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싱가폴 교환학생 경험보고서
하영후
글을 시작하면서
저는 싱가폴 교환학생의 키워드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휴식, 학업, 그리고 네트워킹
제 싱가폴 생활은 ‘네트워킹’ 이라는 키워드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네트워킹은 선배님들께 드렸던 메일 한 통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메일 한 통이 어떻게 넓은 네트워크로 퍼져나갈 수 있었는지 제 싱가폴 네트워킹의 3가지 키워드(교우회모임, 인턴, 금융인모임)를 통해 풀어 나가보겠습니다.
1. 싱가폴 교우회
저는 NUS 교환학생 파견이 결정되고 난 뒤, 제가 접근 가능한 모든 경로를 통해서 싱가폴에 계신 선배님들의 연락처를 파악했습니다.
이전에 NUS로 파견된 제 친구를 통해서 싱가폴 내에 싱가폴 교우회 메일링 리스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제가 속해있는 학회를 통해서 싱가폴에 계신 선배님의 연락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싱가폴에 도착하자마자 제가 파악한 연락처로 인사메일을 드렸습니다. 메일을 보내니 여러 선배님들께서 답장을 해주시기도 하고, 메일을 Forwarding 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여러 선배님들과 연락이 닿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선배님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싱가폴에서 많은 활동을 하였습니다.
우선 선배님들을 직접 찾아 뵈었습니다. Vitol, P&G, Oilive 회사를 방문해서 선배님들을 찾아 뵈었습니다. 덤으로 오피스를 직접 견학해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선배님들 댁으로도 초대를 받아 방문하기도 하였습니다.
두번째로, 교우회와 관련된 행사를 참석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싱가폴 프로축구 경기를 참석하였습니다. 저희 선배님이신 이임생 감독님이 현지에서 축구팀을 맡고 계십니다. 경기가 있을 때마다 싱가폴 교우회 가족 분들과 저희 교환학생들이 참석하였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근처 맥주를 마시는 곳에서 선배님들과 다 같이 맥주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혹시 98년 월드컵의 이임생 선수를 기억하시나요? 붕대투혼으로 유명하신 분이죠. 그 이임생 선수가 저희 선배님입니다. 이임생 선배님은 6년간의 수원삼성 코치 생활을 접고, 싱가폴에 오셔서 프로축구 감독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이임생 선배님 뿐만 아니라 수원삼성의 간판선수이자 국가대표를 지냈던 김대의 선배님도 싱가폴에서 이임생 선배님과 같은 팀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많은 활동을 통해서 선배님들로부터 앞으로의 진로, 그리고 인생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많은 선배님들을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2. 인턴
저는 우리투자증권 싱가폴 법인에서 3개월간 인턴을 하였습니다.
싱가폴에 도착해서 선배님들과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우리투자증권에 계신 선배님께서 인턴과 관련한 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학업도 병행하면서 인턴을 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저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지원하였습니다. 1차 Reseme, 2차 면접, 3차 개별과제를 수행하고 최종적으로 선발되었습니다.
회사측에서 배려를 해줘서, 주4일 반나절 근무를 하였습니다. 오전 수업이 있는 날은 오후 출근, 오후 수업이 있는 날은 오전 출근이었습니다.
인턴을 통해 실제 업무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파악하고 실질적인 업무도 수행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금융권에서 인턴을 하다보니, 싱가폴 내 다른 금융 회사에 다니시는 분들과도 만날 기회가 많아 졌습니다. 싱가폴이라는 국가가 크지 않고, 더욱이 싱가폴 금융권에 종사하는 한국인들의 Pool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단 어떻게든 연결만 되면 그 다음부터는 Network가 금세 커지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싱가폴 금융권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한국, 홍콩, 뉴욕 등지에서 이미 많은 경험을 하신 분들이기에 Network가 전세계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3. 싱가폴 금융인 모임
싱가폴 금융인 모임은 인턴의 기회를 얻었기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1월 25일 아시안컵 한일전이 열렸습니다. 회사의 선배님께서 한일전을 같이보러 가자고 말씀하셔서 사무실 근처 한식당으로 축구를 보러 갔습니다. 모임 장소가 한식당이거니와 게임도 한일전이어서 다른 한국 손님들도 많이 왔습니다. 그런데 역시 싱가폴은 좁았습니다. 축구를 보러 온 다른 분들 중에 회사 선배님께서 아는 다른 선배님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다른 선배님들을 소개 받고 그 분들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선배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싱가폴 금융권에 계신 분들이 참석하시는 농구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선배님께 ‘저희 교환학생들 중에서도 농구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참석해도 되겠습니까?’ 라는 말씀을 드렸고, 선배님께서는 흔쾌히 참석해도 된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우연한 자리를 계기로 저희는 일요일 아침마다 있는 농구 모임에 참석을 할 수 있었고, 싱가폴 금융권에 계신 많은 분들을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싱가폴에 진출해있는 한국 금융 회사들에 계시는 분들은 물론이고, Barclays 등 외국계 투자은행 Banker분들, 오일트레이딩에 종사하시는 분들, Google의 재무담당자 등 금융과 관련된 다양한 분들을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농구모임을 계기로 나중에는 테니스 모임에도 참석해서, 금융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더 많이 만나뵐 수 있었습니다.
이를 인연으로 싱가폴 Barclays의 Trading Floor 도 직접 가볼 수 있었고, Google Office도 방문하여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글을 정리하면서
정말 바쁘게 보냈습니다.
Scheduler에 주말도 없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출국하는 당일까지 약속이 있을 만큼 바쁘게 보냈습니다.
싱가폴이라는 나라를 단 한번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물론 여행도 하지 못했지요.
하지만 후회하진 않습니다.
네트워킹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얼마만큼의 힘을 지녔는지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저는 싱가폴 생활에 만족합니다.
저는 휴식, 학업보다는 네트워킹 부분이 저에게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진로에 대해 고민할 시기인 4학년 1학기에 파견되었기에, 자연스레 네트워킹 부분에 교환학생 생활의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환학생 생활의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2가지 입니다.
첫째, 자신이 교환학생 기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명확하게 정리하고 이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둘째, 어떻게 시간을 보내든 모든 행동은 자기 자신이 책임을 진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파견될 교환학생 분들도 교환학생 기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잘 생각하시고, 후회 없는 생활을 하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