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교환학생 선택에 앞서서
1.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가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1)단과대학이 아닌 종합대학으로서, 학교의 규모가 크고 2)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매우 활발하여 각지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많고 3)본교의 학생들이 교환학생들에 대해 open-minded여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세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곳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기준을 토대로 국가보다는 학교에 무게 중심을 두어서, 영미권의 학교만 지원하지 않고 ESSEC과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University of Florida, Copenhagen Business School 등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학교들에 지원하였고 운이 좋게도 그 중 1지망이었던 UF에 갈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UF엔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많았고 대부분이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어울릴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교환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준비되어 있어서 이런저런 이벤트에 참여할 기회도 많았습니다. 특히 남부지방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학생들이 미국 타 지역보다 훨씬 개방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듣기로는 유럽이나 미국의 몇몇 학교에서는 교환학생들은 어떠한 학회에서도 가입을 안받아주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UF에서는 교환학생들도 각자 관심사에 따라 여러 학회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년 발표하는 U.S Top Party School 순위에서도 항상 몇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다들 파티나 클럽에 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쉽게 친해질 수 있습니다.
2. 얼마나 Business 분야에서 특화된 교육을 지원하고 있는가
UF에는 매 학기 ‘Capital & Equity Market’, ‘Debt & Money Market’ 등의 많은 재무관련 수업이 열리고 특히 UF가 강세를 보이는 마케팅의 같은 경우에는 꼭 마케팅 수업이 아니라 관련된 분야인 리테일 쪽에서도 괜찮은 수업들이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2011년 발표된 랭킹에 따르면 Marketing과 Finance는 각각 주립대 중 8위와 9위, 전체학교 대상으로 했을 때는 13위와 15위를 차지하고 있고 전미 대학의 전체적인 학부생 프로그램 랭킹에서도 1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단 단과대의 규모도 저희 경영대학 보다 훨씬 큰 규모이기 때문에 수업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고 그 중에서 관심 있는 과목을 선택하면 될 것입니다.
3.다른 많은 경험들을 하기에 적당한 장소에 위치하고 있는가
여행을 많이 다니기 위한 장소로는 사실 유럽을 따라갈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UF가 위치한 게인즈빌 자체는 조용한 대학도시입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날씨가 가장 좋은 플로리다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 구름한점 없이 푸른 날씨가 계속되고 하나의 거대한 공원처럼 느껴지는 캠퍼스를 누릴 수 있습니다. 캠퍼스 안에도 거대한 호수가 있고 차 타고 15분 거리에 있는 학교 소유의 호수에 가면 카누 등의 수상스포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 주에서는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있는 올랜도와 사우스 비치로 유명한 마이애미, 그리고 템파를 놀러 갔었습니다. 그리고 Runway등의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한 시간 반 정도면 올랜도 국제공항(MCO)에 닿을 수 있는데, 올랜도 공항은 매우 큰 공항이라서 항공편이 많고 다른 미국 도시들을 여행하기에 편리합니다. 게인즈빌에서 뉴욕까지의 항공권을 사면 직항이 없어서 다소 비싸지만 올랜도에 뉴욕까지의 항공권을 사면 예약시기에 따라 굉장히 싸게 구매할 수 있는데 저는 80불 정도에 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준비과정(UF로 파견 가기 전에)
1 신청서는 본인이 스캔 해서 올리고 메일로 보내고 하는 방식입니다. 건강검진서는 다른 대부분의 체험수기에는 안암병원에 가서 받았다고 되어 있었는데 저는 그냥 강남역에 있는 유학생 처리(?) 전문 내과에 가서 간단히 받았습니다. 잘 찾아보면 유학생 전문으로 빨리 빨리 처리를 해주는 내과가 있으니 그런 곳에 가셔서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2 항공권은 편도만 구매하셔도 상관없습니다. 2학기에 가시면 12월에 항공권이 비싸고 적어서 왕복이 낫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1학기에 가시는 거면 편도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학기가 끝나고 여행 일정 잡기도 훨씬 수월해서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게인즈빌 국제공항(GNV)로 가는 항공권보다는 올랜도(MCO)로 가는 항공권을 사는 것이 낫습니다. 어차피 인터넷으로 셔틀버스를 50달러 정도에 예매하고 가거나 혹은 네비게이터(KUBA같은 학생들)가 마중을 나온다면 1~2시간만에 게인스빌에 닿을 수 있습니다. 셔틀버스비는 50$이지만 항공권은 500$가 절약됩니다. 저는 이렇게 하지 않아서 후회 엄청 했습니다.
3 분명히 UF에서 메일이 와서 아마 오리엔테이션 전날부터 기숙사를 체크인 할 수 있을 거라 할 텐데 1~2일 미리 가셔도 상관없습니다. 그때 가면 지하실에서 저번학기 학생들이 두고 간 세간들(냉장고, 식기도구, 이불 등등)을 공짜로 얻을 수 있으니 절약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챙겨가면 좋을 것
정장: 의외로 입을 일이 많습니다. 꼭 팀플/발표 이외에도 파티마다 드레스코드가 있는 경우도 있고 학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도 몇 번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Business Showcase와 같은 학교 주최 박람회에는 대부분 정장이 아니면 입장이 안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귀찮더라도 구두와 같이 챙겨가시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안 챙겨도 되는 것은 무조건 빼세요. 가면 짐이 늘어납니다. 특히 옷은 현지에서 사는 게 싸니까 가서 사는 것이 제일입니다. 저는 그러지 못해서 엄청 후회했습니다. 가끔 보면 배게 뭐 이런 거 가져가시는 분들 있는데 월마트가면 5달러도 안 합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건 월마트에 다 있고 우리나라에 없는 것도 월마트에 다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헤어드라이어나 밥솥같은것도 어차피 전압이 달라서 못쓰게 되고 월마트에서 15달러 정도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게인즈빌 생활
1 의/식/주
게인즈빌의 기후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제가 파견된 1학기에는 2010년 1월과 같은 이상기후 없이 평균 기온을 기록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월에는 우리나라 10월 중순과 같은 날씨이며 2월 중순부터 갑자기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긴 팔을 잘 입지 않게 됩니다. 2월 말 부터는 우리나라의 봄 날씨와 비슷하게 날씨가 풀리고 3월 말을 지나가면서 갑자기 더워집니다. 다만 봄방학(주로 3월 1~2째 주)에 뉴욕이나 보스턴 등의 동북부를 여행할 계획을 가지고 계시다면 우리나라 겨울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조금 더 추운 날씨를 겪어야 하므로 겨울 옷을 몇 벌 챙겨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식료품마련
RTS를 타고 Archer Rd.와 Butler Plaza쪽으로 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관 앞에서 20번 버스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RTS를 타고 Butler Plaza까지 나가게 되면 TGI 등등 미국식 체인 레스토랑도 많고 대형 식료품점인 Publix나 월마트에 손쉽게 갈 수 있습니다. 12번 버스를 타면 Archer Rd.와 Museum Rd.에 있는 대한마트라는 한국 식료품점에도 갈 수 있습니다.
해먹기
층마다 주방이 있어서 요리하기는 쉬운 편입니다. Publix는 우리나라 이마트 식품관과 비슷한 구성으로 되어있는데, 요리에 필요한 갖가지 육류, 생선, 채소, 양념 등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가공식품(음료수, 냉동식품, 스낵류)의 경우는 월마트가 좀 더 저렴하고, Publix과 월마트는 거의 붙어있으니 쇼핑 품목에 따라 선택하시면 됩니다. 요리에 필요한 도구는, 저 같은 경우에는 한인마트에서 팬과 양은냄비를 각각 6달러 정도에 구매하였던 것 같은데, 학기초에 저번학기 교환학생들이 지하실에 남기고 간 도구들을 챙긴다면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먹기
걸어서 갈 수 있는 범위에서는 크게 University Ave나 학관, 이렇게 두 군데 중 하나를 가게 됩니다. 학관 뿐만 아니라 경영대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에는 Subway와 같은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University Ave에는 Burrito나 Taco를 파는 멕시칸 레스토랑이 3~4군데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Chipotle가 가장 괜찮았고 Tijuana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멕시칸 이외에도 짬뽕과 갈비 등을 파는 Tatu가 있는데 가격이 비싸서 잘 가지는 않았습니다. 아무튼 University Ave쪽에 꽤 많은 음식점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학기 중 몇 번씩 가보게 됩니다.
제일 많이 먹었던 것은 크리슈나 런치입니다. 11시반부터 2시정도 까지 경영대 근처 도서관 잔디밭에 카트가 와서 받아먹는 형식인데 크리슈나라는 종교단체에서 주는 것이라서 채식주의자 식단입니다. 아무튼 인도 음식이 입에 좀 맞다 하시는 분은 딱 일 것 같아요. 매일 카레 종류도 다르고 디저트 종류도 다르고 밥도 꼬박꼬박 주고 리필도 해먹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4달러 짜리 점심이냐고 화낼지도 모르겠지만 점차 살다보면 그것보다 더 합리적인 가격에 먹을만한 점심을 먹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고 자주 이용하게 되실 수도 있습니다. 20달러 짜리 카드를 사면 6번을 먹을 수 있습니다. 학관에는 파파존스, Subway, 판다익스프레스 등이 있는데 판다는 볶음밥에 사이드메뉴를 한 두 가지씩 시켜서 먹을 수 있는 American-Chinese 레스토랑입니다. 양도 많고 입맛에 맞아서 굉장히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학생 식당은 부페식인데 위버홀 바로 앞에 있는 건물입니다. 기숙사랑 30초 거리라서 자주 갈 것 같았지만 가격이 7~9달러로 비싼 편이라 자주는 가지 못했습니다. 가끔 엄청 배고플 때 가서 사먹으면 만족스러웠습니다.
기숙사
제가 다녔던 학기의 기숙사비는 2200달러였는데, 다른 비 영미권 학교뿐만 아니라 미국 교환학생 파견교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수준입니다. 다만, 기숙사 시설이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는 것 같습니다. Off-Campus에 있는 플랫을 구해도 기숙사비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한 수준인데, 플랫은 룸메이트 복불복이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깨끗한 집에서 독립적인 공간을 누릴 수 있는 반면에, 대부분의 교환학생들이 거주하게 되는 Weaver Hall은 시설 면에서는 정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화장실은 한 층에 두 개씩 밖에 없는데, 교환학생들의 특성상, 취중에 여러 가지 사고를 치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것은 남자 층의 이야기이고 여자 층이면 이것처럼 심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시설 면에서의 단점을 모두 상쇄할 수 있는 것은 다른 교환학생들 간의 교류입니다. 교환학생들이 대부분 거주하기 때문에, 같이 경영대로 교환을 온 다른 학생들과 만날 기회도 많고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International Dorm 이라고 해서 전부다 교환학생들만 사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 교환학생 한 명과 현지 학생 한 명이 짝을 이루어 방을 share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로컬 학생 룸메이트와도 친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룸메이트는 복불복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기숙사를 신청할 때 대부분 1지망 싱글 2지망 더블 이렇게 신청하게 되는데 여학우 같은 경우엔 나이가 밀려서 대부분 1지망에 뭘 쓰던 간에 더블룸이 되고 남학우 같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군필 재학생 같은 경우 반반의 확률로 싱글룸에 살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남자치고는 남들보다 빨리 3학년 1학기에 교환을 갔기 때문에 나이에서 밀려서 더블룸을 썼는데, 제 룸메이트 같은 경우는 공대생이었고 학과 공부가 너무 바빠서 제대로 놀지는 못하였지만 방을 깨끗하게 쓰고 조용하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저랑 같은 학기에 파견된 다른 학우는 룸메이트가 365일 보드카에 미쳐서 사는 프랑스인이었는데 방을 좀 심각하게 쓰긴 했지만 또 어울려 놀기는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미로 같은 구조와 시설에 경악했지만 그래도 지나고 나면 가장 정드는 곳이 기숙사이니 장단점을 잘 살펴보고 개인에게 맞는 거주 형태를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2 수업
복불복일뿐만 아니라 개인마다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수 있으니 수업을 추천하는 것은 하지 않겠습니다. 개인적으로 Retail Management 수업이 제일 괜찮았습니다. 유통에 관한 기초 지식들을 배울 수 있었고 또 월마트 물류센터를 견학하면서 시야가 많이 트이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교수님이 다른 직장에 취직하셔서 아마 다른 교수님이 맡게 될 것 같은데 수업 진행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교수 평가 사이트를 잘 확인해보고 결정하세요. 교환학생은 수강정정이 쉬운 편이긴 하나 첫 강의를 듣고 나면 계속 생각이 바뀔 수 있으므로 경영대 코디네이터와 잘 상의해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3 여행
개인적으로, 교환학생의 절반은 여행이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먼 곳까지 간 만큼 볼 수 있는 건 다 보고 오셔야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봄방학이나 추수감사절 때에는 9박10일 정도로 여행계획을 잡을 수 있으므로, 동부로 여행을 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봄방학 때 현지학생들은 대부분 멕시코 칸쿤이나 쿠바, 자메이카 쪽으로 놀러 가는데 이때 같이 가셔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리고 학기가 끝나고 난 후에 한국으로 오기 전에 서부를 들러서 서부를 여행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학기가 시작할 때에는 여행할 시간이 많이 남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가버리고 의외로 여행할 기회가 별로 없으므로,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많이 다니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4. 네비게이터(버디 시스템)
누가 걸리냐에 따라 달려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였습니다. 저를 맡았던 학생은 너무 바빠서 학기 중에는 거의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맨 처음에 미국에 도착했을 때 공항까지 마중을 나온 것은 좋았습니다. 일단은 신청해서 1월달에 클럽에서 열리는 환영회에 참석해서 다른 교환학생들 얼굴을 익히고 또 한달 뒤에 올랜도 유니버셜 트립을 다같이 가면 거기까지는 괜찮습니다. 사실 그 이후에 마련되었던 이벤트는 너무 사전 준비가 부족해서 아예 열리지 못한 것도 있고 또 거의 아무도 안 나가게 되서 유명무실해졌지만 어쨌거나 처음에 친해지기 위해서는 첫 달에 네비게이터 주회 행사는 빠짐없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너무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마치며
이상 제가 드릴 수 있는 정보였습니다. 사실 저는 수기를 거의 읽지 않고 그냥 가서 직접 부딪치며 하나하나씩 해결했는데, 다 사람 사는 곳이고 영어도 통하는 나라라서 별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수업과 팀플에 지친 생활을 벗어나서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싶은 분들에게, 플로리다에서의 한 학기는 정말 완벽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평생 동안 기억에 남을 교환학생 경험을 마련해주신 국제실 담당자님과 다른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