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안녕하세요 저는 14년도 2학기에 독일 WHU로 독일 교환학생을 다녀온 10학번 김세빈입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WHU에서 생활했던 것은 저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전까지 해외에 한번도 나가보지 못한 저는 교환 초기에는 유럽에서 생활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시간이 흘러감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되었고 교환학생이 끝날 때에는 WHU를 떠난다는 것이 너무 아쉬울 만큼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언제 6개월 동안 유럽에서 살아보겠냐 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며 매일 뜻깊은 나날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수기를 시작해보도록 하죠.
1. WHU란?
WHU는 경영전문대학과 경영전문대학으로 구성된, 진짜 경영대학입니다. 그래서 학교 크기는 전체 건물이 4~5개(보통 3~4층)으로 고려대학교와 같은 종합대학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작습니다. 실제로 저는 처음 WHU에 도착했을 때 이곳이 학교가 아니라 그냥 주택지 인지 알았었죠.
하지만 그 크기에 비해 WHU는 독일 경영대에서 Top rank에 들만큼 수준 있는 학교입니다. 실제로, Bain&Company와 같은 컨설팅 Big3와 골드만삭스와 같은 유수한 금융회사 등 많은 기업들이 WHU로 Job Presentation을 오곤 합니다. 이러한 학교의 위상과 걸맞게, WHU학생들은 공부를 상당히 열심히 하는데요, 시험기간 때만 집중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어서 저를 많이 놀라게 했습니다. 심지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한국 학생만큼 상당하여 저는 시험을 치고 잘못 본 여학생이 강의실에서 나와 울음을 터트린 것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WHU는 현지 학생들에게 방학 때 인턴을 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등 학교측에서도 학생들에게 공부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WHU는 특이하게 쿼터제를 진행합니다. 즉, 한 학기가 2개의 쿼터로 이뤄지며 대개 과목 당 시험은 기말만 존재합니다. 그래서 1쿼터와 2쿼터 중간에 약 1주일간의 Break가 주어지게 되죠. 그리고 수강신청은 1쿼터, 2쿼터의 과목 할 것 없이 모두 학기 시작(1쿼터 초반)에 진행하게 됩니다. 보통 1쿼터보다 2쿼터에 더 많은 강의가 열리게 됩니다. 수강 신청을 하는 방법은 고려대학교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므로 WHU에서 시키는 대로 하시면 무난하게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수강 신청을 하실 때는 잘 고려하셔야 하는 것이 바로 “수업의 시간”인데요, WHU의 수업은 고려대학교의 수업처럼 매주 화 목 2교시 이렇게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교수님은 특정 요일에 따라 3시간 또는 6시간씩 편성하거나 한 주에 수업이 1번있기도 하고 2번있기도 하니 잘 고려하셔서 수강신청을 하셔야 할꺼예요.
이러한 WHU는 이상할 정도로 교환학생 비율이 상당히 많은데 교환학생만 대략 200명 가까이 됩니다. 그래서 수업을 들어가면 절반이상이 교환학생인 경우도 있죠. 이렇게 교환학생들이 많은 만큼 학교측에서도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상당히 많이 진행합니다. 보통 WHU에서는 교환학생들을 Tauschie라고 부르는데 VIP라는 단체가(고려대학교의 KUBA) 거의 매주 Tauschie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는 합니다. 제일 큰 행사로는 Taushie Tuesday가 있는데 이것은 나라별로 돌아가면서 전통음식?과 같은 것을 만들어 술집을 하나 빌려 그곳에서 판매하는 행사입니다.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맛보고 매번 이어지는 Beer time 덕분에 저는 자주 가서 재밌는 시간을 많이 가졌었습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에는 관례적으로 다같이 옆 동네에 있는 Koblenz에 팔레라는 클럽을 가는 것이 있는데요, 처음 1~2번 정도는 재미있으나 그 클럽에 있는 사람 중 80%가 WHU 학생이고 매번 똑같은 음악만 나오고.. 해서 저는 그 뒤로 잘 가지 않았습니다.
2. Vallendar란?
Vallendar란 WHU가 있는 마을 이름이구요, 교환학생을 가시게 되면 지내실 곳입니다. Vallendar와 비교하면 안암을 큰 번화가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Vallendar는 작고 조용한 마을입니다. 심지어 독일에 처음 도착했을 때, DB Information center에서 Vallendar행 열차표를 달라고 하니 Vallendar가 어디냐고 되물었던 독일 직원이 있을 정도로 아주 아주 작습니다. 이러한 Vallendar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작고 할 것이 없는 마을이 될 수 있겠구요,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힐링하기에 정말 좋은 마을이라 할 수 있습니다. Vallendar는 WHU학생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노년층이라 정말 조용하고 치안도 정말 좋아서 밤 11시정도에도 혼자 맥주를 들고 강 옆에 걸어도 될 만큼 안전한 도시입니다. 그리고 Vallendar에 사는 노년층은 대다수가 윤택한 생활을 하고 계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포르쉐와 같은 fancy car의 뚜껑을 열고 선글라스를 쓰며 운전하시는 재미있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여러분이 자주 가시게 될(그나마 팔렌다 근처의 큰 도시) 곳은 Koblenz라는 도시 인데요, 버스로 약 20분 정도 떨어져있습니다. 비유를 하자면 Vallendar를 정문, Koblenz를 참살이길 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그리고 프랑크푸르트는 Koblenz에서 기차를 타고 약 2시간을 가시게 되면 도착하시게 됩니다. 보통 여행을 가시게 된다면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이용할 것이니 많이 가시게 될거예요. 그리고 DB (Deutsche Bahn) 어플을 이용하시면 버스 및 기차 이용에 용이합니다.
생활하시는데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실 마트는 Lidl, Aldi, Rewe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Rewe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가지고 있구요, Lidl이나 Aldi는 코스트코와 같은 분위기 입니다. 근데 거리로 따지게 되면 Rewe가 제일 가깝고 Li이과 Aldi는 상대적으로 멀리 있어 학기 초반 이후 Rewe만 가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꺼예요. 이러한 마트에서의 물가는 한국과 비교하면 저렴하여 재료를 직접 사고 요리하며 생활하시면 식비에 지출하는 돈을 많이 아끼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사먹는 음식은 얘기가 다른데요, 인건비가 비싼 독일답게 마을에서 제일 싼 식당인 케밥도 최소 5유로(약 7000원)을 주고 먹어야 할 만큼 식비가 비쌉니다. 그래서 꼭 귀찮으시더라도 요리하시길 권장드려요!
기숙사의 경우에는 InPraxi를 포함한 여러 곳이 있는데 교환학생의 대부분은 InPraxi에서 생활합니다. 그리고 InPraxi의 지하에는 간단한 Lounge와 같은 곳이 있어 교환학생들이 모여 음악을 틀며 맥주를 마시곤 합니다. 저도 InPraxi에서 생활을 하였는데 이 곳은 일반 원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주방 기기, 침대, 배게, 이불 등등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으니 그냥 몸만 가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2학기에 가시는 분들은 전기장판을 들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독일은 우리나라와 난방구조가 달라서 바닥에서 열을 떼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방안에 한기가 약간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학기 중간에 집에 전기장판을 보내달라고 하고 아주 유익하게 사용했습니다. 세탁은 지하에 있는 세탁실에서 하고 거기서 바로 널고, 세탁비는 60분에 1유로 120분에 2유로입니다.
3. 수업
저는 1학기에 총 7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즉 한국으로 치면 21학점을 수강한 셈이죠. 앞에서 설명 했다시피, 모든 강의는 중간이 없고 기말고사만 존재하므로 시험기간 때 꽤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1) Brand Management
교수님이 상당히 젠틀하십니다. 보통 2주에 한번 정도 Brand Manager와 같은 분들을 섭외하여 수업을 진행하시기도 하며 수업에 상당한 열의가 있으십니다. 수업의 난이도 같은 경우는 과목 특성과 같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암기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이 성적에 인색하시다는 평이 있으니 열심히 하셔야 할꺼예요
(2) Strategic Management
교수님이 군인출신이라고 들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나이가 좀 있으셔서 그런지 영어 발음과, 영어 필기를 알아보는데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고려대학교의 경영전략과목이 실무에 가깝다고 보면 WHU의 경영전략은 이론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다양한 사상가와 이론을 공부하게 되구요, 시험은 한 Case를 주어 그 Case에서 전략을 찾기까지 어떠한 사상가의 이론을 어떻게 쓰는 것이 제일 좋을지를 설명하는 것을 요구해서 단순히 암기뿐만 아니라 이해까지 해야 하는 까다로운 과목입니다.
(3) International Marketing & Retail Marketing
두 강의는 1개의 Module아래에 있는 과목으로 각각 1쿼터, 2쿼터에 같은 교수님 하에 진행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Retail Marketing은 팀플이 있어 여행다니실 분은 참고하셔야 할 거예요. 난이도는 마케팅원론 수준이므로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4) Introductioin to international Economy
그냥 국제금융론 입니다. 얼핏 보면 내용이 상당히 어려워 보이나 공부를 하다 보면 큰 어려움이 없으실 거예요. 이것도 기말 시험이 100%이구요, PPT에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공부하시면 무난하게 성적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5) German Language
교환학생들을 위한 수업입니다. 이자벨이라는 아주 착한 교수님이 강의 해주시는 건데 안 듣고 싶으시면 안 들으셔도 됩니다. WHU의 강의 중 거의 유일하게 출석체크가 있는 과목이고 시험도 꽤 자주 있지만 그 만큼 독일어 공부하시기엔 좋은 강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시험만 착실히 보신다면 독일어의 제일 낮은 수준인 A0를 이수하시는 것이니 저처럼 “독일어를 할 줄 아는 척”정도는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4. 하고 싶은 말
교환학생을 다녀온 사람 중 어떤 사람은 그 생활에 대해 불평하기도, 또 다른 사람은 그 생활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기도 합니다. 1학기를 해외에서 생활 하는 것이 흔치 않는 경험이기 때문에 이왕 교환학생을 가시는 거면 적극적으로, 후회 없는 교환학생 생활을 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나름 생활을 잘 했다고 느껴지는데 막상 지금 와서 뒤돌아보니 많이 아쉽네요.
부족한 경험보고서이니 이외에도 WHU에 관해 궁금한 것 있으시면 언제든지 편하게 ksb8258@korea.ac.kr로 연락주세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