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2015-1 University of Hong Kong 경험보고서
안녕하세요, 저는 2015년 1학기를 University of Hong Kong(이하 홍콩대)에서 교환학생으로 보낸 원종성입니다. 교환학생에 대해 관심 있는 분이시라면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고대 경영대 내에서의 절차, 교환학교에 도착해서의 할 일 등에 대한 의문이 가득할 것입니다. 저는 홍콩, 그 중에서도 홍콩대로 교환학생을 가시기로 이미 확정된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홍콩에서의 실생활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혹시나 선발과정, 행정적인 준비물 등에 대해서 궁금하셨던 분이시라면 그때그때 국제처 선생님께 질문하라는 충고밖에 드리질 못하지만, 홍콩대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가에 대해 궁금하신 분에게는 이 글이 크게 도움되길 바랍니다.
1. 교환학생에게 홍콩이란?
저는 홍콩을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이자 다문화 도시국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가되 미주처럼 비싼 곳을 가기에는 부담스럽고, 한국인이 주눅들지 않을 수 있는 문화이며, 그러면서도 최대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홍콩을 선택했습니다. 먼저 비용에 대하여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한마디로 “결코 비싸지 않다”입니다. 홍콩에서 명품쇼핑이나 굳이 비싼 레스토랑을 찾아가지만 않는다면 생활비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오히려 어지간한 식당에서 7000원이면 정말 맛있는 홍콩음식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홍콩 맥도날드는 더블치즈버거 세트가 약 2900원 정도해서 심야에 애용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늘 발로 뛰어 맛집 찾아보는 체질이라 홍콩에서도 홍콩대가 있는 홍콩섬 밖 침사추이(우리나라의 명동과 같은 곳)에도 정말 많은 식당을 가봤는데 혹시나 홍콩대가 아니더라도 홍콩에 가시는 분 중에서 맛집, 먹거리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연락처로 문의 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끝으로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 한국인들에게 상당히 알려져있는 관광지라는 점도 가보면 느낄 수 있는 장점입니다. 웬만한 홍콩 놀거리, 볼거리들은 한국 인터넷 블로거들이 다 정보를 게시해 놨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한국 친구들을 부르기도 편합니다. 3~4개월간 해외에서 지내다 보면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보고 싶어질 수 있는데 왕복 비행기+호텔 4박5일 정도해도 잘 찾으면 50만원 미만으로 한국에서 오갈 수 있는 곳이 홍콩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수업이 1월 19일~4월 30일까지 있었는데 4월 20일부터는 거의 한국에서 온 친구들 호텔에서 지냈었네요.
2. 기숙사 (Swire Hall)
모든 대학기숙사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캠퍼스 안 / 캠퍼스 밖. 제가 머물렀던 기숙사는 홍콩대에 있는 20개에 달하는 기숙사 중에서 캠퍼스 안에 있는 두 기숙사 중 하나인 Swire Hall이었습니다. 2인실이고 남녀 층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On campus 기숙사면 편해서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Off campus 기숙사 지원을 강력추천합니다. 학교 안에 산다고 수업 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번 걸어서 20분 떨어진 Off campus 기숙사들이 몰려있는 Kennedy Town이라는 곳까지 왔다갔다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합니다. 친구들끼리 모일 때, 실컷 놀고 헤어질 때 늘 그곳을 가야 하기 때문이죠. 타 기숙사들에 비해 외국인(홍콩, 중국 본토인이 아닌)이 현저히 적어서 기숙사가 조용하고, 공부하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새벽까지 위닝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나가서 노는 사람은 별로 안보였어요. 다만 상대적으로 작은 기숙사에 한국인 Full-time 친구들이 10여명 정도 있는 것은 초기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분위기의 연장선상인지 다른 기숙사들에 비해 상당히 출입검사가 빡셉니다. 한국에서 놀러 온 친구에게 방 구경시켜주려는데 그 친구의 여권과 제 학생증(기숙사 출입에 필요)을 제출하고 각서작성까지 했습니다. 여러모로 다양한 외국인 친구들 만들 수 있는 교외 기숙사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홍콩지역 기숙사들이 층 단위로 참여해야 할 학생활동이 매우 많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은 로컬 학생들도 개념있게 들이대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Swire Hall의 큰 장점 중 하나가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인데요, 2014년 12월 말에 HKU MTR(홍콩 지하철)역이 개통되어서 전철역까지 5분 이내로 갈 수 있습니다. 홍콩은 한국만큼 MTR이라는 지하철이 발달해있어서 그것을 자주 이용하게 되시면 Swire Hall에 계신걸 축복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홍콩대 한인회에서 만든 기숙사 체험수기 및 설명서pdf파일이 있어서 같이 첨부하니 기숙사 신청하실 때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3. 수업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며 영어수준은 고대 영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홍콩대 수업이 어렵다, 학점이 짜다는 말을 많이 들으셨고 듣게 되실텐데 개인적으로는 언어장벽을 제외하면 배우는 내용의 깊이나 학점의 후함 정도는 우리가 교환학생이 아닌 Full time의 마음가짐이었으면 고대와 비교해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설명 드리기 위해 엄살 없이 말씀 드리는 것으로, 교환학생의 마인드였던 저는 박한 학점 받았습니다. 각설하고 제가 들었던 수업 소개하겠습니다.
3.1. BUSI0009 / Business Policy / Zhao Bo 교수님
경영전략입니다. 전공필수 과목은 커리큘럼이 80% 이상 일치해야 인정되므로 따로 찾지 않고 마음 편하게 이전 파견자들이 경영전략으로 인정받은 과목으로 들었습니다. 매주 Case Study를 하는 수업으로 화, 금요일 아침수업이며 출석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홍콩에서는 이례적으로 3번 결석시 F라는 점 빼고는 무난합니다. 첫 주에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고대에서 하듯이 Case 분석해 갔는데… 제 분반의 친구들이 유난히 의욕이 없던 것인지 그냥 한번 읽어가기만 하면 될 수준의 토론을 합니다. 경영전략 들으실 분들은 마음 편하게 수강하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홍콩대 수강신청은 경영대생이 경영과목 신청시 선수과목 요건만 잘 갖추시면 한국에서 하고 가는 수강신청은 거의 다 들어가있습니다. 가서 수강신청 하는 것도 해보시면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홍콩대에서 추가 신청을 하게 되시면 절대 고대처럼 수강신청이 0.01초의 싸움이 아니므로 “괜히 넣어준 과목 빼시면 다시 못 들어갑니다.” 같은 교무처의 협박에 굴하지 마시고 여유있게 지원하세요.
3.2. IIMT3635, BUSI0023 / Operations and Quality Management / Hui Haiping 교수님
고대 수업으로 딱 전환되는 수업 명은 없고 영어 그대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홍콩대에는 위와 같이 학수번호가 두 가지인 수업들이 있습니다. 이 과목의 경우 공대, 경영대 공통 전공선택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생산, 유통 쪽에 관심이 많은 제가 따로 신청한, Engineering Faculty주관의 수업입니다. 홍콩에 관심 있는 분들은 99% 금융권 지망이시라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생산 공정에서 오차를 다루는 내용이 주이며 학기말 팀플은 Catapult를 만들어 2.5m 떨어진 바구니에 공을 쏴 넣는 것이었습니다. 배운 내용을 활용하여 공의 낙하지점 오차를 최소화 하는 것이 교수님의 의도였습니다. 신청도 까다롭고 내용도 어려울 수 있지만 교환학생 가셔서 한 개 정도는 이색적인 수업 들으시는 것 추천 드립니다.
3.3. FINA2320 / Investment and Portfolio Analysis / Jinghan Meng 교수님
투자론입니다. 공대 수업 하나 더 들으려다 수업 듣고 도주해서 수강한 것이지만 고대에서 재무관리, 기업재무, 위험관리까지 들은 상태라 난이도는 급할 때 독학하기에 어렵지 않았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그냥 책만 읽어주시는데 그러고 싶어서라기 보단 학생들이….. 강 건너 불 보고 있는 듯한 분위기라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특이한 것 없고, 어려운 점 없습니다. 시험유형도 한국 재무수업들과 똑같이 원서들에 있는 문제 푸는 형식입니다. 제일 많이 빠졌던 수업으로 기억에 남네요.
3.4. MGMT3475 / Current Topics in HRM / Hui Ka Yee 교수님
들으세요. 교수님은 천사 이십니다. 수업도 너희 바쁠 테니 일찍 끝내주시고, 시험은 암기에 특화된 한국인이라면 매우 쉽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에게도 이 수업 정말 자랑하고 다녔네요. 기말 과제, 발표 있는데 순 투입시간 합해서 3시간 안 걸려요. 아주 무난한 과제입니다. 특정 기업에서 HR관련 이슈 찾아 발표하고 교수님께서 주신 기사에 대해 총 20장 레폿 쓰시면 됩니다(더블 스페이스!). 1, 2, 3시험으로 이루어지고 HR관련 수업 듣고 빈칸 채우기 문제 나오는데 글로 설명 드리자니 강조가 잘 안되네요. 교수님께서 학기말 발표시즌에 바쁜데 나만 들으면 되니까 학생들은 나오지 마라 하셔서 4월 중순부터 사실상 종강이었고 3시험도 4월 30일에 쳐서 5월 내내 기말고사 기간인 홍콩대에서 참으로 들으셔야 할 수업입니다. 참고로 저 때는 성비가 남:여 1:10 정도 되어서 첫 수업 때 둘러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4. 생활
홍콩에서 지낼 때 아시면 좋을 것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위주로 몇 가지 골라봤습니다.
4.1. 놀거리
교환학생들과 즐길 수 있는 홍콩의 놀거리는 크게 2가지로 갈립니다. 하나는 술과 클럽이고 둘째는 술과 산입니다. 술과 클럽이라고 했지만 클럽보다는 서양식으로 술집에서 술 사고 길가에서 떠들고 노는 것이 주류입니다. 란콰이펑(LKF라 불러요)과 완차이로 대표되는데 정말 거리 전체에서 음악이 뿜어 나오고 사람이 가득 찬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이쪽에 대해서는 한국 인터넷 포탈에서 충분한 설명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술과 산은 의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도 몰랐지만 홍콩은 등산이 발달했고 섬답게 인근 작은 섬 투어, 해변이 발달해 있습니다. 해변에는 BBQ해먹을 수 있게 화로들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애용했습니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운동, 트레킹을 좋아해서 등산가기를 즐겼고 갈 등산지도 정말 많습니다. 홍콩대에서 걸어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유명한 빅토리아 피크를 포함해서 아시아의 5대 등산지 중 하나라는(스페인 친구 말로는) Dragon’s Back이라는 능선 트레킹 지역 등 가끔 산과 바다로 놀러 가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개인적으로는 홍콩섬 동쪽 끝에 있는 Dragon’s Back > Big Wave Beach > Kennedy Town와서의 뒤풀이 코스를 여러 차례 즐겼었습니다. 이외에도 야경감상과 골목맛집투어와 아이쇼핑, 빙상장 등 은근히 작은 지역에 놀거리는 많습니다.
참고로 홍콩으로 교환학생을 간다면 1학기를 추천합니다(홍콩 기준으로는 2학기입니다). 수업일수 반, 휴일 반이 과장처럼 들리지 않을 정도로 쉬는 날이 많아요. Chinese New Year 9일, Reading Week 7일, Easter Week(?) 7일, 기말고사 공부하라고 2주 break 등 이외에도 홍콩대 개교기념일 등 2월 하순부터는 휴일이 끊임없이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이럴 때 값싸게 동남아 여행도 다녀오실 수 있고 한국 그리워하시는 분들은 한국도 갔다 오시더라고요. 저가항공사 잘 찾으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은 5만원 내외에서도 비행기 표를 구할 수 있으니 1학기에 가시는 분들은 시간계획 잘 짜서 알찬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4.2. 교통수단
홍콩은 작은 섬이라서 땅값이 비싸고 길도 좁습니다. 가장 큰 도로가 트램(지상열차) 다니는 길 포함 왕복4차선 정도 됩니다. 대부분은 왕복2차선, 아니면 편도 1차선이죠, 모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무단횡단 할 수 있는…... 그래서 차는 적고 버스와 전철이 발달해 있습니다. 모든 교통수단은 옥토퍼스 카드라는 우리나라의 티머니 같은 카드 하나 있으면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옥토퍼스 카드는 식당, 마트 등에서 결제까지도 가능합니다. 주로 전철을 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우선 미니버스는 사람이 정류장에 서있어야만 멈춰서 태워주고 탑승객이 광둥어로(우리가 아는 중국어, 만다린어 아닙니다) “멈춰!!”라고 크게 외쳐야만 정차해줍니다. 고로 교환학생들은 거의 못 타요. 대형버스도 알고 보면 잘 돼있지만 한국의 편리한 어플들에 익숙해져 있는 여러분들과 제가 갈 곳 찾아 타기에는 상당히 번거로울 것입니다. 산과 바다를 다니다 보면 몇몇 버스들은 MTR역에서 환승해 타야만 하기에 알게 될 것입니다. 주 교통수단은 MTR이 될 것인데 노선도 보면 아주 쉽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홍콩인들의 발 역할로 워낙 이용객이 많아 심야시간만 아니면 배차간격이 2분 넘어가는 일이 드뭅니다. 출퇴근시간에는 과장 안하고 1분 내로 쉴새 없이 열차가 들어오고 나가서 한국 2호선, 9호선급의 지옥철을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택시가 있는데 의사소통이 거의 안돼요. 괜히 영어로 한 두 마디 오가고 ‘알아들었겠지’ 하다가는 엉뚱한 곳으로 돌아돌아 가는 택시 안에서 의심병만 키울 수 있으니 핸드폰 구글맵에서 목적지가 한자로 나오게 해서 보여주세요. 그래야 마음 편하게 택시 탑니다. 한국보다 저렴한 전철(정말 멀리가도 천원 미만) 놔두고 택시 타는데 기분은 좋아야죠.
4.3. 고대 홍콩 교우회
홍콩 교환학생으로서 동문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조사해보신 분이라면 홍콩 교우회에 대해서 한번 이상은 들어보셨을 텐데 실상은 그 이상입니다.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잘 챙겨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챙겨주십니다. 가족을 동반한 BBQ 파티에도 불러주시고 들으셨던 대로 연락 드리면 유익한 말씀들, 술, 그리고 밥도 많이 얻어 드실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일화로 분위기만 전달하겠습니다. 한번은 제가 교우회 선배님께서 알려주신 job position에 지원을 하는데 지원 후 알려주신 분께 메일을 드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수로 교우회 명부에서 한 칸 아래에 있는 분의 메일 주소로 잘못 보냈습니다. 저는 이것을 1시간 후 제 메일을 받으신 까마득한 선배님께서 저한테 “야근 중인데 젊은 나이의 재미있는 열정과 패기를 봐서 재미있었다”는 말씀과 함께 원래 받으셨어야 할 분께 응원메시지를 덧붙여서 전달해주셨다고 답장해주신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선배님들을 어려워하는 저에게는 감동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번은 교우회에서 가장 발이 넓으시고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선배님과 교환학생 생활 끝날 무렵 가졌던 자리였는데 선배님께서 이번 교환학생들이 선배들을 덜 괴롭히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 딴에는 열심히 연락 드려왔고 친구들도 선배님들과 많이 어울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더 많이 챙겨주지 못해서 아쉽다는 듯한 선배님의 말씀에 감동받았었습니다. 이처럼 홍콩에 가시면 정말 배울 것이 많은 선배님들께서 교환학생들을 챙겨주실 것입니다. 특히 금융계 쪽에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가서 인턴을, 나아가서는 정규직까지도 잡아보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런 사례도 있고요.
5. 기타 하고 싶은 말
우선 5개월간의 꿈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국제처 직원분들, 특히 제가 갈 당시 교환학생 업무를 보시던 황선영 선생님과 귀국 후 절차를 도와주고 계신 이나현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자주 메일 보내서 귀찮게 했는데 늘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답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끝으로 교환학생을 꿈꾸시는 모든 분께 가계신 기간 동안 열린 자세로 한국에서 하기 어려운 일들을 해보고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다른 친구들을 통해 교환학생 가서 한국인들과만 어울리는 경우를 종종 보고 들었는데 홍콩에서는 로컬 애들 포함 외국인들과도 많이 어울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워낙 한국인이 많아 한국인을 피하려 해도 같이 친구 되요. 그리고 한류의 힘으로 한국인들이 정말 인기가 많은 곳이 홍콩이고, 인종차별도 전혀 없는 곳이 홍콩입니다. 또한 해외에서 홍콩대 올 정도면 우리처럼 그 나라에서도 뛰어난 인재로 언젠가 다시 만날 가능성이 큰 친구들입니다. 많은 교환학생 친구들이 “한국인들은 자기들끼리 놀기 좋아하니까.”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었는데 속으로 아쉬웠습니다. 저도 어쩌다 로컬 홍콩인 친구는 거의 만들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는데 이후에 홍콩대 가시는 분들은 정말 두루두루 어울리는 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홍콩대나 홍콩 지역으로 가시는 분들 중 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kingmangose@gmail.com으로 연락 주시면 아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첨부파일 참조)
카레국수. 홍콩 왔던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
트램(지상열차)과 홍콩섬 중심가 센트럴의 야경
Swire Hall 기숙사 2인실의 모습(가까이 침대랑 책상이 1개씩 이어져 있음)
Admiralty에서 바라본 설날 불꽃축제
자주 보시게 될 홍콩섬의 야경
늘 사람들이 북적이는 란콰이펑
안녕하세요, 저는 2015년 1학기를 University of Hong Kong(이하 홍콩대)에서 교환학생으로 보낸 원종성입니다. 교환학생에 대해 관심 있는 분이시라면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고대 경영대 내에서의 절차, 교환학교에 도착해서의 할 일 등에 대한 의문이 가득할 것입니다. 저는 홍콩, 그 중에서도 홍콩대로 교환학생을 가시기로 이미 확정된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홍콩에서의 실생활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혹시나 선발과정, 행정적인 준비물 등에 대해서 궁금하셨던 분이시라면 그때그때 국제처 선생님께 질문하라는 충고밖에 드리질 못하지만, 홍콩대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가에 대해 궁금하신 분에게는 이 글이 크게 도움되길 바랍니다.
1. 교환학생에게 홍콩이란?
저는 홍콩을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이자 다문화 도시국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교환학생을 가되 미주처럼 비싼 곳을 가기에는 부담스럽고, 한국인이 주눅들지 않을 수 있는 문화이며, 그러면서도 최대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홍콩을 선택했습니다. 먼저 비용에 대하여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한마디로 “결코 비싸지 않다”입니다. 홍콩에서 명품쇼핑이나 굳이 비싼 레스토랑을 찾아가지만 않는다면 생활비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오히려 어지간한 식당에서 7000원이면 정말 맛있는 홍콩음식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홍콩 맥도날드는 더블치즈버거 세트가 약 2900원 정도해서 심야에 애용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도 늘 발로 뛰어 맛집 찾아보는 체질이라 홍콩에서도 홍콩대가 있는 홍콩섬 밖 침사추이(우리나라의 명동과 같은 곳)에도 정말 많은 식당을 가봤는데 혹시나 홍콩대가 아니더라도 홍콩에 가시는 분 중에서 맛집, 먹거리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연락처로 문의 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끝으로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 한국인들에게 상당히 알려져있는 관광지라는 점도 가보면 느낄 수 있는 장점입니다. 웬만한 홍콩 놀거리, 볼거리들은 한국 인터넷 블로거들이 다 정보를 게시해 놨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한국 친구들을 부르기도 편합니다. 3~4개월간 해외에서 지내다 보면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보고 싶어질 수 있는데 왕복 비행기+호텔 4박5일 정도해도 잘 찾으면 50만원 미만으로 한국에서 오갈 수 있는 곳이 홍콩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수업이 1월 19일~4월 30일까지 있었는데 4월 20일부터는 거의 한국에서 온 친구들 호텔에서 지냈었네요.
2. 기숙사 (Swire Hall)
모든 대학기숙사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캠퍼스 안 / 캠퍼스 밖. 제가 머물렀던 기숙사는 홍콩대에 있는 20개에 달하는 기숙사 중에서 캠퍼스 안에 있는 두 기숙사 중 하나인 Swire Hall이었습니다. 2인실이고 남녀 층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On campus 기숙사면 편해서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Off campus 기숙사 지원을 강력추천합니다. 학교 안에 산다고 수업 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번 걸어서 20분 떨어진 Off campus 기숙사들이 몰려있는 Kennedy Town이라는 곳까지 왔다갔다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합니다. 친구들끼리 모일 때, 실컷 놀고 헤어질 때 늘 그곳을 가야 하기 때문이죠. 타 기숙사들에 비해 외국인(홍콩, 중국 본토인이 아닌)이 현저히 적어서 기숙사가 조용하고, 공부하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새벽까지 위닝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나가서 노는 사람은 별로 안보였어요. 다만 상대적으로 작은 기숙사에 한국인 Full-time 친구들이 10여명 정도 있는 것은 초기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분위기의 연장선상인지 다른 기숙사들에 비해 상당히 출입검사가 빡셉니다. 한국에서 놀러 온 친구에게 방 구경시켜주려는데 그 친구의 여권과 제 학생증(기숙사 출입에 필요)을 제출하고 각서작성까지 했습니다. 여러모로 다양한 외국인 친구들 만들 수 있는 교외 기숙사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홍콩지역 기숙사들이 층 단위로 참여해야 할 학생활동이 매우 많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은 로컬 학생들도 개념있게 들이대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Swire Hall의 큰 장점 중 하나가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인데요, 2014년 12월 말에 HKU MTR(홍콩 지하철)역이 개통되어서 전철역까지 5분 이내로 갈 수 있습니다. 홍콩은 한국만큼 MTR이라는 지하철이 발달해있어서 그것을 자주 이용하게 되시면 Swire Hall에 계신걸 축복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홍콩대 한인회에서 만든 기숙사 체험수기 및 설명서pdf파일이 있어서 같이 첨부하니 기숙사 신청하실 때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3. 수업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며 영어수준은 고대 영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홍콩대 수업이 어렵다, 학점이 짜다는 말을 많이 들으셨고 듣게 되실텐데 개인적으로는 언어장벽을 제외하면 배우는 내용의 깊이나 학점의 후함 정도는 우리가 교환학생이 아닌 Full time의 마음가짐이었으면 고대와 비교해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설명 드리기 위해 엄살 없이 말씀 드리는 것으로, 교환학생의 마인드였던 저는 박한 학점 받았습니다. 각설하고 제가 들었던 수업 소개하겠습니다.
3.1. BUSI0009 / Business Policy / Zhao Bo 교수님
경영전략입니다. 전공필수 과목은 커리큘럼이 80% 이상 일치해야 인정되므로 따로 찾지 않고 마음 편하게 이전 파견자들이 경영전략으로 인정받은 과목으로 들었습니다. 매주 Case Study를 하는 수업으로 화, 금요일 아침수업이며 출석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홍콩에서는 이례적으로 3번 결석시 F라는 점 빼고는 무난합니다. 첫 주에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고대에서 하듯이 Case 분석해 갔는데… 제 분반의 친구들이 유난히 의욕이 없던 것인지 그냥 한번 읽어가기만 하면 될 수준의 토론을 합니다. 경영전략 들으실 분들은 마음 편하게 수강하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홍콩대 수강신청은 경영대생이 경영과목 신청시 선수과목 요건만 잘 갖추시면 한국에서 하고 가는 수강신청은 거의 다 들어가있습니다. 가서 수강신청 하는 것도 해보시면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홍콩대에서 추가 신청을 하게 되시면 절대 고대처럼 수강신청이 0.01초의 싸움이 아니므로 “괜히 넣어준 과목 빼시면 다시 못 들어갑니다.” 같은 교무처의 협박에 굴하지 마시고 여유있게 지원하세요.
3.2. IIMT3635, BUSI0023 / Operations and Quality Management / Hui Haiping 교수님
고대 수업으로 딱 전환되는 수업 명은 없고 영어 그대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홍콩대에는 위와 같이 학수번호가 두 가지인 수업들이 있습니다. 이 과목의 경우 공대, 경영대 공통 전공선택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생산, 유통 쪽에 관심이 많은 제가 따로 신청한, Engineering Faculty주관의 수업입니다. 홍콩에 관심 있는 분들은 99% 금융권 지망이시라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생산 공정에서 오차를 다루는 내용이 주이며 학기말 팀플은 Catapult를 만들어 2.5m 떨어진 바구니에 공을 쏴 넣는 것이었습니다. 배운 내용을 활용하여 공의 낙하지점 오차를 최소화 하는 것이 교수님의 의도였습니다. 신청도 까다롭고 내용도 어려울 수 있지만 교환학생 가셔서 한 개 정도는 이색적인 수업 들으시는 것 추천 드립니다.
3.3. FINA2320 / Investment and Portfolio Analysis / Jinghan Meng 교수님
투자론입니다. 공대 수업 하나 더 들으려다 수업 듣고 도주해서 수강한 것이지만 고대에서 재무관리, 기업재무, 위험관리까지 들은 상태라 난이도는 급할 때 독학하기에 어렵지 않았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그냥 책만 읽어주시는데 그러고 싶어서라기 보단 학생들이….. 강 건너 불 보고 있는 듯한 분위기라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특이한 것 없고, 어려운 점 없습니다. 시험유형도 한국 재무수업들과 똑같이 원서들에 있는 문제 푸는 형식입니다. 제일 많이 빠졌던 수업으로 기억에 남네요.
3.4. MGMT3475 / Current Topics in HRM / Hui Ka Yee 교수님
들으세요. 교수님은 천사 이십니다. 수업도 너희 바쁠 테니 일찍 끝내주시고, 시험은 암기에 특화된 한국인이라면 매우 쉽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에게도 이 수업 정말 자랑하고 다녔네요. 기말 과제, 발표 있는데 순 투입시간 합해서 3시간 안 걸려요. 아주 무난한 과제입니다. 특정 기업에서 HR관련 이슈 찾아 발표하고 교수님께서 주신 기사에 대해 총 20장 레폿 쓰시면 됩니다(더블 스페이스!). 1, 2, 3시험으로 이루어지고 HR관련 수업 듣고 빈칸 채우기 문제 나오는데 글로 설명 드리자니 강조가 잘 안되네요. 교수님께서 학기말 발표시즌에 바쁜데 나만 들으면 되니까 학생들은 나오지 마라 하셔서 4월 중순부터 사실상 종강이었고 3시험도 4월 30일에 쳐서 5월 내내 기말고사 기간인 홍콩대에서 참으로 들으셔야 할 수업입니다. 참고로 저 때는 성비가 남:여 1:10 정도 되어서 첫 수업 때 둘러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4. 생활
홍콩에서 지낼 때 아시면 좋을 것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 위주로 몇 가지 골라봤습니다.
4.1. 놀거리
교환학생들과 즐길 수 있는 홍콩의 놀거리는 크게 2가지로 갈립니다. 하나는 술과 클럽이고 둘째는 술과 산입니다. 술과 클럽이라고 했지만 클럽보다는 서양식으로 술집에서 술 사고 길가에서 떠들고 노는 것이 주류입니다. 란콰이펑(LKF라 불러요)과 완차이로 대표되는데 정말 거리 전체에서 음악이 뿜어 나오고 사람이 가득 찬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이쪽에 대해서는 한국 인터넷 포탈에서 충분한 설명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술과 산은 의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도 몰랐지만 홍콩은 등산이 발달했고 섬답게 인근 작은 섬 투어, 해변이 발달해 있습니다. 해변에는 BBQ해먹을 수 있게 화로들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애용했습니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운동, 트레킹을 좋아해서 등산가기를 즐겼고 갈 등산지도 정말 많습니다. 홍콩대에서 걸어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유명한 빅토리아 피크를 포함해서 아시아의 5대 등산지 중 하나라는(스페인 친구 말로는) Dragon’s Back이라는 능선 트레킹 지역 등 가끔 산과 바다로 놀러 가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개인적으로는 홍콩섬 동쪽 끝에 있는 Dragon’s Back > Big Wave Beach > Kennedy Town와서의 뒤풀이 코스를 여러 차례 즐겼었습니다. 이외에도 야경감상과 골목맛집투어와 아이쇼핑, 빙상장 등 은근히 작은 지역에 놀거리는 많습니다.
참고로 홍콩으로 교환학생을 간다면 1학기를 추천합니다(홍콩 기준으로는 2학기입니다). 수업일수 반, 휴일 반이 과장처럼 들리지 않을 정도로 쉬는 날이 많아요. Chinese New Year 9일, Reading Week 7일, Easter Week(?) 7일, 기말고사 공부하라고 2주 break 등 이외에도 홍콩대 개교기념일 등 2월 하순부터는 휴일이 끊임없이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이럴 때 값싸게 동남아 여행도 다녀오실 수 있고 한국 그리워하시는 분들은 한국도 갔다 오시더라고요. 저가항공사 잘 찾으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은 5만원 내외에서도 비행기 표를 구할 수 있으니 1학기에 가시는 분들은 시간계획 잘 짜서 알찬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4.2. 교통수단
홍콩은 작은 섬이라서 땅값이 비싸고 길도 좁습니다. 가장 큰 도로가 트램(지상열차) 다니는 길 포함 왕복4차선 정도 됩니다. 대부분은 왕복2차선, 아니면 편도 1차선이죠, 모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무단횡단 할 수 있는…... 그래서 차는 적고 버스와 전철이 발달해 있습니다. 모든 교통수단은 옥토퍼스 카드라는 우리나라의 티머니 같은 카드 하나 있으면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옥토퍼스 카드는 식당, 마트 등에서 결제까지도 가능합니다. 주로 전철을 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우선 미니버스는 사람이 정류장에 서있어야만 멈춰서 태워주고 탑승객이 광둥어로(우리가 아는 중국어, 만다린어 아닙니다) “멈춰!!”라고 크게 외쳐야만 정차해줍니다. 고로 교환학생들은 거의 못 타요. 대형버스도 알고 보면 잘 돼있지만 한국의 편리한 어플들에 익숙해져 있는 여러분들과 제가 갈 곳 찾아 타기에는 상당히 번거로울 것입니다. 산과 바다를 다니다 보면 몇몇 버스들은 MTR역에서 환승해 타야만 하기에 알게 될 것입니다. 주 교통수단은 MTR이 될 것인데 노선도 보면 아주 쉽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홍콩인들의 발 역할로 워낙 이용객이 많아 심야시간만 아니면 배차간격이 2분 넘어가는 일이 드뭅니다. 출퇴근시간에는 과장 안하고 1분 내로 쉴새 없이 열차가 들어오고 나가서 한국 2호선, 9호선급의 지옥철을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택시가 있는데 의사소통이 거의 안돼요. 괜히 영어로 한 두 마디 오가고 ‘알아들었겠지’ 하다가는 엉뚱한 곳으로 돌아돌아 가는 택시 안에서 의심병만 키울 수 있으니 핸드폰 구글맵에서 목적지가 한자로 나오게 해서 보여주세요. 그래야 마음 편하게 택시 탑니다. 한국보다 저렴한 전철(정말 멀리가도 천원 미만) 놔두고 택시 타는데 기분은 좋아야죠.
4.3. 고대 홍콩 교우회
홍콩 교환학생으로서 동문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기 위해 조사해보신 분이라면 홍콩 교우회에 대해서 한번 이상은 들어보셨을 텐데 실상은 그 이상입니다.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잘 챙겨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챙겨주십니다. 가족을 동반한 BBQ 파티에도 불러주시고 들으셨던 대로 연락 드리면 유익한 말씀들, 술, 그리고 밥도 많이 얻어 드실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일화로 분위기만 전달하겠습니다. 한번은 제가 교우회 선배님께서 알려주신 job position에 지원을 하는데 지원 후 알려주신 분께 메일을 드리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수로 교우회 명부에서 한 칸 아래에 있는 분의 메일 주소로 잘못 보냈습니다. 저는 이것을 1시간 후 제 메일을 받으신 까마득한 선배님께서 저한테 “야근 중인데 젊은 나이의 재미있는 열정과 패기를 봐서 재미있었다”는 말씀과 함께 원래 받으셨어야 할 분께 응원메시지를 덧붙여서 전달해주셨다고 답장해주신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선배님들을 어려워하는 저에게는 감동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번은 교우회에서 가장 발이 넓으시고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 선배님과 교환학생 생활 끝날 무렵 가졌던 자리였는데 선배님께서 이번 교환학생들이 선배들을 덜 괴롭히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 딴에는 열심히 연락 드려왔고 친구들도 선배님들과 많이 어울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더 많이 챙겨주지 못해서 아쉽다는 듯한 선배님의 말씀에 감동받았었습니다. 이처럼 홍콩에 가시면 정말 배울 것이 많은 선배님들께서 교환학생들을 챙겨주실 것입니다. 특히 금융계 쪽에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가서 인턴을, 나아가서는 정규직까지도 잡아보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런 사례도 있고요.
5. 기타 하고 싶은 말
우선 5개월간의 꿈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국제처 직원분들, 특히 제가 갈 당시 교환학생 업무를 보시던 황선영 선생님과 귀국 후 절차를 도와주고 계신 이나현 선생님께 감사 드립니다. 자주 메일 보내서 귀찮게 했는데 늘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답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끝으로 교환학생을 꿈꾸시는 모든 분께 가계신 기간 동안 열린 자세로 한국에서 하기 어려운 일들을 해보고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다른 친구들을 통해 교환학생 가서 한국인들과만 어울리는 경우를 종종 보고 들었는데 홍콩에서는 로컬 애들 포함 외국인들과도 많이 어울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워낙 한국인이 많아 한국인을 피하려 해도 같이 친구 되요. 그리고 한류의 힘으로 한국인들이 정말 인기가 많은 곳이 홍콩이고, 인종차별도 전혀 없는 곳이 홍콩입니다. 또한 해외에서 홍콩대 올 정도면 우리처럼 그 나라에서도 뛰어난 인재로 언젠가 다시 만날 가능성이 큰 친구들입니다. 많은 교환학생 친구들이 “한국인들은 자기들끼리 놀기 좋아하니까.”라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들었는데 속으로 아쉬웠습니다. 저도 어쩌다 로컬 홍콩인 친구는 거의 만들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는데 이후에 홍콩대 가시는 분들은 정말 두루두루 어울리는 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홍콩대나 홍콩 지역으로 가시는 분들 중 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kingmangose@gmail.com으로 연락 주시면 아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첨부파일 참조)
카레국수. 홍콩 왔던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
트램(지상열차)과 홍콩섬 중심가 센트럴의 야경
Swire Hall 기숙사 2인실의 모습(가까이 침대랑 책상이 1개씩 이어져 있음)
Admiralty에서 바라본 설날 불꽃축제
자주 보시게 될 홍콩섬의 야경
늘 사람들이 북적이는 란콰이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