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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Italy] Bocconi University 김유진 2011-1

2011.12.31 Views 1443 경영대학

경영학과 김유진
보코니 대학교
2011 1학기


1. 출국 전
 보코니로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정이 되면, 신청할 때 써냈던 메일로 보코니에서 개인적으로 메일이 옵니다. 개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는데, 이걸로 링크된 홈페이지에 가셔서 수강신청, 기숙사 신청, 개강 전 언어 강의 등을 신청하게 됩니다. 기숙사와 개강 전 이탈리아어 코스는 신청하고 싶으시면 가기 전 미리 신청서와 보증금을 내야 합니다, 저는, 기숙사의 경우 너무 비싼 것 같아 부담이 돼서(한달 600유로) 신청했다가 취소했고, 언어 코스의 경우 역시 처음에 신청했다가 일정이 바뀌어서 더 늦게 가게 되었기 때문에 취소했습니다. 취소하게 되면 가서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시고 보증금을 돌려받으실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은 우리학교와 비슷하게 이루어집니다. 미리 알려주는 사이트에 가셔서 영어로 된 강의들의 실라부스를 읽어보시면서 듣고 싶은 강의들의 이름, 시간표 등을 확인하시고 시간표를 어느 정도 짜둔 후에 신청 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강의 시간은 우리학교와 다르게 강의마다 일주일에 한번 하는 수업도 있고, 두 번하는데 시간이 다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금 주의 깊게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늦게 신청했다가 듣고 싶었던 강의를 못 넣고, 나중에 정정기간 때 자리가 나서 그 때 신청했었습니다.

   비자의 경우, 출국 2일 전에 받았는데, 원래 늦게 주는 것 같으니 서류만 잘 준비하셔서 내면 귀찮은 것 빼고는 비자 받는 것 자체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서류 중 은행잔고 증명서의 경우는 밀라노에 가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미리 사본을 준비하시는 게 좋습니다.


2. 생활
-거주: 저는 기숙사를 신청하지 않고 미리 집을 구하지도 않았어서 일단 밀라노에 도착한 후 한인민박집으로 가서 그곳에서 3일 지내면서 집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외국인과 함께 생활해보고 싶어서 학교 게시판에 붙어있는 룸메이트를 구하는 쪽지들을 열심히 찾아보았었는데, 거의 이태리어로 되어있어서 힘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석을 하고 전화를 해도, 상대방이 영어를 할 수 없어서 의사소통이 안되는 경우도 많았고,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사는 것이 우리나라의 인식과 다르게 별 일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적합한 거주지와 룸메이트를 찾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가기 전에는 외국인과 함께 지내면서 문화도 배우고 언어도 배우고 하자는 의욕이 앞섰었는데, 막상 가니,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커져서 결국에는 한국인 이태리 유학생 사이트에 가서 집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행이 꽤 쉽게 한달에 약400유로 정도인 방을 구하게 되어 옮기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에 가서 생각보다 혼자 사는 것이 많이 외롭고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헤메고 있을 때 같은 층에 사는 유학생 언니 두명이 너무 좋은 언니들이어서 많이 힘이 되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숙사에서 지내면,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더 많았을 것이라는 것인데, 만약에 외국인과 많이 만나고 함께 지내고 그런 경험을 원하시면, 비용이 조금 비싸더라도 기숙사에 사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 나중에 보니, 기숙사 비용에 따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청소를 해주시는 분도 계시고 등등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서, 거주지를 정할 때 자신이 무엇을 경험하고 싶고 어떤 환경에서 지내고 싶은지를 더 생각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p.s. 겨울에 가실 경우, 1인용 전기장판을 장만하시는 것을 고려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모든 집이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제가 살았던 곳은 겨울, 밤에 잘 때 많이 추웠습니다. 다행이 전에 사시던 분께서 쓰시던 전기장판을 주고 가셔서 따뜻하게 보냈지만, 그게 없었으면 밤마다 너무 추웠을 것 같습니다.

-음식: 거주지를 정하고 평소에 학교 다니고, 여행 다니는 것 외에 생활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이 먹을 것이었습니다. 밖에서 사먹으면 비싸고, 장 봐서 직접 해먹으면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한인식당과 한인마트도 여러개 있는데, 굉장히 비쌉니다. 김밥 한 줄에 10유로, 16,000원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메뉴는 떡볶이, 삼겹살, 라면 등등 많이 있지만 비싸서 직접 사먹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식집이 많은데, 초밥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맛있어서 여러번 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수기에서도 보셨겠지만, 아뻬르띠보라는 것이 있는데, 저녁에 식당에 가면 음료 한잔을 시키고 그곳에 있는 음식을 뷔페식으로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것인데, 꼭 가보셨음 좋겠습니다.
 저는 먹는 것에서 비용을 절약하려고 장을 거의 매일 봤었습니다. 거주지를 정하실 때 집 주변에 마트가 있는지도 알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기숙사는 가까운 곳에 마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음식값이 엄청 비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과일, 물, 빵 등등 마트에서 사면 저렴해서 좋았습니다. 특히 과일이 생각보다 저렴해서 마음껏 먹었습니다. (혼자 살게 되더라도 과일 같은 걸 꼭 챙겨 드셔서 나중에 몸 안상하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나중에 밥 하기가 너무 귀찮아서, 밥 대신 빵, 파스타, 피자 등으로 식사를 하게 되니 살도 찌게 되고, 건강이 많이 안좋았었습니다. 먹는 것이 건강에 그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이때 느꼈습니다.ㅠㅠ 다른 학생 분들은 이태리에 맛있는게 정말 잔뜩 있지만, 건강 생각하셔서 위에 썼듯이 과일도 많이 드시고, 밥도 해드시고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룸메이트가 있거나, 아니면 방은 혼자 쓰더라도 다른 부엌, 화장실 등을 같이 쓰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그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해먹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함께 살았던 언니들과 몇 주에 한번은 함께 대청소를 하고, 장을 봐서 떡볶이, 파닭, 양념치킨 등을 만들어 먹곤 했습니다. 


4. 학교생활
 특이하게, attending과 non-attending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자는 수업 및 팀 프로젝트(없는 경우도 있음)에 참여하고 시험을 보는 것이고, 후자는 팀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고 개인 과제로 대체하는 것이고 수업도 가지 않아도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출석체크를 아예 하지 않아서 수업에 참여하고 말고는 순전히 학생 본인 의사로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중간고사가 아예 없는 과목도 있고, 있어도 보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보지 않으면, 기말고사 점수 하나(팀 프로젝트가 있으면 그것도 포함)로 최종 점수가 나갑니다.
 저는 5개 수업을 신청했으나 한 과목은 거의 수업에 가지 않고 시험도 보러가지 않아서 4개 과목에 대해 느낀 점만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Marketing research
마케팅 조사론입니다. 저는 non-attending으로 참여하여서 수업에 가지 않고 개인적으로 공부해서 기말고사만 보았습니다. 시험은 생각보다 쉽게 나오는 편입니다.


-Art and culture II
원래 Art and culture I을 듣고 싶었는데 마감되서 대신 듣게 된 수업입니다. 교수님께서 디자인에 대해 상당히 많은 지식을 갖고 계시고, 또 내용 자체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또 교수님께서 자유 분방하신 분 인 것 같았습니다. 금요일 딱 하루 있는 수업이었는데, 보통 금요일에 학생들이 여행을 가거나 밀라노 밖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집에 내려가곤 하기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따로 보충 수업을 해주실 수도 있다고 하셨고, 분위기도 자유로웠습니다. 수업 내용도 되게 흥미로운데, 과제가 조금 할 것이 많습니다. 개인마다 주제를 정하고 블로그를 만들어서 그 주제에 관해 수업시간에 배운 것과 관련하여 글을 올리는 것인데, 저는 이것이 매우 벅찼지만, 다른 학생들이 멋지게 블로그를 꾸려나가는 것을 보면서 배우기도 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전부 이태리 학생들이고 교환학생은 저와 다른 오빠 뿐이어서 수업 때 안가는 것이 매우 눈에 띄었다는 것입니다. 다행이 기말 때 보는 시험과 개인 면접은 수업에 안가도 교수님 홈페이지에 있는 자료를 보고 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수업은 제일 시간을 많이 들이기도 했지만, 제가 조금만 더 충실히 학교생활을 하고 수업에 참여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게 한 수업이라서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From page to bit:
Publishing industry에 관한 수업입니다. 저는 이 분야에 별로 관심이 없고, 영어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수업에 가도 수업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재밌게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만 수업하시는 게 아니라 출판 관련 분야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강의를 해주십니다. 제가 본 어떤 학생은 이 분야의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학생이어서 그런지 매우 열심히 듣고 흥미로워 하는 것 같았습니다.

 팀 프로젝트가 하나 있고, 기말고사가 있습니다. 기말고사는 제가 수업내용을 거의 이해하지 못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교수님께서 ‘이건 떨어질 수가 없는 시험이야, 적어도 한마디씩 다들 할말이 있을거야’라고 말씀하시면서 주제를 주시고 글을 쓰게 하셨는데, 정말로 그런 주제여서 죄송함과 정말 큰 감사함을 느끼면서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Film industry
이 수업은 제목 그대로 영화산업에 관한 수업인 것 같았습니다. 저는 non-attending으로 참여해서, 개인과제와 기말고사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크게 재미를 느끼면서 공부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시험은 비교적 쉽게 나온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영어를 원래 잘하는 편도 아니었지만, 이태리 사람들이 발음하는 영어를 이해하는 것은 더욱 더 힘이 들어서 수업에 참여해도 내용을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수업을 듣고자 하는 의욕도 점점 사라지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런 것도 고려하셔서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5. 기타
 
-여행: 교환학생을 가시면 많은 분들이 학교 수업과 그 외 여행같은 것을 놓고 고민하실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사실 원래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닌데, 학교 생활보다 여행에 훨씬 더 많은 비중을 두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약간 있지만, 후회는 안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보코니는 중간고사 기간에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고 수업 참여도 매우 자율적이었기 때문에, 저는 학기 중에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정말 꼭 하고 싶었던 카미노라는 것을 했고, 사실 그것 하나가 교환학생 한 학기 동안 힘들고 외로운 생활을 한 것보다 훨씬 큰 행복을 주어서 좋았습니다. 저는 별 생각 없이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 같아서 많은 조언을 해드릴 수 없을 것 같지만, 여러분들께서는 교환학생 가실 때 학교생활과 기타, 이 둘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 특히 본인께서 외국에 가서 무엇을 하고 싶고 원하시는지를 미리 꼭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가서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런 고민을 한번쯤 진지하게 해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메일로 연락주시면 제가 경험하고 느낀 것에 한해서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bqn98@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