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2010 학년도 가을학기 미국 Binghamton University 경험수기
1. 시작하기 전에
빙햄튼 대학교는 뉴욕 주에 위치한 주립대 중의 하나입니다. 회계학과 Leadership 분야가 유명한데, 특히 회계학 분야에 있어서는 여러 주립대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립대이기 때문에 학비가 다른 사립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뉴욕 주 내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최근 들어 학교 자체적으로 국제 학생들을 많이 유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미국 학생뿐만 아니라 아시아 학생은 물론 적지 않은 수의 유럽 학생들 역시 빙햄튼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2.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국제학생의 수가 상당해서인지 학기 초 유학생들을 위한 적지 않은 프로그램들이 진행됩니다. 또한,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도 유학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등이 진행되어 학교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수강신청의 경우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담당자와 메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1차 수강신청을 하게 됩니다. 고려대학교와 다르게 이곳은 ‘정정’ 의 개념이 따로 없고, 거의 두 달 정도의 수강신청기간 동안 자유롭게 강좌를 바꿔 넣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교환학생의 경우 타과 전공과목을 제외한 거의 모든 강좌의 수강신청에서 우선권을 가지므로, 굳이 시스템을 이용하여 수강정정을 하기보다는 정정이 필요할 때 담당자를 직접 찾아가서 조정을 요청하면 더욱 편하게 수강정정을 할 수 있습니다.
유학생 숫자에 비해 교환학생의 숫자는 상당히 적습니다. 제가 다녀온 2010년 2학기의 경우 교환학생의 수는 40명이 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교환학생 수가 적어서 그런지, 교환학생끼리 뭉쳐서 놀거나 여행을 가거나 파티를 하거나 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숫자가 적은 만큼 교환학생 담당자 (OIP 부서)는 상당히 친절하게 모든 요청을 다 받아주는 편입니다.
3. 수강 과목
저는 총 4과목 15학점을 들었습니다.
International Business (IBUS311)
전공필수로 인정되는 국제경영 과목입니다. 빙햄튼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모든 선배님들께서 수강하셨던 과목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닌 수업입니다. Ullmann 교수님의 수업이었는데, discussion session 이 별도로 있는 등 학생의 참여를 상당히 강조하십니다. 세 번 정도의 팀 프로젝트가 주어졌고, 네 번의 지필평가가 있었습니다. 팀 프로젝트의 경우, 교수님께서 팀을 직접 짜 주시고 그 팀이 한 학기 내내 같이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 한국인이 제가 속한 discussion session 에 저 혼자여서 우리나라를 주제로 한 많은 발표들을 했었습니다. 발표를 한 후에는 언제나 교수님께서 발표에 대한 평가를 해 주시는데, 이러한 피드백 과정이 매우 실용적이고 좋았습니다.
또, 교수님께서 학기 초 월스트리트 저널 구독을 권하시는데, 학생할인가가 적용되므로 구독하실 분들은 구독하셔도 좋습니다.
Consumer Behavior (MKTG322)
전공선택으로 인정되는 소비자행동론 과목입니다. 수강생 수가 많게는 70~80명에 달하는 고려대학교와는 달리 이 대학의 전공과목은 몇 개의 대강의를 제외하고는 보통 25명정도의 소규모 강의로 진행됩니다. 특히 마케팅 관련 과목은 더욱 학생 숫자에 대한 제한이 엄격한 편입니다. 이 때문에 서로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활발한 편이며, in-class discussion 역시 빈번하게 이루어집니다.
제가 수강한 강의는 Kalpesh Desai 교수님의 수업이었습니다. 6~7번정도의 팀 프로젝트가 있었고, 1번의 개인 과제, 3번의 지필고사를 치루었습니다. 팀 프로젝트 중에는 소비자행동에 관련된 학술 리포트지나 아티클을 읽고 그에 대한 그룹 토의를 한 후 그를 정리하는 과제가 여러 번 주어졌는데, 처음 팀원들과 토의를 할 때는 상당히 어색하고 발언을 제대로 하지 못했었는데 마지막 토의 시간에는 토의가 상당히 편해졌다는 것을 저 스스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Calculus for Management (MATH220)
경영/경제를 위한 미적분학 수업입니다. 개인적으로 수학에 흥미가 많아 신청하게 된 강의입니다. 수업 형태는 보통 수학 수업과 다르지 않게 교수님의 강의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퀴즈 6번에 중간시험 3번, 그리고 마지막 1번의 기말고사를 치렀습니다. 학기 초에는 많은 시험이 부담이 되기도 하였지만, 시험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은데다 주어지는 연습문제들만 충실히 푼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수학이나 통계, 혹은 경제학과 등의 공부에 관심이 있다면 선수과목 삼아 들어볼 만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Advanced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ESL210)
선택교양으로 인정되는 ESL 수업입니다. 영어 글쓰기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수업은 4~5개의 글을 쓰고, 수정하고, 발표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미국 대학에서 수학하는 데 있어 필요한 글쓰기’ 에 수업의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제가 기대하던 수업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으시다면 차라리 조금 버겁더라도 교양과목 중 문화/인류 등의 과목을 수강하시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4. 과외 활동
동아리
학기 초부터 말까지 많은 동아리들이 동아리 구성원들을 모집합니다. 놀랐던 점은 빙햄튼의 동아리들은 우리학교의 동아리/학회와는 달리 참여를 강제하지 않습니다. 좋게 말하면 자기가 원하는 때 원하는 동아리를 몇 개든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동아리 내 소속감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기가 시작하고 1주일~2주일 사이에 많은 동아리들이 오픈 세션을 가지는데, 최대한 많이 참석하셔서 자신에게 맞는 동아리가 무엇인지를 살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기타 활동
Conversation Pair 라고 해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영어능력 향상 (?) 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유학생 1명과 미국학생 1명을 짝지어 1주일에 1~2번씩 만나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와 빵도 구워 봤고, 사과도 따러 가 보았고, 등등 미국인들이 주로 친구와 하는 소소한 즐거움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여행
저는 학기가 시작하기 전 일주일에 걸쳐서 뉴욕 시티를 둘러보았었고, 학기가 끝나고 5일정도 다시 뉴욕시티에서 머물렀습니다. 학교가 뉴욕 주에 위치하여있긴 하지만 뉴욕 시티와는 버스로 3시간 30분 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학기중에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많이 이용하였습니다. 필라델피아, 보스톤, 뉴욕 시티 등 학교에서 가까운 거리의 미국 유명 도시들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적지 않습니다. 학교 홈페이지나 B-mail (고대의 포탈메일 같은 빙햄튼 포탈 메일)을 적극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5. 학교 생활 및 기타 참고사항
교환학생은 보통 교내 기숙사를 이용합니다. 고대에서 간 선배님들은 보통 Hillside에서 거주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Susquehanna 기숙사에 배정이 되었습니다. 기숙사는 크게 아파트먼트 형과 일반 기숙사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파트먼트 형태의 기숙사는 집 안에 주방과 화장실, 욕실이 있고 1인당 1개의 방이 배정됩니다. 일반 기숙사는 주방, 욕실이 없는 대신 기숙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 홈페이지에 대략적인 소개가 나와 있으므로, 참고하셔서 선택하시기를 바랍니다.
학교 주변에는 월마트, 웨그만스 등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무료로 운행되는 학생버스가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씩 장을 보아 요리를 해 먹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밀 플랜을 구입하지 않고 Dining Hall 을 갈 때마다 음식값을 현금으로 결제했었습니다. 저는 Dining Hall 에서 점심 정도만 먹었기 때문에 밀 플랜을 구입하지 않았었는데, 혹시 식사의 대부분을 학생식당에서 해결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그냥 밀 플랜을 구입하시는 것이 훨씬 경제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을학기에 다녀와서 그런지, 날씨는 그 유명한 미국 동부 한파 그대로 엄청나게 추웠습니다. 학교에서 주는 얇은 담요 가지고는 10월 중반도 넘기기 어려우니 근처 월마트 등에서 저렴한 이불을 구입하시기를 바랍니다.
학사일정이나 기타 행사 등은 B-line 이라고 매일매일 학교 메일 계정으로 메일 한 통씩이 오는데, 이를 꼼꼼히 참고하시면 중요한 행사 혹은 재미있는 축제 등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을학기의 경우 Career Fair 가 열리는데, 굳이 미국에서 취업을 하실 생각이 없으셔도 가 보시면 열심히 공부하는 데 있어서 동기부여도 되고 가볼 만 한 것 같습니다.
또한 금요일 밤이나 토요일 밤에는 학생들끼리 조그마한 파티를 하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 제 기숙사가 Quite Hour 가 있는 기숙사라서 파티를 많이 할 수는 없었지만, 기숙사 공용 공간에서 기숙사생 모두가 모여 조그마한 파티를 열기도 했습니다. 미국 드라마에서나 나오던 파티를 실제 경험할 수 있어 신기했습니다.
6. 마무리
처음 외국에 나가보는 것이라 저 본인도 그랬고 특히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나가 보니 저보다 어린 학생들도 정말 많았고, 다들 성공적으로 외국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저도 자극을 받아 열심히 생활하는 한 학기였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6개월, 1 학기의 경험 한 번만으로 대단한 사람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제가 이번 경험을 통해 ‘경험의 중요성’을 어렴풋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했었지만 교환학생 생활을 할 때 까지만 해도 그 말의 뜻을 하나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되돌아보니, 6개월간의 미국 생활에서 제가 얻어오고 배워온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렇듯 좋은 기회를 주신 경영대 국제처 관계자 분들과 학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