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경험보고서 2010-2학기 Turin University
한기석
내가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토리노는 토리노 동계올림픽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그렇지만 이 도시는 관광으로 유명한 다른 도시들과 달리, 관광지로는 크게 유명하지 않아, 사실 아직 인지도가 다른 도시들에 비해 많이 높지 않은 도시인 편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역사적으로도 로마처럼 중요한 도시였고, 실제로 프랑스, 스위스 등과 가까워 교통의 요지로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도시이다. 또한,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명한 축구팀 중 하나인 Juventus의 홈구장이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한 번 쯤은 찾게 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1. 숙소 및 행정 처리
이탈리아에서 교환학생으로 출국하기 위해서는 우선 서울에 있는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아야 한다. 비자를 받는데 필요한 서류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는데, 이탈리아 현지에 가면 사진을 쓰는 일이 많으니, 사진의 경우, 여분을 준비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또한, 근처에 동사무소가 있으니, 비자 신청시 미비한 서류가 있다면, 동사무소에 가서 발급받아 신청하는 것 또한 괜찮은 방법이다. 보통, 비자 신청 이후, 미비한 서류가 있다면, 개별 연락을 통해, 부족한 서류를 추가 접수하도록 하는데, 이렇게 되면, 비자 발급이 자동적으로 늦어지므로, 한 번에 접수할 때 최대한 실수가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탈리아 비자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바로 거주지 문제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거주지가 정해지지 않더라도, 비자 발급이 가능하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도록 하자.
비자를 받으면, 비자 만료일과 귀국 항공권의 귀국일자를 비교하는 것도 잊지 말자.
다음은 숙소문제이다. 내가 교환학생하면서 가장 스트레스 받았던 것이 바로 이 숙소인데, 학교측에서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 게다가 이탈리아 방 계약이 보통 1년단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환학생이 주로 반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방을 미리 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나 같은 경우에도, 한국에서 방을 못 구해서, 유스호스텔만 신청하고 매일 학교 게시판에 가서 방을 구하는 전단 보면서 전화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결국, 입국한 지 한달이 지난 뒤에 알게 된 사실은, 토리노 대학교 쪽에서 숙소관련해서 15일 정도 무료로 제공해 주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다. 오리엔테이션이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미 유스호스텔에서 30만원 이상 쓴 내게는 너무 억울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유스호스텔에서 짐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항상 잠도 제대로 못 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우리 학교는 교환학생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나 같은 경우, 결국 학교 게시판에 붙어 있는 전단을 통해 집을 구했는데, 집을 구할 때 구시가 안에 구하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토리노의 대부분 볼 것이 구시가지에 몰려있는데다가, 모든 교통수단이 이곳을 통과하기 때문에, 생활하는데 많이 편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숙소를 정했으면, 다음에는 체류허가증(Permesso di soggiorno) 신청이다. 체류허가증 신청은 relint@unito.it로 메일을 보내면, 서류 준비를 도와준다.(하지만 이 사실도 이미 인터넷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신청한 뒤에, 알게 된 사실이었다.) 서류 준비에는 딱히 어려운 것이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코디체 피스칼레(Codice Fiscale)라는 것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은 일종의 세무 번호 같은 것으로, 학생은 현지 사람들과 달리 많이 이용할 일이 없을 것이지만, 핸드폰을 구매하거나,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 때, 은행에서 환전을 할 때 등 생활하면서 꼭 필요한 순간에 사용하게 되니,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을 추천한다. 이것을 신청할 때, 아마 주소지가 필요한 것으로 기억나는데, 이탈리아에서 최대한 숙소를 잡고 바로 신청하도록 하자.
그리고, 구시가지 안에는 infopoint가 있는데, 이곳을 아마 자주 방문하게 될 것이다. 그나마 이탈리아에서 영어가 통하는 곳이 아마 이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직원들이 아주 친절하고, 학교 생활에 관한 자료도 받을 수 있으며, 수업을 마치고 귀국할 때도, 이곳에서 성적표를 제출하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있을 때마다 찾아오는 것을 추천한다.
2. 학교/수업 관련
내가 들었던 수업은 총 5개로, Production Technology, Business Administration, Corporate Management, Financial Accounting IAS/IFRS, Managerial Accounting 이었다.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토리노 대학교 경영대 국제실에 가서 Learing Agreement를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 국제실이 월, 화, 목요일에만 오픈하고, 그것도 오전에만 열기 때문에, 정말 난감하다. 경영대 교환학생 관련 행정처리는 바로 이곳에서 다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항상 줄서있고, 오전에는 대부분 수업이 있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 나와서 행정처리하고 나면, 수업 앞부분을 못 듣는 경우가 많았다. Learning Agreement는 우리나라의 수강신청 시스템과 같은 것으로 듣고자 하는 수업을 적어서 제출하는 것이었다. 토리노 대학교는 인터넷으로 수강신청하지 않는다.
학교 생활 중 수업관련해서는 크게 5가지로 구분된다. 첫번째, Learning Agreement 작성, 두번째, 수업시간에 수업등록, 세번째, 수업을 듣고, 네번째, 시험을 본 뒤, 다섯번째 시험등록 이런 순서이다. 수업등록이란 수업시간에 출석부 같은 것을 교수님이 주시는데, 거기에 이름을 적으면 되는 것이다. 보통 첫시간에 많이 한다. 수업은 오전 오후 수업으로 나눠지며, 우리나라의 계절학기처럼 하루에 3시간 이상 강의를 듣게 된다. 그래서, 보통 오전에 한 과목, 오후에 한 과목 이런식으로 수업을 듣게 된다. 수업은 강의마다 시간배분이 다르므로, 어떤 강의는 일주일에 끝나는 강의도 있고, 보통 2-3주동안 강의를 듣게 된다. 강의가 끝나게 되면, 시험을 보기 전에 일주일정도 강의가 없는 기간이 있는데, 이것은 시험 공부를 위한 학교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시험을 보고 나면, 시험 점수가 공개되는데, 60% 이상을 받을 경우, 그 과목을 패스할 수 있고, 시험에 등록하여 나중에 고려대 경영대 국제실에서 학점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시험 등록에 관련하여 추가적으로 해야 할 것은, 스타티노(Statino)인데, 이것은 인터넷으로 시험을 본 과목을 등록하는 과정으로, 인터넷에서 해당 과목을 출력할 수 있다. 보통, 시험이 끝난 뒤에, 교수님이 시험 등록일자를 가르쳐주는데, 이 때 해당 과목의 스타티노를 지참해서 가지고 가면, 교수님이 시험 등록을 해주고, 성적표에 시험과목과 성적, 교수님 확인 등을 기록해 주신다. 스타티노의 경우, 인터넷 신청한 이후, 3일은 지나야 출력이 가능하므로, 미리미리 해놓는 것도 좋다.
강의실에서 한가지 말을 하자면,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강의실을 생각하면 안된다. Business Administration의 경우, 자리가 없어서, 학생들이 바닥에 앉아서 수업을 듣고, 책상도 좁아서 필기하기도 힘들었다. 물론, 대부분의 영어강의가 같은 강의실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른 과목들도 이곳에서 들었지만 Business Administration이 가장 수강생이 많아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
내가 언급한 과목은 모두 팀프로젝트가 있기 때문에, 외국학생들과 어울리기에도 좋을 것 같지만, 이탈리아 학생들도 많이 듣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를 하지 못하는 나에게는 팀프로젝트는 항상 난관이었다. 학생들끼리 이미 팀을 다 구성해놨기 때문에, 영어밖에 할 줄 모르는 나는 저절로 팀이 없는 상태가 되고, 결국 팀원이 남는 그룹에 억지로 들어가는 등, 우리나라 문화적으로 보면, 기존 학생들에게 많이 눈치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3. 생활
토리노에서 숙소를 구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내가 말한대로 구시가지에 숙소를 정할 경우, 학교까지는 트램을 타고 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표의 경우, 담배가게에서 한달 정기권을 구매할 수 있는데, 학생만 구매할 수 있다. 표를 산 뒤, 개찰하면 한달동안 더 이상 개찰하지 않고 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이 한달이라는 개념은 개찰일부터가 아니라, 9월, 10월 이런 개념이므로, 최대한 월초에 사도록 하자.
검표원들이 자주 검표를 하니, 무임승차를 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학교를 가는 4번 트램의 경우, 정말 검표가 자주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토리노에서 밀라노 말펜사 공항, 토리노 공항 등으로 가는 버스는 보통 포르타 수자역에서 탈수 있다. 사실 다른 곳에 종점이 있지만,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이곳을 지나니, 그냥 속편하게 이곳에서 타는 것을 추천한다. 해당 공항버스의 표는 버스 정류장 앞 가게에서 판다. 새벽에 공항을 이용할 경우에도 무리없이 표를 살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