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A leading global university centered in Asia, influencing the future-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와 경쟁하는 싱가포르 국립대학(NUS)에 2014년 2학기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09학번 변호석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를 탔던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한 학기가 지나서 이렇게 수기를 쓰게 되었네요. 싱가포르에서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과 어디에서도 하지 못했을 경험들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추억해보려고 합니다. NUS에 관심을 가지고 이 수기를 보시는 학우 여러분께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은 2014년 기준 아시아 1위, 세계 24위의 탑 티어 대학답게 훌륭한 시설과 운영 시스템을 자랑합니다. 지금의 메인 캠퍼스는 1980년대에 학교를 옮기면서 계획적으로 조성되었기 때문에 강의실이나 편의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캠퍼스 안에 녹지도 많아서 아침저녁으로(낮에는 더워서 안돼요) 산책하기 좋습니다. 건물은 적당히 낡은 것들부터 이제 막 지어진 건물들까지 다양한데 내부시설은 다 잘 되어있고 에어컨을 정말 추울 정도로 틀어줍니다.
우리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경영대에는 2009년도에 지어진 유리 건물인 BIZ1(MRB: Mochtar Riady Building)과 옛날 건물인 BIZ2가 있고 그 사이에 경영대 도서관(HSS Library)도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고학년 수업은 주로 BIZ1에서 진행되고 BIZ2에서는 각종 학생자치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처음에 경영대에 가봤을 때 수십 명의 학생들이 마당에서 텐트를 쳐놓고 피켓 같은 것을 만들고 있길래 시위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Rag & Flag라는 축제 준비 때문이었습니다.
학기가 시작되고 첫 번째 금요일에 열린 Rag & Flag는 NUS 최대의 학교 축제 겸 신입생 환영회라고 합니다. 싱가포르는 가을학기가 Semester 1이기 때문에 2학기에 파견되는 교환학생들은 신입생의 마음으로 이 축제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학과별, 기숙사별로 행사 부스도 만들고 구기종목, 공연 등으로 대항전을 하는데 이 날을 위해 첫 학기 시작도 안 한 신입생들이 몇 주 동안 노숙을 하면서 연습을 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온 학생들인 만큼 매사에 열심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건전하게만 자라온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우리나라 대학 축제와 같은 재미요소는 조금 부족했습니다.
Semester 1의 첫 주는 Introduction week 이기 때문에 수업에서는 아무것도 안 합니다. 그래서 이 때까지 교환학생들을 위한 투어, 환영 프로그램들이 많이 열립니다. 두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는데 Heartland Tour는 싱가포르 보통 사람들이 사는 집이나 먹거리 등을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이고, City Tour는 시내 유명 관광지를 타이트하게 돌아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학교의 KUBA같은 단체에서 주관하는데 여기 가면 세계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들, 현지 로컬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이드 해주는 로컬 친구들은 주로 1학년 신입생들이라 이들도 학교에 대해서는 우리만큼이나 모르지만 친하게 지내면 현지 맛집 정보는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 중에 한국사람의 비중이 꽤 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프로그램에 가보면 한국인은 의외로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영어 연습도 하고 한 학기 동안 같이 의지하며 지낼 친구들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꼭 참여하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개강 몇 주 전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 온라인으로 신청하라고 메일로 연락이 옵니다.
버디 프로그램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는 Airport Buddy와 OSA Buddy 두 가지를 신청했습니다. Airport Buddy는 저희가 처음 싱가포르에 도착할 때 공항에 마중 나와서 학교까지 같이 가주고 기숙사 체크인, 생활용품 구매 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에서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하고 공항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제가 짐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냥 학교에서 처음 만나서 생활용품 사는 것을 도움 받았습니다. 저에게 Clementi 뒷골목의 호커센터와 저렴한 중국 상점들의 존재를 처음 알려주었고 한국어도 꽤 잘했던 친구였습니다.
OSA Buddy는 정말 운 좋게도 우리 학교에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왔었던 친구가 배정되어서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원래 싱가포르 사람들은 특별히 손님을 대접하는 문화가 없다고 하는데 이 친구는 자신이 고대에 왔을 때 KUBA에서 자기를 챙겨줬던 것이 정말 고마워서 NUS로 돌아가 버디로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마침 전공도 같은 Business여서 수강신청 할 때나 학교 생활에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인연들이 저의 싱가포르 생활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NUS에서는 기숙사 생활이 중요합니다. 저도 기숙사 신청할 때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각 기숙사마다 특색이 있고 그에 따라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에 맞게 선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종류는 크게 Hall과 Residence로 나눌 수 있고 교환학생들은 주로 Residence에 머무릅니다. Hall은 Meal Plan이 제공되고 자치위원회의 룰에 따라 운영됩니다. 기숙사 생활 태도나 실적이 이력서에까지 반영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도 열정적으로 참여한다고 합니다. Eusoff, Kent Ridge, King Edward VII, Raffles, Sheares, Temasek 등 6개의 Hall이 있으며 Temasek과 Kent Ridge Hall이 경영대에서 가깝습니다. 로컬학생들과 함께 Real Singaporean life를 즐기고 싶다면 Hall에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Residence는 PGPR(Prince George's Park Residences)과 UTR(Utown Residence) 중에 신청할 수 있는데 PGPR은 원룸들이 붙어있는 구조이고 UTR은 4명이 부엌과 욕실을 공유하는 4-room apartment 구조입니다. 사진으로는 PGPR이 정말 좋아 보였는데 이제 지어진 지가 10년을 훌쩍 넘은 건물이 되었고 도마뱀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도 MRT역에서 걸어갈 수 있다는 것과 부엌에서 가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UTR에 살았었는데 방에 개미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가장 최신식 시설이고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유타운에 모여 살기 때문에 셔틀버스 끊길 걱정 없이 방에서 놀 수 있어서 좋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기숙사 내에서 술을 마실 수 없지만 매일 어디선가 파티가 벌어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레지던스 자체적으로도 행사를 많이 여는데 학기 초에 전 학기 교환학생들이 두고 간 물건을 나눠주는 Freecycle, Welcome Dinner, Hawker Center(푸드코트) 투어, 요가 교실 등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UTown Residence’를 찾으면 자세한 행사 정보가 있습니다.) 각 층마다 RA(Residential Assistance)로 지정된 학생들이 있는데 이들이랑 친하게 지내면 좋은 정보를 많이 알 수 있습니다. 저도 RA가 Freecycle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줘서 아침 일찍 줄을 서 전기주전자와 옷걸이 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UTR에는 가스를 쓸 수가 없고 뜨거운 물 받을 곳도 마땅치가 않아서 라면이라도 끓여먹으려면 전기주전자나 핫플레이트가 필수입니다. 학기 초에 일찌감치 하나 구입해서 룸메이트들과 다같이 삶의 질을 높이시길 바랍니다.
처음에는 정말 덥습니다. 적응되기 전에는 새벽까지 잠을 못 잘 때가 많았습니다. 레지던스에도 대부분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천장에 달린 선풍기로 버텨야 합니다. 그래도 소나기가 한 번 내려주면 몇 시간은 시원합니다. 하지만 돌아올 때쯤인 11월부터는 우기라서 그렇게 덥지도 않고 정말 좋았습니다.
이미 NUS에 가기로 확정되신 분들이라면 일단 비행기 티켓부터 구입하세요. 국적기나 싱가포르항공이 제일 비싸고 베트남항공이나 스쿠트항공이 저렴한 편입니다. 싱가포르 안에서는 대중교통망이 아주 잘 되어있습니다. 이지링크 카드를 사용하면 우리나라에서처럼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심지어 학교에서 프린트할 때도 이 카드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학교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어디 갈 때 한 시간 정도는 걸린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가까운 MRT역은 Kent Ridge와 Buona Vista가 있는데 기숙사에서 갈 때는 셔틀버스나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초록색이라서 제가 2호선이라고 불렀던 East-West Line을 이용하면 창이공항까지 1시간 30분, 시내 중심가인 부기스까지 1시간 정도 걸립니다.
큰 쇼핑센터가 MRT역마다 있어서 충동구매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음식은 개인차가 큰데 전체적으로 짜고 느끼한 게 많아서 한국 음식이 그리워 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식당도 많고 근처 마트에서 한국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세계의 다양한 음식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싱가포르의 매력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시도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각종 행사도 많습니다. 먼저 8월 초에 있는 National Day에는 Marina Bay에서 불꽃 축제를 하는데 Esplanade 노천극장에서 재즈 연주를 들으며 불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붐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여의도 불꽃축제에 비하면 쾌적한 수준입니다. 10월에는 이슬람 축제일인 Hari Raya Haji와 힌두교 축제일인 Deepavali가 공휴일이고 추석은 따로 쉬지는 않지만 중국계 사람들은 Moon cake festival로 월병을 나누어 먹기도 합니다.
NUS는 특이하게 본교와 Business School의 수강신청이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단과대 프로그램으로 가기 때문에 경영대에서 수강신청을 관리해 줍니다. 우리 학교에서처럼 선착순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6과목까지 신청을 받아 시간표를 짜주는데 이 때 최대한 많이 지원해놓아야 합니다. 총 5개 모듈까지 들을 수 있으니 가능한 한 많이 신청하시는 게 좋습니다. 혹시 사전 신청기간에 못 넣은 과목들은 학기 시작 후에 appeal form을 제출하면 대부분 넣어 줍니다. 다른 단과대학 과목을 듣고 싶다면 NUS 정규 수강신청 기간에 직접 수강신청 할 수 있습니다.
과목 조회도 한 군데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찾기가 약간 복잡합니다. 경영대 과목들은 NUS Business school의 Online Information & Systems (http://bba.nus.edu/online.html) 페이지에 들어가셔서 아래쪽에 보시면 학기 별로 Syllabus를 볼 수 있습니다. NUS가 자랑하는 회계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회계학 원리 같은 일부 기초 과목들을 제외하고는 교환학생에게 열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가 들었던 과목들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로컬 1학년 학생들이 듣는 과목입니다. 경제원론1 듣는 마음으로 가볍게 들을 수 있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대형 강의실에서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Lecture 2시간과 소규모로 진행되는 Tutorial 1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Lecture는 내용을 알면 안 가셔도 괜찮습니다. Tutorial에서는 간단한 팀 발표 한 번과 문제풀이를 했고 시험은 객관식입니다.
이 과목은 경제원론2를 생각하고 가면 큰일납니다. 수업 난이도는 보통 거시경제학 수준인데 Tutorial에서 격주로 제출해야 하는 팀 과제가 양도 많고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팀을 잘 만나는 운이 필요합니다. 이 과목도 시험은 객관식입니다.
국제금융론의 유사 과목인데 수학적인 접근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교수님께서 이 정도는 쉽다고 생각하시는지 진도를 바람같이 나가십니다. 참고로 NUS 학생들 사이에서 평가가 안 좋은 교수님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냥 츤데레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평가는 팀 프로젝트 한 번과 중간, 기말고사로 이루어집니다.
NUS에서 들었던 수업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강의입니다. 우선 호탕한 대륙 남자인 Chen 교수님께서는 교환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으십니다. 싱가포르도 우리나라처럼 인구구조적인 문제가 큰 나라인데 이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시험에 계산문제도 나오긴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산업별로 위험 관리 사례를 정리하는 팀 프로젝트도 한 번 있었습니다.
주로 로컬 2, 3학년생들과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과목입니다. 수업시간의 절반 정도는 교수님께서 강의를 하시고 나머지 절반은 팀을 나눠 토론이나 activity를 합니다. 조직행동론을 들었다면 쉽다고 느낄 만한 내용이지만 매 시간 토론에 참여하는 것이 약간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어로 말하는 데에 익숙하다면 추천합니다. 평가는 팀 프로젝트 한 번과 개인과제 하나, 기말고사로 이루어집니다.
유럽은 여행으로 가봤고 교환학생 가서 공부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어도 조금 할 줄 알지만 더 잘하고 싶고 영어도 놓칠 수 없다.
약간의 경쟁은 삶의 활력소이다.
이 외에도 더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gentlehoho@naver.com으로 연락주세요. NUS에서의 좋은 기억을 나누고 싶습니다J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와 경쟁하는 싱가포르 국립대학(NUS)에 2014년 2학기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09학번 변호석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를 탔던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한 학기가 지나서 이렇게 수기를 쓰게 되었네요. 싱가포르에서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과 어디에서도 하지 못했을 경험들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추억해보려고 합니다. NUS에 관심을 가지고 이 수기를 보시는 학우 여러분께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1. 학교 소개
학교시설
싱가포르 국립대학은 2014년 기준 아시아 1위, 세계 24위의 탑 티어 대학답게 훌륭한 시설과 운영 시스템을 자랑합니다. 지금의 메인 캠퍼스는 1980년대에 학교를 옮기면서 계획적으로 조성되었기 때문에 강의실이나 편의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캠퍼스 안에 녹지도 많아서 아침저녁으로(낮에는 더워서 안돼요) 산책하기 좋습니다. 건물은 적당히 낡은 것들부터 이제 막 지어진 건물들까지 다양한데 내부시설은 다 잘 되어있고 에어컨을 정말 추울 정도로 틀어줍니다.
우리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경영대에는 2009년도에 지어진 유리 건물인 BIZ1(MRB: Mochtar Riady Building)과 옛날 건물인 BIZ2가 있고 그 사이에 경영대 도서관(HSS Library)도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고학년 수업은 주로 BIZ1에서 진행되고 BIZ2에서는 각종 학생자치행사가 많이 열립니다. 처음에 경영대에 가봤을 때 수십 명의 학생들이 마당에서 텐트를 쳐놓고 피켓 같은 것을 만들고 있길래 시위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Rag & Flag라는 축제 준비 때문이었습니다.
학교 축제 / 교환학생 대상 프로그램
학기가 시작되고 첫 번째 금요일에 열린 Rag & Flag는 NUS 최대의 학교 축제 겸 신입생 환영회라고 합니다. 싱가포르는 가을학기가 Semester 1이기 때문에 2학기에 파견되는 교환학생들은 신입생의 마음으로 이 축제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학과별, 기숙사별로 행사 부스도 만들고 구기종목, 공연 등으로 대항전을 하는데 이 날을 위해 첫 학기 시작도 안 한 신입생들이 몇 주 동안 노숙을 하면서 연습을 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온 학생들인 만큼 매사에 열심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건전하게만 자라온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우리나라 대학 축제와 같은 재미요소는 조금 부족했습니다.
Semester 1의 첫 주는 Introduction week 이기 때문에 수업에서는 아무것도 안 합니다. 그래서 이 때까지 교환학생들을 위한 투어, 환영 프로그램들이 많이 열립니다. 두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는데 Heartland Tour는 싱가포르 보통 사람들이 사는 집이나 먹거리 등을 소개해 주는 프로그램이고, City Tour는 시내 유명 관광지를 타이트하게 돌아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우리 학교의 KUBA같은 단체에서 주관하는데 여기 가면 세계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들, 현지 로컬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이드 해주는 로컬 친구들은 주로 1학년 신입생들이라 이들도 학교에 대해서는 우리만큼이나 모르지만 친하게 지내면 현지 맛집 정보는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 중에 한국사람의 비중이 꽤 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프로그램에 가보면 한국인은 의외로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영어 연습도 하고 한 학기 동안 같이 의지하며 지낼 친구들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꼭 참여하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개강 몇 주 전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 온라인으로 신청하라고 메일로 연락이 옵니다.
버디 프로그램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는 Airport Buddy와 OSA Buddy 두 가지를 신청했습니다. Airport Buddy는 저희가 처음 싱가포르에 도착할 때 공항에 마중 나와서 학교까지 같이 가주고 기숙사 체크인, 생활용품 구매 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에서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하고 공항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제가 짐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냥 학교에서 처음 만나서 생활용품 사는 것을 도움 받았습니다. 저에게 Clementi 뒷골목의 호커센터와 저렴한 중국 상점들의 존재를 처음 알려주었고 한국어도 꽤 잘했던 친구였습니다.
OSA Buddy는 정말 운 좋게도 우리 학교에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왔었던 친구가 배정되어서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원래 싱가포르 사람들은 특별히 손님을 대접하는 문화가 없다고 하는데 이 친구는 자신이 고대에 왔을 때 KUBA에서 자기를 챙겨줬던 것이 정말 고마워서 NUS로 돌아가 버디로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마침 전공도 같은 Business여서 수강신청 할 때나 학교 생활에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인연들이 저의 싱가포르 생활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기숙사
NUS에서는 기숙사 생활이 중요합니다. 저도 기숙사 신청할 때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각 기숙사마다 특색이 있고 그에 따라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성향에 맞게 선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종류는 크게 Hall과 Residence로 나눌 수 있고 교환학생들은 주로 Residence에 머무릅니다. Hall은 Meal Plan이 제공되고 자치위원회의 룰에 따라 운영됩니다. 기숙사 생활 태도나 실적이 이력서에까지 반영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도 열정적으로 참여한다고 합니다. Eusoff, Kent Ridge, King Edward VII, Raffles, Sheares, Temasek 등 6개의 Hall이 있으며 Temasek과 Kent Ridge Hall이 경영대에서 가깝습니다. 로컬학생들과 함께 Real Singaporean life를 즐기고 싶다면 Hall에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Residence는 PGPR(Prince George's Park Residences)과 UTR(Utown Residence) 중에 신청할 수 있는데 PGPR은 원룸들이 붙어있는 구조이고 UTR은 4명이 부엌과 욕실을 공유하는 4-room apartment 구조입니다. 사진으로는 PGPR이 정말 좋아 보였는데 이제 지어진 지가 10년을 훌쩍 넘은 건물이 되었고 도마뱀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도 MRT역에서 걸어갈 수 있다는 것과 부엌에서 가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UTR에 살았었는데 방에 개미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가장 최신식 시설이고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유타운에 모여 살기 때문에 셔틀버스 끊길 걱정 없이 방에서 놀 수 있어서 좋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기숙사 내에서 술을 마실 수 없지만 매일 어디선가 파티가 벌어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레지던스 자체적으로도 행사를 많이 여는데 학기 초에 전 학기 교환학생들이 두고 간 물건을 나눠주는 Freecycle, Welcome Dinner, Hawker Center(푸드코트) 투어, 요가 교실 등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UTown Residence’를 찾으면 자세한 행사 정보가 있습니다.) 각 층마다 RA(Residential Assistance)로 지정된 학생들이 있는데 이들이랑 친하게 지내면 좋은 정보를 많이 알 수 있습니다. 저도 RA가 Freecycle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줘서 아침 일찍 줄을 서 전기주전자와 옷걸이 등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UTR에는 가스를 쓸 수가 없고 뜨거운 물 받을 곳도 마땅치가 않아서 라면이라도 끓여먹으려면 전기주전자나 핫플레이트가 필수입니다. 학기 초에 일찌감치 하나 구입해서 룸메이트들과 다같이 삶의 질을 높이시길 바랍니다.
2. 싱가포르 생활 정보
날씨
처음에는 정말 덥습니다. 적응되기 전에는 새벽까지 잠을 못 잘 때가 많았습니다. 레지던스에도 대부분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천장에 달린 선풍기로 버텨야 합니다. 그래도 소나기가 한 번 내려주면 몇 시간은 시원합니다. 하지만 돌아올 때쯤인 11월부터는 우기라서 그렇게 덥지도 않고 정말 좋았습니다.
교통
이미 NUS에 가기로 확정되신 분들이라면 일단 비행기 티켓부터 구입하세요. 국적기나 싱가포르항공이 제일 비싸고 베트남항공이나 스쿠트항공이 저렴한 편입니다. 싱가포르 안에서는 대중교통망이 아주 잘 되어있습니다. 이지링크 카드를 사용하면 우리나라에서처럼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심지어 학교에서 프린트할 때도 이 카드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학교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어디 갈 때 한 시간 정도는 걸린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가까운 MRT역은 Kent Ridge와 Buona Vista가 있는데 기숙사에서 갈 때는 셔틀버스나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초록색이라서 제가 2호선이라고 불렀던 East-West Line을 이용하면 창이공항까지 1시간 30분, 시내 중심가인 부기스까지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즐길 거리
큰 쇼핑센터가 MRT역마다 있어서 충동구매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음식은 개인차가 큰데 전체적으로 짜고 느끼한 게 많아서 한국 음식이 그리워 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식당도 많고 근처 마트에서 한국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세계의 다양한 음식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싱가포르의 매력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시도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각종 행사도 많습니다. 먼저 8월 초에 있는 National Day에는 Marina Bay에서 불꽃 축제를 하는데 Esplanade 노천극장에서 재즈 연주를 들으며 불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붐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여의도 불꽃축제에 비하면 쾌적한 수준입니다. 10월에는 이슬람 축제일인 Hari Raya Haji와 힌두교 축제일인 Deepavali가 공휴일이고 추석은 따로 쉬지는 않지만 중국계 사람들은 Moon cake festival로 월병을 나누어 먹기도 합니다.
3. 수강 과목 정보
NUS는 특이하게 본교와 Business School의 수강신청이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단과대 프로그램으로 가기 때문에 경영대에서 수강신청을 관리해 줍니다. 우리 학교에서처럼 선착순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6과목까지 신청을 받아 시간표를 짜주는데 이 때 최대한 많이 지원해놓아야 합니다. 총 5개 모듈까지 들을 수 있으니 가능한 한 많이 신청하시는 게 좋습니다. 혹시 사전 신청기간에 못 넣은 과목들은 학기 시작 후에 appeal form을 제출하면 대부분 넣어 줍니다. 다른 단과대학 과목을 듣고 싶다면 NUS 정규 수강신청 기간에 직접 수강신청 할 수 있습니다.
과목 조회도 한 군데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찾기가 약간 복잡합니다. 경영대 과목들은 NUS Business school의 Online Information & Systems (http://bba.nus.edu/online.html) 페이지에 들어가셔서 아래쪽에 보시면 학기 별로 Syllabus를 볼 수 있습니다. NUS가 자랑하는 회계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회계학 원리 같은 일부 기초 과목들을 제외하고는 교환학생에게 열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가 들었던 과목들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Managerial Economics
난이도 ★★☆☆☆ / 흥미 ★★★☆☆ / 노력 ★★☆☆☆로컬 1학년 학생들이 듣는 과목입니다. 경제원론1 듣는 마음으로 가볍게 들을 수 있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대형 강의실에서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Lecture 2시간과 소규모로 진행되는 Tutorial 1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Lecture는 내용을 알면 안 가셔도 괜찮습니다. Tutorial에서는 간단한 팀 발표 한 번과 문제풀이를 했고 시험은 객관식입니다.
Macro and International Economics
난이도 ★★★☆☆ / 흥미 ★★☆☆☆ / 노력 ★★★★☆이 과목은 경제원론2를 생각하고 가면 큰일납니다. 수업 난이도는 보통 거시경제학 수준인데 Tutorial에서 격주로 제출해야 하는 팀 과제가 양도 많고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팀을 잘 만나는 운이 필요합니다. 이 과목도 시험은 객관식입니다.
Financial Markets
난이도 ★★★☆☆ / 흥미 ★★★☆☆ / 노력 ★★★☆☆국제금융론의 유사 과목인데 수학적인 접근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교수님께서 이 정도는 쉽다고 생각하시는지 진도를 바람같이 나가십니다. 참고로 NUS 학생들 사이에서 평가가 안 좋은 교수님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냥 츤데레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평가는 팀 프로젝트 한 번과 중간, 기말고사로 이루어집니다.
Risk and Insurance
난이도 ★★★★☆ / 흥미 ★★★★★ / 노력 ★★★★☆NUS에서 들었던 수업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강의입니다. 우선 호탕한 대륙 남자인 Chen 교수님께서는 교환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으십니다. 싱가포르도 우리나라처럼 인구구조적인 문제가 큰 나라인데 이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시험에 계산문제도 나오긴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산업별로 위험 관리 사례를 정리하는 팀 프로젝트도 한 번 있었습니다.
Human Resource Management
난이도 ★★☆☆☆ / 흥미 ★★★☆☆ / 노력 ★★☆☆☆주로 로컬 2, 3학년생들과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과목입니다. 수업시간의 절반 정도는 교수님께서 강의를 하시고 나머지 절반은 팀을 나눠 토론이나 activity를 합니다. 조직행동론을 들었다면 쉽다고 느낄 만한 내용이지만 매 시간 토론에 참여하는 것이 약간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어로 말하는 데에 익숙하다면 추천합니다. 평가는 팀 프로젝트 한 번과 개인과제 하나, 기말고사로 이루어집니다.
4. Overall Comments
이런 분들에게 NUS를 추천합니다.유럽은 여행으로 가봤고 교환학생 가서 공부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어도 조금 할 줄 알지만 더 잘하고 싶고 영어도 놓칠 수 없다.
약간의 경쟁은 삶의 활력소이다.
이 외에도 더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gentlehoho@naver.com으로 연락주세요. NUS에서의 좋은 기억을 나누고 싶습니다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