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2010-1학기 교환학생 파견보고서
파견국가: 중국(홍콩)
파견학교: 홍콩대학교(University of Hong Kong, HKU)
장지원
파견 전
왜 홍콩인가?
1. 금융의 메카: 홍콩은 금융 쪽으로 매우 발달해 있어서 세계 유수의 은행들 및 금융 관련 업체들이 들어서 있는 곳입니다. 홍콩에서 교환학생으로 있을 당시 교우회 선배님들의 배려로 금융 쪽 현직에 근무 하시는 수많은 교우회 선배님들을 만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많은 선배님들을 뵙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금융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금융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활상 역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맛있는 밥은 덤으로 따라왔습니다.
2. 홍콩만의 특별한 분위기: 홍콩은 중국이기는 하지만, 중국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다릅니다. 홍콩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개방적이고 자유로워서 동양 속의 서양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홍콩에는 정말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길거리에서 서양 사람들을 너무도 쉽게 만날 수 있었으며, 튀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조화롭게 홍콩 속에 어우러져 홍콩만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왜 홍콩대학교인가?
홍콩대학교의 정식 명칭은 University of Hong Kong이지만 Hong Kong University로도 불리며 Hong Kong U. 또는 HKU라고 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콩 내에서도 홍콩대학교는 역사가 가장 오래된 최고의 대학교인데, 이번 2011년에 100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홍콩중문대가 1963년, 홍콩과기대가 1991년에 세워진 것을 생각했을 때 홍콩대학교가 홍콩 내에서 얼마나 오래 그 역할을 해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홍콩대학교는 TIMES 선정 세계 대학 랭킹에서 21위로 선정되어 아시아 1위를 굳건히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의 아이비리그인 columbia대학교가 18위, 유펜이 19위, 카네기멜론이 20위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이 순위는 상당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cf. http://www.timeshighereducation.co.uk/world-university-rankings/2010-2011/top-200.html)
수업을 듣고 나서 이 순위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무엇이 달라서 고려대학교와 순위가 이렇게 차이가 날까? 사실, 홍콩대학교의 행정적인 면을 보면, 그 수준이 형편없었습니다. 일 처리 속도도 매우 느리고, 행정처리순서나 그런 면에 있어서 선진적이라기 보다는 한국보다 뒤떨어져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든 걸 생각해보았을 때, 홍콩대학교가 세계적으로 아시아 최고의 대학교로 인정받는 이유는 global한 공부 환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홍콩대학교는 기본적으로 1/3 홍콩현지학생, 1/3 중국 mainland 학생, 1/3 교환학생으로 채운다고 합니다. 교환학생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덕분에 홍콩대학교에 있는 학생들은 수업 속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외국인 비율이 이렇게 높은 것은 홍콩대학교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의 melting pot인 홍콩에서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영어를 쓸 기회가 매우 많아져서 영어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홍콩대에서는 모든 수업을 100% 영어로 진행하는데, 간혹 홍콩 악센트가 강한 교수가 있다고는 하지만, 모두들 영어가 매우 훌륭하기 때문에 수업 듣는 것에 있어서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가기 전에 준비해야 할 일들?
1. 온라인으로 기숙사에 지원하기;
온라인으로 기숙사에 지원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1지망 순치순, 2지망 모리슨, 3지망 R.C.Lee를 지망했는데, 3군데 모두 자리가 꽉 차서 처음에는 집이 없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홍콩대학교 측에 여러 차례 문의 메일을 보내고, 그 과정에서 국제실 선생님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무사히 R.C.Lee 홀로 다시 배정받았고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와 근접한 swire hall이나 starr hall 또는 최근에 지어져 시설이 좋은 순치순, 모리슨을 추천합니다. 홍콩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st.johns college라는 기숙사인데, 경쟁률이 세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2. 비자 발급
비자 발급 신청은 홍콩대학교에서 대행해주는데 서류 몇 가지를 보내야 합니다. 비자를 받기 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기 때문에, 일찍 신청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수업
수강신청 방식;
2010년 가을학기에 파견된 교환학생들의 수강신청 방식은 파견 전 한국에서 듣고 싶은 과목들을 종이에 적은 후에 비자 신청서와 함께 홍콩대학교 측으로 보낸 뒤에, 그 뒤에 승인된 과목과 함께 온라인으로 추가로 수강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에서 1초 단위로 마감이 갈리는 것이 아니라 일단 넣어두면 하루 정도 뒤에 수강 신청이 되었는지 안되었는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다양한 단계가 있기 때문에 이 점에 유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홍콩대학교의 add & drop period는 개강 이후 2주로 꽤 깁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한국에서의 수강정정 기간처럼 자유롭게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출석체크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홍콩대학교 수업 중에는 튜토리얼 수업이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튜토리얼의 경우에는 둘째 주부터 수업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들었던 과목들
1. International Marketing;
중국 mainland 출신 교수님이신데, 미국에서 오래 공부를 하셨기 때문에 사고방식이 상당히 개방적이시고, 매우 친절하셨습니다. 교환학생들의 비중이 매우 높았고, full-time student 중에서도 international students들이 많아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해볼 수 있는 좋은 수업이었습니다. 마케팅 수업이다 보니 팀플의 비중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제 경우에는 교환학생들만으로 이루어진 팀에 들어갔는데, 홍콩대학교의 local students들이 매우 학구적이어서 그 학생들과 경쟁하는 것에 있어서 상당히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 수업의 경우 튜토리얼이 없었는데, 마케팅 과목들은 모두 튜토리얼이 없는 듯 합니다.
2. Games & Decisions
경제학에서의 게임이론과 전략에 대한 수업인데, 교수님이 굉장히 똑똑해서 이 수업이 가장 재미있고 배울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있고, 3000자 term paper가 있었습니다. 튜토리얼 수업이 있으며, 튜토리얼 시간에는 수업의 내용을 더 잘 알 수 있도록 튜터가 강의를 하기에 꼭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Managerial Accounting
중간고사, 기말고사, 팀프로젝트로 수업이 이루어졌는데, 수업의 내용은 어렵지 않으나, 시험 난이도는 매우 어려워서 시험지를 받아봤을 때 당황할 수 있습니다. 튜토리얼이 있으며, 고려대학교에서의 관리회계와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4. Chinese as a Foreign language level 2 (part. 1) (6credit)
홍콩에서는 광동어(cantonese)와 보통화(mandarin)을 선택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각각 3credit 수업과 6credit 수업이 있는데, 3credit은 읽고 쓰는 것보다는 주로 회화 위주로 병음으로만 공부를 하고, 6credit은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것까지 진행을 합니다.
5. Hong Kong Cinema in the contexts of globalization
영화로 유명한 홍콩에서 홍콩 영화 수업을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들었던 수업입니다. 한 주에 영화를 보면 그 다음 주에는 그 영화를 해설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고, 3credit 수업이라서 한 주에 한 번만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튜토리얼은 없었고, 평가는 기말고사 한번과 영화 감상 레포트 2편, 그리고 영화감독과 배우가 직접 와서 진행한 session에 대한 review로만 이루어졌습니다. 홍콩 영화를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수업을 통해서 홍콩 영화도 많이 보고, 아시아 영화계의 흐름도 이해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학교 생활
1. 식당
학교 내에는 여러 식당이 있는데, 이 식당들에 대한 정리는 2010-1 파견 보고서에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저 역시 그 보고서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빠진 것을 보충하자면, graduate house에 있는 식당을 추천합니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돌솥비빔밥도 있으며, 2시-5시 afternoon tea time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학교 밖 식당가는 늘 바뀌기 때문에 직접 체험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2. buddy program / orientation / city tour
홍콩대학교에서는 buddy program에 신청하는 사람에 한하여 buddy를 매칭시켜주고 있습니다. 홍콩대학교에는 교환학생이 많이 오기 때문에, 고대에서처럼 자발적으로 buddy를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교환학생을 다녀온 학생은 의무적으로 buddy를 시킵니다. Kuba처럼 자발적으로 buddy를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buddy가 잘 챙겨줄지 여부는 복불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Buddy가 없어도 기숙사 친구들도 있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을 거라 봅니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합니다. 교환학생에 가기 전 오리엔테이션은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고 들어서 오리엔테이션 1주일 전 비행기표를 예매했었는데, 실제로는 의무적으로 참석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도 매우 많았고,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이익은 없었습니다.
Orientation 이후 그 주 주말에, 학교에서 교환학생을 대상으로 hong kong city tour을 진행했습니다. 이틀에 걸쳐서 두 가지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첫 날 진행하는 것은 Kowloon섬 쪽이었고, 둘째 날은 홍콩섬(센트럴, Stanley, repulse bay 등) 쪽이었는데, 저는 둘째날 시티투어에만 참여했습니다. 식비는 각자 내고 참여비로 100불을 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 참가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숙사 생활
제 경우 R.C.Lee Hall이라는 medical campus쪽 기숙사에서 생활을 했는데, 이 기숙사의 경우 지어진 지 오래된 기숙사라서, 여러모로 시설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R.C.LEE는 매우 끈끈한 기숙사 문화를 자랑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원하는 학생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기숙사입니다. 기숙사의 경우에는 single room도 있으며,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는 double room도 있습니다. 나의 경우에는 single room을 배정받았는데, 룸메이트와의 트러블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기숙사는 층별로 자주 뭉치게 되는데, floormate들과 친해지는 것이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 매우 많은 행사를 하게 될 텐데, 몇 가지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High Table Dinner
홍콩대학교는 각 기숙사 별로 high table dinner라는 일종의 파티를 엽니다. 약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며, 연말에는 annual dinner이라고 해서 평소보다 좀 더 화려한 high table dinner가 있습니다. High table dinner에서는 모두 검정 계통의 formal한 dress나 suit을 입고 저녁을 먹고 그 이후에는 홍콩대학교 출신의 유명 연사들의 강연을 듣게 됩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이 미리 없이 high table dinner에 불참하는 경우 경고장이 날아오며 1년에 3번 이상 허가 없이 불참할 경우 기숙사에서 방을 빼야 하는 무시무시한 penalty를 받게 됩니다. High Table Dinner 참여 금액은 기숙사비를 낼 때 같이 내야 합니다.
-Halloween Party
홍콩대학교의 기숙사들은 대부분 여자층, 남자층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할로윈 파티 때 만큼은 여자 층과 남자 층이 join해서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층의 경우에도 10층의 남자 층과 함께 haunted house 체험 등을 기획하여 진행하였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홍콩은 할로윈이 매우 중요한 행사 중에 하나이며, 그런 의미에서 함께 할로윈을 즐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uperpass 기원 파티
홍콩대학교에서는 3.0/4.0 이상을 받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에 이를 superpass라고 부르면서 superpass를 받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행하는 것이 superpass이고 superpass를 기원하는 행사를 매 학기 하게 됩니다. 우선 다 함께 식사를 한 후에, 돼지 한 마리를 사서, 한 명씩 돌아가면서 단칼에 돼지를 잘라야 한다. 단칼에 돼지를 자르면 superpass를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 후에 각 층의 대표가 3$가 든 빨간 봉투에 각각 이름과 편지를 써서 나누어 줍니다. 그리고 나서 기숙사 층 복도에 마련된 빨간 종이에 superpass를 기원하는 말을 써서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고 나면 superpass 기원 행사가 끝이 납니다.
이 외에도 층 안에서 floormate들의 단합을 도모하는 자잘한 행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기숙사 별로 동아리가 있는데, R.C.Lee의 경우 스포츠 동아리들이 주를 이루고, 그 외에 Jass(댄스동아리), 합창부 등이 있었습니다. 스포츠 동아리들은 다른 기숙사들과 대회에서 이기기 위해 매주 열심히 연습을 하며, 기숙사 대항 경기가 있는 경우, 많은 학생들이 응원하러 갑니다.
이 모든 행사를 참여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려있으나, 개인적으로는 많이 참여할 것을 권장합니다. 교환학생들의 경우 참여율이 저조한데, 이왕 홍콩에 간 김에 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보고 오기를 바랍니다.
Others
여행
홍콩은 학기 중에 휴일이 많은데, 교환학생들은 대부분 그 틈을 이용해서 주위 아시아로 여행을 다녀오곤 합니다. 한국에서 여행을 다니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여행을 꼭 다녀오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가까이로는 중국 본토나 마카오에 갈 수 있고, 비행기를 이용한다면 싱가폴,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등을 갈 수 있습니다.
교우회 연락
도입부에 언급한 것처럼 홍콩은 고대 교우회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어, 고대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홍콩으로 가게 된다면, 꼭 교우회에 연락하실 것을 이야기하고 싶네요. 고연전, 송년회, 교환학생 환영회 등 다양한 행사도 있으며, 선배님들 이야기를 통하여 많이 느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change Fair
기말고사 2주 전 정도에 Exchange Fair를 개최했는데, 나라 별로 부스를 주고 그 나라 및 학교에 대해서 홍보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고려대학교만 참여했으며, 미국, 캐나다 등 다른 나라들만큼 많은 학생들이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스를 싱가폴과 함께 써야 했습니다. 제가 있을 당시에는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만 교환학생이 왔었는데, 연세대학교는 fair에 참여하지 않아 한국 홍보와 함께 고려대학교 위주의 홍보로 이루어졌습니다. 한 명은 한복을 입고 나머지는 고려대학교 티셔츠를 입고 경영대 국제실 및 본교 국제실에서 보내준 브로슈어 및 기념품을 나누어주었고, 한국 쌀 과자들을 구입하여 나누어주었습니다. Fair에 참여해 홍보를 하면서 느낀 것은 고려대학교의 홍보가 아직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에 홍콩으로 교환학생을 오는 교환학생들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모교 홍보에 힘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치면서
한 학기라는 짧은 기간 홍콩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면서, 공부나 공부 외적인 것에서나 많이 깨닫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미래의 교환학생 분들께 정말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적극적으로 모든 일에 참여하라는 것입니다. 어디서나 마찬가지겠지만, 교환학생 기간에는 특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 학기라는 짧은 시간을 잘 활용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 첨부파일에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