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2010-1 University of Florida
체험수기
임나정
시작하며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기파견자들의 체험수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한 학기 동안 생활하면서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느낀 점들이 많았기에 최대한 자세히 적어 다음 파견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사전 준비
출국 전 한 학기 동안 준비해야 할 서류가 너무 많고 복잡했다. 수강신청은 출국하기 전에 서류를 보내면 UF에서 직접 해주는데, 원하는 수업이 신청되지 않았더라도 도착해서 직접 경영대에 찾아가 정정하면 된다. 보험은 PSI(www.psiservice.com)에서 UF 필수항목에 맞춘 저렴한 것으로 구매했다. 비행기표는 비자가 나오기 전이라도 되도록이면 빨리 구매하는 것이 저렴하다. 학기는 1월 4일에 시작해 4월 29일에 끝났다. 기숙사는 학기 시작 하루 전인 1월 3일에 열리고 5월 1일에 닫기 때문에 맞춰서 가는 방법 밖에 없다. 학기가 끝나는 시기는 각자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에 따라서 다른데, 수강신청 시 미리 기말고사 날짜를 확인할 수 있어 학기 이후의 일정을 미리 계획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숙사 닫기 2주 전에 끝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마지막 날까지 시험이 있어 남아있는 사람도 있다.
날씨
2010년 겨울, 한국에서 100년만의 폭설이 내리는 등 이상기후가 나타났듯이, 플로리다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플로리다라는 이름에 속아 선선한 날씨를 기대하고 두꺼운 옷을 챙겨가지 않았는데, 1월 당시 도착했을 때에는 게인스빌에서도 80년만이라는, 영하의 추위가 계속되고 있었다. 결국 집에서 겨울 옷을 부쳐주셨고 한동안 계속 코트만 입고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앞으로는 또 어떨지 모르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두꺼운 옷도 꼭 챙겨가야 한다.
2월 언젠가부터 갑자기 낮 기온이 상승하더니, 그 날 이후로 매일 20도가 넘는 기분 좋은 날씨가 계속되었다. 3, 4월로 갈수록 햇살도 강해지고 온도도 조금씩 높아져 학기 마칠 때쯤에는 30도까지 올라가는 날도 있었다. 선글라스가 패션의 일부가 아닌 생활필수품인 곳이다.
기숙사
내가 묵었던 곳은 캠퍼스 안에 있는 Weaver Hall로, International Dorm이라 교환학생 반, 미국 학생들 반으로 구성된 기숙사였다. International Dorm이라는 특성 때문에 기숙사 자체에서도 행사를 많이 열었다. International Food Festival 같이 큰 행사 외에도 한 달에 한번씩 모여 같이 영화를 보거나, 중요한 시합이 있을 경우 같이 보기도 했고 Fall semester에는 머드 축제, Prom party, Halloween party도 한다고 했다.
룸메이트는 한국에 관심 많고 배려심 많은 페루 친구를 만나 한 학기 동안 정말 도움만 받고 온 것 같다. 같은 층 친구들끼리도 친해져 다같이 놀러 나가기도 하고 자주 어울렸다. NaviGator 프로그램 이외에 기숙사 생활이 친구들을 사귀는데 정말 좋은 환경이었다.
Tip 처음 기숙사에 도착한 날 바로 basement로 내려가 필요한 생활용품들을 챙겨와야 한다. 기숙사 방에는 침대, 책상, 옷장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지난 학기 학생들이 쓰고 남겨 둔 이불, 침대 커버, 베개에서부터 각종 주방 기구, 냉장고, 스탠드, 멀티탭 등 생활에 필요한 것 대부분을 가져와야 추가로 돈을 들이지 않고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
생활
NaviGator UF로의 교환학생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NaviGator 프로그램이다. 교환학생과 UF 학생을 1대1로 맺어주는 일종의 버디 프로그램으로,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메일이 와서 신청할 수 있다. 나와, 함께 생활한 언니들의 경우 이 NaviGator들로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한 학기 내내 많은 도움을 받았고, 거의 매일 어울리며 단순한 NaviGator - NaviGatee 이상의 우정을 쌓았다.
이 동아리 자체에서 진행하는 행사들도 참여하면 좋다. Disney Trip, Moonlit Canoeing, Ginnie Springs 등 게인스빌 주변 다양한 곳으로 데려가기 때문에 차가 없는 교환학생으로써는 이곳 저곳 놀러 가기에 좋은 기회다.
Shopping 게인스빌은 차가 없으면 모든 이동이 불편한 곳이다. 식료품은 주로 Publix라는 대형 마트에서 사는데, 기숙사 앞에서 버스를 타면 바로 갈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 NaviGator 친구들이 태워다 주었다. 차를 타고 좀더 나가면 대한마트라는 한인마트가 있어 김치, 쌀 등 한국 음식을 자주 사 먹을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20분쯤 가면 Oaks Mall이라는 쇼핑센터가 있다. 옷이나 신발 등이 필요할 경우 이곳에서 쇼핑하면 된다.
Bus 게인스빌은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지 않아 자주 이용하지는 않았다. UF 학생증(Gator1)이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기숙사 앞에서 수업을 듣는 건물까지 이동할 때, 가끔씩 Publix나 Walmart에 갈 때 이용했다.
캠퍼스
Reitz Union 학생회관으로 Weaver Hall에서도 아주 가깝다.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레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곳에서 매주 금요일 밤에 Gator Nights를 하는데, 학생증만 있으면 무료로 영화나 각종 공연도 보고, 학생들이 직접 무언가 만들어 볼 수 있는 공예 체험도 할 수 있다. 12시 이후에는 Midnight breakfast도 무료로 먹을 수 있다.
Recreation Center 역시 학생증만 있으면 무료로 gym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요가, 필라테스, 킥복싱 같은 운동 수업도 시간 맞춰 가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야외수영장도 갖추어져 있다.
운동경기 학교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전부 학생증만 있으면 무료이다. Weaver Hall 맞은편에 있는 O’Connell Center에서 종종 다른 학교와의 농구 시합이 있었는데, 미리 인터넷으로 학생증 등록을 하면 역시 무료로 경기를 볼 수 있다. 고대와는 또 다른 UF의 응원문화, 경기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2학기 파견일 경우 UF 행사로서 굉장히 큰, Football 시합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수업
수업은 경영학 4과목과 교양 1과목, 총 5과목 15학점을 들었다. 이 정도가 보통 UF 학생들이 듣는 정도라고 했다. 경영대에서는 대형 강의의 경우 Online Class를 개설하는 과목이 있는데, 이 경우 직접 Live class에 가서 수업을 들어도 되고 Online으로 들어도 된다. 이런 수업들은 장단점이 뚜렷했다. 온라인으로 듣는 경우 스스로 시간을 분배해서 활용할 수 있고, 이해가 안된 부분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번 나태해지기 시작하면 시험날짜에 닥쳐 수업을 몰아 듣게 돼 오히려 이해도 못하고 시험을 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중간에 한번 나태해진 이후 Live class에 가서 수업을 듣는 것을 스스로의 규칙으로 삼고 밀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Online class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기 때문에 Live class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Managerial Economics UF 학생들 사이에서도 어렵기로 소문이 난 수업이었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가장 크고 나름대로 흥미 있게 들었던 수업이었다. Dewey 교수님이 직접 쓰신 교재를 썼다. 미분 등 수학을 상당히 많이 적용해서 경제 이론을 설명하셨고 시험 문제도 절반 가량이 수학적으로 푸는 문제였기 때문에 수학과 경제를 좋아한다면 배울 것이 많은 수업이 될 것이다. 나의 경우 미분을 거의 몰랐지만 교수님이 학기 초에 수업에 필요한 기초를 다 설명해 주시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었다. 시험 3번과 온라인 과제로 평가한다.
Managerial Accounting 시험 3번만으로 평가하는 수업이었고 교수님이 쉽게 가르쳐 무난하게 들을 수 있었다.
Principle of Entrepreneurship 교환학생 비율도 많고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듣는 수업이었다. 기업의 나라인 미국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미국스러운 수업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부분을 실제 사례로 설명하셨다. 시험 4번, 에세이 2편으로 평가했다. 교수님도 좋았고 가끔 guest speaker들도 와서 강의를 했는데, 갓 회사를 차린 학생들에서부터 전문 기업인, 법조인까지 범위가 다양했다.
Retail Seminar 1학점 짜리로, pass/fail 수업이었다. 매 시간마다 각종 retail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가들이 와서 강의를 했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만큼 유익한 수업은 아니었다.
Introduction to Music Literature 교환학생으로 와서 고대에서 들을 수 없는 교양 수업을 듣고 싶었다. 평소 음악 수업이 듣고 싶었지만 고대에는 음대가 없어 항상 아쉬웠는데, 모든 과 학생들에게 열려있는, 가장 기본적인 음악 교양 수업을 발견하고 바로 신청했다. 서양 음악의 역사를 기본적으로 배우고, 4번의 music lab시간에는 합창도 하고 연주도 했다.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한 수업이었다. 3번의 레포트와 퀴즈, 기말고사로 평가하는데, 레포트 작성을 위해 학교 내에 있는 University Auditorium에서 공연도 보고, 음대 학생의 리사이틀도 볼 수 있었다. 고등학교 음악 수업 같은 느낌으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여행
게인스빌 주변: Ginnie Springs(캠핑, 물놀이), Lake Wauburg(학생증이 있으면 모든 시설이 무료, 카누 카약 등), Paynes Prairie
플로리다: St. Augustine, Tampa, Orlando (Sea World, Disney World, Universal), Key West, Miami
미 동부: 봄방학(3월 둘째 주), New York, Washington DC, Philadelphia
마치며
교환학생으로 파견되어 있었던 시간은 나의 생활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되었다. 일상에서 떠나 새로운 환경에 있으면서 나를 곰곰이 뒤돌아보고 앞으로의 길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다. 4개월 간 경험했던 추억들도 너무나 소중하고, 그간 조금은 자랐다는 느낌도 받아 뿌듯했다. 앞으로 다른 일에 도전할 뜨거운 어떤 것도 생겼다. 마음 속에 있던 외국인들과의 벽을 허물었고, 영어의 감도 얻었다. 나에게는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