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EM Strasbourg
2011년 2학기 교환학생 김현구
대학생이 되면 하고 꼭 싶었던 일 중 하나가 다른 나라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자유여행을 해보는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교환학생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일학년을 마친 후, 드디어 지원할 수 있게 되자 어느 나라로 갈 것인지가 매우 고민되었는데, 고등학교 때 1년간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경험 탓에 이번엔 다른 나라에 가보고 싶단 마음도 들고 그때는 나이가 어려 혼자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없었기에 못해본 것들이 많아서 다시 미국에 가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참 고민한 끝에 다양한 나라를 돌아볼 수 있는 유럽으로, 그 중에서도 지리적으로 중앙에 위치한 프랑스나 독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지원하여 결국 프랑스 EM Strasbourg로 확정되었습니다.
1. 갈 준비
1년 전 일이라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학교에서 요구하는 서류는 간단했던 것 같습니다. 기숙사 신청은 그 학교에서 메일이 와서 언제 어떻게 신청하라고 알려주는데, 보통 Strasbourg대학 옆에 있는 Paul Appell이나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La M~~라는 이름의 EM Strasbourg 바로 옆의 기숙사에 신청합니다. 제가 신청한 Paul Appell에는 공동욕실&화장실과 개인욕실&화장실이 있는데, 공동욕실&화장실인 방이 조금 더 넓다고는 하지만 개인욕실&화장실 방을 신청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학교 구동 기숙사에 있던 친구에게 공동욕실&화장실 사용이 그리 불편하지 않다는 말을 듣고 한 달에 100유로라도 아껴서 여행이나 더 다녀야지 하는 마음으로 공동욕실&화장실 방으로 신청을 하였는데, 그 곳은 우리학교와 달리 남녀 공용이란 것과 시설도 더 많이 낡았단 사실을 알지 못했었기에 그런 매!우! 큰 실수를 하였습니다. 물론 3달 반 동안 생활한 후 떠날 때쯤엔 99% 적응하여서 요즘도 가끔 그 방이 그립긴 하지만, 그래도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없이 개인화장실 방을 선택할 거에요… 참고로 개인 화장실 방은 전체적으로 리모델링이 되어 방 사이즈는 조금 작아도 침대나 수납공간은 훨씬 깔끔하고 실용적이고, 층마다 있는 공동주방마저 비교도 안되게 깔끔해요ㅠㅠ
프랑스 비자 받는 방법은 프랑스 대사관 사이트에 친절히 안내되어 있어요. 인터뷰는 EM Strasbourg에 가는 세 명이 함께 했었는데, 인터뷰하시던 예쁜 분이 굉장히 상냥하셨고 간단히 끝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2. 스트라스부르에서의 생활
1) 수업
수강신청...좀 많이 짜증날 테니 미리 심호흡 몇 번 하시길 바래요. 우리학교처럼 KUTIME이 있는 것도 아닌데 수업시간이 무슨 요일 몇 교시가 정해진 수업이 반 정도, 휘몰아치는 수업들은 날짜가 그냥 랜덤이라서 하나하나 겹치는 날짜 감안해서 짜려고 하면 머리 과부하 걸려요. 일주일 만에 휘몰아치는 것도 있고 일주일에 한번 4시간씩 5주간 하는 것도 있고 해서 그냥 최대한 괜찮아 보이는 것은 다 신청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짜피 수업당 4시간씩은 빠지는 것이 허락되기 때문에(특별히 ‘안 된다’는 교수님의 수업은 제외!) 하루 이틀 겹쳐도 큰 지장은 없었어요.
추천하고 싶은 수업은 Laurence Frank 교수님의 모든 수업과 Patrick Schmidt 교수님의 수업, 그리고 Fritsch Francine 교수님의 수업입니다. 저는 Laurence Frank 교수님의 Intercultural Negotiation과 Management of International Teams를 들었는데, 일단 수업이 지루하지 않고 팀플도 적당히, 학생들의 참여도 적당히 시키십니다. Patrick Schmidt 교수님의 수업은 International Negotiation and Conflict Resolution을 들었는데 매번 팀을 짜서 다양한 네고시에이션을 하게 하시고 가끔 재밌는 게임도 하십니다. Fritsch Francine 교수님은 불어를 가르치셨는데, 제가 들은 제일 초급반에서도 수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불어로 하셨습니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으니까 짜증도 많이 났는데, 그래도 계속 들으니까 불어에 좀더 익숙해질 수 있어서 마칠 때 쯤엔 듣길 잘 했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2) 학교생활
프랑스 학생들과 어울릴 기회는 생각처럼 많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교환학생들은 한정된 수의 영어수업만 골라서 듣다보니 교환학생끼리 이 수업에서 만났다가 저 수업에서 만나고 해서 교환학생끼리 친해지는 경우가 더 많아요. 교환학생 단체(?)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오픈바를 열거나, 옆동네 Kehl에 있는 클럽으로 단체로 버스타고 간다거나 하는 파티를 주최합니다. 또 옥토버페스트에 가거나, 알자스 여행을 하거나 종종 단체여행을 하던데 개인적으로 가는 것보다는 돈도 저렴합니다. 잘 활용하시길 바래요~
3) 생활관련 기타사항
스트라스부르에는 대중교통이 버스랑 트램만 있는데, 한달에 22유로면 무제한 사용 가능해요! 심지어 옆동네 독일 Kehl에도 추가요금 없이 다닐 수 있어요! 트램을 타고 Jean Paul인가 아무튼 Jean.. 무슨 역에서 내려서 21번 버스를 타면 금방 가는데, 나중에 택배 보낼 때도 Kehl에서 보내는 것이 훨씬 싸고 초콜렛 등을 사먹을 때도 여기서 사먹는게 훨씬 싸요^_^
Paul Appell 근처에는 Simply라는 큰 마트가 있는데 과일, 우유, 파스타면&소스 등은 한국보다 더 저렴합니다. 망고도 1유로 정도하고, 바나나도 5~6개에 1유로 정도, 사과 4개에 1유로짜리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밖에서 사먹다가 나중에 Auchan에서 핫플레이트를 장만하고는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만들어 먹었는데 식비가 훨씬 줄더라구요.
Universite역과 Observetoire역 사이에 있는 학생식당이 굉장히 저렴하고 음식도 괜찮아요. 2층에서는 3.04유로에 에피타이저, 메인음식, 디저트 이렇게 나름 코스로 푸짐하게 골라먹을 수 있고, 1층에서는 원하는 것만 골라서 먹을 수 있는데 조금 더 비싸긴 하지만 다른 식당에서 그 정도 음식 먹을려면 두배는 줘야 하니까 기쁘게 먹을 수 있죠! 학생식당 강력추천합니다
프랑스하면 아무래도 빵!이죠^^ 저는 달콤한 디저트를 좋아해서 Homme de Ferr역에 LISS라는 곳을 좋아했는데,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를 많이 팔아요! 특히 살구 타르트, 최고입니다. Grandpere라는 빵집도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전 여기 브라우니가 참 맛있었고, 바게트를 즐기던 친구의 말에 따르면 이 집 바게트가 최고라네요. 아, 생일케이크 구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 2만원이면 충분히 살만한 케이크들이 4~5만원씩 하더라구요. 케이크가 필요하시면 Esplanade의 Simply 근처에 있는 빵집의 무스케익을 추천합니다. 10유로 정도였던 것 같은데 굉장히 맛있고 주인아줌마도 친절하세요. 이 외에도 빵집들은 거의 다 맛있는 편이에요.
알자스에 왔으니 전통음식, 슈크르트나 타르트플람베 등을 먹어봐야 하잖아요^^ 관광지 쪽에 가면 파는 곳이 많긴 한데, 슈크르트는 잘하는 집이 아니면 나쁜 추억이 생길 수도 있어요. 저도 처음에 엄청 짠 슈크르트를 먹었다가 한동안 슈크르트를 피해다녔어요, 크리스마스마켓에서 맛있는 슈크르트를 먹어보기 전까지… Galia역에 위치한 식당이 굉장히 맛있는데 정확한 이름은 모르지만, 국제고등학교를 지나서 왼쪽으로 가면 나오는데 5시에서 7시까지는 해피아워라 타르트 플람베는 반값에, 맥주도 작은 사이즈 가격에 큰 사이즈를 주기 때문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슈크르트도 괜찮았어요, 이 집은^^
한국음식이 그리우실 때 있잖아요? 그럴 땐, Simply 옆에 무궁화라는 조그만 마트를 찾으세요! 신라면, 해물짬뽕라면, 팔도비빔면, 짜파게티 같은 갖가지 면 종류뿐만 아니라 만두, 김치, 3분카레, 육개장, 율무차, 유자차 등 다 있어요! 안타깝게도 이 곳에는 떡이 없으니, 혹시 떡이 먹고 싶으시면 C선을 타고 Homme de Ferr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건너편에 있는 아시안스토어에 가면 찹쌀떡을 구할 수 있어요. 외국인 친구들에게 떡볶이나 호떡을 맛 보여주고 싶다 하시면 파리에 가셔서 오페라 역과 피라미드 역 사이쯤에 있는 K-Mart를 찾으세요. 없는 것이 없습니다
Homme de Ferr가 센터다 보니 그 곳의 Kleber광장에 보면 백화점도 두 개, 옷가게, 서점 등등 다 있고 그 주변에 꽤 커다란 쇼핑센터가 하나 있어서 생활하는데 크게 불편함을 없었습니다. 살만한 곳이에요~^_^
4) 크리스마스 마켓
지금 다른 어떤 것보다 그리운 것은 크리스마스 마켓인데, 크리스마스가 되기 한달 전부터 Brogolie역이랑 Homme de Ferr역, 노트르담 성당 쪽에 나무로 된 상점들이 쭈욱~ 들어서요. Kleber광장에는 정말 엄청 큰 트리가 세워지는데 종강 후 여행다녔던 다른 유명한 도시들의 크리스마스 트리보다 크면 컸지 작지 않았어요!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보통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들, 스트라스부르의 상징적인 학 인형, 직접 만든 공예품 등과 맛있는 음식들을 팔았습니다. 타르트 플람베와 슈크르트, 알자스 마카롱(따뜻할 때 먹으면 최고에요) 등 알자스 음식들 뿐만 아니라 갖가지 예쁜 모양의 과자들과 따뜻한 오렌지 주스, 따뜻한 와인을 파는데 하나 사서 입에 물고 구경하면 재밌어요^_^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거의 모든 건물들과 길이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서 그냥 길만 걸어도 크리스마스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5) 여행
일단 여행을 다니려면 기차할인카드인 Carte12-25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한 44유로 정도였던 것 같은데 가까운 스위스 바젤만 왕복 2번해도 44유로어치는 아낀 셈이 되니까 만드시는걸 적극 추천! 스트라스부르 공항에는 안타깝게도 저가항공이 없어서 아마 바젤 공항을 자주 이용하게 되실 거에요. 바젤 역에서 내려도 되긴 하지만 St. Louis 역에서 내리면 1유로짜리 공항셔틀버스가 삼십분마다 있으니 St. Louis역에서 내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곳은 스위스(단, 날씨가 좋을 떄!)와 스페인, 체코였는데요, 특히 스위스에서 패러글라이딩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체코에서는 패러글라이딩과 스카이다이빙을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긴 하지만, 10월까지만 한다고 하니 원하신다면 날짜 잘 조정하시길 바래요.
각자의 계획이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기회가 될 때 여행을 많이 하시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것만 써놔서 빠진 것이 많을 텐데, 혹시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다면 c891228@nate.com으로 메일 보내주시면 제가 알려드릴 수 있는 것은 모두 알려드리겠습니다.
프랑스에서의 한 학기 동안의 생활이 제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은 부분도 많았지만 그만큼 더 의외의 재미난 경험도 많이 했었고, 훗날 대학시절을 그릴 때 떠오를 많은 추억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 가실 분들이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어 오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