있는데 information으로 가서 공항 셔틀 버스 티켓 사는 곳 어딘지 물어보시고(사실 게이트 옆에 바로 있긴 합니다), 거기서 토리노로 가는 버스 티켓을 구매하시면 됩니다. 가격은 22유로 입니다.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 지나면 토리노로 들어가는데 Porta Susa에서 내리면 됩니다. 토리노 들어가고 나서 2, 3번째 정류장인데 사람들이 제일 많이 내리는 곳이라 물어보고 같이 따라 내리면 됩니다. 내리면 바로 앞에 택시들이 서있는데 저는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임시 숙소 주소를 보여주고 임시 숙소로 갔습니다.
1. 휴대폰
이탈리아에는 TIM, Wind, Vodafone, 3(Tre) 등 여러 통신회사가 있습니다. 그 중 추천하는 것은 TIM 입니다. 아마 이탈리아에서는 한국에서 쓰던 핸드폰을 정지시킨 다음 그 것에 심만을 갈아 끼워서 데이터를 충전하는 형태로 쓰실 겁니다. 한 달에 15유로 정도 냈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Via po 쪽이나 카스텔로 광장 쪽 Tim 매장 직원이 그나마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이 곳으로 가는 것이 일 처리가 수월합니다.
2. 교통권
1회 교통권은 1.5유로인데 학생 정기권을 끊어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저렴합니다. Porta Nuova에 정기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곳에 가서 신청을 하면 되는데 이것도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서 일찍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발급받으려면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지금 정확히 기억이 잘 나질 않네요. Info point에서 자세히 알려주므로 그대로 하면 됩니다. 한 달에 20유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메트로와 버스 중에 주로 버스를 많이 타는데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처럼 교통카드를 찍거나 돈을 내면서 타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부정승차를 합니다. 검표원들이 계속 버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거장에서 갑자기 탄 다음에 검표를 하고 내리는 형식인데 이 때문에 부정승차를 한 사람들은 잘 보고 있다가 검표원이 버스를 타면 우르르 버스에서 내립니다. 가끔 넋 놓고 있다가 검표원이 오는 걸 미처 못 보고 못 내려서 걸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걸리게 되면 상당히 골치 아파집니다. 돈도 많이 물어야 하지만 검표원들이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 설명도 어렵고 곤란한 상황이 많이 있습니다. 꼭 정기권을 끊어서 가지고 다니시고 혹시 부정승차를 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다음 정거장에서 검표원이 타는 지를 꼭 체크하시길 바랍니다.
3. Info Point
앞에서 잠깐 언급했던 인포 포인트 입니다. 이전과 달리 Via po 29 로 이사를 갔다는 것을 꼭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도착 후 이곳으로 바로 가셔서 필요한 사항들을 확인하시고, 필요한 업무를 순서대로 처리하시면 됩니다. 이메일 주소는 relint@unito.it입니다. 이곳에서 체류허가서에 대한 업무도 하고 있는데요. Office.incoming@unito.it로 메일을 미리 보내셔서 예약을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담당자 이름은 Matteo 입니다. 이곳으로 메일을 보내면 체류허가서 발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친절히 알려줄 것입니다.
4. Tax Code
인포포인트에서 준 종이에 Tax Code에 대한 안내가 있습니다. Porta Susa 근처이며 인포포인트에서 바로 가셔서 신청해도 무방합니다. 도착하면 가운데 카운터에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습니다. 그 가운데 카운터에서 Tax Code때문에 왔다고 하면 번호표와 여권을 카피해줍니다. 사람에 따라 대여섯 시간씩 기다렸다는 사람도 있고 30분만에 끝났다는 사람도 있으니 대체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하라는 대로 기다리시면 알아서 다 해주고 텍스코드가 적힌 서류 한 장을 줍니다. 텍스 코드는 앞으로 은행계좌나 방 계약을 할 때 필요한 서류니 코드 부분은 따로 적어두시면 좋습니다. 일 처리는 느리면서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칼 같이 업무를 끝내는 사람들이라 일찍 가셔야 합니다. 기다릴대로 기다리고 앞에서 끝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5. 소조르노 – 체류허가증
이탈리아에서 3개월 이상 거주 시 소죠르노라고 불리는 체류허가증을 받아야 합니다. 필요한 서류는 여권사진4장(한국에서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여권사본, Declaration, 영문(혹은 이탈리아어)보험서류 등인데 마테오와 약속을 잡으면 리스트를 챙겨줍니다. 마테오가 알려주겠지만 Tabacchi에서 Stamp를 사가셔야 합니다. Stamp는 10유로 정도 합니다. 마테오를 만난 후 알려주는 우체국으로 가서 약 120유로 정도를 내면 이미그레이션 오피스 방문 약속을 잡아 줍니다. 시간에 맞춰 Corso Verona 4에 위치한 이미그레이션 오피스에 가시면 Tax code 때처럼 카운터에서 용무에 따라 번호표를 줍니다. 기본 서류접수와 그 후에 지문체취까지 끝나면 보통 4-5시간 정도 소요되니 책 한 권 챙겨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6. 학교생활
경영대생은 보통 Corso Union Sovietica 218에 위치한 토리노대학이나 Via Ventimiglia 115에 위치한 SAA에서 전공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SAA는 경영전문사립대학 같은 느낌인데 수업의 퀄리티나 영어실력 등이 훨씬 좋으니 SAA에서 수업을 듣는 걸 추천합니다. 토리노대학은 계절학기처럼 2-3주 정도 매일 수업해서 기말고사만 보고 학점을 받는 스타일이고 SAA는 우리나라처럼 정규학기 개념으로 일주일에 1-2번 정도 수업을 듣는 시스템입니다. 토리노대학 수업종류는 우리나라 전공과목 리스트와 흡사합니다. SAA같은 경우 여러 가지 수업이 혼재되어 있어 잘 선택해 들으시면 됩니다. 토리노대학은 출석체크는 하지 않으나 시험 점수가 중요하고 70-80명 정도가 수업을 같이 듣습니다. SAA는 출석체크도 매일 하고 인원도 30명 정도라 팀프로젝트가 꽤 있는 편입니다. SAA는 이탈리아 학생+USAC(미국 쪽 교환학생)+Erasmus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USAC은 SAA자체에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자 미국인들이 많고 연대학생들도 이쪽 소속입니다. Erasmus는 토리노대학 교환학생을 지칭하며 주로 유럽권 학생이 많은데 저희는 이쪽 소속입니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Erasmus 자체가 유럽 내에서 교환학생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들을 지칭하는 말이라더군요. SAA의 영어강의는 USAC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들으면 이탈리아인 보다는 미국 학생들과 수업을 듣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개강 이후 한 달 정도의 시간을 주고 Learning Agreement를 작성하라 합니다. 신청하고 싶은 과목을 써서 토리노 대학 International Office에 제출하면 되며 나중에 수강내역과 달라도 크게 문제는 없으니 여유 있게 신청하는 편이 좋습니다. 토리노대학에 수강 신청 내역을 제출할 때 SAA에서 듣는 과목도 같이 적어내야 하니까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수업의 경우 앞서 말했다시피 토리노대학은 매일 3-4시간씩 수업을 들어서 2-3주 만에 한 과목을 끝내는 형태이고, SAA는 우리나라 대학들처럼 일주일에 2번씩 가서 한 학기 동안 듣는 수업의 형태입니다. 여행 계획을 세우기에는 토리노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수월하지만 수업의 질이 상당히 낮고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정말 알아듣기 힘든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매일 4시간씩 수업을 듣고 있는 것 자체가 정말 고역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SAA에서 3개, 토리노대학에서 1개를 들었는데 강의 날짜가 겹치는 경우가 있을 땐 하루는 SAA 수업을 듣고, 하루는 토리노대학 수업을 듣는 형식으로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수강 신청을 할 때 머리가 좀 아픈데 그래도 최대한 금요일이나 월요일은 수업을 듣지 않는 방향으로 신청을 하면 주말 껴서 여행가는 계획을 세울 때 훨씬 여유롭게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사실 출석 두 세 번 빠지는 것이 성적에 큰 영향은 없기 때문에 수업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여행 많이 다니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수강했던 수업은 토리노대학에서 ‘Economic Sociology’, SAA에서 ‘Intercultural Communication’, ‘Strategic HR Management’, 그리고 ‘Architecture Design Studio’ 입니다.
Economic Sociology : 수강했던 것을 정말 후회했던 수업입니다. 앞 부분은 여자 교수님이, 뒷 부분은 남자 교수님께서 수업을 진행하시는데 두 분 모두, 특히 여자 교수님의 말을 알아듣기가 정말 힘듭니다. 매일 출석 체크를 하고, 과제도 4개 정도 있습니다. 시험은 기말고사 한 번 보는데 양이 정말 방대합니다. 수업을 듣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혼자 공부해야 하는데 학기말에 정말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웬만하면 듣지 마세요.
Intercultural Communication : SAA에서 듣던 수업으로 화요일과 목요일에 수업이 진행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습니다. 교수님이 이탈리아 분이시지만 굉장히 영어를 잘 하십니다. 과목명 그대로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 공부하는데 제가 들을 땐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수업을 들어서 이 친구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업을 듣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교수님께서 한국에 대해서도 상당히 잘 알고 계시고 관심도 가지고 계셔서 수업을 들으면 잘 챙겨주십니다. 한 쪽 분량의 레포트(더블 스페이스) 네 번과 시험 세 번이 있는데 레포트는 정말 매번 수업 전 날 한 시간 만에 썼고, 시험은 책을 읽기만 하면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나옵니다. 학기말에 어떤 국가에 있는 특정 문화에 대해서 발표를 하는 팀 프로젝트(예를 들면 캐나다 퀘벡에 있는 프랑스 문화, 독일에 있는 터키인들의 문화 등)가 있는데 저는 같이 들은 한국인 친구들과 팀을 짜서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에 대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상당히 많이 수업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교수님께서 웬만하면 Fail을 주시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Strategic HR Management : 일주일에 한 번 수요일 저녁에 들었던 수업으로 온전히 일주일에 수업을 한 번 밖에 하지 않아 넣었던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의 영어가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충분히 수업을 듣기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인적자원관리와 비슷한 과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출석 체크와 시험으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교수님께서 팀 과제를 내주시는데 막상 체크를 하지 않으십니다. 내용이 그렇게 많지 않고 어렵지도 않아서 공부하는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다만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듣는 만큼 변환되는 학점이 작은 것이 아쉬운 수업입니다.
Architecture Design Studio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수업입니다.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교수님의 매 수업 교수님의 작업실에서 설명을 듣거나 작업 계획을 세우고, 아니면 토리노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건축 양식을 구경하고 설명을 듣는 형식입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혼자 다닐 때는 미처 가지 못했던 곳도 많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세 분으로 토리노에서 실제 활동 중이신 건축가들과 자동차 디자이너이신데 세 분 모두 영어 쓰는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SAA 건물 근처에 사람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는 공원이 하나 있는데 이 공원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도록 할지 계획하고, 그 곳에 우리가 살 집을 짓는다는 가정으로 모형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학기말에 제출하는 것이 평가 기준입니다. 저와 한국인 친구 한 명, 미국인 친구 두 명이 이 수업을 들었는데 같이 돌아다니면서 계획을 짜고, 모형을 만들고 하는 것이 그 동안 한국에서 해보지 않은 것이라 저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우리가 경영학과라서 그 동안 이러한 것들을 전혀 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교수님들께서 잘 아시기 때문에 옆에서 친절하게 많이 도와주십니다. 수강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치면서>
사실 이탈리아에서 혼자 지낼 때 집을 구하거나, 관공서에서 일 처리를 기다리거나 아니면 사람들을 대할 때 짜증났던 순간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들이 스스로 뭔가를 배우게 되는 또 하나의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이탈리아로 파견가시는 것을 망설이실 것 같은데 저는 토리노에서 이탈리아어 수업을 듣지 않았는데도 정말 부지런하고 알차게 한 학기 동안 별 문제 없이 지내다 왔습니다. 교환 학생 파견 전에 이탈리아를 제일 여행하기 좋을 것 같은 나라라고 생각해서 선택을 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망설이지 마시고 지원하셔서 좋은 경험 쌓고, 좋은 추억 만들어 오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Turin University, Torino, Italy
2010120217 이정원
안녕하세요, 저는 14년도 2학기에 이탈리아 토리노 Turin University로 한 학기 교환 학생을 다녀온 이정원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체험 수기를 쓰게 될 날이 올 줄 몰랐는데, 돌이켜 보면 교환 학생을 다녀 온 지난 반 년이 제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교환 학생 파견 신청을 할까 고민하시는 선, 후배님들께 꼭 한 번 다녀오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미주 지역이나 아시아 지역 보다는 유럽으로 가셔서 저처럼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제가 다녀왔던 Turin University에 대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출발 전 준비 사항>
1. 비자
우선 이탈리아 학생 비자를 발급받으셔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준비할 것이 많은데, 준비하실 때 상당히 짜증나실 겁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시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상세히 알려주는 블로그들이 많이 있으니 보시고 참고하시면 됩니다. 준비하실 때 특히 보험과 관련해서 헷갈리는 게 많으실 겁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탈리아에 입국하는 날 기준으로 한 달 정도의 여행자 보험 증서를 제출했는데 비자를 발급받는데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어차피 입국 후 2주 내에 이탈리아에서 보험을 가입하겠다는 각서를 써서 같이 제출하기 때문에 그 사이 기간의 보험만 들면 가격도 아낄 수 있고 훨씬 번거로움이 줄어듭니다. 비자는 나오는 데 3주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웬만하면 미리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계속 미루다가 전 학기가 끝날 때쯤에야 신청을 했는데 시험 기간과 겹쳐서 상당히 성가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대사관이 금방 닫기 때문에 여는 시간 보다 20-30분 정도 미리 가셔서 줄을 서고 있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임시 숙소
3. Enrollment
Invitation letter을 받고 나면, relint@unito.it 라는 이메일 계정으로 메일이 옵니다. 이 메일 주소로 Enrolment 사항을 작성하시면 됩니다. 출국 전에 궁금하신 사항도 이 메일 주소로 문의하면 됩니다. 수강신청의 경우 일단 미리 열리는 과목을 보고 대략적으로 어떤 과목을 들어야겠다 생각하고 가시면 됩니다.
<이탈리아 도착 후>
보통 인천에서 토리노로 바로 가시는 것 보다는 밀라노 말펜사 공항으로 가시는 경우가 더 많으실 겁니다. 비행기 편 수 자체가 말펜사가 더 많기 때문에 가격적인 면에서 더 저렴하기도 하고 비행기 편도 말펜사로 들어가는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탈리아로 들어가기 전에 한 달 정도 다른 유럽 지역을 여행했는데, 다른 유럽지역에서 이탈리아를 갈 때도 항상 토리노 공항보다는 밀라노 말펜사 공항으로 갔습니다. 토리노는 밀라노보다 조금 더 북부에 위치해있는데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래서 말펜사 공항에 내리시면, 공항 셔틀을 이용해 토리노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공항으로 나오시면 처음이라 당황하실 수 있는데 information으로 가서 공항 셔틀 버스 티켓 사는 곳 어딘지 물어보시고(사실 게이트 옆에 바로 있긴 합니다), 거기서 토리노로 가는 버스 티켓을 구매하시면 됩니다. 가격은 22유로 입니다.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 지나면 토리노로 들어가는데 Porta Susa에서 내리면 됩니다. 토리노 들어가고 나서 2, 3번째 정류장인데 사람들이 제일 많이 내리는 곳이라 물어보고 같이 따라 내리면 됩니다. 내리면 바로 앞에 택시들이 서있는데 저는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임시 숙소 주소를 보여주고 임시 숙소로 갔습니다.
1. 휴대폰
이탈리아에는 TIM, Wind, Vodafone, 3(Tre) 등 여러 통신회사가 있습니다. 그 중 추천하는 것은 TIM 입니다. 아마 이탈리아에서는 한국에서 쓰던 핸드폰을 정지시킨 다음 그 것에 심만을 갈아 끼워서 데이터를 충전하는 형태로 쓰실 겁니다. 한 달에 15유로 정도 냈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Via po 쪽이나 카스텔로 광장 쪽 Tim 매장 직원이 그나마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이 곳으로 가는 것이 일 처리가 수월합니다.
2. 교통권
1회 교통권은 1.5유로인데 학생 정기권을 끊어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저렴합니다. Porta Nuova에 정기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곳에 가서 신청을 하면 되는데 이것도 대기하는 사람이 많아서 일찍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발급받으려면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지금 정확히 기억이 잘 나질 않네요. Info point에서 자세히 알려주므로 그대로 하면 됩니다. 한 달에 20유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메트로와 버스 중에 주로 버스를 많이 타는데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처럼 교통카드를 찍거나 돈을 내면서 타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부정승차를 합니다. 검표원들이 계속 버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거장에서 갑자기 탄 다음에 검표를 하고 내리는 형식인데 이 때문에 부정승차를 한 사람들은 잘 보고 있다가 검표원이 버스를 타면 우르르 버스에서 내립니다. 가끔 넋 놓고 있다가 검표원이 오는 걸 미처 못 보고 못 내려서 걸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걸리게 되면 상당히 골치 아파집니다. 돈도 많이 물어야 하지만 검표원들이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 설명도 어렵고 곤란한 상황이 많이 있습니다. 꼭 정기권을 끊어서 가지고 다니시고 혹시 부정승차를 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다음 정거장에서 검표원이 타는 지를 꼭 체크하시길 바랍니다.
3. Info Point
앞에서 잠깐 언급했던 인포 포인트 입니다. 이전과 달리 Via po 29 로 이사를 갔다는 것을 꼭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도착 후 이곳으로 바로 가셔서 필요한 사항들을 확인하시고, 필요한 업무를 순서대로 처리하시면 됩니다. 이메일 주소는 relint@unito.it입니다. 이곳에서 체류허가서에 대한 업무도 하고 있는데요. Office.incoming@unito.it로 메일을 미리 보내셔서 예약을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담당자 이름은 Matteo 입니다. 이곳으로 메일을 보내면 체류허가서 발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친절히 알려줄 것입니다.
4. Tax Code
인포포인트에서 준 종이에 Tax Code에 대한 안내가 있습니다. Porta Susa 근처이며 인포포인트에서 바로 가셔서 신청해도 무방합니다. 도착하면 가운데 카운터에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습니다. 그 가운데 카운터에서 Tax Code때문에 왔다고 하면 번호표와 여권을 카피해줍니다. 사람에 따라 대여섯 시간씩 기다렸다는 사람도 있고 30분만에 끝났다는 사람도 있으니 대체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하라는 대로 기다리시면 알아서 다 해주고 텍스코드가 적힌 서류 한 장을 줍니다. 텍스 코드는 앞으로 은행계좌나 방 계약을 할 때 필요한 서류니 코드 부분은 따로 적어두시면 좋습니다. 일 처리는 느리면서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칼 같이 업무를 끝내는 사람들이라 일찍 가셔야 합니다. 기다릴대로 기다리고 앞에서 끝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어요.
5. 소조르노 – 체류허가증
이탈리아에서 3개월 이상 거주 시 소죠르노라고 불리는 체류허가증을 받아야 합니다. 필요한 서류는 여권사진4장(한국에서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여권사본, Declaration, 영문(혹은 이탈리아어)보험서류 등인데 마테오와 약속을 잡으면 리스트를 챙겨줍니다. 마테오가 알려주겠지만 Tabacchi에서 Stamp를 사가셔야 합니다. Stamp는 10유로 정도 합니다. 마테오를 만난 후 알려주는 우체국으로 가서 약 120유로 정도를 내면 이미그레이션 오피스 방문 약속을 잡아 줍니다. 시간에 맞춰 Corso Verona 4에 위치한 이미그레이션 오피스에 가시면 Tax code 때처럼 카운터에서 용무에 따라 번호표를 줍니다. 기본 서류접수와 그 후에 지문체취까지 끝나면 보통 4-5시간 정도 소요되니 책 한 권 챙겨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6. 학교생활
경영대생은 보통 Corso Union Sovietica 218에 위치한 토리노대학이나 Via Ventimiglia 115에 위치한 SAA에서 전공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SAA는 경영전문사립대학 같은 느낌인데 수업의 퀄리티나 영어실력 등이 훨씬 좋으니 SAA에서 수업을 듣는 걸 추천합니다. 토리노대학은 계절학기처럼 2-3주 정도 매일 수업해서 기말고사만 보고 학점을 받는 스타일이고 SAA는 우리나라처럼 정규학기 개념으로 일주일에 1-2번 정도 수업을 듣는 시스템입니다. 토리노대학 수업종류는 우리나라 전공과목 리스트와 흡사합니다. SAA같은 경우 여러 가지 수업이 혼재되어 있어 잘 선택해 들으시면 됩니다. 토리노대학은 출석체크는 하지 않으나 시험 점수가 중요하고 70-80명 정도가 수업을 같이 듣습니다. SAA는 출석체크도 매일 하고 인원도 30명 정도라 팀프로젝트가 꽤 있는 편입니다. SAA는 이탈리아 학생+USAC(미국 쪽 교환학생)+Erasmus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USAC은 SAA자체에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자 미국인들이 많고 연대학생들도 이쪽 소속입니다. Erasmus는 토리노대학 교환학생을 지칭하며 주로 유럽권 학생이 많은데 저희는 이쪽 소속입니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Erasmus 자체가 유럽 내에서 교환학생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들을 지칭하는 말이라더군요. SAA의 영어강의는 USAC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들으면 이탈리아인 보다는 미국 학생들과 수업을 듣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개강 이후 한 달 정도의 시간을 주고 Learning Agreement를 작성하라 합니다. 신청하고 싶은 과목을 써서 토리노 대학 International Office에 제출하면 되며 나중에 수강내역과 달라도 크게 문제는 없으니 여유 있게 신청하는 편이 좋습니다. 토리노대학에 수강 신청 내역을 제출할 때 SAA에서 듣는 과목도 같이 적어내야 하니까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수업의 경우 앞서 말했다시피 토리노대학은 매일 3-4시간씩 수업을 들어서 2-3주 만에 한 과목을 끝내는 형태이고, SAA는 우리나라 대학들처럼 일주일에 2번씩 가서 한 학기 동안 듣는 수업의 형태입니다. 여행 계획을 세우기에는 토리노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수월하지만 수업의 질이 상당히 낮고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정말 알아듣기 힘든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매일 4시간씩 수업을 듣고 있는 것 자체가 정말 고역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SAA에서 3개, 토리노대학에서 1개를 들었는데 강의 날짜가 겹치는 경우가 있을 땐 하루는 SAA 수업을 듣고, 하루는 토리노대학 수업을 듣는 형식으로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수강 신청을 할 때 머리가 좀 아픈데 그래도 최대한 금요일이나 월요일은 수업을 듣지 않는 방향으로 신청을 하면 주말 껴서 여행가는 계획을 세울 때 훨씬 여유롭게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사실 출석 두 세 번 빠지는 것이 성적에 큰 영향은 없기 때문에 수업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여행 많이 다니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수강했던 수업은 토리노대학에서 ‘Economic Sociology’, SAA에서 ‘Intercultural Communication’, ‘Strategic HR Management’, 그리고 ‘Architecture Design Studio’ 입니다.
Economic Sociology : 수강했던 것을 정말 후회했던 수업입니다. 앞 부분은 여자 교수님이, 뒷 부분은 남자 교수님께서 수업을 진행하시는데 두 분 모두, 특히 여자 교수님의 말을 알아듣기가 정말 힘듭니다. 매일 출석 체크를 하고, 과제도 4개 정도 있습니다. 시험은 기말고사 한 번 보는데 양이 정말 방대합니다. 수업을 듣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혼자 공부해야 하는데 학기말에 정말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웬만하면 듣지 마세요.
Intercultural Communication : SAA에서 듣던 수업으로 화요일과 목요일에 수업이 진행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습니다. 교수님이 이탈리아 분이시지만 굉장히 영어를 잘 하십니다. 과목명 그대로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 공부하는데 제가 들을 땐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여러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수업을 들어서 이 친구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업을 듣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교수님께서 한국에 대해서도 상당히 잘 알고 계시고 관심도 가지고 계셔서 수업을 들으면 잘 챙겨주십니다. 한 쪽 분량의 레포트(더블 스페이스) 네 번과 시험 세 번이 있는데 레포트는 정말 매번 수업 전 날 한 시간 만에 썼고, 시험은 책을 읽기만 하면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나옵니다. 학기말에 어떤 국가에 있는 특정 문화에 대해서 발표를 하는 팀 프로젝트(예를 들면 캐나다 퀘벡에 있는 프랑스 문화, 독일에 있는 터키인들의 문화 등)가 있는데 저는 같이 들은 한국인 친구들과 팀을 짜서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에 대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상당히 많이 수업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교수님께서 웬만하면 Fail을 주시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Strategic HR Management : 일주일에 한 번 수요일 저녁에 들었던 수업으로 온전히 일주일에 수업을 한 번 밖에 하지 않아 넣었던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의 영어가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충분히 수업을 듣기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인적자원관리와 비슷한 과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출석 체크와 시험으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교수님께서 팀 과제를 내주시는데 막상 체크를 하지 않으십니다. 내용이 그렇게 많지 않고 어렵지도 않아서 공부하는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다만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듣는 만큼 변환되는 학점이 작은 것이 아쉬운 수업입니다.
Architecture Design Studio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수업입니다.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교수님의 매 수업 교수님의 작업실에서 설명을 듣거나 작업 계획을 세우고, 아니면 토리노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건축 양식을 구경하고 설명을 듣는 형식입니다. 수업을 들으면서 혼자 다닐 때는 미처 가지 못했던 곳도 많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세 분으로 토리노에서 실제 활동 중이신 건축가들과 자동차 디자이너이신데 세 분 모두 영어 쓰는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SAA 건물 근처에 사람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는 공원이 하나 있는데 이 공원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도록 할지 계획하고, 그 곳에 우리가 살 집을 짓는다는 가정으로 모형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학기말에 제출하는 것이 평가 기준입니다. 저와 한국인 친구 한 명, 미국인 친구 두 명이 이 수업을 들었는데 같이 돌아다니면서 계획을 짜고, 모형을 만들고 하는 것이 그 동안 한국에서 해보지 않은 것이라 저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우리가 경영학과라서 그 동안 이러한 것들을 전혀 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교수님들께서 잘 아시기 때문에 옆에서 친절하게 많이 도와주십니다. 수강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치면서>
사실 이탈리아에서 혼자 지낼 때 집을 구하거나, 관공서에서 일 처리를 기다리거나 아니면 사람들을 대할 때 짜증났던 순간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들이 스스로 뭔가를 배우게 되는 또 하나의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이탈리아로 파견가시는 것을 망설이실 것 같은데 저는 토리노에서 이탈리아어 수업을 듣지 않았는데도 정말 부지런하고 알차게 한 학기 동안 별 문제 없이 지내다 왔습니다. 교환 학생 파견 전에 이탈리아를 제일 여행하기 좋을 것 같은 나라라고 생각해서 선택을 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망설이지 마시고 지원하셔서 좋은 경험 쌓고, 좋은 추억 만들어 오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