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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France]EM Strasbourg 김주현 2011-2

2012.07.25 Views 2046 경영대학

EM Strasbourg

 

           EM Strasbourg에서 보낸 1학기는 지금 생각하면 너무 꿈만 같고, 할 수만 있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을 만큼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저는 프랑스에서 생활했던 당시에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EM Strasbourg를 다녀온 선배와 친구의 추천으로 EM Strasbourg를 선택했었는데, 너무 많은 기대를 품고 가서인지 실망하게 되는 순간도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라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제가 보고, 겪고, 생각했던 것들을 솔직하게 얘기해드릴게요~^^*

 

1. EM Strasbourg

           EM Strasbourg Strasbourg 지역에 위치한 경영대학입니다. 물론 교환프로그램에 있는 경영대들이 모두 좋은 대학들이라는 것은 알지만, EM Strasbourg가 특별히 뛰어난 학교가 아닌 건 사실인 것 같아요. Strasbourg에서 파리로 대학을 다닌다는 어떤 처음 보는 학생에게서 왜 여기로 교환학생을 왔니?’라는 질문을 받았던 적도 있어요. 그 당시에는 너무 당황하고 황당해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만만치는 않은 곳입니다. EM Strasbourg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큰 규모의 교환학생들과 친해지고, 그 사이에서 공부하는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쉽지는 않았어요. 유럽에서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많이 오고, 아시아에서 온 학생들도 많았어요. 대부분 영어를 능숙하게 하고, 수업을 듣다보면 정말 똑똑하고 열심히 하는 학생들도 많아요.

 

2. 수강신청&수업

           많은 수업들이 교환학생들을 위주로 진행되는데, 수강신청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조금 귀찮았어요. 고려대학교의 수강신청과는 많이 달라서 매주 정해진 요일에 수업을 한다기 보다는, 시간표가 매번 바뀌어요. 그래서 여행을 많이 하고 싶다면, 일주일 혹인 3일만에 수업이 끝나는 과목들을 위주로 수강하는 것도 좋아요. 주의할 점은, 한 과목을 수강하면 본교 학점의 1/2만 인정되기 때문에 15학점을 들으려면 10개 정도의 과목을 수강해야 한다는 것! 처음에 6개 정도만 신청하고 남는 시간이 많다고 좋아했었는데 그러면 정말 조금의 학점만 가져올 수 있어요. 그리고 시간표가 겹친다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겹치더라도 충분히 수강신청은 가능하고, 20시간 중에 4시간 까지는 결석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어요. 물론 출석체크를 안 하는 수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4시간 이상 결석을 해도 시험만 응시를 한다면 P를 받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어요^^*.

           추천할 만한 수업은 Frank Laurence 교수님의 모든 수업과 Business and Corporate Strategy, 그리고 Fritsch Francine의 프랑스어 수업입니다. Frank Laurence 교수님의 수업의 장점은 어렵지 않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수업의 내용 자체도 어렵지 않고, 교수님도 좋으시고, 평가는 수업에 따라 시험, 과제, 팀플로 다양한데 다른 수업들에 비하면 부담이 매우 적어요. Business and Corporate Strategy 수업은, Frank Laurence 교수님의 수업과는 다르게 정말 할 게 많고 팀플과 시험이 모두 있고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줬던 과목입니다. 저는 공교롭게도 캐나다, 아일랜드 출신의 원어민과 원어민처럼 영어를 잘하는 독일인 2, 그리고 박사과정에 있던 엘리트 학생과 같이 팀플을 하게 되면서 이 수업을 통해 개인적으로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됐던 것 같아요. 기업가 출신으로 모든 사람에게 질문과 발표를 시키는 교수님 자체도 저를 항상 긴장하게 했지만, 팀원들 모두 너무 똑똑하고 열심히 해서 팀플에 가기 전에도 항상 무언가를 준비하게 했던 수업입니다. 사실 그 때는 드랍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지금은 가장 기억에 남고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는 수업이라 추천하고 싶어요. 마지막은 프랑스어 수업! 첫 시간부터 불어로 진행을 하시는데, 교수님 너무 좋으셔요. 다만 유일하게 출석이 중요한 수업이라는 점. 한국에서 한 달 정도 프랑스어를 배우고 나가면, 수업을 듣는데 큰 어려움은 없고, 시험도 한국 학생들에게는 어느 정도만 공부하면 정말 부담이 없어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수업이었어요. 이 수업들 외에도 사실 대부분의 수업이 고려대학교의 수업과 비교하면 난이도도 높지 않고 부담도 없어서, 시험 전에 하루 이틀 정도만 공부해도 충분히 P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3. Strasbourg 생활

           Strasbourg는 너무 깨끗하고, 조용하고, 평화롭고, 안전하고, 작은 듯 하지만 있을 건 다 있는 도시예요.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지루하다고 느끼기도 했어요. 다른 대도시들처럼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고, 살기 좋은 도시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아요.

           우선 제가 머문 곳은 Paul Appell 입니다. 학교에서 기숙사 신청을 하라는 공지가 오면 신청하면 되는데, Paul Appell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마감이 되니까 서둘러서 신청하는 게 좋아요. Paul Appell D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동욕실&공동화장실이에요. 가격이 D동과 비교해서 100유로나 싸고, 방이 조금 더 크고, 화장실을 청소할 필요도 없는 것이 장점이지만, 여자분이라면 화장실이 있는 방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처음 Paul Appell에 도착해서 방에 들어갔을 때, 울 뻔 했어요^^* 혼자 사는 게 처음이라 너무 큰 기대를 하고 가서 인지, 방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허름하고, 친구들을 찾아야 되는데 wifi는 커녕 인터넷도 안되고, 화장실은 깨끗하긴 하지만 남자, 여자가 같이 사용하는 곳이고, 주방도 다 같이 어울려 요리를 해먹는 곳이 아니라 목욕탕 같은 느낌이고..^^*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지만,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D동을 선택할 거예요.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주방이 생각보다 음식을 해 먹고 싶은 공간은 아니여서, 저희는 Ausang?이라는 큰 할인마트에 가서 핫플레이트를 구매해서 방 안에서 썼어요. 화재 위험 때문에 금지된 행동인데, 다들 공공연히 숨겨가면서 쓰니까 하나 구매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프랑스를 떠나면서 핫플레이트나 다른 생활용품들을 버리기 아까워서 거기 계시는 한국 학생들에게 주고 왔는데, 혹시 가능하다면 전 학기 교환학생들에게 연락해서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마트는 물을 사기 위해서 하루에 한 번씩은 갔던 것 같아요. Paul Appell 근처에 Coop이라는 마트가 있는데, Coop 맞은 편에 Simply라는 마트가 더 크고 저렴해요. 과일들도 싸고 싱싱하고, 파스타 소스들도 다양하고 맛있어요. 디저트 코너에 에끌레어라는 디저트는 하루에 하나씩 먹어도 또 먹고 싶을 만큼 맛있었어요. 쇼핑은 대부분 Homme de Fer라는 트램역을 중심으로 하는데, 프랑스 약국 화장품이나 H&M은 뻔한 듯 하지만, 한국이랑 비교해서 가격차이가 많이 나니까 잘 알아보고 많이 사오시면 좋아요. 주말에는 독일의 Kehl로 넘어가서 장을 보곤 했는데, 샴푸 같은 생활용품은 독일이 훨씬 저렴해요. 한국에서 고가인 핸드크림 같은 것들도 한국보다 훨씬 싸서 나중에 한국에 올 때 선물을 독일에서 많이 샀어요. 독일로 장을 보러 갈 때마다 바베큐 치킨&감자튀김 세트를 항상 먹었었는데 정말 맛있으니까 꼭 가보세요! 그리고 한국에 올 때 짐이 너무 많아져서 한국으로 짐을 부쳐야 한다면 Kehl에 있는 DHL을 이용하면 돼요. 짐 때문에 걱정이 너무 많았는데, 한국 우체국 택배를 이용할 때 마다 저렴하고 항공배송이라서 1주일도 안돼서 짐이 도착했어요.

           빨래는 Paul Appell 안에 있는 세탁실을 이용해도 되는데, 고장나거나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땐 Coop이나 Simply 주변에 세탁방을 이용하면 돼요. 그런데 빨래를 하고 건조를 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돈과 시간이 드니까,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도 좋아요. 저 같은 경우엔 함께 간 친구 세 명이 날짜를 정해서 같이 빨래를 했어요.

           혼자 사는 게 처음이라, 할 수 있는 요리도 없고, 요리를 하려고 해도 일이 커지니까 밖에서 많이 사먹었었는데요, 학생식당을 추천합니다. 사실 프랑스요리가 맛있다고 하지만, 레스토랑에 가서 먹는 프랑스 요리는 많이 비싸기도 하고, 또 막상 프랑스 요리 레스토랑을 찾기도 쉽지 않았어요. 학생식당은 universite라는 트램 역 주변에 있는데요, 2층이 더욱 저렴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층이 사람도 적고, 음식도 더 맛있어서 좋았어요. 메인 음식에 디저트를 골라고 5유로 안팎일 때가 많아서 먹을 때마다 감탄했던 것 같아요. 집에서 먹으면 대부분 파스타나 라면 같은 인스턴트만 해먹게 되니까, 학생식당을 많이 이용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그 밖에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나 장소는 크리스마스마켓, 타르트 플랑베집, 슈크르트, 갈리아역 근처 일식집, Paul Appell 뒤편에 있는 쇼핑몰, 맛있는 디저트 가게들, 오랑쥬리? 공원, Ausang 주변에 있는 공원, Kehl에 있는 클럽, 강 위에 떠있는 배 등등 너무 많은데, 다른 친구들 수기에도 많이 나와있으니까 꼭 확인해보세요~

 

4. 여행

           5개월 반을 한국을 떠나있었는데, 스트라스부르에 머문 시간은 3개월 밖에 안돼요. 나머지 2개월 반은 여행을 했는데, 기회가 될 때 여행을 최대한 많이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나중엔 조금 귀찮아지기도 하고, 감흥도 없는 것 같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그리운 건 여행을 했던 시간인 것 같아요.

           우선, 여행을 하기 전에 Homme de Fer에 가서 스트라스부르 정액 교통권과, 기차표를 할인해주는 12-25카드를 만드세요. 정액 교통권은 독일을 갈 때도 공짜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비싼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사 놓으면 그만큼은 쓰는 것 같아요. 물론 몰래 트램을 타도 되고, 학교나 시내, 집의 거리는 대부분 걸어다닐 수 있기 때문에 꼭 구입해야 하는 건 아니예요. 그치만 12-25카드는 꼭 만들기를 추천합니다! 한 번 만들면 추가로 드는 비용은 없지만, 프랑스 내에서 기차를 탈 때, 그리고 다른 나라를 갈 때도 할인이 많이 됩니다. 여행을 위해서 공항에 갈 때, 스트라스부르에서 가장 가까운 바젤물르즈공항을 자주 가는 데요, 공항을 갈 때도 기차를 타야하기 때문에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정말 좋아요! 할인을 받아 표를 구입한 경우에는 카드를 지참하고 탑승해야 하는데, 혹 카드를 놓고 온 날 검사를 하면, 카드를 놓고 온 걸 지금 알았다는 듯이 당황한 척을 하면 벌금을 물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탑승하기 전에 기차표를 꼭 validate 해야 벌금을 물지 않는 것도 잊지 마세요! 바젤물르즈공항에서 저는 easyjet을 많이 이용했는데요, 영국으로 출국할 때에는 가끔 공항에서 막기도 해요. 그럴 땐 확인 절차를 하는 동안 잠시 기다리시면 잘 해결되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스트라스부르는 교통의 요지라서 프랑스 주변의 많은 나라들을 갈 때 매우 편하고 저렴해요! 프랑스에 다른 어느 도시보다 여행하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1년이나 지난 뒤에 수기를 쓰는 거라, 잘 생각도 나지 않을 것 같고 쓸 말도 없을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쓰다 보니까 정말 많은 것들이 다시 새록새록 생각나는 것 같아요. 사실 막상 스트라스부르에 있을 때는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살게 되니까 어려운 점도 많고 불만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그 때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왜 몰랐을까?’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막상 가게 되면 기대했던 것만큼 멋지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일이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처음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랑 학교를 떠나게 될 때를 비교해 보면, 잘 해보겠다는 의지가 많이 사라졌던 것 같아서 더 많이 후회가 되기도 해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스부르에서의 한 학기는 정말 너무 소중하고, 물을 사러 마트에 가던 길, 처음으로 내가 가졌던 방, 맛있는 디저트를 고르던 빵집 하나하나 너무 그립고 꿈만 같아요. EM Strasbourg 뿐만 아니라 어느 학교에 교환학생을 가시든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 사진은 첨부파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