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Mexico] Tecnológico de Monterrey Campus Guadalajara 교환학생 체험수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정창환
멕시코에 도착한 그 순간부터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정말이지 너무나도 더운 나라였다. 해발 1500m에 육박하는 과달라하라(Guadalajara)는 높은 고도가 무색할 정도로 가장 춥다는 11월, 12월에도 낮 기온이 28도를 웃돌았고, 나는 도착한지 정확히 10일만에 아주 새까맣게 타버렸다.
과달라하라에 처음 도착하면 집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멕시코의 물가, 특히 이 곳 과달라하라의 물가는 결코 싼 편이 아니다. 그 때문에 방값도 결코 싸지 않다.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우리나라에 비하면 싼 편이지만) 내가 살았던 곳도 한 달에 4000페소(1페소=약85원)를 냈다. 방을 구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방을 구하기 전까지 과달라하라의 호스텔에서 지내면서 호스텔 직원에게 방을 구한다고 얘기하면 교환학생들 대상으로 집을 보여주는 에이전시와 알선을 해준다. (호스텔 추천: Tequila Hostel, www.tequilahostel.com/)
Tecnologico de Monterrey대학(이하 Tec)에 오리엔테이션을 처음 갔던 날, 캠퍼스가 크다는 느낌은 못 받았지만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수영장이 있고, 축구장이 4개, 농구장이 2개 있을 정도로 스포츠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최근에 도서관과 체육관을 새로 지어서 헬스장도 새 시설로 구비되어있다.
Tec은 멕시코 최고의 사립대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멕시코 상류층은 대부분 이 학교로 온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모든 학생들이 자가용을 이용하여 등교를 하고 심지어는 굉장히 비싼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 학생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학교의 수준이 고려대학교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높다고는 할 수 없고, 멕시코 국민성의 영향인지 학생들이 굉장히 게으르고 학구열이 미지근하다 못해 차갑다고 느낄 정도였다. (덕분에 나는 큰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었지만)
여기 수강신청 시스템은 학기 시작 전에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을 인터넷 및 메일로 신청을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시간표가 결정이 된다. Tec의 일과는 아침 7시부터 1교시가 시작되기 때문에, 학교로부터 멀리 떨어져 산다면 피하도록 하자. 실제로 나는 버스를 타고 40분 걸어가야 하는 위치에 살았기 때문에 월요일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해서 새벽 6시에 집을 나서고, 경우에 따라서는 교통체증 때문에 길이 막혀 지각을 하기도 했고, 결국에는 이 수업을 Drop할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되도록 1교시 수업은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 경영학 수업은 다양하게 열리는 편이며, 이 곳 멕시코만의 특색 있는 경영학 수업을 듣고자 하는 학우들에게는 Doing Business in Mexico라는 수업을 추천한다. 멕시코에서 사업을 하기 위한 법적 절차 및 Market Analysis등을 배우게 되는데 무척이나 흥미로운 수업이다. 스페인어 어학강좌는 크게 3가지로 분류가 되는데, 작문 수업(3학점), 회화 수업(3학점), 문법 수업(6학점)으로 나뉜다. 이 수업들 모두 기초반인 Basico, 중급반 intermedio 그리고 고급반 avanzado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자신이 원하는 수준에 맞게 신청하면 된다. 단, 수준에 맞지 않는 경우에는 교수가 임의로 반을 조정해주는 경우도 있다. (난 고급1 문법반을 신청했으나 중급2로 강등되었다.)
이 곳 멕시코에서는 스페인어를 못하면 생활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이 곳에 파견되기 전에 기초적인 스페인어 문법 정도는 배우고 올 것을 강력히 권한다. 이 곳에 두 학기 있는 동안, 첫 학기에는 교환학생들과 영어를 많이 사용하면서 지냈다. 한국에서 스페인어 학원을 다니고 초급교양수업도 듣고 갔지만 현지인들과 말을 섞으며 지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가끔은 ‘내가 스페인어 전공생도 아닌데 난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며 힘든 시기를 겪기도 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페인어가 늘면서 다행히도 멕시코 현지인들과 대화도 큰 무리 없이 할 수 있게 되어서 두 번째 학기부터는 더 많은 현지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이 곳에서 진행된 국제교류행사는 Feria Intercultural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Tec으로 오는 교환학생들 중에 중국인들과 일본인들은 굉장히 많은 반면 한국인은 그 동안 없어와서 우리가 처음으로 한국인 대표로 참가하게 되었다. 아쉽게도 날짜가 확정되고 국제실에 홍보자료를 요청했지만 도착하는 데에만 3주가 걸려서 Feria가 지나간 후에 받을 수 있었다. 가능하다면 출국할 때 받아오던가, 시간의 여유를 두고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자. 국제교류행사에서는 태평양 건너 사는 멕시코 학생 및 교수들이 대한민국이라는 생소한 나라에 대해 궁금한 점을 해소해주는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받았던 질문의 대부분은 북한과의 관계, 군복무에 대한 궁금증, K-Pop에 대한 호기심이 주를 이루었고, 우리나라로 교환학생을 오고 싶다는 학생들도 몇몇 있어서 굉장한 보람을 느꼈다. 더불어 고추장 시식행사를 열고, 이름을 한글로 써주는 행사도 가졌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멕시코는 파티, 즉 Fiesta의 나라! 멕시코 사람들은 술 없이는 못 사는 민족이기 때문에 평생 마실 술을 이 곳에서 다 마실 수 있다! (이걸 경영대 홈페이지에 올려도 될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멕시코’하면 데낄라, 데낄라 하면 멕시코! 이 곳 과달라하라가 속한 Jalisco주에는 아주 특별한 마을이 있다. 과달라하라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남짓 북서쪽으로 가다 보면 Tequila마을이 나온다. 전세계 데낄라 생산량의 80%를 책임지고 있다는 이 곳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데낄라를 맛볼 수 있고, 덕분에 아침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을 때 즈음에 상당히 취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지리적 이점 덕분에 과달라하라에서도 다양하고 품질 좋은 데낄라를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데낄라를 좋아하는 당신, 당장 멕시코로 오라!
또한 멕시코는 여행자의 천국! 미주, 유럽여행과는 또 색다른 맛이 있는 멕시코 여행! 멕시코 내에만 고대문명이 3개(아즈텍, 올멕, 마야)가 존재할 정도로 역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보고 즐길 거리들이 풍부하다. 동쪽으로는 걸프만과 카리브해, 서쪽으로는 태평양을 두고 있으며 대자연이 아직 그대로 살아 숨쉬는 멕시코는 여행을 좋아하는 학우들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총평: 멕시코에 와서 한국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여유로운 삶을 만끽함과 동시에 멕시코 사람들의 가치관과 경영철학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매우 보람된 시간이었다.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멕시코의 치안이 위험한 것도 아니고, 주의를 갖고 지낸다면 생활하기 굉장히 쾌적한 나라다. 교환학생을 어디로 갈 지 고민할 때, 모두가 희망하는 영미권, 유럽, 홍콩, 싱가폴 등이 아닌 색다르고 모험적인 삶을 추구한다면 당장 멕시코에 지원하시라! 데낄라와 따꼬(taco), 카리브 해의 에메랄드 물결과 백사장이 펼쳐진 해변, 그리고 한 없이 친절한 멕시코인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더 고민할 것 없이 Ven rapido, vamo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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