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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USA] Tulane University 2013-1 연규헌

2013.08.29 Views 3212 황선영

Tulane University



목             차


I. 들어가며
II. 학교 소개
III. New Orleans 소개
IV. 기타 도움이 될 만한 사항들
V. 마치며
I.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저는 2013년 봄학기 New Orleans, Louisiana의 Tulane University 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연규헌 이라고 합니다. 긴 글을 쓰기에 앞서 귀찮은 마음보다는 흥분되는 마음이 앞서는 것이, 저의 아름답고 놀라운 경험을 글로 어떻게 옮겨야 할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며 저를 들뜨게 만드는군요. 제 글은 앞서 Tulane University로 교환학생을 간 학생들이 적어놓은 행정적, 그리고 시스템에 관한 자세한 지침들은 최소화 하는 한편, 그 대신 New Orleans의 특별한 문화와 그 속에 자리잡은 Tulane University만의 매력을 자세히 서술하려 노력할 예정입니다. 또, 비록 이번 가을학기에는 모집인원이 없었지만, 혹시나 학우 분들이 Tulane University에 지원함을 고려하고 New Orleans에 가보는 것을 고려하게 된다면, 미국 내 다른 대학과 비교해서 왜 Tulane University가 특별한지, 왜 New Orleans가 특별한지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 드릴 예정입니다.

II. 학교소개

1. 학교 전반에 대해
 Tulane University는 남부의 명망 높은 사립 대학으로, New Orleans시의 Uptown area에 위치한 종합대학입니다. 한국에서는 조금 생소한 대학인 이 대학의 미국 내 명망을 말씀 드리자면, New Orleans 내에서나 다른 Louisiana State 지역에서 Tulane University를 다닌다고 하면 모두들 좋고 비싼 대학에 다닌다고 놀라는 정도이며, Law School(특히 해상법)이나 Medical School(특히 Tropical Medicine) 의 경우에는 미국 전역에서 큰 명성을 지니고 있어, 미국 동부에서도 알아줄 만큼 큰 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이점으로 Tulane은, 아니 Tulane 뿐만이 아니라 New Orleans는 사람들의 인식이 Pre-Katrina와 Post-Katrina로 나뉘어져 있을 만큼, Hurricane Katrina 이전에는 현 상태보다 더 명성이 높았던 것으로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영대 학생들의 전공인 Science of Management는 미국 내 30위권 정도의 위치까지 올라간 적이 있으며, 현재는 50위권이라는 소식을 들었으나, 제 주관적인 의견으로는 학생들의 수준은 딱히 높지는 않고, Faculty Member의 수준이나 커리큘럼과 교육의 질은 다른 높은 순위의 대학들과 비교해서도 떨어질 것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New Orleans 내에서의 Tulane의 위상은 Hurricane Katrina 직후에 전체 도시 고용률의 80%를 창출했을 정도로 절대적인 것이어서, Tulane 이 없는 New Orleans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Tulane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대학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2. 학교 문화
 도시 내 African-American 거주민의 비율이 60%에 육박하는 New Orleans와는 달리, Tulane 대학과 그 주변 지역 (Uptown area) 은 거의 African-American 들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학생의 대부분이 부자 백인 학생들이며, 전체 학생중의 약 30%가 유태인일 정도로 유대계의 영향력이 큰 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비가 비싼 대학인 탓도 있겠지만, 특히나 Business School에 다니는 학생들은 어느 정도 재력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학교만의 특별한 문화는, 학교 자체가 New Orleans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인지, New Orleans 특유의 Festival 문화가 캠퍼스 내에 굉장히 많이 침투해 있다는 것입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LBC Quad라는 넓은 잔디밭에서 공짜 음식과 함께 재즈, 락, 그리고 힙합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의 공연들을 펼치며, 학생들에게 놀 거리, 볼 거리를 제공합니다. 더불어, 새우와 가재를 섞어놓은 듯 한 Craw Fish를 무한대로 제공하는 Craw Fish Festival은Tulane이 주최하는New Orleans 전체 내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축제입니다. 이 이외에도 거의 매 주마다 작은 축제나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서 진행하는 큼지막한 파티들이 존재해 즐길 거리가 참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Tulane에 다니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런 많은 놀 거리를 다 즐기면서도, 자신들이 맡은 일이나 학업에 대해서는 책임을 다 하는, 균형 잡힌 work-life balance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3. 수업에 관하여
 대학이 종합대학인 만큼 한정적인 짧은 기간 동안 학업을 수행한 제가 학교의 수업에 관해 정확한 정의를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제가 들은 수업들에서 얻은 경험들과 주변 친구들이 들은 수업들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들을 종합하여 대략적인 소개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경영학 전공 3개와, 철학과 전공 1개로 총 12학점을 수강하였으며, 일부러 한국에서도 들을 수 있는 강의들이 아닌 Tulane에서만 들을 수 있는 과목들을 찾아서 들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런 기준으로 강의들을 찾다 보니, 비록 네 과목을 수강했을 뿐이지만 꽤나 바쁜 학기를 보낸 것으로 기억합니다.

 1) Strategic Management - Ana Iglesias
 많은 학생들이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힘겨운Strategic Management 수업을 대체하기 위해 교환학생 파견기간 동안 Strategic Management 수업을 수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같은 목적으로 Strategic Management를 수강하였으며, 몇 가지 고려대학교와 비교되는 특이한 점을 발견하였습니다.
 첫째로, Tulane Univ. Business School의 수업들은 조금 더 실무적인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케이스를 분석하고, 어떤 때에는 논문까지 참고하여 이론적으로 더욱 파고들어 가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의 수업들과는 달리, Tulane Univ. Business School의 경영학 수업은 Online Business Game 등등을 활용하거나 Case 대신 경제신문에 실린 Article을 개인적으로 분석하는 과제를 내는 등 조금 더 실제 경영과 가까운 관점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이는 앞서 말한 첫 째 특이점에서 파생된 결과인데, 그런 실무적인 접근으로 인하여 이론적인 이해가 전제된 학생들은 더욱 더 많은 발전을 이루어 내는 것 같았지만, 이론적인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학생들은 얕은 이해에서 탈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의 경우에는 일전에 공부한 회계학, 재무, 그리고 여러 가지 경영학적 모델들에 기반하여 이를 실제 세계의 일 (주로 Article을 통하여)이나 Online Business Game에 적용하여 그것들에 대한 이해를 더 높일 수 있었으나, 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미국 학생들은, 특히 회계학, 재무 등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상태여서 숫자를 이용하여 생각하는 부분이 나오는 경우에 반사적으로 손사래를 치며 포기를 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 이유 덕분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Online Business Game 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였고, 제가 속한 조가 손쉽게 Online Business Game에서 일 등을 하는 등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종합하여 말하자면, Strategic Management 라는 과목의 특성과도 비슷하게, 이는 학생들이 사 년 동안 배운 경영학적 지식들을 집대성하는 과목이기도 한데, 이 과목들을 너무 실무적으로 가르치는 경향이 조금 학생들의 이해를 충분히 장려하지 못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Investments - H. Zafer Yuksel
 앞서 제시한 기준인 ‘고려대학교에서는 들을 수 없는 강의’라는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는 과목이지만, 동 시간대에 신청했던 강의에 실망스러운 점이 있어서 뒤늦게 신청하였던 과목입니다. 동시에, 제게 있어서 별 흥미가 없던 재무라는 과목에 많은 흥미를 제공한 강의이기도 합니다.
 처음 이 강의를 접했을 때 든 느낌은, ‘서양 친구들은 재무를 못한다’ 라는 선입견을 더욱 공고히 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저도 재무를 잘 하지 못하고, 수학에 그렇게 자신이 있는 편이 아니지만, ‘Investment’ 수업에서 거의 한 달을 투자해 표준편차, 공분산등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계시는 교수님의 모습과 그걸 심각한 표정으로 경청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제 선입견을 공고히 하기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업이 진행되며 커리큘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제 그런 오만한 생각들이 점점 허물어져 내려갔습니다. 특히나 수업과 함께 병행해 사용한 온라인 모의 투자 사이트에서, 수업의 진행에 맞추어 모의투자를 실시하고 그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책 속에서만 배운 이론들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수업에서 Short Sale을 다룬 날에는, 어느 특정한 기간까지 온라인 모의투자 프로그램에서 Short Sale을 수행하고 그에 대한 Reasoning 을 Yahoo Finance 의 Asset Information과 관련해 보고서에 작성해 제출하고, 또 수업에서 회귀분석을 통한 재무분석 이론을 배웠다고 한다면, 교수님이 제공한 Excel Form에 따라서 자신들의 Portfolio을 분석하기도 하는 등, 조금 더 재무의 이론적 지식과 실무를 연관시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이 마지막으로 진행될수록 학생들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느꼈고, 저 역시 재무 분석에 대한 이해를 재미있는 방법을 통해 높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3) Strategic Consulting - Alexander Forst
 처음에는 컨설팅에 관심이 있어서 멋 모르고 신청했다가, 교실에 들어가자 마자 위압적인 교수님의 분위기를 보고 굉장히 많이 당황한 기억이 있는 수업입니다. 첫 날부터 교수님이 엄포를 놓는 것이, 자기 수업은 굉장히 힘들고 많은 것을 요구한다며, 견딜 자신이 없는 학생들은 당장 나가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당연히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 교수님의 악명은 대단하여, 처음 제가 멋모르고 들어와 주변 학생들에게 ‘이 수업 어때? 어려워? 교수는 어때?’ 라고 물어봤을 때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단 한마디로 ‘Crazy’ 라고 말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더불어, 이 수업은 여기 학생들이 Legal Studies나 Marketing이 아닌 경영학 세부 전공을 선택하였을 때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수업이라 어쩔 수 없이 듣는 거라고, 그렇지 않으면 이 수업을 들을 학생은 없다고 하더군요. 제 경우엔, 오히려 그런 학생들의 반응 덕분에 좀 더 오기가 생겨 열심히 들을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의 시작은 처음 이 주 동안 교수님이 각종 채점기준과 일정, 그리고 양식들에 관한 사항이 담긴 지나치게 두꺼운 핸드북을 가지고 수업의 진행 방향에 대해 설명을 해 주십니다. 그리고, 당황스럽게도 그게 끝입니다. 나머지 모든 작업들, 즉 Consulting의 Customer를 구하고, 인터뷰를 하고, Consulting Subject를 정의하고, 세부 작업들을 구분하고, 엑셀 모델을 만들고, 100페이지가 넘는 최종 report를 만들고, Customer를 모셔와 Presentation을 하는 것까지, 모든 작업이 조별로 구성된 10명 남짓의 학생들의 주도로 이루어 집니다. 교수님은 오직 학생들이 가져온 중간 결과물에 대해서 피드백을 할 뿐, 모든 작업들을 학생들이 팀 별로 스스로 해결했어야 해서 굉장히 도전적인 과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힘들고 학생들이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목인 만큼, 학교의 과목이 아닌, 정말 함께 일하는 친구들이란 기분으로 10명의 외국인 조원 친구들과 일을 하게 되어 정말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스스로 영어를 꽤나 한다고 자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제외한 9명의 Native 친구들이 피로와 짜증에 찌들어 내뱉는 빠른 말들 속에서 많이 당황하기도 하였으나, 결론적으로는 그룹 내 Finance Task Force에 소속되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어 많이 배우고 자신감도 많이 상승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4) Contemporary European Philosophy - Richard Velkley
 앞서 말씀 드린 Strategic Consulting 도 제게 도전적인 과목이었지만, 이 과목 또한 제게 매우 도전적인 과목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전공 강의를, 그것도 철학 전공 강의를 듣는다는 것은 꽤나 어려워 보이는 결정이었으나, 결론적으로 말하여 굉장히 남는 것이 많았던 수업이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철학과 이중전공을 해서 이미 42학점 정도의 철학강의를 수강한 상태로서, 그나마 철학의 큰 주제들에 대해서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점이 수업을 수월히 수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결정적으로, 고려대학교 철학과에서는 주류 철학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강의가 개설되지 않는 현대 독일/프랑스 철학들의 강의를 꼭 듣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좀 더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수강을 한 것이 수업에 대한 흥미를 더욱 높여 주었습니다. 

 강의는 한 학기 내내 7개의 Phenomenology (현상학) 적 저서들(Sokolowski, Horkheimer, Gadamer, Derrida, Deleuze, Adorno, Hannah Arendt)을 읽어 나가는 것으로 진행되며, 매주 하나의 책을 다 읽고 강의시간에는 주로 토론을 하는 식으로 수업이 전개 되었습니다. 또, 매주 책에서 나온 핵심 개념들에 대해 스스로 책을 찾아 정의를 내리는 식의Quiz를 내어 주셨는데, 그 Quiz 덕분에 원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저도 중요한 개념들에 더욱 집중하며 강의를 따라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읽어온 책들의 주제 중에서 자신이 자유롭게 주제를 선택하여 소논문을 작성하는 것으로, 이러한 평가 방식은 접해 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조금 당황하였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배운 Buddhist Philosophy의 Buddhist Meditation(선정수행)과 Phenomenological Observation(현상학적 관찰) 의 연관성을 살펴보기도 하고, Adorno 의 Negative dialectic(부정 변증법)의 미학적 적용에 관해서 알아보기도 하는 등,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어 스스로도 굉장히 뿌듯하게 공부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판서를 통해서나 핵심적 개념들을 핸드아웃을 통해 요약적으로 가르치는 한국의 철학강의와는 달리, 미국의 철학강의는 원서에서 출발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상적인 질문들을 철학적 아이디어와 연관시키며 토론을 이끌어 나가는 것을 보며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III. New Orleans, Louisiana (NOLA) 소개
 New Orleans는 한국에서 허리케인, 재즈의 발상지 정도로만 알려져 있는 도시이지만,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평생 꼭 한번은 와 보고 싶은 관광지이자, Las Vegas 에 이은 제 2의 Sin City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도시입니다. 제가 New Orleans에 지내는 동안 자주 본 키워드들로 New Orleans를 정의하자면, 대략적으로 Big Easy, Jazz, Festival, Cajun, Swamp, Who dat, 그리고 Thou Shalt Not Kill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1) Big Easy
Big Easy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New Orleans의 남부적이고, Relax 하며, 친절한 정신을 표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남부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 그렇듯이, 사람들이 매사에 서두르는 법이 많지 않고, 어찌 보면 조금 답답할 정도로 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서두르며 살지 않는 동시에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많은 신경을 써 주고, 더욱 친절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아직도 제가 New Orleans에 도착한 첫 날이 기억 나는 것이, New Orleans 특유의 건축 양식에 의해 존재하는 Porch에 앉은 주민들이 하나같이 지나가는 저를 보며 밝게 웃으며 먼저 인사를 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 날이 New Year’s Day었기 때문이지도 하겠지만, 주민들의 정신 자체가 다른 지역들에 비해 확연히 친절하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생각입니다.

2) Jazz
 Jazz의 발상지로 유명한 도시답게, 도시의 많은 곳, 특히나 관광객이 많이 가는 Bourbon Street의 경우에는 Jazz에 관련한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신기하였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무감각해지게 되었고, 그 이유가 Bourbon Street의 재즈는 관광객을 위한 정형화된 Swing Jazz 뿐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관광객이 아닌 현지 사람들이 자주 가는 Frenchman Street에 위치한 Jazz Bar 나 Jazz Club에서는, 조금 더 덜 정형화된 Jazz 음악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대하던 것에 비해 너무나도 Swing Jazz만이 대세를 이루어 조금 실망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오히려, 룸메이트들과 함께 참석한 House Party에서 젊은 친구들이 취미 삼아 삼삼오오 모여 만든 밴드들이 들려주는 음악이 더욱 더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3) Festival
 New Orleans는 유명한 관광도시답게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의 Festival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고 유명한 것으로는 2월의 Mardi Gras, 5월의 Jazz Fest, 그리고 가을에 하는 Voodoo Fest 등이 있겠고, 작은 축제로는 정말,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축제들이 거의 매 주마다 열립니다. 축제를 즐기는 데에도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아, 그저 즐길 마음의 준비만 하고 참여를 하면 됩니다.
 특히나, 제가 있던 기간에 열렸던 Mardi Gras 축제는, 앞서 많은 학생들이 이야기 했듯이 미국 전역에서 유명한 큰 축제입니다. 가끔은 브라질의 카니발과도 비견되는 규모로, 거의 한 달 내내 도시 전체가 흥분에 휩싸여 퍼레이드를 하고, 젊은 친구들이 사는 집들에서는 파티를 열곤 합니다. 특히, 마지막 클라이맥스인 월요일, 화요일은 학교에서도 공식적인 방학을 만들어, 학생들이 축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기도 합니다.

4) Cajun
 프랑스 이민자 문화를 상징하는 Cajun이라는 단어는, New Orleans의 음식, 문화, 그리고 건축 양식 등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New Orleans사람들의 자기네들 음식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며, Po-Boy, Jambalaya, 그리고 Gumbo 등 수많은 전통음식들이 있습니다. Hot Sauce를 많이 사용하는 New Orleans의 음식들은 개인적인 견해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식 건축양식은 특히나 Downtown Area와 Magazine Street 쪽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러한 건축 양식의 영향으로 미국 속에서도 유럽적인 느낌을 지닌 도시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Downtown Area 쪽은 이명이 ‘French Quarter’로, 프랑스 식민시대부터 내려온 여러 유서 깊은 건물들이 위치한 곳입니다.

5) Swamp
 New Orleans 뿐만이 아니라, 거의 Louisiana States 전체가 많은 늪지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악어는 이곳의 상징적인 동물이며, 악어를 이용해서 만든 소시지도 관광객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동네가 늪지대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반이 굉장히 약한 편이라 도로가 깨져있는 곳이 많고, 또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면 침수가 되는 지역도 많습니다. 특히, 8월달인 허리케인 시즌에 교환학생을 가는 친구들은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큰 규모의 허리케인이 오면 대부분의 학생들과 시민들은 도시를 빠져나가는 편이니, 가을학기에 파견을 가는 친구는 주변 Houston, Texas 등이나 다른 도시에 일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 묵을 수 있는 곳을 알아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그렇지 않으면 삼 일 동안 학교 체육관에 갇혀있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작년에 일어난 실화입니다. ^^;

6) Who Dat
 ‘Who Dat’ 이라는 문구는 New Orleans Saints라는 지역 Pro Football Team을 응원하는 응원 문구입니다. 제가 들은 기원으로는, 남부 사람들의 우스꽝스러운 발음을 다른 지역 사람들이 놀리던 것이 기원으로, 흥분하여 ‘Who that say they gonna beat damn Saints’등등의 말을 내뱉는 남부 팬들의 발음이 ‘Who dat say dey gonna beat dem Saints’으로 들린다고 하여, New Orleans Saints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정체성으로 자리잡게 된 문구입니다. 이 문구는 New Orleans 사람들의 풋볼 사랑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특이한 남부 악센트를 보여주기도 하는 문구입니다. 가끔 미국에서 온 친구들에게 New Orleans에서 살았다고 말을 하면 제 발음을 듣고 남부 악센트라 폭소를 하는데, 마치 외국인이 한국에서 사투리로 ‘내 부↘싼↗ 에서 살다 왔다’ 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어서 그런가 하고 생각하고는 합니다.

7) Thou Shalt Not Kill
 이 문구 또한 New Orleans를 제외한 미국의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지 못한 문구로, 기독교의 십계명중 하나인 ‘살인하지 말라’ 를 의미합니다. 이런 글귀가 여기저기 적혀있을 정도로 New Orleans 의 Street violence 는 조금 심각한 수준이기도 합니다. 요즘 들어서는 많이 나아졌다는 말도 있지만, Hurricane Katrina 때에는 미국 내에서 무정부 상태에 빠진 New Orleans를 바라보며 온 나라가 큰 충격에 빠지기도 하였을 정도로, 항상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도시입니다. Tulane University 에서는, 매번 학교 근처에서 범죄가 일어나게 되면 학생들에게 전체 메일로 ‘Crime Alert’ 라는 메일을 보내주는데, Crime scene의 주소를 자세히 보면, 불과 전날 밤 제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도로라던가 등등에서 무장강도가 발생하는 등의 일들이 일어납니다. 제가 있는 동안에도, 앞서 말씀 드린 Frenchman Street에서 제가 간 다음날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였고, Mardi Gras 기간에 제가 있던 곳 불과 5m 앞에서 총기를 꺼내던 남자가 체포되는 등 여러 가지 식은땀 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정말 우습고도 슬픈 일은, New Orleans에 사는 사람들은 이미 이런 위험이 너무나도 일상적인 일들이라, 총기 사고가 일어나고 5분 뒤면, 그저 그 사건의 희생자가 자신이 아님에 안도하며 또 다시 왁자지껄한 전과 같은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New Orleans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미국의 다른 도시가 Slum과 Rich Area가 확연히 구분되는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이쪽 블록에는 잘 사는 사람들이 살고, 또 50m도 가지 않은 저쪽 블록에서는 실업률이 80%에 육박하는 슬럼이 존재하는 등, Slum과 Rich Area가 확연히 구분되지 않아, 초행자들에게는 길을 혼자서 걸어 다니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미국 Census 데이터를 참조하여 위험한 블록과 위험하지 않은 블록을 처음부터 구분하여, 조금 돌아가는 일이 있더라도 안전한 동네로만 돌아다니려 노력했기 때문에 위험한 순간은 마주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만든 지도를 참고하시고 싶으신 분은 개인적으로 연락주세요.
IV. 기타 도움이 될만한 사항들

1. Housing에 관하여
 Tulane의 Exchange Student Housing 정책은 기본적으로 Off-Campus, 즉, 학생들이 알아서 학교 밖에 집을 구해서 사는 형식입니다. 하지만, 봄학기 파견 기준 9월달이면 아마 Tulane에서 Admission permission이 나오는데, 그 때부터 지속적으로 Tulane 의 International Office를 비롯한 여러 곳에 문의를 해 보신다면 충분히 On-Campus 형식으로 기숙사에서 살 수도 있습니다. 이곳 현지 학생들의 경우에는, 1, 그리고 2학년때에는 의무적으로 On-Campus, 즉 기숙사 내에서 살아야 하며, 3학년때부터는 Off-Campus Option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과거 파견된 고려대학교 학생들을 보거나, 아니면 저와 함께 파견 온 다른 학생들을 보아도, Housing은 여차저차 New Orleans에 도착한 후에 알아보아도 해결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도착하기에 앞서 인터넷을 통해 같이 살 학생들을 먼저 모은 다음, 집을 알아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저번학기에도 Tulane Univ.를 다녔던 프랑스 친구의 주도로, International Office를 통해 같이 살 지원자를 받아 함께 살게 되었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온 친구들이 함께 사는, 그야말로 International House가 될 수 있었습니다. 거기다 룸메이트 중 두 명과 집의 나머지 반쪽을 쓰는 친구들은 같은 나이 또래의 다른 학교에 다니는 미국 친구들이어서, 영어 연습에도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고, 여러 가지 놀 거리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굉장히 쉬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후에야 안 일인데, 같이 살 친구들을 모집한 프랑스 룸메이트 친구가 말하기를, 저번 학기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자연스레 프랑스 친구들과 살게 되어 한 학기 내내 프랑스어만 쓰고 살아서, 이번 학기에는 자기 주도로 International 한 집을 만들었다고 말을 해 주었습니다. 비단 Tulane에 파견되는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교에 파견되는 학우분들도 비단 기숙사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사전적으로 여러 문화권의 학생들에게 접촉하여 집의 문화적 다양성을 높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2. 지역 선정에 관하여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 내에서도 New Orleans로 교환학생을 간 것이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다고 자부합니다. 학교 내에 한국인이 저와 같이 교환학생을 간 친구를 포함해 네 명 정도밖에 없었는데, 이런 환경 덕분에 더욱 더 영어에 노출될 수 있었으며, 동양인이 많지 않아 사람들이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저를 대해주는 동시에 어느 정도 호기심을 가져주기도 하여 더욱 지내기가 편했던 것 같습니다. 비록 며칠밖에 있어보지 못하였지만, 특히나 LA 같은 경우에는 너무 많은 한국인들이 있어서 오히려 한인 커뮤니티가 아니면 함께 어울리기가 힘들어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New Orleans에서는 사람들이 제게 호기심을 가져서 가끔은 길을 가다 인종차별적 농담을 던지는 사람도 있으나, 웃으며 농담으로 받아 치는 등 좀 더 서로 인간적인 가능성이 많은 반면에, 다른 대도시, 즉 앞서 예를 든 LA나 Seattle, 그리고 New York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걸기 전 자신들이 먼저 가지고 있는 동양인 내지는 한국인에 대한 선입견으로 상대방을 미리 재단해버린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런 기준에서, 제가 추천하는 것은, 최대한 한국인 혹은 동양인이 없는 도시로 가는 것이 오히려 적응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물론, New Orleans는 그런 기준에 있어서 최적의 조건을 가진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V. 마치며
 저는 먼저 교환학생을 갔다 온 친구들을 바라보며, 고작 6개월정도의 시간을 보낸 뒤 그립니 뭐니 말들을 하며 계속 교환학생 시절을 추억하는 모습에 코웃음을 치며 그들을 놀리고는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후회하며 말하건대, 그때의 저는 얼마나 멍청했던지요.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포르투갈계 미국인, 필리핀계 미국인, 프랑스인, 칠레인인 룸메이트들과 함께 살았던 기억, 그 친구들과 함께 여기저기 쏘다니던 기억, 고향에서 만났던 원어민 교사 친구들 집에 놀러 간 기억, 힘든 수업의 조원 친구들과 고생 고생 끝에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 내 그렇게 무섭던 교수님께 칭찬받던 기억,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온 시내를 다 누비고 다니던 기억까지.  돈도 충분히 없고 이리저리 부족한 것이 많은 시기에 하게 된 경험이라 더욱 소중하고 아름다운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이 놀라운 경험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신 제 부모님과 고려대학교 관계자 선생님들, 그리고 제 가족 같은 룸메이트인 Thomas, Paco, Mariana, Christian, Josie, Maria, Katie와 그 친구들,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을 주신 재준이 형, 재석이 형, 균배 형, 그리고 오랜 시간 후에도 뜬금없이 놀러 간 저를 가족처럼 반갑게 맞아준 Brandon, Edward와 그 가족 여러분,  LA에서 젊음을 걸고 모험을 하고 있는 갑준이, 원혁이, 또 함께 타지에서 이방인이란 지위를 나눈 지완이와 다른 전 세계에서 온 교환학생 친구들, 비록 지금은 헤어졌지만 제게 정신적으로 많은 힘을 줬던 여자친구 안나, 또 저에게 그 마음 좋은 Big Easy Smile을 지어준 New Orleans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