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교환학생 소감문
학교: 중국인민대학(中国人民大学)
파견자: 이명호(no1tiger@kornet.net)
파견시기: 2010학년도 2학기
중국 인민대학을 선택한 이유
중국 인민대는 교환학생으로 가게 된 두 번째 학교입니다. 이전에 뉴질랜드 AUT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 신청 과정에서 2순위로 밀려났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학교가 많지 않았습니다. 원래는 싱가포르에 있는 SMU로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떨어지고 유럽, 동남아, 중국 지역 학교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 선택하게 된 것이 중국 인민대학입니다. 중국은 비용 면에서 가장 저렴했고, 인민대는 중국어를 하지 못해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교환학생이 들을 수 있는 영강이 충분했기 때문에 인민대에서 중국어 실력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학기에 가는 교환학생이라서 결정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랜드 ESI 인턴으로 2주 동안 상하이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마음을 굳혔습니다. 교환학생을 가기 직전 여름에 인턴을 했는데 서울에서 5주, 중국 상해에서 2주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때 중국을 처음 갔습니다. 이전에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습니다. 경제가 발전하고는 있다지만 한국에 비하면 아직도 많이 뒤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해에서 본 중국은 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난징시루부터 펼쳐져 있는 명품 쇼핑몰과 한국 보다 비싼 가격임에도 잘 팔리는 옷들이 중국인들의 구매력을 다시 보게 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을 경험하고 배워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됐습니다. 귀국 후 인턴을 마치고 저는 중국 교환학생을 확실히 결심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인민대는 애초에 가고 싶었던 학교도 아니었고, 많이 기대했던 학교도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전에는 인민대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었고, 학교를 한 번 둘러본 친구로부터는 시설 등과 관련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학기를 마치고 귀국한 후 많은 것을 배웠고, 또 경험했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제 인민대는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학교가 됐습니다.
중국 인민대를 추천하는 이유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
중국에서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중국어 연수를 제공한다면 중국어 실력을 더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북경대는 경영대 교환학생에게 특별히 제공하는 중국어 연수 과정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인민대에서는 어학연수 학생들이 듣는 중국어 수업을 같이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점에서 인민대는 중국어를 익히는데 도움이 되는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선택할 수 있는 영강이 많음
중국어를 잘 하지 못해도 학과 수업을 듣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교환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영강이 충분합니다. 물론 고대에 비하면 그 수가 많이 적은 편입니다. 교환학생은 학부 영강과 iMBA 과정의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학부 영강은 5개 정도가 개설됩니다. 그리고 iMBA는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인민대 MBA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수업 수는 많지만 대부분이 고대생이 학부과정에서 이미 들었을만한 원론 수준의 강의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최대 2개 까지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따져보면 신청할 수 있는 수업이 많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중국어 연수과정까지 생각하면 학과 수업은 최대 4개 정도가 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신청할 수 있는 수업은 충분히 개설된다고 생각합니다.
고대에서 지어준 기숙사가 있음
인민대에서는 고대에서 기증했다고 알려진 고려회관(高丽大学会馆)이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고려대 학생은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 줄 알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시설과 서비스가 거의 호텔급이라서 생활이 매우 편합니다. 고려회관이 비싸다면 옆에 있는 2인 1실의 외국인 기숙사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이 기숙사에서 살 수 있다는 점은 다른 학교와 비교해보면 장점입니다. 북경대는 교환학생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하지 않아서 학교에서 알선해주는 곳에서 외주해야 합니다. 시설이나 위치 등이 기숙사에 비하면 열악한데다 소개료로 약 17만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를 고려해보면 기숙사 또한 인민대를 선택할 이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인민대는 중국의 탑클래스 학교
인민대는 한국의 고려대와 마찬가지로 탑클래스에 속하는 대학입니다. 물론 대학 순위를 따져보면 그리 높지는 않습니다. 이는 인민대가 인문 사회 분야에 치중된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분야만 놓고 보면 중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학교입니다. 특히 경제, 법, 언론, 사회과학 분야는 중국 최고이고, 경영 분야는 중국에서 네 번째 정도 한다고 합니다. 북경에서는 북경대, 청화대와 함께 인민대가 한국으로 따지자면 SKY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각 성에서 1%내에 드는 학생들이 인민대에 입학합니다. 중국에서 자신의 경력을 쌓을 생각이 있다면 인민대는 그런 우수한 학생들과 인맥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고대 교우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
중국 북경에는 고대 교우회가 한 달에 한 번씩 열립니다. 그 교우회에는 북경에서 공부하는 고대 교환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주관하는 북경 고대 연락사무소가 인민대 고려회관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인민대로 교환학생을 가면 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교우회에서는 북경에서 일하시는 고대 선배들을 만날 수 있고, 중국에서 살면서 학생신분으론 쉽게 먹을 수 없었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배들이 중국에서 어떻게 일을 하시는지도 들을 수 있습니다. 기회만 좋다면 선배들의 인맥을 활용해 인턴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교환학생으로 중국, 그리고 인민대를 추천합니다.
중국 인민대학(中国人民大学)
소개
중국 인민대학은 원래 중국 정부에서 일할 실무자를 양성할 목적으로 설립한 학교입니다. 물론 현재는 다른 여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고등교육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정부 실무자들 중엔 인민대 출신이 많다고 합니다. 인민대학은 고려대와 마찬가지로 인문 사회 계열이 강한 학교입니다. 공학, 이학, 의학 분야는 가르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경제, 법, 언론, 사회 과학이 강해서 이 분야는 중국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인민대에 있을 때는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경제학과 교수들을 만나려고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경영 분야도 나쁘지 않아서 중국에서 네 번째 정도 하는 수준입니다.
대부분의 경영학과 수업은 밍더(明德)관에서 이뤄지는데 인민대에서 가장 규모있고, 시설 좋은 건물입니다. 그래서 수강신청을 할 때, 이 건물에서 이뤄지는 수업을 신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른 건물은 시설이 많이 열악한 경우가 있습니다. 일부는 한국 고등학교 교실보다 못하기도 합니다. 특히 중국어 수업을 듣게 되는 건물은 정말 많이 낙후돼 있습니다. 그리고 인민대 학생들은 열람실보다 공강의실에서 공부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학생들은 주로 고려회관 지하에 있는 ‘안방커피’에서 공부를 하거나 팀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중국 대학이라고 하면 열악한 시설을 떠올릴 수 있지만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때문에 겪는 문제는 없습니다.
수업
저는 중국 인민대학에서 총 6과목을 수강했습니다. 4과목은 경영학 수업이고, 나머지 2과목은 중국어 수업입니다. 경영학 수업 중 2과목은 학부과정이고, 나머지 2과목은 iMBA 과정입니다. 총평을 하자면 iMBA 과정의 수업이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MBA 수강생들은 학부생에 비해 수준도 높고, 적극적입니다. 그리고 MBA 수업을 가르치는 교수들도 학부 과정에 비해 영어도 유창하고, 좀더 알차게 가르칩니다. 또한 MBA코스의 클래스메이트들이 학기가 끝나갈 때쯤에는 교환학생들을 위해 조그만 기념품과 롤링페이퍼를 만들어줘 정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다음은 제가 수강한 과목에 대한 소개와 감상입니다.
Strategy & Organization
이 수업은 고대 경영대의 경영전략쯤 되는 수업입니다. 학부 과정의 수업입니다. 제가 들은 수업 중 유일하게 중국 학부생들을 만날 수 있었던 수업입니다. 수업은 총 2번의 팀프로젝트와 한 번의 시험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중국 대부분의 수업은 시험이 기말고사 한 번입니다. 팀프로젝트는 중국 학부생들하고 같이 하게 되는데 의사소통 문제 때문에 주로 각자에게 할당량을 주고, 후에 종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제 경험상 중국 학생들은 따로 모여서 토론하고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이 그리 활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시험은 그동안 배운 내용을 외우고 자기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무난하게 패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준비할 시간이 약 1주 이상 주어집니다. 한국에서처럼 수업 일정이 끝나고 바로 다음주에 시험이 있는 빡빡한 스케쥴을 아닙니다.
이 수업을 평가하자면 일단 교수님께서 영어가 유창하시지 않으셔서 수업을 이해하는데 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초반에 전략의 하나로 순자의 손자병법을 몇 시간에 걸쳐 설명하시는 바람에 수업이 약간 삼천포로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학부생들은 영어를 유창하게 할 줄 아는 일부만 제외하고는 참여도가 낮은 편입니다. 그리고 중국 학생들의 프리젠테이션은 약간 어수룩한 편인데 이 점에서는 고대 경영대 학생으로서의 자부심을 느껴도 될 만할 것 같습니다. 이 시간에 고대 경영대 학생으로서 두각을 보이길 바랍니다.
International Marketing
이 수업은 경영대 교환학생들을 위해서만 개설된 과목입니다. 말 그대로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마케팅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iMBA에 개설돼 있는 Marketing 수업과 같은 내용이라고 합니다. 일부 학생은 두 과목을 동시에 수강하여 똑같은 내용을 두 번 듣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과목은 한 번의 팀프로젝트와 한 번의 시험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수업은 한 번에 3시간 이상 진행돼 11월 중순에 종료됐습니다. 인민대에서는 정해진 시간만 채우면 정해진 학사 일정과 상관없이 수업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수업은 무난한 마케팅 과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경영대 교환학생들만 수강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학생 수가 20명 내외로 소규모이고, 그래서인지 교수님의 질문이 많았던 수업이었습니다.
과
제는 중국에 없는 상품 및 브랜드 하나를 선정해서 중국 진출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팀 프로젝트였습니다. 문제 자체는 어렵지 않았으나 수업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는 교환학생들과 과제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시간 맞춰 모이는 것도 쉽지 않고, 의사 소통에도 때론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과제의 포인트는 중국의 시장 상황에 맞춘 현지화에 있는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고 나서 이 부분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시험은 그동안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케이스 분석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맥도널드의 해외 진출 상황에 대한 짤막한 케이스가 주어졌었는데,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분석을 하면 되는 시험입니다. 수업 자료를 충분히 복습하고 가면 어렵지 않게 써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 수업은 경영대 교환학생들과 안면을 익히고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한 학기에 인민대 경영대로 약 30명 정도의 교환학생이 옵니다. 일부는 같은 국적의 학생들끼리 어울리기 때문에 안면을 트고 친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수업을 수강한다면 그런 면에서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업 내용이 너무 원론적이어서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인민대에서 교환학생이 수강할 수 있는 영강이 대부분이 원론 수준의 과목입니다.
Data modeling
Data modeling은 iMBA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같이 수강하는 학생들은 교환학생, 혹은 MBA 과정의 학생들입니다. 이 수업을 통해 통계적 기법을 활용해서 실제 경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배우게 됩니다. 이를 위한 툴로는 엑셀을 활용합니다. 초반은 가설 검증과 같은 경영 통계의 원론적 내용들을 배우고, 후반부에서 좀더 전문적인 내용을 다룹니다. 내용 측면에서 가장 알찼던 수업이었습니다. 한 번의 팀 프로젝트와 한 번의 시험이 있으나, 교환학생들은 팀 프로젝트가 면제됐습니다. 시험 전에 귀국하는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시험 문제는 엑셀을 활용해서 풀게 됩니다. 그래서 모든 내용을 복습할 필요 없이 엑셀을 활용하는 부분만 공부하면 무난하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주어집니다. 엑셀을 활용한 다양한 통계적 의사결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하는 수업입니다.
Business and Macro Economy
이 수업도 iMBA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Data Modeling에서 만났던 학생들을 그대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거시 경제적 틀로 실제 경영 현장을 바라보는 것을 주로 합니다. 거시 경제 부분은 경제 원론을 들었다면 대부분이 익숙한 내용입니다. 특별한 점이 있다면 이를 가지고 실제 경영 사례에 적용하는 부분일 겁니다. 일례로 독점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베이징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헤이처(黑车)를 주제로 토론을 합니다. 베이징은 택시가 독점에 의해서 공급 부족인데,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 영업을 하는 무허가 택시인 헤이처(黑车)가 많이 있습니다. 이렇듯 수업의 1/3 이상이 토론으로 진행됩니다.
한 번의 기말 고사만 있는 이 과목은 토론에 참여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듭니다. 점수의 50% 가량이 토론 참여도에 의해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습이 필수인 과목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수업에 몰입하지 못해서 토론에 참여하지 못했고,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습니다. 시험은 그동안 배운 내용을 요약해서 쓸 수 있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무난한 문제가 출제됩니다. 평소에 경제학에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수강할 가치가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어 수업
중국어 수업은 말하기 수업과 듣기 수업이 있습니다. 경영대 교환학생들을 위한 수업이었는데, 원한다면 어학연수생들이 듣는 수업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엔 오전에 있는 경영학 과목을 수강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어학연수생들을 위한 중국어 수업은 주 5일 오전에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이 수업의 수준은 중국어 초보자를 위한 것인데, 발음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중국어가 초급 이상이라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레벨에 맞는 다른 수업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말하기 수업은 강사가 열의를 가지고 가르친 덕분에 만족 할만 했지만, 듣기 수업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후회되는 것은 교환학생을 가기전에 미리 중국어 공부를 충분히해서 좀더 높은 레벨의 수업을 듣지 못한 것입니다. 앞으로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고자하는 학생을 중국어 공부를 미리 열심히 하길 바랍니다.
말하기 수업은 한 번의 프리젠테이션과 한 번의 시험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듣기 수업은 한 번의 시험만 있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수업이 열렸는데, 교환학생들의 학과 수업 일정에 맞춰 수업 시간은 이후에 수정됩니다. 두 수업 모두 영어로 진행되는데, 말하기 수업의 강사는 영어가 유창했지만, 듣기 수업의 강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말하기 수업 중에는 적은 학생 수 덕분에 각자가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하지만 듣기 수업 중에는 특별히 배운 것이 없습니다. 강사가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말하기 수업에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매번 새로운 단어를 시험봤는데, 그래서 그 전에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한자를 쓸줄 모르는 유럽 학생들을 위해서 Pinyin을 적는 시험이었는데, 저는 성조(四声)을 제대로 외우지 못해서 그 부분에선 항상 감점을 받았습니다. 한 번의 프리젠테이션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중국말로 자유롭게 주제를 선택해 발표를 합니다. 대부분이 자신의 가족이나 여행지에 대해서 발표를 합니다. 그리고 중국말로 노래를 한 학생도 있고, 자신의 취미에 대한 주제로 프리젠테이션을 한 학생도 있었습니다. 저는 중국어의 상형문자적 특징에 대해서 발표를 했었습니다. 유럽 학생들은 일부 한자가 사물의 형태를 본따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에 착안해서 정한 주제였습니다.
반에 중국어를 전혀 못하는 유럽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수업 진도는 많이 나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됐던 좋은 수업이었습니다. 중국어를 배우면서 유럽 학생들이 쓰기는 잘 못하지만, 말하기 실력은 금방 느는 것을 봤습니다. 그리고 강사에게 자신이 모르는 단어나 표현에 대한 질문이 많습니다. 이런 적극적인 태도는 배울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수업만으론 중국어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면 오도구(五道口)에 있는 중국어 학원에서 좀 더 보충하는 것을 권합니다.
기숙사
교환학생이 거주할 수 있는 기숙사는 두 종류입니다. 고려대에서 기증한 고려회관과 외국인 기숙사가 그것입니다. 저는 고려회관에서 살았기 때문에 외국인 기숙사는 잘 모르지만, 친구나 선배를 따라서 몇 번 가봤기 때문에 비교해서 설명할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고려회관
고려회관은 고려대에서 기증한 외국인 거주 기숙사입니다. 고려대에서 기증했다고 해서 고대생에게 특별한 혜택이 있지 않습니다. 고대가 누리는 혜택은 2층에 있는 사물실을 전용해서 사용하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고려회관에서 거주하는 학생의 절반 이상이 한국 유학생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지하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안방커피란 카페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팀 프로젝트도 합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편의점이 있는데, 한국 식품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6개월 이상 계약하느냐, 아니면 이하로 계약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이상이면 하루에 80위안으로 계산이 되고, 이하면 100위안으로 계산됩니다. 그런데 한 학기 생활을 하면 무조건 6개월로 계약을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80위안 꼴로 계산으로 해서 돈을 지불하게 됩니다. 이때 무조건 현금만 받습니다. 나중에 6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게 되면 환불해 주는데 이때는 하루에 100위안으로 다시 계산을 하기 때문에 돈을 못 받는 경우도 생깁니다. 저는 계약이 끝나기 10일전에 나갔는데, 그래서 남은 기간에 대한 돈을 환불 받지 못했습니다.
하루에 80위안 꼴이면 중국에서 상당히 비싼 축에 속합니다. 한국돈으로 따지자면 한 달에 거의 40만원 가까이 됩니다. 하지만 시설은 제가 지금까지 있어본 기숙사 중 최고이고, 새로 지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아주 깨끗합니다. 방은 1인 1실인데, 화장실이 딸려있습니다. 그리고 모니터 겸 TV와 온풍기 겸 에어컨이 설치돼 있습니다. TV는 중국어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물을 끓일 수 있는 전기 포트도 딸려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도 괜찮습니다. 문 앞에 쓰레기를 두면 수거해가고, 가끔 스텝이 들어와서 화장실을 청소하고, 휴지통도 비워줍니다. 한 달에 한 번 안전점검을 하기도 하는데, 이 때 전기장판 등을 쓰고 있으면 압수 당합니다. 저도 한번 빼앗긴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 겨울 내내 추웠습니다. 제 방이 북향이라서 더욱 그랬습니다. 고려회관에서 사실 분들은 가능하면 남향 방을 달라고 하시길 바랍니다. 겨울엔 차이가 큽니다.
고려회관은 방음이 잘 안된다는 불평이 많습니다. 저도 옆방에서 가끔 나는 소음을 듣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옆방에 누가 사느냐에 따라 차이가 큰 것 같은데 이는 운인 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선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제 옆방에 사는 사람은 운이 좋지 않았을 겁니다. 같이 방을 쓰는 통우(同屋)가 없어서 심심하긴 하지만 그 때문에 생기는 문제에 민감하다면 고려회관은 좋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외국인 기숙사
고려회관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인 외국인 기숙사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숙소입니다. 2인 1실에 운이 좋으면 외국인과 한 방을 쓸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케이스는 중국인 교환학생을 만나는 것입니다. 때로는 한국인끼리 방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현지 적응을 빨리 하는데는 좋습니다. 고려회관의 가격이 부담되거나 외국인들과 부대끼는 생활을 선호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격은 하루에 30위안입니다. 한국돈으로 따지자면 한 달에 20만원이 조금 안 될 것입니다. 그만큼 고려 회관에 비하면 시설이나 서비스가 열악합니다. 하지만 난방은 고려회관에 비해 나은 것 같습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동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곳의 장점이자 단점은 룸메이트인 통우인데 누구냐에 따라서 기숙사에 대한 만족도의 차이가 클 것 같습니다. 일부 통우가 비상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제 친구 중 한 명은 통우가 여자 친구를 데려와 같이 자는 바람에 민망한 경우가 많았고,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외국인 기숙사이다 보니 이렇게 룸메이트와 외부인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특히 많이 있습니다.
외국인 기숙사에는 1층에 매점이 있고, 양 옆에 외국인 식당과 한국 식당이 바로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밥을 사서 포장해 자기 방에서 먹는 학생이 많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6개월 정도만 짧게 있는다면 외국인 기숙사보다 고려회관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들은바로는 통우가 있다고 해서 많은 교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바쁘니까 신경을 거의 못쓰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기타 활동
인민대에서 공부 말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론 English corner가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 동문 근처 광장에 모인 사람들끼리 영어로만 대화를 하는 활동입니다. 간혹 서양인들이 와서 인기를 끌곤 하는데 대부분이 중국 현지인입니다. 꼭 인민대 학생이 아니더라도 관심을 갖고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영어 실력 향상의 목적도 있지만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는 한 번 참여 했었는데 성격상 그런 자리가 어색해서 오래 있진 않았습니다. 중국인들의 영어에 대한 열의가 한국 못지 않음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경영대 학생회에선 한 주에 한 번 베이징 교외에 있는 학교에 가서 영어 봉사활동을 합니다. 교환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는데, 저도 참여 했었습니다. 베이징에서 있으면 열악한 중국의 모습을 눈으로 보기가 어렵습니다. 간혹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모습으로만 이를 엿볼 수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 활동을 통해 베이징의 발전된 이면의 중국을 볼 수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 인민대 학생의 인솔을 따라 가는데 약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한국으로 치면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곳에서 영어 봉사 활동을 하게 되는데 중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싱가포르 학생이 주축이 돼 수업을 진행합니다. 여타 외국인 학생들은 보조만 할 수 있습니다. 주로 농민공의 자녀들이 다니는 이 학교는 과거 개발도상국 시절의 한국 학교와 비슷합니다. 2인용 책상을 3~4명이 함께 쓰고, 수업 기자재도 열악합니다. 화장실엔 칸막이가 없어 여자의 경우엔 난감할 수도 있습니다. 화장실에서는 담배를 피는 어린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데 어디를 가든 화장실은 몰래 담배를 피기에 좋은 장소인 듯 합니다.
중국 인민대 학생
중국 인민대 학생들은 각 성에서 1% 안에 드는 수재들입니다. 그래서 매우 똑똑하지만, 또 순진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처럼 술을 많이 마시는 문화도 없기 때문에 유흥을 잘 즐길 줄 모릅니다. 집이 넉넉하지 않은 학생들은 거의 모든 생활을 학교 안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캠퍼스 밖을 잘 나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애정 표현은 적극적입니다. 밤에는 캠퍼스 안 벤치에 앉아 진한 애정표현을 하는 커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기숙사 문 앞에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남을 잘 신경쓰지 않는 중국 문화 때문인 듯 합니다. 이들은 한번 커플이 되면 부부처럼 붙어다닙니다. 듣기론 집착도 심하다고 합니다.
인민대 학생은 많은 수업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바쁩니다. 그래서 교환학생들이 인민대 중국 학생들을 사귀는데는 어려움이 좀 있습니다. 한 학기에 평균 10과목을 들으니 바쁠만도 합니다. 이들에 대한 한국 학생들의 인식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입니다. 자기들끼리 모여서 수업 분위기를 흐린다는 불만이 제일 큽니다. 워낙 많은 한국인 유학생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중국 인민대 학생은 대부분 친절합니다. 저는 두 번의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 번은 중국에 도착한지 얼마 안되서 자전거를 사는데 도움을 받았고, 나중 한 번은 잃어버린 컴퓨터를 찾는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중국에선 자전거가 매우 유용합니다. 그런데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를 몰라서 캠퍼스에 있는 한 학생을 붙잡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랬더니 저를 자신의 자전거 뒤에 태우고 자전거 매장까지 절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구입하는 전 과정에 통역으로 도움을 줬습니다. 그리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노트북을 그냥 두고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종업원들에게 물어봤는데 제 중국어를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학생 한 명을 붙잡고 영어로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랬더니 학생 식당 관리자에게 절 데려갔고, 다행히 통역을 잘 해줘서 노트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라도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해주는 중국 인민대 학생입니다.
식당
인민대에는 많은 식당이 있습니다. 외국인 기숙사 부근에만 해도 1~2분 안에 닿을 수 있는 식당이 6개 정도 입니다. 유학생 식당에서부터 한국 식당, 중국 식당, 그리고 학생 식당까지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습니다. 가격도 다양해서 한끼에 1700원 정도면 해결할 수 있지만, 원하면 고급 음식도 즐길 수 있습니다. 맛은 빨간 간판의 중국 식당인 学子局가 가장 좋습니다. 특히 이곳은 거의 모든 메뉴에 사진이 있어서 음식 선택하기가 좋습니다. 때론 기름진 중국음식이 질리면 한국인 식당의 한국 음식이나 Hollywood의 햄버거를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어 메뉴가 있는 유학생식당1호(留学生食堂一楼)에서 중국음식에 적응한 다음에 좀더 저렴한 메뉴가 있는 东区食堂이나 全日食堂에서 한끼를 해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이곳은 정말 저렴하고, 외국인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중국 학생들만을 위한 공간입니다. 특히 全日食堂에서 먹을 수 있는 麻辣汤은 중국음식으로는 드물게 느끼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일본 친구가 특히 좋아해서 같이 자주 먹었던 음식입니다.
아침에 기숙사 주변의 몇몇 식당에선 중국에서 일반적으로 즐기는 아침밥을 팝니다. 밀가루를 꽈배기 모양으로 튀긴 유조(油条), 두유(豆浆), 만두(包子) 등을 선택할 수 있는데 1,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아침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이것들 말고 정식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한국에서처럼 든든한 아침밥을 먹기는 힘듭니다.
행정처리
중국 인민대학의 행정처리는 본인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손해볼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직 이런 부분에선 중국이 깔끔하지 못합니다. 특히 환불을 받거나 보증금을 다시 되돌려 받는 경우에 본인이 영수증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떤 유학생은 등록 후 휴학을 하고 군대를 갔다왔는데 영수증이 없어서 돈을 다시 내야했던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군제대 후 복학을 하려고 했는데 학적이 사라진 사고도 들었습니다. 수강신청이나 성적처리도 해외에 다른 학교에 비하면 느리고 부정확하니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확인을 해야 나중에 문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실생활정보
인터넷
중국 기숙사에선 인터넷이 무료입니다. 그러니 따로 신청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무선 공유기를 준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방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나름 편리합니다. 그리고 아이팟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유용합니다. 속도는 만족할 만 합니다. 중국 사이트는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하지만 한국 사이트에 접속하면 많이 느려집니다. 단순 웹서핑엔 문제가 없지만 공유 사이트에서 대용량 파일을 다운 받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미리 외장하드에 저장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중국은 정치 시스템은 아직 공산주의이기 때문에 일부 사이트에 접속을 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 안정을 우선하는 중국 공산당의 특성상 인민의 정치적 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외 사이트가 통제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셜웹인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은 접속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가끔 구글에 접속하는데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지난 2011년 2월엔 중국판 자스민 시위가 벌어진적이 있었는데, 이때 거의 모든 해외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이트로는 북경 유학생들의 다음 카페인 ‘북유모’가 있습니다. 특히 각종 정보나 중고품을 구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저도 중고 아이팟을 이곳에서 구해 사전으로 잘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여행을 하는데 기차는 가장 유용한 수단입니다. 열차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Qunar.com은 다른 사이트와는 다르게 홍콩, 하노이 등 해외로까지 연결되는 열차시간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경 버스 노선을 안내 받을 수 있는 bjbus.com는 필수적으로 알아둬야 합니다. 중국 버스는 100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북경 어디든 갈 수 있는 유용한 교통수단입니다. 하지만 처음엔 노선을 잘 몰라서 지하철이나 비싼 택시만 타게 됩니다. 그래서 이 사이트를 유용하게 활용하면 예산을 많이 절약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행을 갈 때 비행기를 타야 된다면 elong.com이 유용합니다. 특히 중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지원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화
중국은 대부분 선불제 휴대폰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전화기와 심카드를 따로 사고, 일정 금액을 충전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싼 휴대폰은 2~3만원이면 살 수 있고, 해외에서 쓰던 것을 중국에서 심카드만 따로 구입해 사용해도 됩니다. 휴대폰 요금은 최소 50위안부터 충전 가능합니다. 충전에 필요한 바우쳐는 학교 안 잡지 파는 노점상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전화하는 일 없이 문자만 주고 받는다면 교환학생 생활 동안 다시 요금을 충전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으로 전화하는 방법은 여러가지입니다. 일단 한국 휴대폰을 로밍해가는 방법이 있는데, 물론 비싸기는 하지만 긴급한 상황에서 쓰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자 수신용으로 좋습니다. 문자를 받는 것은 무료입니다. 그리고 문자 발신을 하면 건당 100원이 부과됩니다. 홍콩에서 문자 전송이 500원인 것에 비하면 싼 편입니다. 그리고 국제전화카드를 구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카드도 학교 안 노점상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30위안 짜리를 구입하면 약 30분 통화가 가능합니다. 제가 가장 많이 활용한 방법은 스카이프입니다. 컴퓨터에 스카이프를 설치하고 크레딧을 충전하면 한국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1분에 80원 정도 합니다. 외국에 나와 있는 동안 부모님께서 걱정도 하시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그리울 때도 있어서 전화를 많이 했는데, 스카이프가 가장 유용했던 것 같습니다.
교통수단
북경은 교통수단이 잘 발달돼 있어 이동하는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그리고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없이 없습니다. 지하철, 버스, 택시 그리고 자전거까지 해서 4대 교통 수단이 있는데 북경은 서울과는 다르게 자전거의 비중이 매우 큽니다. 대부분의 도로에 옆에 자전거 도로가 있으니 자전거가 있다면 근거리 이동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
북경은 올림픽을 전후해서 교통 시스템이 많이 확충됐습니다. 2000년대 초만해도 2~3개 밖에 없던 지하철 노선이 현재는 10개 이상입니다. 사실상 지하철로만 북경 대부분을 다닐 수 있습니다. 북경 지하철은 계속 공사중이니 최신 업데이트된 지도가 필요합니다. 지하철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통카드를 구입해서 결제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대략 400원 정도 지불합니다. 대부분은 서울 지하철 시스템과 비슷해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자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플랫폼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짐을 X-ray로 검사 받아야 합니다. 공항에서 출입국 때 받는 검사의 약소화된 절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지하철은 공항까지 연결돼 있으니 짐이 많지 않다면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인민대에서 공항까지 약 100위안입니다.
버스
버스는 북경에서 가장 저렴한 교통수단입니다. 한 번에 100원 이하의 금액만 지불하면 됩니다. 시설도 괜찮고,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복잡하지도 않아서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노선을 잘 몰라서 잘 활용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자주 가는 몇 개의 노선만 알아두면 금방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 버스와 다른 점은 버스 안에서 표를 팔고, 다음 정차역을 알려주는 안내양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오도구(五道口)를 갈 때 주로 버스를 탔는데, 지하철로 가려면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합니다.
택시
북경 택시는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요금을 더 받으려는 불법행위도 드물어서 편리합니다. 처음에는 많이 활용했는데, 환율에 대한 감을 느껴가면서 점점 멀리했습니다. 싸다고 생각하고 탔는데 계산해보니 그렇게 싼 편도 아니었습니다. 출퇴근 시간에는 택시 잡기가 어렵고, 많이 밀립니다. 북경 교통 문제는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가 한참 걸릴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주로 거리에 따라 요금이 올라가기 때문에 많이 밀린다고 요금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경우는 없습니다.
자전거
북경은 자전거가 매우 유용하게 쓰입니다. 도로 옆에는 자전거 도로가 있어서 북경 어디든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밀리는 시간에는 자전거 도로로도 자동차가 밀고 들어오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학교 주변에 있는 까르프에서는 5만원 정도에 자전거를 구입할 수 있는데 한번 마련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전거가 많은 만큼 도둑도 많아서 주의해야 합니다. 저도 구입해서 애용했다가 도둑을 맞았습니다. 이를 각오하고 애초에 싼 것을 사는 것이 낫습니다.
한국인 밀집 지역
북경은 한국인 주재원을 비롯해 특히 유학생이 많은 곳입니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한국말만 쓰고 한국음식만 먹고 한국인들과만 어울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도 많은데 한국 음식이 그립거나, 병원을 가야 할 경우에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북경내 한국인이 밀집한 지역은 대표적으로 두 곳이 있습니다. 주재원들이 주로 거주하는 왕징(望京)과 유학생들이 밀집해 있는 오도구(五道口)입니다. 이 두 곳에서는 한국인이나 한글로 된 간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영업하는 한국인 사업장의 전화번호 등의 정보는 주기적으로 발간되는 북경내 한국 잡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왕징(望京)
왕징은 한국 회사의 북경 지사에 근무하거나 사업을 하는 한국인들이 주로 모여 사는 곳입니다. 인민대에서는 약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금은 지하철이 개통돼 편하게 갈 수 있지만, 이전에는 버스로 한 번 갈아타야 해서 가는데 조금 불편했었습니다. 이곳에는 롯데마트도 있고, 한국인 병원과 각종 한국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음식점 중에 눈의 띄는 것은 북한 음식점이 많다는 점입니다. 북한에서 파견 나온 이들이 운영하는 곳인데 조미료가 안들어간 담백한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같이 동행한 사람의 경제력에 따라서 북한 종업원들의 가무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몸이 불편하면 왕징에 있는 ‘한미국제병원’으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원장님께서 고대 의대 교수님 출신이라서 약 20%정도 할인을 해 줍니다. 그리고 치과는 보험처리가 안되지만 이곳을 통해서 보험혜택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험이 되기는 하지만 막상 당장 목돈을 지불해야 할 상황이면 쉽게 지갑을 열 수 없는 것이 교환학생의 처지인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X-ray 찍고 진단 받는데 10만원 이상 지불해야 해서 많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저는 한 달에 한 번씩 왕징을 방문했는데 이곳에 있는 한국 서점 때문이었습니다. 롯데마트가 있는 것물 2층엔 한국책을 파는 위브로라는 서점이 있습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문하면 한국에 있는 어떤 책이든 받아볼 수 있습니다. 가격도 본래 가격에 비해 많이 비싸지는 않습니다. 저는 특히 중국 작가의 소설과 중국 근현대사를 다룬 인문학 서적을 많이 읽었습니다.
오도구(五道口)
오도구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변 대학생의 유흥지로도 유명합니다. 주변에는 인민대 뿐만 아니라 북경대, 청화대도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찾습니다. 그리고 중국어 학원도 많이 있어서 어학연수 차 온 각국의 학생들도 많습니다. 중국어 학원 중에는 지구촌어학원(地球村校)이 가장 유명한데 제가 다닐 때는 한비야와 KBS 아나운서도 이곳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특히 이 학원은 몇 안되는 학생 비자를 발급해 줄 수 있는 학원입니다.
오도구는 Korean BBQ로도 유명합니다. 영화관 오른쪽 길로 쭉 가면 많은 한국 숯불구이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을 데려가면 많이 좋아합니다. 하지만 고기 굽는 일은 한국인 몫이므로 상당히 귀찮아 질 수 있습니다.
음식
북경에서는 중국 각지에서 전해 온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음식을 시도하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찾아가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일단 북경에는 오리구이(烤鸭)가 유명합니다. 이걸로 대표적인 식당이 전취덕(全娶德)인데 북경 각지에 지점이 있습니다. 이 요리는 바삭한 껍질이 특히 맛있습니다. 굳이 이 곳이 아니더라도 어디를 가든 맛은 비슷합니다.
이 외에 특별한 날에는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火锅)와 마라샹궈(麻辣香锅)가 먹을만 합니다. 사실 샤브샤브를 일본식 훠궈라 해야 맞습니다.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 샤브샤브가 됐다고 하니 말입니다. 마라샹궈는 중국 특유의 매운맛을 내는 고추와 직접 선택한 각종 재료를 볶아서 내놓는 음식인데 얼얼한 매운 맛이 특징입니다. 한번은 거기에 들어간 고추를 직접 먹어 봤는데 강한 매운 맛에 눈물이 흐를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적응되면 꽤 중독성이 강합니다. TV에 나온 중국 요리사의 말에 의하면 몸에도 매우 좋다고 합니다.
평소에 먹을만한 음식으로는 꽁빠오찌딩(宫保鸡丁)과 후이궈로우(回锅肉)가 있습니다. 꽁빠오찌딩은 익힌 닭고기와 땅콩을 볶은 매콤한 음식인데, 달짝지근한 맛 때문에 서양인들이 특히 선호하는 메뉴입니다. 그리고 후이궈로우는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데 삽겹살을 야채와 함께 매콤하게 볶아내서 밥반찬 뿐만 아니라 술안주로도 일품인 요리입니다.
간식으로는 밀크티(奶茶)와 양꼬치(羊肉串)가 좋습니다. 밀크티는 한국에서 버블티로 많이 알려져 있는 것 같은데 안에 들어있는 검은 진주 같은 젤리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것 같습니다. 빨래로 빨아들이면 음료와 함께 올라오는 젤리를 씹는 것도 밀크티를 즐기는 재미 중의 하나 입니다. 맛에 따라서 다양한 종료의 밀크티가 있는데 저는 특히 커피맛 밀크티(咖啡奶茶)를 선호합니다. 양꼬치는 술안주로도 좋은 간식입니다. 한 개에 대략 1위안, 그러니까 170원 정도의 값싼 가격과 매콤한 맛이 장점입니다. 기숙사 주변엔 양꼬치를 파는 곳이 약 3군데 인데 모두 저녁에만 운영하니까 낮에는 즐길 수 없습니다. 이 양꼬치와 중국 맥주인 칭다오(请道)나 얀징(燕京)을 곁들이면 출출할 때 좋은 먹거리가 됩니다.
중국음식이 항상 맛있을 순 없고, 누구에게나 맞을 순 없습니다. 다른 한국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한 분은 중국음식이 입에 안 맞아서 조기 귀국을 했을 정도입니다. 그럴 때는 좋은 패스트푸드나 한국음식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배달을 해 줍니다. 1인분만 시켜도 배달이 가능하고, 맥도널드는 배달료만 추가하면 24시간 주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맥도널드는 중국어를 할 줄 몰라도 영어로 주문이 가능하니 중국어가 서툴러도 문제가 없습니다.
예산
한 학기 교환학생 기간 동안 요구되는 비용은 크게 채재비, 항공료, 보험료입니다. 그리고 추가로 비자 발급 등의 기타 출국 준비에도 비용이 요구됩니다. 일단 왕복 항공료는 40~50만원, 그리고 보험료는 대략 20~30만원 정도입니다. 또 비자 발급이 약 5만원, 기타 준비하는데 예상되는 비용이 약 5~10만원 정도일 것입니다. 체제비는 크게 주거비, 식비, 그리고 초기 정착하고, 여행에 필요한 비용과 의복 구입 및 기타 잡다하게 쓰일 비용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주거비는 어디에서 머무르냐에 따라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까지 예상됩니다. 그리고 식비는 하루에 5천원 정도 예상하고 150일을 머무른다고 가정하면(한 학기면 비자가 대략 150정도 나옵니다), 75만원 정도가 예상되지만 학교 안에서만 밥을 먹을 게 아니라면 이것보다 더 나올 것 입니다. 그리고 초기에 필요한 핸드폰, 스탠드, 청소도구, 빨래 건조대 등을 구입하는데 약 15만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여행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 상해만 가더라도 왕복 교통비가 약 15만원, 그리고 3박을 한다면 유스호스텔에서 약 6~7만원 정도로 예상할 수 있으니 대략 한 번에 50만원 정도는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두 번 정도 다녀온다면 약 100만원 정도가 여행하는데 필요합니다. 여기에 기타 잡비 등을 고려하면 총 비용은 약 500만원 미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타 다른 국가로 교환학생을 가는 것과 비교해보면 저렴한 수준입니다.
베이징 생활 물가를 서울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몇 가지 품목의 가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베이징에 있을 땐 1위안에 대략 170원 정도였습니다. 맥도널드 세트 메뉴는 대략 25위안 정도입니다. 그리고 생수 1.5리터가 3위안, 콜라 한 캔도 3위안 정도입니다. 컵라면이 4위안 정도이고, 샴푸 로션 등의 제품이 약 20위안입니다. 위 환율을 기준으로 보면 베이징의 물가는 서울에 비해 대략 70~80%정도의 수준이라 예상하시면 됩니다.
중국에서 필요한 생활비는 다양한 경로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먼저 한국에서 미리 환전을 해 올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금액이 클 경우엔 위험 요인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돈을 예산에 맞춰 빠듯하게 준비했을 땐, 귀국이 가까워지면 쪼들릴 위험이 있습니다. 중국 은행에 계좌를 만든 후 송금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송금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를 들었고, 이 때 중국은행은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가장 편한 방법은 한국에서 가져간 체크카드로 출금을 하는 것입니다. 요즘 나오는 고대 학생증엔 비자 기능이 있어서 해외에서도 출금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가 조금 붙긴 하지만 다른 두 방법에 비해 문제 발생 여지가 적습니다.
미리 준비할 것
중국어
베이징에서는 캠퍼스를 벗어나면 거의 영어가 통하지 않습니다. Water, Coffee, Milk 등의 기본적인 영어 단어를 모르는 중국인들이 아직도 많아서 상점에서 간단한 물건을 구매할 때도 처음엔 어려움을 겪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영어 상표도 중국식으로 바뀌어 있어서 어려움이 더합니다. 잘 알려진 코카콜라(커코우커러, 可口可乐)의 예처럼 맥도널드는 마이당라오(麦当劳), 피자헛은 비셩커(必胜客)불리는 식입니다. 이렇다보니 중국어를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막상 가면 겪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최소 신HSK 4~5급 수준 정도의 실력은 갖추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 급수는 고등학교에서 제 2외국어로 배우는 중국어 정도의 수준과 엇비슷합니다.
중국어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 이상 대부분 초급 수준의 중국어 실력을 가지고 교환학생을 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꼭 필요하게 되는 것이 전자 사전입니다. 한국에서 미리 구입하길 추천합니다. 중국어 공부하는 학생들 사이에선 누리안 사전이 쓸만하다고 추천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중국어를 공부하는 일본 학생들 사이에선 카시오 사전이 가장 많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준비하지 못했다면 중국에서 구할 수도 있습니다. 누리안은 베이징에도 판매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중고를 구하고 싶다면 다음의 북유모 카페의 장터에서 거래하셔도 됩니다. 저도 사전 없이 갔다가 북유모에서 구입 했습니다. 저는 전자 사전 대신 중고 아이팟을 구매해서 중국어 사전 어플을 활용했습니다. ‘Naver 중한사전’과 ‘Pleco’를 썼는데 거의 공짜에 가까운 가격으로 앱스토어에 올라와있습니다.
비자
중국은 여행 비자는 기본적으로 30일 짜리를 발급해주고, 한 학기 교환학생으론 대략 150일 짜리학생비자가 나옵니다. 중국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대사관이 아닌 여행사를 가셔야 됩니다. 대사관은 비자 발급 요청을 직접 받지 않습니다. 대략 5~6만원 내외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필요한 서류는 인민대에서 보내온 입학허가서와 JW202란 서류입니다. JW202는 학생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공통적으로 요구됩니다. 학생비자는 관광비자로 입국 후 발급받을 수도 있습니다. 인민대에서는 이에 필요한 비자 업무를 대신해 줍니다. 그리고 비자를 받으실 때는 단수보다는 복수비자를 신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만약 한국에 다시 들어갔다가 돌아올 경우에 복수비자가 필요합니다. 비자가 끝날 때쯤 다시 연장하고자 한다면 학교에 추가로 등록하시거나 학원을 다니셔야 합니다. 학생비자는 다른 비자로 전환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오두구에 있는 지구촌 학원에서도 비자 연장을 해 줍니다. 저는 한 달 정도만 더 베이징에 있기 위해 홍콩 여행 중에 중국 관광비자를 다시 받아서 중국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에서의 비자 발급은 일주일 정도면 가능하니까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짐
여행 이외의 목적으로 나가는 첫 출국이라면 이것 저것 짐이 많아집니다. 한국에서 살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 심지어 한국 약품까지 베이징에서 구입할 수 있으니 최대한 가볍게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옷은 한국에서 충분히 준비하는 게 낫습니다. 중국에서 팔리는 브랜드 의류는 매우 비쌉니다. 같은 브랜드라도 한국보다 중국의 가격대가 더 높습니다. 베이징에서도 유니클로, 자라, H&M, 한국 브랜드인 티니위니, 베이직 하우스 등을 볼 수 있는데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에 팔립니다. 그렇다고 비브랜드 옷을 사자니 품질이 조악합니다. 저도 중국에서 겨울을 맞아 옷을 꽤 샀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도 입는 옷은 한두벌 정도입니다. 스타일이나 품질이 조금 뒤떨어집니다. 한국에서 산 옷들이 물론 ‘Made in China’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짐을 챙길 때 아답터는 필요 없습니다. 콘센트가 다르긴 하지만 한국에서 쓰던 전자제품을 그래도 쓸 수 있습니다.
소감
출국 전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2번째 교환학생이었으며, 마지막 학기였습니다. 규정상 마지막 학기는 한국에서 해야 했기 때문에 교환학생을 마친 후 초과학기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어를 거의 몰랐으며, 여행으로도 중국을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환학생이 아니면 앞으로 중국에서 장기간 체류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교환학생을 결정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잘한 결정이었고,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어서 보람도 느낍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얻을 수 있는 특별함은 사실 여행도 아니고, 공부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은 얼마든지 충분히 다른 기회에 혹은 다른 장소에서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동안 익숙한 사고와 비슷한 가치체계를 지닌 집단 속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 그리고 그 타인들과 만나면서 우리와는 다른 차이를 느끼며, 이에 적응하는 과정이 정말 소중합니다.
중국 인민대학에서 교환학생을 하면서 중국인뿐만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국가, 그리고 유럽에서 온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들 비슷한 점도 있지만 그만큼 차이도 있습니다. 언어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과 어울리고 대화하면서, 사실상 섬나라나 마찬가지인 한국에서 가지게 된 편협함을 버리고 개방성과 유연성을 길렀으면 합니다. 외국에 사는 한국의 유학생들을 보면 처음에는 외국인들과 많이 어울리지만 언어가 점점 늘면서 오히려 한국인들과 어울리게 되는 모습을 봅니다. 결국엔 익숙한 것을 찾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중국을 가게 되면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있어서 다른 국가보단 많이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양자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이왕 간 교환학생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배웠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