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스트라스부르에서의 6개월의 교환학생은 제 대학생활에 있어서 단연코 가장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지난 한 해의 기억을 떠올리면, 유럽이라는 다른 대륙에서 만난 수 많은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광의 기억들로 한층 더 제 자신이 풍요로워짐을 느낍니다. EM Strasbourg 소속의 활동과 강의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경험뿐만이 아닌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직접 혼자 살아나가는 경험, 여러 여행지를 다니며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며 발생한 사고의 변화 또한 제가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준비할 때는 제대로 예상하지 못한 귀중한 선물이었습니다. 교환학생의 경험을 통해 프랑스라는, 유럽이라는, 삶 전반에 대한 새로운 레퍼런스를 얻었고, 살아가며 끊임없이 이야기 할만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머리 속에 채우고 왔습니다.
간단히 본격적으로 제 교환학생의 경험을 서술하기에 앞서 스트라스부르와 EM Strasbourg 대해 설명 드리자면, 스트라스부르는 파리에서 TGV로 2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중소 도시입니다. 독일과의 국경지대에 위치하여 자전거 타고 라인강 건너서 독일로 장보러 다녀올 수도 있으며, 프랑스 친구의 말로는 프랑스보다는 독일 전통 도시에 가까운 도시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대성당을 중심으로, 작은 강이 붉은 꽃 화분을 창가마다 내어놓은 집들을 굽이쳐 흘러가고, 강을 잇는 작은 다리에 트램과 자전거들이 여유롭게 지나가는 모습으로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곳입니다. 방송 '꽃보다 할배'에 소개되어 요즘에는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나, 그보다 유럽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진 예쁜 도시입니다. 가까운 곳에 스트라스부르 기차역과 공항이 있어서 프랑스의 다른 도시로 여행가기 좋으며, 특히 기차로 한 시간 가량에 위치한 바젤(유로)공항은 저가항공 취항편이 많아 일찍 구매한다면 매우 저렴한 가격에 유럽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EM Strasbourg의 경우는 Strasbourg 대학 내에 위치한 경영대학이며, 프랑스 내에서 순위권 안에 드는 곳이라고 합니다. 저렴하거나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프랑스의 다른 학과와는 달리, EM의 경우 프랑스 학생들도 높은 등록금을 내며 다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들어갔을 때 고대경영대 수준의 학생들과 시설을 생각하시면 실망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업에 참여했을 때 정규학생보다 타지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더 열심히 한다고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역 내에서 생산되고 남는 농업 생산물을 처리하기 위해 비즈니스 활동을 벌이는 모습이라던가, 세계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을 위한 정보 사이트를 학생 혼자서 기획하는 등 고대 내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자유롭고 인상적인 학생들도 여럿 볼 수 있었습니다.
2014년 초, 당시 3학년 2학기에 유럽에의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저는 교환학생으로 인해 한 학기를 투자하며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들을 머리 속으로 계산해왔습니다. EM Strasbourg가 프랑스에서 순위권에 드는 좋은 경영대라는 말은 들었지만, 다른 친구들이 학회다, 인턴이다 하며 바쁘게 사는 동안 영미권도 아닌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나의 커리어에 크게 도움이 안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그것이었습니다. 프랑스가 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가 아닐테니 프랑스에서의 6개월이 제 영어실력 향상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낼 것 같지도 않았고 오히려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나이인 스물다섯에 유럽으로 가는 교환학생은 기회비용을 고려해봤을 때 어쩌면 호사스러움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되었습니다. 교환학생에 지원할 때는 꼭 붙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 정보를 알아보며 열심히 썼는데 막상 붙고 나니 여러모로 망설여 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먼저 교환학생을 다녀온 여러 선배들과 친구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가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에 가장 먼저 한국에서 처리해야 하는 것은 비자문제였습니다.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려면 프랑스 학생비자가 필요한데, 생각보다 발급절차가 까다롭고 기한이 오래 걸렸습니다. EM Strasbourg의 경우 9월 초부터 가을학기가 시작되어 저는 8월 중순부터 유럽으로 떠나는 것을 계획하고 여행 플랜을 짰는데, 비자문제로 인해 하마터면 비행기를 미뤄야하는 상황이 처할 뻔 했습니다. 저는 비자 신청을 위한 절차를 봄학기 종강하고 2주쯤 후부터 시작하여 한 달 넘게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 알아보니 유학원에서도 비자 신청 대행을 거부하는 매우 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저와 같이 가게 된 친구들의 경우는 비자 인터뷰 날짜를 앞당길 수 있어서 다행히 원래 계획했던 날짜에 떠날 수 있었다만, 비자 신청의 경우 여유를 가지고 비행기 날짜 두 달 전, 혹은 기말고사 끝나자 마자 절차를 숙지하시고(매우 복잡합니다) 프랑스에서 Acceptance가 국제실에서 날아오면 바로 필요한 서류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본격적인 방학이 시작되면 학생들이 몰려 인터뷰 날짜는 늦어지고 속도 함께 타들어 갈 수 있습니다.
EM strasbourg는 고대의 KUBA와 KUISA와 같은 성격의 그룹인 BDI와 BDE가 있습니다. 교환학생들끼리 어울리는 대부분의 대규모 행사는 이 그룹에서 조직되어 행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숙사 신청, 학교 행사 신청 등 학교에 관한 모든 사항이 이메일로 처리되므로 이메일 확인을 잘 하셔야 합니다. 처음에 입학하자마자 3일 정도의 여행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벤트들이 있는데 되도록 모두 참여하여 초반부터 여러 친구들을 사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학생들이 조직한 이벤트라서 그런지 약간 허접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경험하지 않는 것보다는 경험하고 후회하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BDI에서 버디를 각 교환학생마다 배정해 주나, 이는 버디에 따라 참여도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이 간 한국 친구들의 버디들을 생각해보았을 때 이렇게 랜덤하게 나뉘는 버디의 경우 먼저 연락이 와서 친해지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수강신청은 고대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카운트다운하면서 들어가야 제대로 원하는 과목을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 입니다. 제가 들었던 과목 중 몇 개를 설명해 드리자면 추천과목으로는 먼저 business negotiation을 들 수 있습니다. 학기 말 쯤 일주일간 컴팩트하게 진행되는 수업으로 수업시간 내에 진행되는 시험으로 점수가 즉각 결정됩니다. 팀을 나누어서 협상을 하는 시간이 계속 있어서 영어에 취약할 경우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만, 어버버댄다 해도 같이 듣는 학생들이 착해서 다들 경청해 줍니다.
다음으로는 Wine business는 와인 산업 전반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이 들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깊게는 들어가는 것 같지 않으나 각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자신의 국가의 와인 산업에 대해 발표하여 관심이 있으시다면 흥미롭게 들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학기말에는 와인 테이스팅 하러 필드트립을 가는데 이것 또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Innovation management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느낌이 드는 강의였습니다. 강의마다 그룹 토론이 요하기는 하나 무리가 될 정도의 수준은 아니고 발표 또한 무난히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Body language & Theator 클래스는 재미있고 다른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청한 강의였는데 제 기준으로는 한 학기 내내 가장 부담이 되는 강의였습니다. 교수님이 다양한 신체 동작 만들기부터 마임, 간단한 수준의 연극까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데, 제 기준으로는 다소 전위적인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체의 변화, 현재의 감정 등의 코멘트를 요구하시는 경우가 많고 연극 대본도 직접 짜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돌이켜 보면 한국에서는 들을 수 없었을 독특한 경험이었고 친구를 만들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업인 것 같습니다.
기숙사 신청은 학기가 시작하기 한 달쯤 전에 이메일로 신청 방법을 알려줍니다. 고대 친구들은 대부분 Paul Affel이라는 공립기숙사에 살았는데, 학교와 위치가 멀지 않고 주변에 대형 마트들이 위치해 있어 위치 상으로는 좋으며, 피아노 연습실, 헬스장, 독서실, 자체 세탁시설 등 학생 편의 시설이 잘 되어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잦은 엘리베이터 고장, 프랑스 특유의 느긋한 행정처리, 조리하기 어려운 공용 주방시설 등의 단점이 있어 자신있게 추천을 드릴 수는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스트라스부르 내 가장 큰 기숙사 단지이니만큼 많은 친구들이 이곳에 산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파티나 저녁식사가 폴아펠에서 열릴 경우가 많아 아무래도 폴아펠에 사는 것이 친구 만나기에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한국에서 온 친구들은 폴아펠에 거주하였습니다. 학교가 가까운 곳을 원하신다면 Le Marne에 있는 기숙사도 괜찮습니다. 학교 건물 바로 뒤쪽에 위치하며 가격이 폴아펠만큼 저렴하고 도시의 가장 큰 공원인 오랑주리 공원과 가깝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폴아펠보다 시설관리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 같으나 시설 자체의 규모는 작아서 이곳에서 산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저녁을 먹기 위해 언제나 폴아펠까지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필품을 사는 데에 있어서 스트라스부르는 전 감히 쇼핑 천국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폴아펠에 사신다면 가까운 곳에 Simply와 Rivertore라는 큰 마트와 쇼핑몰이 존재하며 이 곳에서, 한국보다 훨씬 다양하고 싼 가격에 식자재 및 생활 필수 용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버스를 타고 20분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는 오샹은 한국의 웬만한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에 속하는 곳인데 가장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인기가 높은 곳입니다. 주류 및 화장품 같은 경우는 대량으로 구입하실 경우 독일 Kehl로 넘어가 DM이나 Solar city center(?)마트에서 사는 것이 더 저렴합니다. 독일에 간다면 독일의 다이소와 비슷한 개념인 Woolworth에서 자잘한 생활소품들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자잘한 생활소품들은 매주 일정요일마다 EM Strasbourg앞에 열리는 장터에서도 구입하실 수 있으니 생활소품들만을 위해 독일에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한가지 팁을 말씀드리자면 프랑스에서는 전자렌지나 오븐, 노트북과 같은 고가의 물품들을 중고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굉장히 중고거래가 활성화 되어있는 곳입니다. Leboncoin.fr은 쉽게 말하자면 프랑스의 중고나라와 같은 개념의 사이트인데 이 사이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좋은 가격에 거래를 성사시킵니다. 노트북을 안들고간 저의 경우는 이 사이트를 통해 학기초에 노트북을 사서 한국으로 돌아가기전에 팔고 나왔으며, 전자렌지, 배드민턴채, 벽시계 등 여러가지 물품을 프랑스 사람들과 직접 거래하여 이용하였습니다. 전자렌지의 경우 10유로에 구입하는 행운을 얻기도 했습니다. 거래를 위해 찾아간 프랑스 사람들의 집 인테리어를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습니다.
생활에 관련한 다른 팁을 드리자면 자전거를 꼭 대여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스트라스부르의 경우 프랑스에서도 손꼽히는 자전거도로가 잘 구비된 도시이며, 자전거를 이용한다면 트램을 굳이 탈 필요가 없어서 교통비도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실용적인 이유 뿐 아니라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시다보면 자전거를 왜 대여하라고 추천드렸는지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자전거 대여는 학생의 경우 10개월에 50유로 정도로 Velhop이라는 곳에서 대여하실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로는 도시의 축제 일정을 꼼꼼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스트라스부르는 계절마다 무료 와인 테이스팅 행사, 좀비 축제, 성당 일루미네이션 등 매우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고 있는 곳입니다. 한 순간도 놓치지 마시고 즐기다 오시면 좋겠습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간단히 본격적으로 제 교환학생의 경험을 서술하기에 앞서 스트라스부르와 EM Strasbourg 대해 설명 드리자면, 스트라스부르는 파리에서 TGV로 2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중소 도시입니다. 독일과의 국경지대에 위치하여 자전거 타고 라인강 건너서 독일로 장보러 다녀올 수도 있으며, 프랑스 친구의 말로는 프랑스보다는 독일 전통 도시에 가까운 도시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대성당을 중심으로, 작은 강이 붉은 꽃 화분을 창가마다 내어놓은 집들을 굽이쳐 흘러가고, 강을 잇는 작은 다리에 트램과 자전거들이 여유롭게 지나가는 모습으로 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곳입니다. 방송 '꽃보다 할배'에 소개되어 요즘에는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나, 그보다 유럽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진 예쁜 도시입니다. 가까운 곳에 스트라스부르 기차역과 공항이 있어서 프랑스의 다른 도시로 여행가기 좋으며, 특히 기차로 한 시간 가량에 위치한 바젤(유로)공항은 저가항공 취항편이 많아 일찍 구매한다면 매우 저렴한 가격에 유럽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EM Strasbourg의 경우는 Strasbourg 대학 내에 위치한 경영대학이며, 프랑스 내에서 순위권 안에 드는 곳이라고 합니다. 저렴하거나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프랑스의 다른 학과와는 달리, EM의 경우 프랑스 학생들도 높은 등록금을 내며 다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들어갔을 때 고대경영대 수준의 학생들과 시설을 생각하시면 실망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업에 참여했을 때 정규학생보다 타지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더 열심히 한다고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역 내에서 생산되고 남는 농업 생산물을 처리하기 위해 비즈니스 활동을 벌이는 모습이라던가, 세계 각국에서 온 교환학생들을 위한 정보 사이트를 학생 혼자서 기획하는 등 고대 내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자유롭고 인상적인 학생들도 여럿 볼 수 있었습니다.
2014년 초, 당시 3학년 2학기에 유럽에의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저는 교환학생으로 인해 한 학기를 투자하며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들을 머리 속으로 계산해왔습니다. EM Strasbourg가 프랑스에서 순위권에 드는 좋은 경영대라는 말은 들었지만, 다른 친구들이 학회다, 인턴이다 하며 바쁘게 사는 동안 영미권도 아닌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 나의 커리어에 크게 도움이 안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그것이었습니다. 프랑스가 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가 아닐테니 프랑스에서의 6개월이 제 영어실력 향상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낼 것 같지도 않았고 오히려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나이인 스물다섯에 유럽으로 가는 교환학생은 기회비용을 고려해봤을 때 어쩌면 호사스러움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되었습니다. 교환학생에 지원할 때는 꼭 붙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 정보를 알아보며 열심히 썼는데 막상 붙고 나니 여러모로 망설여 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먼저 교환학생을 다녀온 여러 선배들과 친구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가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떠나기 전에 가장 먼저 한국에서 처리해야 하는 것은 비자문제였습니다.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려면 프랑스 학생비자가 필요한데, 생각보다 발급절차가 까다롭고 기한이 오래 걸렸습니다. EM Strasbourg의 경우 9월 초부터 가을학기가 시작되어 저는 8월 중순부터 유럽으로 떠나는 것을 계획하고 여행 플랜을 짰는데, 비자문제로 인해 하마터면 비행기를 미뤄야하는 상황이 처할 뻔 했습니다. 저는 비자 신청을 위한 절차를 봄학기 종강하고 2주쯤 후부터 시작하여 한 달 넘게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 알아보니 유학원에서도 비자 신청 대행을 거부하는 매우 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저와 같이 가게 된 친구들의 경우는 비자 인터뷰 날짜를 앞당길 수 있어서 다행히 원래 계획했던 날짜에 떠날 수 있었다만, 비자 신청의 경우 여유를 가지고 비행기 날짜 두 달 전, 혹은 기말고사 끝나자 마자 절차를 숙지하시고(매우 복잡합니다) 프랑스에서 Acceptance가 국제실에서 날아오면 바로 필요한 서류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본격적인 방학이 시작되면 학생들이 몰려 인터뷰 날짜는 늦어지고 속도 함께 타들어 갈 수 있습니다.
EM strasbourg는 고대의 KUBA와 KUISA와 같은 성격의 그룹인 BDI와 BDE가 있습니다. 교환학생들끼리 어울리는 대부분의 대규모 행사는 이 그룹에서 조직되어 행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숙사 신청, 학교 행사 신청 등 학교에 관한 모든 사항이 이메일로 처리되므로 이메일 확인을 잘 하셔야 합니다. 처음에 입학하자마자 3일 정도의 여행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벤트들이 있는데 되도록 모두 참여하여 초반부터 여러 친구들을 사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학생들이 조직한 이벤트라서 그런지 약간 허접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었으나 개인적으로 경험하지 않는 것보다는 경험하고 후회하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BDI에서 버디를 각 교환학생마다 배정해 주나, 이는 버디에 따라 참여도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이 간 한국 친구들의 버디들을 생각해보았을 때 이렇게 랜덤하게 나뉘는 버디의 경우 먼저 연락이 와서 친해지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수강신청은 고대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카운트다운하면서 들어가야 제대로 원하는 과목을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 입니다. 제가 들었던 과목 중 몇 개를 설명해 드리자면 추천과목으로는 먼저 business negotiation을 들 수 있습니다. 학기 말 쯤 일주일간 컴팩트하게 진행되는 수업으로 수업시간 내에 진행되는 시험으로 점수가 즉각 결정됩니다. 팀을 나누어서 협상을 하는 시간이 계속 있어서 영어에 취약할 경우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만, 어버버댄다 해도 같이 듣는 학생들이 착해서 다들 경청해 줍니다.
다음으로는 Wine business는 와인 산업 전반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이 들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깊게는 들어가는 것 같지 않으나 각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자신의 국가의 와인 산업에 대해 발표하여 관심이 있으시다면 흥미롭게 들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학기말에는 와인 테이스팅 하러 필드트립을 가는데 이것 또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Innovation management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느낌이 드는 강의였습니다. 강의마다 그룹 토론이 요하기는 하나 무리가 될 정도의 수준은 아니고 발표 또한 무난히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Body language & Theator 클래스는 재미있고 다른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청한 강의였는데 제 기준으로는 한 학기 내내 가장 부담이 되는 강의였습니다. 교수님이 다양한 신체 동작 만들기부터 마임, 간단한 수준의 연극까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데, 제 기준으로는 다소 전위적인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체의 변화, 현재의 감정 등의 코멘트를 요구하시는 경우가 많고 연극 대본도 직접 짜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돌이켜 보면 한국에서는 들을 수 없었을 독특한 경험이었고 친구를 만들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업인 것 같습니다.
기숙사 신청은 학기가 시작하기 한 달쯤 전에 이메일로 신청 방법을 알려줍니다. 고대 친구들은 대부분 Paul Affel이라는 공립기숙사에 살았는데, 학교와 위치가 멀지 않고 주변에 대형 마트들이 위치해 있어 위치 상으로는 좋으며, 피아노 연습실, 헬스장, 독서실, 자체 세탁시설 등 학생 편의 시설이 잘 되어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잦은 엘리베이터 고장, 프랑스 특유의 느긋한 행정처리, 조리하기 어려운 공용 주방시설 등의 단점이 있어 자신있게 추천을 드릴 수는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스트라스부르 내 가장 큰 기숙사 단지이니만큼 많은 친구들이 이곳에 산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파티나 저녁식사가 폴아펠에서 열릴 경우가 많아 아무래도 폴아펠에 사는 것이 친구 만나기에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한국에서 온 친구들은 폴아펠에 거주하였습니다. 학교가 가까운 곳을 원하신다면 Le Marne에 있는 기숙사도 괜찮습니다. 학교 건물 바로 뒤쪽에 위치하며 가격이 폴아펠만큼 저렴하고 도시의 가장 큰 공원인 오랑주리 공원과 가깝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폴아펠보다 시설관리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 같으나 시설 자체의 규모는 작아서 이곳에서 산 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저녁을 먹기 위해 언제나 폴아펠까지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필품을 사는 데에 있어서 스트라스부르는 전 감히 쇼핑 천국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폴아펠에 사신다면 가까운 곳에 Simply와 Rivertore라는 큰 마트와 쇼핑몰이 존재하며 이 곳에서, 한국보다 훨씬 다양하고 싼 가격에 식자재 및 생활 필수 용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버스를 타고 20분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는 오샹은 한국의 웬만한 이마트와 같은 대형마트에 속하는 곳인데 가장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인기가 높은 곳입니다. 주류 및 화장품 같은 경우는 대량으로 구입하실 경우 독일 Kehl로 넘어가 DM이나 Solar city center(?)마트에서 사는 것이 더 저렴합니다. 독일에 간다면 독일의 다이소와 비슷한 개념인 Woolworth에서 자잘한 생활소품들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자잘한 생활소품들은 매주 일정요일마다 EM Strasbourg앞에 열리는 장터에서도 구입하실 수 있으니 생활소품들만을 위해 독일에 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한가지 팁을 말씀드리자면 프랑스에서는 전자렌지나 오븐, 노트북과 같은 고가의 물품들을 중고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굉장히 중고거래가 활성화 되어있는 곳입니다. Leboncoin.fr은 쉽게 말하자면 프랑스의 중고나라와 같은 개념의 사이트인데 이 사이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좋은 가격에 거래를 성사시킵니다. 노트북을 안들고간 저의 경우는 이 사이트를 통해 학기초에 노트북을 사서 한국으로 돌아가기전에 팔고 나왔으며, 전자렌지, 배드민턴채, 벽시계 등 여러가지 물품을 프랑스 사람들과 직접 거래하여 이용하였습니다. 전자렌지의 경우 10유로에 구입하는 행운을 얻기도 했습니다. 거래를 위해 찾아간 프랑스 사람들의 집 인테리어를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습니다.
생활에 관련한 다른 팁을 드리자면 자전거를 꼭 대여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스트라스부르의 경우 프랑스에서도 손꼽히는 자전거도로가 잘 구비된 도시이며, 자전거를 이용한다면 트램을 굳이 탈 필요가 없어서 교통비도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실용적인 이유 뿐 아니라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시다보면 자전거를 왜 대여하라고 추천드렸는지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자전거 대여는 학생의 경우 10개월에 50유로 정도로 Velhop이라는 곳에서 대여하실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로는 도시의 축제 일정을 꼼꼼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스트라스부르는 계절마다 무료 와인 테이스팅 행사, 좀비 축제, 성당 일루미네이션 등 매우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고 있는 곳입니다. 한 순간도 놓치지 마시고 즐기다 오시면 좋겠습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행복한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