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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수기

[Austria] Vienna University 신하정 2010-1

2010.11.11 Views 1177 경영대학

오스트리아 비엔나 상경대학을 다녀와서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학기 교환학생으로 오스트리아 비엔나 상경대학교에서 1학기 동안 공부하고 돌아왔습니다. 교환학생으로 뽑히기에 앞서 어느 학교를 지원할까 많이 고민했는데 그 당시 이 학교에 대한 보고서가 전혀 없어서 난감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그래서 뽑힌 이후에도 걱정이 많았어요. 너무 아는 바가 없어서 말이지요. 지금은 완전 추천하고 싶은 학교이고 도시예요! 궁금해하실 만한 것들만 추려 알려드리겠습니다.

기숙사는 ‘에라스무스’ 2인실을 썼는데요. 방 시설도 깨끗하고 따뜻하고 부엌시설도 괜찮고 무엇보다 화장실이 크고 깨끗해요. 매주 월요일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오셔서 청소를 싹 다 해주시기 때문에 더러울 틈이 없어요. 에라스무스는 교환학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숙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친구들 사귀기도 편해요. 세탁실도 있고 음악실, 헬스클럽(?), 공부방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부엌은 한 층마다 하나씩 있어서 파티가 열리면 가~끔 소란스럽기도 해요. 저도 종종 여기서 코리안 디너 파티를 열었습니다.

버디 네트워크’라는 교환학생들을 돕기 위한 조직이 있는데 정말 유용해요. 여기서 한 학기 동안 절 도와줄 버디를 배정받아요. 이 버디가 공항에 픽업하러도 나오고 집 열쇠도 전달해줬고 핸드폰 만들 때 옆에서 도와주고 그랬어요. ‘버디 네트워크’에서 한 학기 내내 각종 파티와 여행을 주관해요. 나중에는 지긋지긋해서 안 가게 되지만 그래도 초반에는 친구 사귀기도 좋고 도시 구경하기도 좋고 여러모로 좋아요. ‘탠덤 파트너’라는 것도 있는데 서로의 모국어를 가르쳐주는 일 대 일 언어 학습 도우미예요. 이역 삼만 리 오스트리아에서 한국어를 누가 배울까 싶겠지만 한류 열풍은 유럽에도 있더라고요. 이 제도 역시나 외국인 친구 사귀기 좋아요!

수업이 어려울 거란 얘기를 많이 들은 터라 바짝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힘들지 않은 것 같아요. 한국처럼 발표 1~2번, 리포트 1번 제출 이런 식인데 블록 수업이 많아서 스케줄을 유동적으로 짤 수 있어요. 블록수업은 최소 3일에서 7일만에 휘몰아치듯이 내리 4~6시간 수업을 듣는 방식입니다. 교환학생들이 특히 애용하는 수업입니다. 수업 방식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에 비해 미리 읽을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수업시간에 손 들고 발표하기도 중요하고요. 본인 하기 나름이지만 좀 편하게 수업 듣고 싶다면, 대충 큰 제목만 쭉 보고 수업 가서 입 꾹 다물고 고개만 끄덕이면 되겠지만요. 여러 국가 교수님, 학생들이 모인 덕분에 상당히 다양한 영어 억양을 들을 수 있단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에요. 살면서 영어권 외국인만 만나는 건 아닐 테니까요.

오스트리아의 수도에서 생활한다는 사실도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할 포인트인 것 같아요. 수도에 있으면 그만큼 생활 반경도 넓고 문화 생활 누릴만한 것도 많아요. 이를 테면 단 3유로에 오페라를 볼 수 있거든요. 주변에 번화가도 많고 공원도 많고 성도 많고 미술관, 박물관도 많아요. 조금만 익숙해지면 자유자재로 트램을 탈 수 있고 도심 곳곳을 쏘다니기도 좋아요. 시내 교통뿐만 아니라 인접국가가 많아서 버스, 비행기, 기차 등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도 많아 편리하고요. 가기 전, 물가가 비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또 처음에는 음식점 가서 좀 놀라기도 했지만, 거기서 생활하다 보면 점점 적응이 돼요. 유로화로 적힌 가격표 볼 때마다 ‘곱하기 천육백 원’을 하곤 했는데, 이 버릇도 점점 희미해지며 1유로가 마치 천원처럼 보이게 됩니다. 현지에서 음식도 적당히 해먹었고 한국에서 인스턴트 식품을 잔뜩 짊어지고 간 덕에 먹는 데 들어가는 돈은 많이 줄일 수 있었어요.

참고로 비엔나 상경대학은 그 유명한 음대가 속해있는 비엔나 국립대학과 다른 곳입니다. 처음에 이 차이를 몰랐다가 실망했어요. 하지만 비엔나 국립대학의 상경학과는 비엔나 상경대학의 학생들, 수업의 질 등 수준 자체에 별 차이가 없다고 현지학생들이 그랬어요. 대신 ‘버디 네트워크’도 공동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교 행사나 여행을 같이 가요.

또 참고로 비엔나의 겨울은 너무 추워요. 겨울에 햇빛을 본 적이 거의 없어요. 건조한 바람이라 핸드 크림 안 바르고 장갑 안 끼면, 손에 동상 걸려요. 일교차도 크고요. 대신 날씨가 좋은 날은 카메라 렌즈를 어딜 향해 들이대든 그림 엽서가 됩니다.

여기 다녀 온 소감을 단 몇 마디로 압축해 말하려니 못하겠네요. 고작 한 달인데 대학생활 3년 합친 거 뺨치게 다양한 경험을 했기에 만감이 교차합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지요. “나는 내가 어제 무엇을 먹었는지 잊어버리듯 무슨 책을 읽었는지 잊어버리지만, 그것이 내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에게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의미가 그래요. 우리 학교가 교환학생 프로그램 하나는 끝내주잖아요. 다들 이 소중한 기회를 200% 활용하셨으면 합니다. 이만 줄일게요. 궁금한 사항 있으면 물어봐 주세요~ 기꺼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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