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교환학생 경험보고서
Reims management school
2011 봄학기 파견
권수빈
- 교환학생 생활은 평소에 소극적이고 위험부담을 싫어하는 성격인 저에게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고 시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전에 해외 유학의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나면서부터 나와 다른 언어,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의 생활은 사소한 것 하나하나 새롭고 신기하였습니다. 교환학생 이전, 저는 한국에서는 나와 성격이 전반적으로 잘 맞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곤 하였는데, 프랑스에서 전혀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닮은 것들을 발견해가면서 스스로 보다 성숙해 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졸업을 한 학기를 남겨두고 교환학생을 신청할 것인지, 미국으로의 어학연수를 떠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였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 6개월 동안 영어 실력을 최대한 끓어 올리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토플 점수를 미리 준비하지 못하여서 영미권으로의 교환학생은 힘들 것이라 예측하였고, 영미 외의 국가로의 교환학생과 미국으로의 어학연수 사이에 저울질을 많이 하였던 것 같습니다. 영어 외에는 그렇게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공부한 외국어가 없었기 때문에 유럽이라는 나라에 교환학생을 간다는 것은 저에게 큰 마음을 먹어야 하는 결정이었습니다. 프랑스어라고는 봉주흐 밖에 모르는 제가 프랑스에서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파리는 상점이나 관광지에서는 그래도 영어를 많이 쓰는 편인데 더군다나 RMS가 자리잡고 있는 랭스에서는 영어를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프랑스로 교환을 다녀온 친구에게, 꼭 한국에서 가져가야 할 것들이 있나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친구가 다른 것은 다 필요 없고, 언어만 준비해가라고 조언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로 까르푸 등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마트에서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싸게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불어를 전혀 하지 못하신다면 간단한 관광용 불어 정도는 공부해오시면 불편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RMS에서 제공하는 불어회화수업이 있는데 아주 유용하였습니다(학점과 별도로 운영). 일주일 중 한두 시간에 지나지 않지만 가르쳐주시는 선생님께서 유창한 영어로 불어회화를 설명해주셔서 영어도 배우고 불어도 배우는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파견 될 당시 그 학기에 파견된 교환학생은 약 30명 정도였습니다. 많은 편은 아니지만 프랑스, 그리고 RMS자체가 여러 인종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국제화 비율을 매우 높은 편입니다. 네이티브가 아닌 사람들이 모여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많습니다. 다양한 악센트들이 있고 표현하는 방식도 가지각색이라 혼신의 귀 열기가 필요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이 제가 가지고 있던 영어에 대한 편견을 깨뜨렸습니다. 인도친구들의 특유의 영어 악센트도 있고 프랑스 친구의 불어 같은 영어 악센트 속에서 한국인의 악센트로 꿋꿋하게 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랭스에 도착한 후 첫 일주일은 사람들이 영어를 하나도 안 쓴다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지만 이내 곧 프랑스의 낭만과 우아한 불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학교 시스템 자체가 2주 동안 한과목만 집중적으로 수업, 1,2주 동안 방학, 그리고 다시 수업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주변 유럽국가를 여행하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습니다. 프랑스 여러 곳곳을 여행하기에도 좋은 점이, 파리가 아니라면 TGV를 타고 여행할 때 반드시 파리를 거쳐가야 하는데 랭스와 파리는 4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파리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에 아주 편리합니다.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파리 외에는 다른 지역을 전혀 여행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파리와 랭스를 충분히 즐기고 왔던 것 같습니다.
-RMS에 소속되어있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RMS는 회계와 재무로 유명한 학교라고 합니다. 제가 파견된 봄학기에는 영어로 하는 회계와 재무관련 수업이 많이 개설되지 않았지만 가을학기에는 꽤 개설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들었던 수업은 business ethics, cross-cultural management, sustainable development management, strategy, planned organizational change입니다. 이 중에서 뉴욕대의 peter교수님의 business ethics수업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 일하시면서 기업윤리에 관한 강의를 하신다는 자체도 놀라웠습니다. 경영전반에 걸친 도덕적 윤리적 문제에 대한 많은 논문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개진해 나가는 수업이었습니다. 그리고 RMS는 경영대학원에 이기 때문에 많은 양의 논문을 읽고 토론을 통해 개인 혹은 팀을 구성하여 리뷰를 하고 발표를 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저는 크루즈라는 정부보조사설기숙사에서 머물렀습니다. 랭스에도 Crous residence가 여러 곳이 있습니다. 랭스 도시자체가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사실 어느 곳에 머물러도 거리가 별로 차이 나지 않습니다만 제가 머물렀던 곳은 Crous-Gerard Philipe이었고 단점을 굳이 찾으라면 식당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지만 소극적인 저에게는 식당을 같이 사용하면서 음식도 만들어 먹고 RMS외에 다른 대학교 학생들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Gerard philipe은 학교까지 버스로 20분 거리에 있습니다. 교통과 관련해서 달라진 사항은 지난 2011/ 4월말에 버스체계가 개편되어 시내의 la boutique에서 충전식 버스카드를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뀌기 전에는 월권을 끊어 이용하였습니다. 물론 낱개로 버스 티켓을 한 장씩 살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4개월~1년의 시간 동안 이용하시려면 충전식이 경제적일 것입니다. 기숙사와 수강신청 관련하여서 입학확인이 된 후에 담당자로부터 메일이 오는데 그때까지 차분히 기다리시다 가능한 빨리 신청하시면 됩니다. 시내와도 가깝고 학교와도 걸어갈 수 있은 거리의 기숙사는 Crous-Paul Fort 입니다(한달에 230유로 정도). 가격도 저렴하고 위치도 좋아 추천할 수 있는 곳입니다. 혹시나 선착순에서 밀려나 다른 크루즈에서 머무르신다고 실망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크루즈 자체가 시설이 나쁘지 않고 안전하고 좋았습니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학교 내에 있는 기숙사 넓기는 하지만 비싸고 오히려 위험하여 사고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프랑스에 도착하셔서 OFII 체류증을 받으신 다음 가능한 한 빨리 알로까시옹(정부보조금)을 신청하시면 좋습니다. 20~30%가량 기숙사비의 일정부분을 보조해 주기 때문입니다. 귀찮아서 혹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프랑스 행정을 직접 경험해 볼 수도 있고 잠깐 머물다가는 외국인 교환학생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주거비용을 보조해주는 유럽식 사회주의 정책에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숙사에서 세탁할 시에 moneo라는 충전식 카드가 필요합니다. 절대 동전으로 세탁기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moneo카드를 발급받는데 추가로 비용이 들어가지는 않으나 혹시나 필요하신 학우 분이나 더 알고 싶은 정보가 있으신 분은 메일을 보내주세요. 2유로가 남아있는 moneo카드와 저처럼 매사에 신중하지만 의심이 많으신 분에게 버스와 트램 노선이 있는 지도를 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와 언어, 생김새 모두 다른 학생들과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며 인격적으로 성숙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경영대학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hhhisb@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