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저는 2010년 7월말부터 12월초까지 4개월 조금 넘게 싱가포르 NUS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NUS가 1지망이 아니었기에 가기 전에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지금은 200% 만족하는, 최고의 경험입니다.
일단 제가 느낀 싱가포르라는 나라는 작지만 실속 있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데 있어서 배울 것이 많은 나라입니다. 자원이 많은 것도 아니고 땅덩이가 큰 것도 아니지만, 정부 주도적인 발전으로 지금의 금융대국이 된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싱가포르에 가보면 상상이상으로 정부가 사회 전반을 통제하고 있고, 싱가포르 국민들도 그러한 제도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라서 싱가포르 국민들은 한국인과 다르게 음주가무를 좋아하지 않으니, 이러한 부분을 기대하신 학우들은 조금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을 주 타깃으로 하는 유흥가들은 있으니 너무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각설하고 싱가포르는 예상대로 더운 나라입니다. 하지만 상상이상으로 더위를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여름날씨 중에서도 더운 날이 1년 내내 계속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학교를 포함한 대부분의 건물들이 냉방이 지나치게 잘 되어 있어서 생활하는데 큰 불편은 없습니다. 도리어 지나친 냉방으로 인해 실내외 기온차 때문에 감기를 조심해야 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은 소나기가 내리니 외출할 때 우산을 챙겨야 합니다.
싱가포르 국민들은 대부분 근면성실하고 순한 이미지였습니다. 중국인 한족이 70%, 나머지를 말레이, 인도네시아, 인도인 등이 차지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인종이 살지만 인종차별이나 문화적 충돌 등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 점이 저에게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민족주의가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피부색이 다르면 경원시 하는데 싱가포르에서는 제가 생각하던 이상적인 다인종, 다문화 사회가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특히 종교적인 부분에서도 기독교, 불교, 도교, 힌두교 그리고 이슬람교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이기에 한국인이라고 차별을 받는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한류가 강하여 한국문화에 관심있는 싱가포르 친구들이 많으니 새 친구를 사귀거나 싱가포르에 적응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음식은 치킨라이스, 프라이드 라이스 등인데 이 외에도 일식, 한식, 중식, 인도식, 태국식, 서양식 등 다양한 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식의 경우 한국에서의 가격과 비교하면 말도 안되게 비싼 가격이라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냉면 한 그릇에 $15, 소주 한 병에 $14씩 하니 학생입장에서는 쉽사리 접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지금부터는 NUS 생활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학업에 있어서는 한국보다 전반적으로 학생참여가 활발했습니다. 수업시간에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했고, 팀 프로젝트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수업을 듣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싱글리쉬’였습니다. 젊은 학생들의 경우는 커뮤니케이션에 큰 지장이 없지만, 나이가 있으신 교수님들의 경우는 정말 알아듣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음으로 조금이라도 싱글리쉬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팀 프로젝트가 많고 학생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많은 만큼 친구들을 사귀기도 쉽습니다. 클래스 내에 싱가포르인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 온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환경입니다. NUS와 NUS 학생회 차원에서도 교환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놓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NUS에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전에 일주일씩 방학이 있습니다. 시험을 대비하는 시간인데, 교환학생들은 주로 이 기간에 인근 나라로 여행을 갑니다. 이 일주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대동소이한 곳으로 여행을 가기 때문에 미리 계획을 짜서 예약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태국, 캄보디아를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는 주말을 이용해서도 다녀올 수 있는 반면 태국, 캄보디아는 여유 있게 다녀와야 하기에 이 기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안, 문화, 여행 등 싱가포르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저에게 최고의 장점은 다름 아닌 많은 한인들이었습니다. 특히 유학을 와있는 초중등생들이 많기 때문에 과외를 구하기가 쉽습니다! 저와 같은 학기에 교환학생을 갔던 고대 경영 학우들은 대부분의 과외를 구해서 현지 생활비를 충당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싱가포르는 한국과 물가가 비슷하기 때문에 과외비도 비슷합니다. 과외를 두 개정도 구하면 현지에서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는 굉장히 큰 장점이었습니다. 만약 유럽이나 미국을 갔다면 과외는 꿈도 못 꾸고 살인적인 물가에 전전긍긍했겠지만, 싱가포르에서 자급자족하며 부모님께 떳떳할 수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을 가시는 학우분들도 꼭 인터넷 한인 커뮤니티를 이용하셔서 과외를 하시기 바랍니다.
작지만 큰 나라. 동남아시아의 중심인 싱가포르. 그리고 아시아 최고의 대학 중 하나인 NUS. 볼 것도 많고 배울 것도 많습니다. 본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본인이 얻는 것도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에서야 후회하는 것이 너무 소극적인 자세로 교환학생 4개개월 보낸 것입니다. 인생에 한 번 밖에 없을 이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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