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2011-2
경험보고서
박서연
벤쿠버는 자연환경과 도시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캐나다의 3대 도시입니다. 겨울에도 웬만해서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지만, 10월부터 3월까지는 비가 매우 자주 내립니다. 2학기에 가게 된다면 9월에 도착하자마자 벤쿠버의 환상적인 날씨를 최대한 즐기셔야 합니다. 그리고 현지에서 파는 우산은 한국에서 산 것보다 비싸고 덜 튼튼해서 우산은 꼭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의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그런 날은 바람막이가 더 유용할 수도 있습니다.
워낙 인구밀도가 낮고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어 한 학기 내내 휴양을 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교통수단이 잘 정비되어 있고, 거리가 매우 깨끗합니다. 치안도 꽤 안전한 편이고 아시아인들이 많아서 한국 음식을 비롯해 다양한 나라의 음식점들이 많습니다. Stanley Park, Granville Island, Deep Cove 등 벤쿠버 내에도 소소한 구경거리들이 많지만, 주말에 시간을 내서 락키 마운틴이나 시애틀을 갈 수도 있습니다. 겨울학기에 가는 분들은 휘슬러로 스키나 보드를 타러 갈 수 있다는 것도 벤쿠버의 큰 장점 중 하나이지요.
UBC는 캠퍼스가 매우 넓습니다. 캠퍼스 안에 아파트, 박물관, 일본식 정원 등이 있고, 캠퍼스가 해변을 끼고 있어 제가 도착했던 9월에는 수영을 하러 가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또, 캐나다 내에서 대학 평가 2,3위 정도의 학교답게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온 교환학생들도 똑똑한 학생들이 꽤 많은 편이었습니다. 어느 정도만 하면 Fail을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지만 좋은 학점을 받으려면 본교에서 하는 만큼 해야 합니다.
기숙사는 Tower Gage, Totem, Fair View 등이 있는데, 많은 교환학생들이 6명이 부엌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Tower Gage에 살았습니다. 6명이 하나의 화장실을 쓴다는 것이 많이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샤워실과 세면대가 두 개이고, 서로 생활 패턴도 달라서 별 문제 없이 지냈습니다. 혼자 쓸 수 있는 각자의 방이 6개 있고, 부엌은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생활은 보장받으면서도 같이 요리를 해먹거나 하면서 룸메이트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저희 unit은 매주 화요일마다 요리를 해서 다같이 먹었는데, 이럴 때 만들 수 있는 한국 음식이 한 가지 정도 있으면 유용할 것 같습니다. Tower Gage의 가장 큰 장점은 경영대, Bus loop, Gym, 수영장 등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생활이 매우 편리하다는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1층에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Gage에 살고 있는 교환학생들과 함께 팀플을 하기에도 좋았습니다.
교환학생으로 파견되기 전에 들을 과목들을 정해서 메일로 보내면 담당자가 대신 수강신청을 해줍니다. 하지만 거기에 가서도 정정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꽤 많은 편이고, 교환학생들의 경우 최대한 배려를 해주기 때문에 수강신청은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교재들의 가격이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저는 함께 듣는 친구의 것을 잠시 빌려서 village에 있는 복사가게에서 제본을 하거나 e-book을 찾아서 썼습니다. 고파스의 헌책방처럼 saveonbook.com이라는 사이트에서 ubc학생에게 헌책을 살 수 있는 기회도 있으니 수강이 확정된 과목이 있다면 이 사이트에서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Buyer Behavior(Varey, Carol) : 교수님은 매우 친절하신 편이고 교환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깊습니다. 수업은 다양한 광고들을 보고 토론하면서 ppt에 정리된 내용을 설명하는 형식인데, ppt를 미리 업로드 해주시지 않아 조금 불편했습니다. 두 번의 개인 케이스 분석 과제와 세 번의 팀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케이스 분석과 두 번의 팀 프로젝트는 쉽고 간단한 편이나 마지막 팀 프로젝트는 한 학기 동안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해야 하고, 비중도 높은 편입니다.
International Business(Antweiler, Werner) : 교수님의 말이 빠른 편이라 따라가기 힘들 때가 많았고 그래서인지 수업 내용도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ppt 위주의 수업이고, 수업 전에 case를 읽고 와서 토론을 많이 합니다. 기말 범위는 누적이고 마지막에 팀 발표와 레포트 제출이 있습니다. 팀원이 저를 포함해 총 세 명이었는데 주제는 캐나다의 기업에 대한 것이었고, 팀원은 모두 교환학생이어서 발표 준비 내내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International Financial markets and Institution(Lazrak, Ali) : 프랑스어가 모국어이신 분이어서 발음이 독특하지만 느리게 설명해주시고 어려운 내용은 다시 설명해주시기도 합니다. 팀별로 내주는 케이스 과제가 두 번 있었고 이 과목 역시 기말 범위는 누적이었습니다.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많이 듣기 때문에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서는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는 듯 합니다.
Corporate Finance(Ortiz Molina, Hernan ): 스페인어가 모국어이신 교수님이어서 액센트가 남아 있긴 했지만 알아듣기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과제도 없고 교재를 살 필요도 없이 교수님이 올려주신 ppt만으로 공부하면 되는 수업입니다. 단, 수업시간에 설명해주는 내용이 ppt에는 없는 것들이 꽤 있기 때문에 수업에는 최대한 빠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워낙 교환학생들을 위한 시스템이 잘 되어 있고 본교의 학생들도 친절하게 잘 도와주기 때문에 금방 UBC 생활에 적응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새로운 곳에서 생활하는 것인 만큼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일들에 도전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거기서 만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땄는데, 과정이 조금 고되기는 했지만 끝났을 때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것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그렇게 큰 기쁨과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린 마음으로 무엇이든지 시도해보고, 여기 저기 참여해서 많이 보고 느끼고 돌아올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