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체험수기
교환 학생 경험보고서
2010-1 홍콩과학기술대학(HKUST)
경영학과 08학번 이희정
안녕하세요? 2010년 1학기에 홍콩과기대로 교환 학생을 갔다 온 08학번 이희정입니다. 한국에 들어오고 나서 바로 경험 보고서를 썼었다면 좀더 생생한 경험담을 작성할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늦게 작성하게 되어서 설명이 조금은 부족할까 봐 걱정입니다. 혹시나 경험 보고서를 읽으시고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zzangi19@korea.ac.kr로 메일로 보내주시면 최대한 열심히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교환 학생 지원과 관련하여>
교환 학생을 지원하실 때는 자신이 정한 목적에 맞게 지원하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에 유럽권으로 지원을 했었는데요. 이런 저런 사정 때문에 홍콩으로 최종 확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홍콩에 있으면서도 유럽에 대한 미련이 조금은 남은 것이 사실입니다. 지원하실 때 잘 알아보고 지원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파견 전까지 준비할 것들>
파견 전까지 준비할 것은 크게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네이버 카페 중에 ‘포에버 홍콩’ 이라는 카페에 가입을 했는데요. 이 곳에 보면 관광 정보가 주를 이루지만 재 홍콩 한국인 분들도 글을 많이 쓰시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편리합니다. 또 홍콩 관련 서적 한 두 권을 읽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파견이 확정되면 과기대 쪽에서 메일로 자주 연락을 줍니다. 메일을 자주자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준비할 때 담당자는 wendy 였고 아주 친절하고 성심 성의껏 답해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과 시차도 1시간 밖에 나지 않기 때문인지 메일로 연락을 하더라도 빠른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비자나 기숙사, 수강신청, 보험의 경우도 wendy가 보낸 메일에서 모든 정보를 얻었는데요. 비자를 받을 때는 여권 사진과 은행 잔고 증명서(미달러로 5000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여권 복사본 등을 첨부해서 보냈고 기간은 6주 정도 걸렸습니다. 수강 신청의 경우도, 어떤 시간대에 어떤 과목을 듣겠다 등을 1순위, 2순위로 정해서 팩스로 wendy에게 보냈고, 그 쪽 선생님들이 수강 신청을 대신해주셨기 때문에 한국에서 따로 할 것은 없었습니다. 나중에 학교 수업이 시작된 후 수업을 바꾸거나 뺄 수는 있습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보험의 경우 과기대에서 추천해주는 보험에 가입하는 게 여러모로 편리해서 이것을 신청하였습니다.
기숙사도 비자를 신청할 때쯤 신청합니다. 과기대에는 hall1부터 hall7까지 있는데 hall 7의 경우 2009년 2학기에 연 곳이라 상당히 깨끗합니다. 기숙사를 신청할 때는 어떤 홀에 갈 것인지를 선택하고, 어떤 룸메이트를 원하는지도 적을 수 있습니다. 다만 hall7의 경우는 LLC(Living Learning Community)라고 해서, hall7에 사는 학생들의 모임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가입해야 합니다. 그래서 hall7의 경우는 기숙사 신청서도 제출하고, hall7의 모임 신청서도 작성해서 냅니다. 그리고 LLC에서 허가가 나야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도 iVillage라는 모임에 가입 허가가 나서 hall7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과기대의 기숙사 비용은 대략 HKD로 5500~7500정도이고, 기숙사 식당이 없기 때문에 식사 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가격입니다.
<수강 과목>
과기대는 자연대, 공대, 경영대 3개의 단과대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래서 고려대와 비교해보면 교양 과목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몇 개의 개설된 교양 과목도 자연대나 공대 교수님들의 과목이어서 수강하기에는 어려움이 많고, 사회학이나 인문학 쪽의 강의는 광동어 강의가 많아서 정작 들을 수 있는 과목은 경영대 전공과, 중국어 수업 등입니다. 이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또한 과기대의 학생들은 UST(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가 University of Stress and Tension이라고 할 만큼 과제도, 시험도 압박이 심한 것이 사실입니다. 중국과 홍콩, 동남아 등지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오는 학교라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정말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여러 곳에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강하고 나서 신청이 되었던 과목을 몇 개 바꾸었습니다. 과기대에는 swap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내가 들어가고자 하는 반에서 나갈 사람이 몇 명이 있고, 이에 대기하는 사람이 몇 명이 있는지 등을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하게 과목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강 신청과 관련된 어려움이 있으면 wendy에게 찾아가면 보통 해결이 되는 편입니다.
ECON112 : Macroeconomics (4) <무난>
과기대는 수업을 보통 L과 T로 구분합니다. L은 Lecture로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수업, T는 Tutorial로 조교 분들이 수업하시거나 학생들이 발표하는 시간, Q&A시간입니다. 4학점 짜리 수업은 Lecture가 일주일에 75분씩 2번, Tutorial이 50분 1번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과목은 수업도, 시험도 무난했습니다. 중간에 리포트를 하나 제출했고, 중간기말 모두 시험을 봤습니다. 출석체크는 하지 않습니다.
ISOM231 : E-Commerce (3) <비추천>
한 수업당 학생이 100명이 넘는 수업이었고 교환학생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3학점 짜리 수업인지라 Tutorial이 없어서였습니다. 그러나 자잘한 과제가 학기 당 4번이 있었고 중간 기말도 다 봤습니다. 또 교수님이 중국 분이신데, 칭글리시가 심하셔서 영어가 잘 안 들릴 때가 많았습니다. 중요한 점은 교수님이 융통성이 없는 편이라는 것입니다. 한 교환 학생 친구는 기말 고사 날에 국내에서 인턴십 인터뷰가 있어서 시험을 레포트로 대체하는 방안을 여쭤봤지만 결국은 허락을 받지 못해 기말 시험을 치지 못하고 F를 받았습니다. 또 교환 학생이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을 요구하시기 때문에 시험을 좀 못 치면 그냥 F를 주십니다. 그래서 상당수의 교환 학생들이 F를 받았습니다. 출석체크는 하지 않습니다.
FINA221 : Investment (4) <추천>
이 수업도 상당히 무난한 과목이었습니다. 중간에 문제 풀이 숙제가 2번 정도 있었고 중간 기말시험 모두 봤습니다. 교수님께서 쉽고 편하게 가르쳐 주셨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가서 여쭤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 성적을 최대한 좋게 주시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LANG113 : Chinese for non-Chinese background student (3) <추천>
15명 안팎의 학생들이 수강하는데 보통은 교환 학생들입니다. 한국에서 배우는 중국어와 다르게, 한자를 쓰지 않고 배웁니다. 하지만 기말고사에서는 기본적인 한자 테스트도 치기 때문에 다른 나라 학생에 비해서 한국 학생에게 아주 유리합니다. 중국 문화와 관련하여 리포트 하나를 제출했고 4번의 시험을 쳤는데, 듣기와 말하기가 대부분입니다. 소규모이기 때문에 출석체크는 매일 합니다. 중국어 수업은 무엇보다도 교환 학생 친구들도 사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밖의 학교 생활>
파견 전에 버디를 정해주기 때문에 버디와 연락해서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신기하게도 제 버디가 당시에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어서 한국에서 미리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 공항에 픽업도 와주고, 휴대폰 개설, 시험 족보 구해주기 등 여러 모로 도움을 많이 줘서 너무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려대의 KUBA같은 단체가 없기 때문에 딱히 학교 주관으로 교환학생들이 모일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학기 시작 전에 오리엔테이션과 마지막 farewell 파티가 전부입니다. 보통은 룸메이트를 통해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저는 LLC를 통해서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는 중국식 식당, 카페테리아 등이 있어서 주로 여기서 끼니를 해결하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좋습니다. 딤섬이나 전통 중국 음식 등은 학교 안에서 먹는 것이 훨씬 싼 편입니다. 새벽까지 여는 카페테리아도 있어서 편리합니다.
지하철이 발달한 홍콩이지만 학교까지 바로 오는 지하철은 없고 항하우라는 곳에서 내려서 마을버스를 타고 들어옵니다. 학생이기 때문에 학생 옥토퍼스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어서 반값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옥토퍼스 카드 덕분에 교통비는 한국보다 조금 저렴했습니다.
<홍콩 생활>
홍콩은 한국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이것이 사람에 따라서는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외국 경험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오히려 적응하기 쉬워서 좋았습니다.
홍콩이 아무리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지만 사실 영어는 잘 통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목적이신 분들은 영미권으로 꼭 지원하세요. 학교 안 학생들이나 금융가의 비즈니스맨들은 영어를 아주 잘하지만, 관광지나 식당의 사람들은 영어가 거의 안 통합니다. 학교 내 식당에서도 광동어로 말을 거는 사람들이 많아서 당황한 적이 많았고 그럴 때면 홍콩 학생들이 도와주곤 했습니다. 한 학기를 살다 보니 간단한 광동어와 중국어를 익히는 게 여러모로 편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가 있는 당시에, 교우회를 통해서 선배님들을 뵐 수 있었습니다. 홍콩에 계신 선배님들 대부분이 금융업 쪽 종사자나 주재원 분들이 많으시니까 이 쪽으로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생활비는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서 쓴 정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관광을 다니다 보니 한국보다는 많이 쓰게 마련입니다. 그래도 다른 나라보다는 훨씬 적게 드는 편입니다.
홍콩은 아주 습하고 덥습니다. 한국과 다르게 빨래를 해 놓으면 절대 마르지 않기 때문에 꼭 건조기를 돌려야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덥기 때문인지 건물 실내에 보일러 시스템이 없어서 밤에는 상당히 춥습니다. 한국 학생들 중에는 전기 장판을 아예 가져온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총평>
HKUST, 홍콩과기대는 세계 TOP 경영대인만큼 교수님들도 학생들도 자부심이 강합니다. 이는 세계적 금융가인 홍콩에 위치한 것이 이점이 된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교육 시설이나 수업 등 모든 면에서 고대 경영대가 훨씬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홍콩과기대에 있는 동안, 세계를 움직이는 중국인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고, 관광 대국 홍콩과 서울을 비교하면서 여러모로 배울 점도 많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한 점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혹시 질문할 것이 있으시면 메일로 주시면 됩니다. 이 글을 통해서 많은 도움 주신 국제실 선생님들과 고려대 경영대 관계자 여러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